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프리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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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가 페예노르트로 떠난 뒤 이관우, 김형범, 김두현, 이종민, 고종수가 K리그 최고의 프리키커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 김수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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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이천수(26,페예노르트)는 K리그의 국내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프리킥 적중률을 자랑했다.
이천수는 지난 3월 SPORTS2.0과의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좋을 때는 5개 차면 4개 정도는 들어간다. 적중률은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천수가 가장 좋아하는 프리킥 자리는 아크 오른쪽이다. 일반적으로 아크 오른쪽은 왼발잡이가 좋아하는 곳이다. 이천수는 오른발잡이다. 오른발잡이인 이천수가 왼발잡이에게 유리한 아크 오른쪽을 선호하는 데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이천수는 “아크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프리킥을 찼을 때 공이 휘고 떨어지는 각도가 더 크게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를 통해 드러난 이천수의 프리킥은 세밀하고 위력적이었다. 200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이천수는 컵대회를 포함해 K리그 100경기에 출전해 36골을 넣었다. 36골 가운데 8골이 프리킥 득점이다.
이천수는 스페인에서 돌아온 2005년 후기리그에서는 7골 가운데 4골을 프리킥으로 만들었다. 이천수는 K리그 최고의 프리키커로 이름값을 높였다.
그러나 이제는 지나간 얘기가 됐다. 이천수는 지난 8월 31일 네덜란드의 명문구단 페예노르트로 이적했다. 네덜란드리그에 제대로 적응한다면 당분간 K리그에서 뛸 일은 없어 보인다.
이천수의 뒤를 이어 이관우(29,수원), 김형범(23,전북), 김두현(25,성남), 이종민(24,울산), 고종수(29,대전) 등이 K리그 최고의 ‘데드볼 스페셜리스트(Deadball Specialist)’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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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왼쪽)는 수원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담당한다. 올시즌 이관우의 프리킥 골은 1골이다.
사진 이휘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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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발목을 다치지 않았다면
2000년 대전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이관우는 컵대회를 포함해 통산 209경기에서 31골 30도움 기록을 갖고 있다. 이관우가 터뜨린 31골 가운데 11골이 프리킥 득점이다.
2006년 수원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는 프리킥을 마토와 나눠 차고 있지만 대전에서는 혼자 찼다. 이관우는 대전 시절 프리킥으로만 10골을 터뜨렸고 수원에서 1골을 보탰다.
2004년 7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컵대회 FC 서울과의 경기는 이관우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관우는 1-1로 맞선 후반 27분 교체멤버로 들어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관우는 “지난 5월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넣은 프리킥 골도 기억에 남지만 2004년 7월 서울전에서 터뜨린 골을 잊을 수 없다. 그 경기를 앞두고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빠졌고 부상에서 막 회복했을 때였으니까 인저리 타임에 넣은 그 프리킥 골이 그만큼 짜릿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잦았던 이관우는 프리킥을 차는 방법도 바꿔야 했다. 이관우는 “오른 발목을 다치기 전에는 발목 힘을 이용해 프리킥을 세게 차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만큼 슈팅에 자신이 있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감아 찬다. 오른 발목을 수술한 지 벌써 5,6년이 됐지만 발등이 완전하게 펴지지 않는다. 프리킥을 강하게 차면 오른 발목에 통증이 있다. 이 때문에 프리킥의 강도를 낮추고 세밀하게 차는 데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관우가 자신감을 갖고 있는 프리킥 지점은 아크 가운데와 오른쪽이다. 왼발잡이인 팀 동료 마토가 좋아하는 프리킥 위치도 아크 오른쪽이다.
작은 갈등이 있었다. 9월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광주 상무의 경기 도중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서로 차려고 이관우와 마토가 작은 실랑이를 벌였다.
경기를 마치고 얼굴이 땀으로 뒤범벅이 된 이관우는 “경기를 하기 전에 마토와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서로 프리킥을 차려는 욕심이 있으니까. 그렇지만 요즘은 조금씩 짜증이 나기도 한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수원은 광주와 0-0으로 비겼다. 수원이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였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의 연승 행진은 ‘6’에서 멈췄다. 마토에 대한 이관우의 발언은 광주전 결과에 대한 불만이기도 했다.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두 선수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프리킥을 차는 문제를 놓고 혼선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서로 욕심이 많아서 그렇지 이관우와 마토 사이에 나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광주전의 감정이 사그라들자 이관우는 이렇게 얘기했다. “대전에서는 한 시즌에 프리킥으로 2,3골 정도를 넣었지만 수원에서는 그럴 기회가 많지 않다. 나 말고도 마토, 양상민 등의 프리킥이 좋다. 늘 팀이 먼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끔씩이라도 프리킥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이관우는 9월 21일 현재 올시즌 넣은 4골 가운데 1골을 프리킥으로 만들었다. 마토는 7골 가운데 1골이 프리킥 득점이다.
김형범의 대포알 무회전킥
프리킥의 ‘달인’ 고종수는 “국내선수 가운데 무회전킥을 제대로 차는 선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공이 잔디 위에 떠 있기 때문에 밑동을 강하게 차면 무회전킥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의도해서 차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전북의 김형범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형범은 “경기 중에서”라는 단서를 붙였다. 김형범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경기 속에서 내 뜻대로 무회전 킥을 차기는 어렵다. 그러나 팀 훈련이 끝나면 동료들과 함께 무회전킥 훈련을 하고 있으며 (최강희)감독님도 적극적으로 권장하신다”고 말했다.
김형범은 “기술 수준이 떨어져 국내선수들이 무회전킥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옳지 않다. 팬들이 K리그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보게 될 날도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는 경기 중에 내 의도대로 무회전킥을 한 적이 있다. 차는 방법에 따라 공을 아래로 떨어뜨릴 수도 있고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범은 지난해 12월 15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5,6위전에서 전반 31분 대포알 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전북의 2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를 3-0으로 꺾고 클럽월드컵 5위를 차지했다. 당시 김형범의 왼발을 떠난 공에는 회전이 거의 걸리지 않았다. 흔들림 없이 쭉 뻗어나가던 공은 상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오른쪽 상단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김형범의 이 골은 프리킥에서 만들어진 장면은 아니었다. 필드골이었다. 김형범은 “무회전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확률이 높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대신 김형범은 자신의 프리킥 노하우를 공개했다. 김형범 방식의 프리킥은 발목의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형범은 “먼저 골대와 공 그리고 내 위치를 일직선 위에 놓는다. 그 다음 내 위치를 왼쪽으로 조금 움직이는데 킥을 하기 바로 직전까지 골대와 공 그리고 내 위치가 ‘ㄱ’자가 되도록 한다. 킥을 하는 순간 발목을 거의 90도까지 꺾는다”고 설명했다. 김형범은 “예전에 (염)기훈이가 내 프리킥을 따라해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며 포기했다. 공을 강하게 감아 차야 하는데 그 각도가 다른 선수보다 큰 편”이라고 말했다.
김형범의 프리킥 골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김형범은 프리킥을 차기 전에 수비벽과 거리 그리고 골키퍼의 위치까지 꼼꼼히 계산한다.
“주심에 따라 키커와 수비벽의 거리가 제각각이다. 때문에 프리킥을 하기 전에 먼저 프리킥 지점에서 수비벽까지 거리를 확인한다. 그 거리에 따라 공을 골키퍼 머리 위로 띄울지 아니면 아래쪽을 향해 찰지를 결정한다. 골키퍼 위치는 슈팅 동작을 길게 할지 짧게 할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2004년 울산에 입단해 지난해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김형범은 컵대회를 포함해 K리그 74경기에 출전해 14골 10도움을 기록했다. 14골 가운데 7골이 프리킥 득점이다. 프리킥 골 비율이 50%에 이른다.
김형범은 아크 왼쪽과 가운데 그리고 오른쪽 등 위치를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반칙을 어디서 얻을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프리킥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게 김형범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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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오른쪽)과 모따는 성남에서 각각 오른발과 왼발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다.
사진 선원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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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의 정교한 오른발 프리킥
많은 축구전문가들이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강력한 슈팅력을 갖춘 선수로 김두현을 꼽는다. 걸렸다 싶으면 대포알 같은 슈팅이 뿜어져 나온다. 김두현은 177cm의 키에 72kg의 몸무게로 축구선수치고는 그리 큰 체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의 강력한 슈팅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김두현이 밝힌 슈팅력의 비결은 끝없는 훈련이다.
김두현을 발굴하고 키워 수원 삼성으로 데려왔던 대전의 김호 감독은 “(김)두현이는 통진종합고를 나와 2001년 수원에 입단했는데 또래와 비교해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었고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유난히 슈팅이 약했다. 그 때문에 발목 강화 훈련을 많이 하도록 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두현은 자신의 슈팅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두현은 “선수들끼리 곧잘 이런 표현을 한다. 공을 발등에 제대로 얹어야 강한 슈팅이 나온다고. 프로에 막 데뷔해서 발등에 공을 얹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워낙 발목 힘이 없다 보니 공이 뻗지 않았다. 튜브를 발목에 대고 끌어 당기는 훈련을 꾸준히 했다. 또 시간이 날 때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턴가 공이 쭉쭉 뻗어나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두현은 두 발을 모두 잘 쓴다. 그러나 왼발과 오른발의 차이가 있다. 김두현은 힘이 뒷받침된 중거리 슈팅은 왼발로 하는 편이다. 반대로 정확성이 필요할 때는 오른발로 슈팅하는 경우가 많다.
프리킥은 일단 정확해야 한다. 공이 골문 안쪽을 향해야 골키퍼를 맞고 나왔을 때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왼발의 세기가 강한 김두현은 프리킥에서는 오른발을 자주 쓴다.
김두현은 “아크 왼쪽이라고 오른발을 쓰고 아크 오른쪽이라고 왼발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두현은 K리그에 데뷔한 뒤 경기수와 공격포인트는 물론 슈팅수와 코너킥 횟수 등이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성남 김학범 감독의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김두현은 올시즌에도 벌써 7골 2도움을 올렸다. 9월 21일 현재 국내선수만 놓고 본다면 이근호(8골,대구 FC)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리킥에서는 팀 동료 모따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김두현과 모따는 올시즌 프리킥 골을 각각 하나씩 터뜨렸다.
성남 구단 관계자는 “모따와 김두현 모두 프리킥 골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팀 동료의 머리를 보고 비교적 먼 거리에서 띄우는 프리킥은 김두현의 발 끝에 기대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종민,울산 프리키커로 낙점
확실한 전문키커 이천수가 페예노르트로 떠난 뒤 울산은 오른쪽 날개 이종민에게 중책을 맡겼다.
이종민은 8월 28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경기에서 전반 7분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올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이어 9월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는 전반 5분 페널티 지역 왼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골을 넣었다.
울산은 앞선 대구전에서 2-1로 이겼고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2-2로 비겼다. 이종민은 최근 3경기에서 2골을 프리킥으로 넣어 이천수의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이천수의 프리킥이 좌우로 크게 휘는 데 반해 이종민의 프리킥은 위에서 아래로 크게 떨어진다”고 두 선수의 차이를 설명했다.
이종민은 겸손했다. 프리킥을 잘 차는 방법에 대해 묻자 “요령이라면 그저 프리킥을 잘 차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울산 관계자는 이종민이 팀 훈련이 끝나면 따로 프리킥 연습을 하고 경기를 앞두고는 튜브를 이용해 발목을 푼다고 귀띔했다.
이종민은 이천수가 페예노르트로 떠나기 전 그의 프리킥에 적지 않게 관여했다. 이천수는 2005년 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가 끝난 뒤 “프리킥 방향은 (이)종민이가 정해준다. 눈매가 날카로운 팬이라면 알아 채셨겠지만 난 프리킥을 차기 전에 늘 종민이랑 붙어있는데 종민이가 정해주는 방향으로 차면 거의 골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 여름 스페인에서 K리그로 복귀한 이천수는 그해 후기리그만 뛰면서 7골을 넣었다. 그 가운데 4골이 프리킥 골이었다.
이천수의 프리킥에 적절한 훈수를 뒀던 이종민은 “(이)천수 형이 떠나고 이제서야 울산의 전문키커가 됐다.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프리킥 장면’이라고 말할 게 없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천수 형처럼 멋진 프리킥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2002년 울산에 입단한 이종민은 컵대회를 포함해 K리그 106경기에 출전해 9골 1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종민이 넣은 9골 가운데 프리킥 골은 이번 시즌 넣은 2골이 전부다. 오른발잡이인 이종민은 좋아하는 프리킥 위치로 아크 왼쪽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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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프리키커 이천수의 공백을 이종민으로 메운다는 전략이다(왼쪽). 고종수는 아크 가운데에서 차는 왼발 프리킥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사진 제공=울산 현대(왼쪽), 사진 송기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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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수존(ZONE)이 바뀐다
아크 왼쪽과 오른쪽에서 차는 고종수의 왼발 프리킥은 일품이었다. 이 때문에 2001년 즈음에는 ‘고종수 존’이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고종수는 2001년 오른무릎 부상과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명단 탈락 등으로 오랜 기간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올시즌 대전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대전의 김호 감독은 “아직 축구선수의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서도 “공을 차는 감각은 여전하다”고 고종수의 최근 몸상태를 설명했다. 대전의 골키퍼 최은성은 “팀 훈련이 끝나고 (고)종수의 프리킥을 막아본 적이 있는데 공이 떨어지는 각도 등이 전성기에 견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프로 12년째에 접어든 고종수는 컵대회를 포함한 K리그에서 34골 3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고종수가 넣은 34골 가운데 9골이 프리킥 골이다.
프리킥 골 비율이 26.4%다. 고종수는 슈팅 감각이 절정에 올랐던 2001년 시즌 10골 가운데 5골을 프리킥으로 넣었다.
대전에 입단하기 전까지 1년 반을 쉬었지만 고종수는 9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금씩 늘어나는 출전시간에 맞춰 고종수의 프리킥도 서서히 위력을 더하고 있다.
고종수는 “왼발로 공 중간 지점을 세게 찬다. 그래야만 공이 가다가 뚝 떨어진다. 예전에는 아크 왼쪽이나 오른쪽 부근이 좋았지만 지금은 바뀌었다. 아크 가운데에서 차는 게 효과적이다. 골키퍼가 어느 방향으로 공이 날아올지 판단하기가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수가 예전의 체력과 감각을 찾는다면 머지않아 ‘고종수 존’이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고종수는 프리킥을 잘 찰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도 털어놨다.
고종수는 “프리킥을 차기 전에 발은 물론이고 온몸에 힘을 빼야 한다. 프리킥을 차기 전에 오직 ‘힘을 빼야겠다’는 생각만 한다. 그래서 수비벽 너머에 있는 골대도 잘 보지 않는다. 공을 잔디 위에 올려놓으면서 골대 위치를 확인한 뒤에는 킥을 하는 순간까지 다시는 상대 골문을 쳐다보지 않는다. 골대를 보면 골 욕심이 생겨 나도 모르게 발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몸에 힘을 빼고 상대 수비벽의 머리와 머리 사이를 보고 가볍게 툭 차는 게 요령”이라고 설명했다.
고종수는 파라과이 대표 출신의 세계적인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를 상대로 넣은 프리킥을 최고의 골로 꼽았다.
고종수는 2001년 1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일올스타와 세계올스타의 친선경기 전반 17분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왼발로 가볍게 차 올렸다.
수비벽을 만든 6명의 세계올스타 선수 가운데 3번째와 4번째 선수의 머리 사이로 빠져나간 공은 처음에는 크로스바를 넘을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리며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계올스타의 골문을 지키던 칠라베르트가 손 쓸 틈조차 없었다.
SPORTS2.0 제 71호(발행일 10월 01일) 기사
첫댓글 한동네프리키커는 누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