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인구가 날로 늘어가는 가운데 노인들이 건강 및 여가활동에 관심
을 가지면서 복지회관마다 대학입시 못지 않은 수강경쟁이 벌어지고
있다.특히 노인복지회관이 많은 서울보다 지방 대도시로 갈수록 경쟁
이 심한 것으로 드러나 심화되고 있는 서울과 지방간의 노인복지수준
격차에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경쟁률에 대기생까지 넘쳐=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은 중국어 사
진 등 인기교실에 수강생이 몰려 평균 3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
고 서구복지관의 경우 70명 정원인 포크댄스 교실에 200여명이 지원하
는 등 다른 복지관들도 인기교실의 경쟁률이 높다.일부 등록하지 못
한 노인들은 대부분 청강생으로라도 참여하기 위해 대기중이다.
대구 관음동 강북노인복지회관의 경우 최근 실시된 수강생 모집 첫날
600여명이 몰려 정원 각 120명인 스포츠댄스와 디스코댄스반은 경쟁률
이 3 대 1을 넘었고 하루 3개반으로 나눠 운영되는 탁구교실에도 정원
을 크게 넘는 300여명이 몰렸다.또 다음달 개강하는 스포츠댄스 한글
교실 등에도 수강생이 몰리자 회관측은 종전의 선착순 접수방식을 바
꿔 3지망까지 접수한 뒤 추첨을 통해 수강생을 뽑기로 하는 고육책을
동원했다.
황금동 대구시노인종합복지회관도 대다수의 강좌가 하루만에 정원이
넘쳤고 서예와 탁구강좌에는 신청자가 많아 추첨으로 선정했다.그러
나 탈락한 노인들의 항의로 일부 강좌는 10여명씩 수강생을 더 받기
도 했다.
광주 동구노인복지회관에도 수벽치기,스포츠댄스 강좌에 수강생이 갈
수록 늘고 있으나 복지관측은 이들을 모두 수용할 뾰족한 방안이 없
어 고심 중이다.
광주 구동 광주공원노인복지회관의 차밍디스코는 하루 90명의 노인이
참여하고 있고 당구강좌에도 적정인원 20명을 배나 넘어선 40여명,장
구강좌 역시 60∼70명의 할머니가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등 수강열기
가 뜨겁다.복지회관측은 지난해까지 정원을 따로 정해놓지 않았으나
일부 노인들이 <초보자 때문에 강의가 반복되고 진도가 나가지 않는
다>고 지적하자 올해부터 정원제를 새로 도입했다.
◇원인과 대책=이처럼 노인복지회관에 수강생이 몰리는 것은 노인들
의 건강증진에 초점을 맞춰 활동성이 강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
기 때문.게다가 좋은 시설에 수강료가 무료인 것도 수강생 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
파티댄스를 배우는 전종석씨(74·대구황금동)는 <경로당에서 바둑을
두거나 화투놀이를 할 때보다 몸이 훨씬 더 가볍고 기분도 상쾌하다>
며 <경로당에 있던 상당수의 노인들이 복지회관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부산시노인복지관 관계자는 <복지관에 노인들이 몰리면서 경
로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을 수용할 시설 확충
은 물론 노인들의 기호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중 20개 구에서 노인복지관을 운영하고 있고
용산·동대문구는 올해중,서대문·광진구는 내년중 노인복지관을 개관
하는 등 기반시설이 잘 구비돼가고 있다.물론 대구 북구의 경우 4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1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불노인복지회관을
복현동에 신축키로 하는 등 지방 대도시도 복지시설 확충에 적극적이
나 예산 등 제반 여건이 서울에 미치지 못해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