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가 아쉽게 끝났습니다.
집에서 미리 반찬 몇 가지 준비해서 토요일 깜깜한 시골길
시골귀뚜라미의 청아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정말 청아해요
맑은 소리 고운 소리 영창피아노
영 창~~이 노래가 떠오를만큼^^)
밤 12시 가까이 시댁에 도착했습니다.
가다가 제가 핸폰을 두고오는 바람에 한시간이 더 늦어졌네요.
우리 식구가 가장 빨리 도착했기에 한밤중에 청소기돌려 방청소하고
1시 되서 잤습니다.( 어머님이 나름 하셨지만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한...ㅎㅎ)
아침에 어머님의 아침밥 재촉하는 소리에 평소보다 일찍 깨어 아침 준비하는 걸로 명절 며느리로서의 저의 고단함은 시작됐습니다.
일년에 몇 번밖에 없고
잠깐하는 고생,
각오하고 임하니
별 불만은 없습니다.
시골은 공기가 좋아 그런지 컨디션도 좋아 퍽 다행이었습니다.
울어머님은 밥을 한끼라도 걸르면 마치 큰일이라도 나는 듯 챙기십니다.
식사시각 가까워지면
마치 시계만 보고 있었는듯
어김없이 상차리라 하시고
배불러 나중에 먹자해도 막무가내이십니다.ㅋㅋ
밥차리라는 반복적인 밥타령, 정말 며느리들,피곤합니다...^^;
제가 같이 못모시고 살겠다고 한다면 제일 큰 이유가
식사에 대한 강박적인 어머니의 태도라고 할만큼요.ㅋ
시골집을 새로 짓기는 했지만 부실공사로 주방찬장은 습기가 차서 명절 때 가면 수저와 그릇삶기부터
시작합니다.
형님과
전부치기 튀김 등이 끝나고
오후 5시에
부근 톱머리 해수욕장으로 모두 운저리 낚시하러 가려하자
평소 5시에 저녁식사하시는 어머님이 저녁 얼른 먹고 쉬어야지 어딜 나가냐고 완강히 필사적으로 말리네요.
운저리는 시장가서 사면 된다고..^^;
우리는 딸 마중 가야한다고 달래서 나와야 했습니다.
톱머리 해수욕장갔는데 고기가 별로 안잡힌다고 해서 해질녘 바다구경하고 돌아왔네요.
역시 자연은 맘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돌아오는 길에 무안공항이 있어 안에 구경하러 들어갔습니다.
국제공항이라 시설이 훌륭하나
이용객들이 별로 없어 우리가 갔을 때엔
불꺼진 실내에 안내원 한사람만 있더군요.
쓸데없는 세금 낭비.. ㅠ
세금 낼 맛 나는 그런 나라가 빨리 되길..
저녁에 한 아들이 친구모임에 나간걸 뒤늦게 아시곤 어머님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7시 초저녁인데도 말이죠.
마당나가서 기다리시고
다른 아들더러 차갖고 가서 데리고오라 하시고
전화걸어 빨리 오라하라 하시고
결국 울형님이 어머님을 모시고
방에 들어가 같이 잠자리에 드는 걸로 온식구의 피곤한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기운이 아직 많이 있으시단 증거이기도 하겠지요?ㅋ
부지런함과 정직함과 당신이 배고파도 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따스한 온정을 지니신 훌륭한 어머님이십니다.
제가 해드리는 자그만 행동에 크게 고마워하시는 순박한 어머님..
당신은 어떻게 살든지간에 자식만 건강하고 잘 살길 바라며
자식 생각 끔찍이 하는 어머님..
그러나 당신의 방식으로 하신다는 한계가 있으시다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방식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 방식으로 사랑을 한다는 것...
비단 울어머님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ㅎㅎ
크고 작게
알게 모르게 우리도 주변 사람에게 그렇게 하고
하나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추석 점심때는 온식구가 상사화 군락지로 유명한 영광 불갑사 구경갔어요.이제사 조금씩 피기 시작하네요. 상사화 절정기랑
딱 맞아 떨어지는 추석은 언제쯤 오려나요?ㅎㅎ
어떤 스님이 이문세의 노래를 부르며 연신 복많이
받으세요 라고 덕담을 하시네요.
방송에도 나왔다는군요.
용천사도 상사화가 많다기에 가서 수협공판장에서 사갖고 간 꽃게를 즉석에서 쪄먹었어요.
시동생이 못내려와서
점심사먹으라고 돈을 보냈거든요
김시화 권사님덕분에 불갑사 상사화가 유명하다고 알게 됐으니 안지 2,3년밖에 안되요.
가까운 곳에 좋은 구경처를 놔두고 여지꺼 시댁에만 머물다 온 것 생각하면 억울합니다ㅎㅎ
이전에는 안그랬는데
시댁 명절쇠기가 나들이도 겸하게 되네요. 사회 분위기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합니다.
결국 낚시는 친정가서 가까이의 삼천포가서 하긴 했습니다.
큰 걸 못잡아 아쉬웠습니당
평소 낚시를 즐기시는 울친정아버지..
돋보기 안경꺼내 쓰시고 얽힌 낚시줄 풀어주며
손자에게 낚시대 던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초짜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당신은 한 마리도 못잡으셨네요 ㅋㅋ
무척 피곤했을 것입니다.
전 낚시는 안하고 옆에서 커피내려 마시며 쉬었습니다.
잼난 책, 커피와 떡, 바다 ...
기분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이 노쇠해져가니
뵐 때 건강한 모습이면 참 다행스럽지만 이전보다 안좋아 보이면 불안해집니다.
7시간 반이 걸리는 귀경 여정을
끝으로 2014 추석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첫댓글 친정과 시댁을 오가며 만남
너무 좋아겠습니다.
상사화는 사진을 원하시면 언제든지 보여 드릴께요 . . .
ㅎㅎ 감사해요.실물보고파요 드넓게 펼쳐진 상사화 반란...반란... ㅎㅎ
. 보려면 담주에 가야하는데... ... ㅠ 아마 어려울듯요
그러게요~ 호남권 국제신공항 만들어 놨는데 이용객이 적어서...
서해와 남해를 오가셨군요? 낚시는 삼천포에서 하시고~ 해넘어가는 물빠진 뻘이 있는 바닷가는 서해안 같군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