봄이 와서 매화향기 난초향기 풍기더니, 강남 제비 지지배배
봄비가 보슬보슬 죽순이 부쩍부쩍 하더니
드디어 하늘 개이고 시야가 확트여 인천 앞바다에서 목포를 돌아 부산, 속초,
원산 나진 앞바다가까지 한눈에 들어오던 4월 13일,
달이 뜨기 시작하자 나이는 들었지만 아직도 가능성이 무궁한 즈믄 아이 즈믄 명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강경준, 강훈채, 김광일, 김영환, 김용호, 김원중, 김화영, 박승기, 오공근, 오태영,
윤석산, 이기성, 이병천, 이봉수, 이승국, 이윤방, 이추석, 정종수, 정홍식, 조병준,
최제형, 한종렬, 홍순명 무려 23명이
장소는 역삼동 모처. 이름 모를 양주 두어 병에 술을 따라주는 아릿다운 도우미 서너명,
안주는 향기로운 버섯 몇점에 된장과 참치 눈물 몇방울.
그 강경하기 짝이없던 강경준의 첫마디 "존중할 것은 존중하자"를 시작으로
예수의 부활을 믿으며 커피향 속에서 키에르케고르릏 연구하는 홍순명은
예수와 십자가의 못박힘과 부활을 얘기했고
펄벅의 대지에서 보았던 수억 마리 메뚜기 떼의 왕초 이기성은 그 기상이 하늘을 찌른다고,
사랑하는 마나님이 이식해준 신장으로 행복해진 윤석산은 수요일이면 천도교
수운회관에 나가 무슨 큰 일을 하고 있다고,
아랑드롱 뺨치는 이봉수는 고스돕의 지존이라며 무지개빛 타바코를 뻑뻑 빨아대고,
머리가 번쩍이는 김광일은 사업이 잘되어 어쩔줄 모르겠다며 11월 모임에 자기가 쏘겠노라고.
그 순간 정종수는 당진에서 술 두어말 싣고 출발했으니 꼼짝말고 대기하라고 타전을 보내오고,
5인의 시크리트 맨 중 한사람인 이승국은
"아직도 대한민국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다" 고 간단하게 한마디
추석날 달이 밝자 엄마가 배 아파하지도 않고 자기를 낳았다는 이추석 왈,
"걱정하지 마라. 나 귀빠진 날 그 달 모임은 내가 쏘겠다!"
미륵보살 연화보살을 모시고 사는 김화영은 곤명(곤밍) 1800고지에서 마라톤으로 달려
연꽃 한송이 들고 오겠노라며 15일(토요일) 중국으로 출발한다고
회장 박승기. "경동 및 국가 발전과 수출을 위함이니 봄나들이 길에 교통이 불편해도
조금만 기다리세요. 곧 교통정리 해버릴 걸 약속드립니다."
그 대목에서 다시 술이 한 순배 돌았습니다.
다음 자리를 빛낸 친구는 손오공과 둘도 없는 친구라 신출귀몰 할수 밖에 없다는 오공근 선생.
"내가 있으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하시는 일들 열심히 하게 들"
김용호 선생, 동창 모임을 위해 길을 닦고 초석을 놓으셨씀에도 불구하고 겸손하게
"뭐 해논게 없습니다. 시간 많으니 그냥 놀러들 오라, 설렁탕 죽인다"고
드디어 김영환이 싱글벙글 웃으며, 그런데로 스윙이 잘되노라고
구멍에도 곧잘 들어가노라고, 앞으로는 구름 위에서 휘둘러보겠노라고
기차와 철도에 관한한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조병준 옹, 걷고 걷고 또 걸으면 건강해지니,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잡고 기차길 따라 계속 걸으라고, 회춘하라고
우리 동네 예쁜이 최제형 형. "인생 후반전에 나눔보다 더 보람된 즐거움이 뭐 있겠냐" 니까
경제학자 김원중, 그까짓 것 쌓아두면 뭐하냐고, 지식과 금은보화 및 제산을 다 베풀고
아름답게 가는 인생이 되겠노라고.... 경제학에 약간 위배되는 듯한 말씀을 남기자
오래만에 나타난 이병천 선생, 투자 중에 제일의 투자는 주식과 부동산이 아니라, 인재발굴이라고,
해서 요즘 젊고 싹수있는 젊은이 농사에 전념하고 계시다고
뒤이어 강훈채, 잠시 10여년쯤 하노이에 가 있을테니, 하롱베이 구경하고 싶은 동문들은
비행기 편도요금만 지불하고 그냥 와서 백박 백일일 죽치시라고
그 이름도 빛나는 열혈청년 한종렬. 국가와 민족과 사회와 회사를 위해 쓴맛 단맛 다 봤지만
이제는 외로움도 느끼니, 오고 가고 만나고 살자며, 통일론 비슷한 인생론을 슬쩍 던졌습니다.
사람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정홍식 반장, 이 나이 되도록 오줌 똥 못가리고 까부는 애들
(오태영 같은) 한둘 쯤 골라 팍팍 원투 스트레이트를 뽑을만 한데
"원수도 사랑하여 안아주는데, 조금 모자란 친구를 못 안아주겠느냐, 사랑만이 진리요 살길이다" 며
그냥 허허허허
드디어 윤방이 형,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으니까
"서로 존중하니 고맙고 힘이 난다. 이자리에 나오지 못한 친구 중에 고생하는 친구들이
숨겨져 있을테니 연락해서 손을 잡아주도록 합시다" 라는 발언에 박수!
그 순간 정종수 군이 입성하며 한마디 "6월 소풍은 당진궁 행남도에서 하자!"
해서 또 만장일치로 박수. 우리는 그냥 만장일치지 뭐.
그리고 이수철은 아버님이 편잖으셔서
전하덕은 영주에서 사업이 바쁜 나머지
조광흠은 광주에서 문화발전에 고군분투 중이라서
장현식은 광양에 배가 들어오는 중이라서
임선민은 연구개발한 남성호르몬으로 노벨의학상에 도전 중이라서
이평제는 매실 수확기 제철을 만나서 불참하였고
아, 망할놈의 김정훈 형님이 불참해서 나 이렇게 고생하는 거 아니유.
다음 모임에 꼭 나오슈
첫댓글 4월 13일 2반 반창회 참석자 보고: 강경준, 강훈채, 김광일, 김영환, 김용호, 김원중, 김화영, 박승기, 오공근, 오태영, 윤석산, 이기성(hrs), 이병천, 이봉수, 이승국, 이윤방, 이추석, 정종수, 정홍식, 조병준, 최제형, 한종열, 홍순명 [이상 23명]
마이도 모였군..반창회가 아니라 총동창회로구만..
성황을 축하합니다.근데 얼굴못보던 친구들이 너무 만해...동창회에서도 얼굴좀 보여주시길..
태영성님 고생 마나마니 했씸니더, 성님이 있었기에 2반의 후기가 존재하나 뵙니다. 수고 수고.....
후기 다시 쓴 사연이 요거였그만..정후이 성, 인자 물러나야겠시요..더 생생혀요...
정훈엉아 안되엇소! 절필하셔야겠구먼,,,,,,,재미 잇엇습니다.
엄청 기억력이 빼어난 태영성님의 감칠 맛 나는 후기글에....... 모임에 참석한 모습모습들이 눈에 선하게 밟힙니다. 덕분에 이제 두다리 주~욱 뻗고 편히 잘 수 있을것 같아 고맙기 그지 없소이다. 감히 오작가 앞에서 재롱이라니 ~~~~~~
오작가 니임.... 나에게 술 한잔 사구려. 그날이 다시 생각납니다.
좋습니다...
울반생 모두 작가 인가봐. 글꺼리 제공을 위해서라도 담에 꼭 참석할께요. 수고 많았어요.
광흠이성님 듣던중 방가 방가... 평재도 꼬~옥 오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