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목요일...음성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우리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금왕도서관에서 모이려고 했는데 도서관 사정상 어렵게되어 급하게 하지만 우연찮게 미리 준비된 이 곳에서 만났습니다.
청주에서 안해근선생님, 라바게체님께서 먼 길 오셔서 자리가 더욱 뜻깊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에 관한 영상과 특목고 입시전형에 관한 뉴스를 보고나서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등대지기학교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애니메이션을 다같이 봤습니다.
등대지기학교 강의를 들으면서 느낀 생각들, 나눈 이야기(혹 저의 듣기 능력이나 쓰기 능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게 있다면 꼬리글들을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의 목표가 사교육을 하지 않고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인지 고민해봤다. 거의 모든 강의가 대학을 간다는 전제아래 진행된 느낌이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의 목표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법을 만들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하고 국민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교육없이도 잘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선례로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교육을 통해 신분상승(이말도 거슬린다. 신분이 상승되어야만 하는 것인가?)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아주 어렵다. 대학을 안 가도 사람 대접을 받는 세상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가기전에는 여유롭지 못하고 대학에 가야 여유가 있는 아이들...빡빡한 삶을 견디지 못해 먼저 갔던 장하다군의 그 말처럼 학창시절 계절을 느낄 자유를 주어야한다...이렇게 아이들을 너무 몰아치는 것은 좋지 않다.
-요새 아이들 대학을 가도 여유롭지 못하다. 취업준비에 아르바이트에...농활도 못가고 학생운동도 안된다. 농활온 아이들에게 부모님의 직업을 물어보니 교수, 고위공무원, 사업가, 교사 등등...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아이들은 방학동안 아르바이트하느라 힘들다.
-아주 좋은 시간이었다. 청소년들이 행복해야 한다. 어렸을 때 행복했던 기억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나가는 법인데 요즘의 아이들은 어떤 기억으로 이겨나갈지 걱정이다.
-박영숙샘 강의를 듣고 대학 안보내도 되겠다 생각했다.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 좋았다. 어른이 행복해야 아이를 흔들지 않는다.
-등대지기학교를 시작할때 할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일단 해보고 생각하자고 시작했다.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사교육을 다 시켜보았다. 큰 아이는 거의 학원 마루타였다. 사교육의 중심에 있을때는 절대 알수가 없다. 어떤 기회 단초가 있어야 변할 수 있다. 아직도 갈등하고 있다. 강의가 많은 힘이 되었다. 아들이 보충수업과 야자를 하기 싫다고 했다. 그래서 약속을 했다. 집에 와서 TV보지 않기, 선생님을 설득하기. 다음날 7시가 넘어 아들이 야자와 보충수업을 하지않고 집으로 왔다. 선생님과 모의고사 성적을 올리기로 약속했다한다. 모자라는 점수만큼 맞기로했다고...
-아이에게 그 경험은 아마 계속 영향을 줄 것이다. 선생님을 설득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해해주는 선생님을 만났다는 것도 아주 중요한 것 같다.
-고 3 조카가 야자를 거부했다. 성적도 좋고 반장인데도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이 인신공격을 한다고 한다.
-지금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어릴 때 시골에서 살았던 기억이다. 아이들도 시골에서 살게해주자고 얼른 귀농했다. 며칠 전 큰 아이 면접시험에 같이 갔다. 호서전문학교라고 면접과 적성검사로만 학생을 뽑는다했다. 면접을 보는데 시각디자인이 무어라고 생각하는냐는 질문에 큰 아이는 -보이는 것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사교육을 거친 아이들은 그 질문에 학원에서 배운대로 거창하게 대답하는데 역시 학원을 안다녀서 대답이 다르다고 ...그 학교는 학원 안 다니는 학생을 뽑고 싶어한다고 했다. 그리고 좋은 학생을 뽑고 싶다고했다. 학원을 다닌 학생은 손기능은 좋지만 창의적이지않고 학원을 안다닌 학생은 창의적이어서 훨씬 뛰어나다고 했다. 선생님이 너무 맘에 들었는데 다행히도 그 학교에 합격했다.
비어드 드래곤과 뱀을 키우고 있는...한꺼번에 여러가지를 할 수 있는... 라바게체님의 아들이 정말 궁금한 시간이었습니다.
인디고서원처럼 인문학을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청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라바게체님...
초등학교에서 체육을 담당하고 계시는 안해근선생님...조근조근(어른께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말씀하시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농사일에 바쁘신 중에도 생방에 녹화방송까지 챙기시고 현장생방까지 가신 봄꿈님...
아이들 대안학교 보내고 사교육 걱정안해도 되실 것 같은데 왜 등대지기학교에 등록하셨냐고 하니 교육개혁없이 진보는 없다고...우리아이가 예쁨을 받으려면 다른 아이들도 예뻐해주어야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우리 아이가 행복하려면 다른 아이들도 행복해야한다고...
역시 지금까지 사교육걱정없이 아이들 키워내신 하비람님...솔직히 정말 사교육걱정없이 아이들을 믿고 있었는데 이번 강의를 들으며 너무 무심했나하는 위기감을 느끼셨다고....합니다.
시간이 늦어 저는 먼저 일어나 두 분 선생님께서 가시는 걸 배웅도 못하고 왔는데 잘 들어가셨는지요...
함께 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첫댓글 정리를 하다보니 빠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근데 기억이 가물거려 어떻게 글들을 엮어야할지 .....죄송합니다...
은갱이님, 감사합니다.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라바게체님과 함께 돌아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농촌에 저런 의식 있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너무나 놀랍고 가슴 벅차다. 희망이 샘솟는다."
부끄럽습니다...같이 해주신 분들이 주옥같은 말씀들을 하셔서...저도 제 주위에 그런 분들이 있다는게 행복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