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은 부산 이외의 다른 지방에서는 좀체 찾기 힘든 메뉴다. 중국에서 생겨나 일본에서 완성된 '완당'을 이 식당의 창업주 이은줄(작고)씨가 1947년 개업하면서 일본에서 직접 들여와 발전시켰고 다른 곳에서는 썩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
생김새가 우선 독특하다. 얇디 얇은 길이 7㎝의 밀가루 반죽을 돌돌 말아 그 속에 돼지고기 속을 넣은 모양새. 원리는 만두와 비슷하지만 생김새나 맛은 만두와 많이 다르다. 몇 시간을 우려낸 육수에 담겨나온 완당은 세로로 길쭉하니 돌돌 말려 있는데 가운데 부분이 볼록 솟아있다.
얇고 부드러운 완당피는 입에서 스르르 녹듯 살짝 혀를 스쳐지나가고 뒤이어 돼지고기 속이 씹힌다. 속은 어른의 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조금 들어가 있어 한번 씹고 나면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만두는 푸짐한 속 맛을 자랑하지만 완당은 먹는 사람 약 올리듯 감질나게 하면서 입맛을 당긴다. 속을 먹고나면 다시 완당피가 뒷맛을 정리해준다. 완당과 함께 이 곳이 자랑하는 별미는 발국수. 메밀국수를 대나무로 짠 발에 올려내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다. 메밀가루와 밀가루,감자가루 등을 넣어 식당에서 직접 만든 발국수는 면발이 굵으면서도 쫄깃하다. 발국수는 추운 겨울에도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
이 집은 라면의 원조이기도 하다. 1947년 라면도 함께 선보였는데 인스턴트 라면과는 다른 일본식 라면. 창업주 이씨의 아들 이용웅(61)씨가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원조18번완당은 완당과 라면 외에 둘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완당면',돌냄비우동,김밥·유부초밥 등도 내놓고 있다. 김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