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드 선언 : "우리는 요행을 버리고, 오직 사람을 본다"
- 바이오코드는 점과 사주, 주역의 길을 가지 않는다.
바이오코드는 돈복, 합격운, 승진수, 궁합, 택일 같은 헛된 요행을 점치지 않는다.
춘추전국 시대의 미신에 머물러 있는 집단무지를 향해, 36년간 검증한 10만 명의 데이터와 뇌과학을 들이민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딱 하나다.
"네가 만나고 있는지 그 사람에 대해 물어라."
개인 분석은 오직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 '관계의 변이'를 밝혀내기 위한 첫 단추일 뿐이다.
더구나 개인 분석은 아무리 잘 분석해도 틀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가운데 서 있어도, 오른쪽 사람에게는 왼쪽이요, 왼쪽 사람에게는 오른쪽에 있을 뿐이다. 인간 관계에서만은 중도가 없다. 균형도 없다. 절충도 없다. 심지어 대화도 없다.
사람이 원수고, 사람이 구원자다.
인간에게는 중도 또는 절대 기준이 없다. 홀로 있을 때는 평범하거나 흠결투성이인 사람도 누구를 만나 결합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뒤흔드는 구원자를 얻기도 하고, 반대로 단 한 사람을 잘못 곁에 두어 멸문지화와 패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화학 원소의 결합처럼 만남의 상호작용이 낳은 극단의 역사 사례 5가지를 든다.
1. 유방, 한신을 얻어 천하를 쥐지만, 한신은 유방을 만나 토사구팽당하다
한나라 고조 유방(05, 서기전 256년)은 본래 시정잡배 출신으로 군사 지휘 능력은 보잘것없었다. 그러나 소하(04, 서기전 257년)의 천거로 초나라의 이름 없는 말단 군관이던 한신(11, 서기전 231년)을 대장군으로 맞아들였다. 유방의 그릇과 한신의 신출귀몰한 군략이 맞물리자, 당대 무적이라 불리던 항우(12, 서기전 232년)를 꺾고 한나라 400년 제업을 열었다. 유방에게 한신은 천하를 안겨준 최고의 구원자였다.
반대로 한신의 입장에서 유방을 만난 것은 파멸의 덫이었다. 한신은 군사 천재였으나 정무 감각과 권력의 속내를 읽는 눈은 어두웠다. 유방은 한신의 능력을 철저히 빨아먹은 뒤, 천하를 통일하자마자 그의 군권을 빼앗고 결국 모반 혐의를 씌워 처형했다. 한신에게 유방은 자신의 목을 벤 원수이고, 유방에게 한신은 나라를 갖다바친 귀인이다.
유방은 G05로 높은 곳을 바라보았지만 한신은 G11로 전투와 전투만 바라보았던 것이다. G05-G11은 결코 한 자리에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2. 제갈량 : 유비를 만나 역사의 별이 되고, 마속을 만나 북벌을 망치다
융중의 초야에 묻혀 있던 제갈량(0940, 181.08.20)은 유비(0135, 161.7.16)의 삼고초려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군사도 근거지도 없던 떠돌이 유비는 제갈량을 만나 천하삼분지계(중국대륙을 3개로 나눠 먹자)를 현실로 만들며 촉한의 황제가 되고, 제갈량은 자신의 학식과 경륜을 한 나라의 승상으로서 남김없이 펼치며 동양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지략가로 우뚝 섰다.
그러나 제갈량은 자신이 아끼고 총애하던 참모 마속(06, 190)을 잘못 기용하여 일생일대의 대업을 그르쳤다. 마속은 G06답게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산 위에 진을 쳤다가 가정 전투에서 대패했다. 이 때문에 촉한의 제1차 북벌은 물거품이 되고, 제갈량은 피눈물을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베어야 했다. 마속과의 엇물린 만남은 제갈량의 북벌 대업에 치명타를 안겼다. 싸움에는 용감하고 의리에는 앞장서나 전술전략에는 거칠고 서툰 게 G06이다.
3. 진시황 : 이사를 만나 천하를 통일하고, 조고를 곁에 두어 제국을 멸망시키다
진왕 영정(0155, 진시황, 서기전 260.12.2 현대력으로 환산)은 초나라 출신의 이사(01, 기원전 280)를 등용했다. 이사는 객경들을 쫓아내려는 진나라 귀족들의 폐쇄성을 질타하는 '축객령 반대 상소'로 시황제의 신임을 얻고, 군현제와 도량형 통일, 법치 확립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틀을 설계했다. 두 사람의 지독한 현실 감각과 추진력이 결합하여 마침내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최초의 통일 제국을 세웠다.
하지만 진시황이 사사로운 총애로 곁에 둔 환관 조고(03, 기원전 258년)는 진나라를 통째로 집어삼킨 독약이었다.
진시황이 순행 중 급사하자 조고는 유서를 조작하여 맏아들 부소를 죽이고 유약한 호해를 황제로 세운 뒤, 이사마저 참소하여 허리를 베어 죽였다. 그리고 지록위마의 폭정을 일삼다가 결국 진나라를 통일 15년 만에 지도에서 지워버렸다.
영정은 0155로써 치밀하고 섬세한 전략으로 전국시대를 통일했다. G01인 이사도 영정을 도와 이 대업을 해냈다. 하지만 G03인 조고는 비교하고, 두리번거리며 상황을 읽으면서 진시황에게 충성하다가 그가 죽자마자 잔꾀를 부린 것이다. G03의 가장 큰 약점은 충성심과 의리다.
0310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속여 임진왜란에 참전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다가 전쟁에 지쳐 돌아온 도요토미 히데요시 세력을 몰살시키고 권력을 차지했다.
0350 정몽준은 1040 노무현과 대통령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있었지만 투표 하루 전에 약속을 파기해버렸다.
0345 김문수는 자기를 공천위원장으로 뽑아준 최병렬 당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켜 영원히 정계은퇴시켰다.
0330 시인 서정주는 상황에 따라, 시의에 따라 움직여 일제 때는 일제 찬양시를 쓰고, 전두환 때는 전두환 찬양 연설을 했다.
0350 프란츠 본 파펜은 바이마르 공화국 내에서 나치 세력을 회유하여 국정을 개혁하려다 실패하자, 도리어 아돌프 히틀러(0120) 정권에 가담하여 히틀러 밑에서 부총리직을 수행하였다.
0710 스티브 잡스는 애플컴퓨터가 대박나자 펩시콜라 부사장이던 존 스컬리(0320)를 "평생 설탕물이나 팔겠습니까, 세상을 바꾸겠습니까?" 하고 영입했다. 잘 경영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하지만 둘의 사고방식과 경영 철학은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다. 매킨토시 판매 부진과 조직 내 갈등이 깊어지자 스컬리는 이사회를 장악하여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잡스를 쫓아내 버렸다. 잡스에게 스컬리는 가장 쓰라린 나락을 안겨준 만남이었다. 스컬리에게는 G03이 똬리를 틀고 있으며, 그것도 S20으로 증폭된다.
4. 스티브 잡스 : 워즈니악을 만나 애플 신화를 쓰고, 스컬리를 들여와 쫓겨나다
기술에 미쳐 있던 공학 천재 스티브 워즈니악(0240)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사업 감각을 지닌 스티브 잡스(0710)의 결합은 전설의 시작이었다. 워즈니악의 독보적인 하드웨어 설계 능력에 잡스의 선구안과 마케팅 능력이 더해져 차고에서 '애플 I, II'를 만들어내며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어젖혔다. 두 원소의 결합이 세상을 바꾸는 시너지를 뿜어냈다.
하지만 잡스가 펩시콜라 사장이던 존 스컬리(0320)를 "평생 설탕물이나 팔겠습니까, 세상을 바꾸겠습니까?" 하고 영입한 것은 패착이었다. 둘의 사고방식과 경영 철학은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다. 매킨토시 판매 부진과 조직 내 갈등이 깊어지자 스컬리는 이사회를 장악하여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잡스를 쫓아내 버렸다. 잡스에게 스컬리는 가장 쓰라린 나락을 안겨준 만남이었다. 스컬리에게는 G03이 똬리를 틀고 있으며, 그것도 S20으로 증폭된다.
5. 율리우스 카이사르 :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날개 삼고, 브루투스에게 칼을 맞다
로마의 지배자 카이사르(0135, 서기전 100.07.12)는 군사 충성심이 뛰어난 맹장 마르쿠스 안토니우스(1105, 서기전 83.01.14)와 결합하여 갈리아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카이사르의 냉철한 전략과 안토니우스의 용맹한 돌격력이 맞물려 카이사르는 로마의 종신 독재관 자리에 오르며 제정 로마의 주춧돌을 놓았다.
반면 카이사르가 자식처럼 아끼고 관용을 베풀어 사면해 준 마르쿠스 유니우스 브루투스(0150, Marcus Junius Brutus, 서기전 85년 10.28)는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공화정의 가치를 맹신하던 브루투스는 카이사르 암살단의 주동자가 되었고, 원로원 회의장에서 '브루투스, 너마저도…'라는 절규를 남기며 카이사르는 피를 흘리고 쓰러졌다. 상대의 속마음과 성향을 간과한 자애가 자신의 숨통을 끊는 원수를 키운 셈이다."
브루투스는 0150으로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원한을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카이사르와 그의 어머니가 오랜 불륜 관계이고, 심지어 브루투스가 사생아라는 소문까지 났다. 그래도 참았다. 내전 당시 카이사르와 브루투스는 적으로 싸웠다. 카이사르는 이긴 뒤 브루투스를 다치지 않게 하라는 특명을 내려 그를 보호했다. 그래도 0150은 복종하는 척할 수는 있지만 그의 진짜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또 브루투스의 아내는 카이사르 최대의 정적 카토의 딸인데, 그는 브루투스의 장인이자 스승이었다. 하지만 카토는 카이사르에게 무릎을 꿇지 않고 배를 갈라 자살했다. 나중에 카이사르가 종신독재를 하자, 반란군은 브루투스 조상이 독재자를 물리치고 공화정을 세웠는데 "브루투스여, 지금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 "너는 진짜 브루투스가 아니다, 독재자에게 굴종하는 겁쟁이다"하며 호소하자 이에 뜻을 바꾸었다. 이렇든 저렇든 0150은 이런 이유로 카이사르의 가슴에 칼을 박았다.
이처럼 인간은 혼자서는 성패를 단정할 수 없다.
반드시 <어떤 사람>과 연결되어 어떤 작용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1+1이 천하를 얻는 100이 되기도 하고, 목숨과 제국을 잃는 -100의 비극이 되기도 한다. 바이오코드가 개인의 길흉화복을 점치지 않고 오직 '너와 그 사람의 만남'만을 집요하게 따져 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