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1784차 비슬지맥 제9구간 마흘리고개-종남산-외산마을
산행회수 제1784차 비슬지맥9구간 마흘리고개-종남산-외산마을
대상산 종남산667.5m 경남 밀양시 청도면 부북면
날짜 2012년 4월1일
출발 일시 장소 4월1일 07시30분 영광도서 앞
거리 산행 시간 17.2km 7시간50분(오우진나루까진 21km 8시간50분)
날씨 완전한 봄날씨 비 딋날의 맑은 하늘 산천
산행시작 08시35분 마흘리고개100m 경남 밀양시 무안면 부북면
산행끝남 17시35분 와산다리30m 경남 밀양시 상남면 외산리
15시50분 외산다리 (선두팀)
산행 코스
08:35 마흘리고개100m 산행시작--3km/85분--10:00 우령산598m--2.
4km/70분--11:10 종남산667.5m--(11:30-12:00 점심식사 후 출발)--
4.1km/135분--13:25 유대등329m--1km/35분--14:00 팔봉산391.4m--
3km/110분--15:50 배죽고개50m--3.1km/105분--17:35 외산다리30m 외산마을 아래
부산 도착 시각 3월18일 밤6시30분 구서전절역
참가인원 14명
참가자 명단
박두호 정철교 전광우 김사일 박형곤 김형구 노병복 조종임 최계순
김수환 박진우 안동진 황정희 김철우
교통편 관광버스
회비 35,000원
관련지도 1:50000 청도
식사 점심 1끼 행동식.
기타 저녁식사 쫑파티로 대신 목욕 구서전철역 옆
찬조 최계순회원 목욕비
산행 대장 전광우 010-3550-1293
석봉산악회 051-895-0732
자세한 산행코스
08:30 마흘리고개 도착-08:35 산행시작-10:00 우령산596m 표석-10:40 반동고개-11:00 주능선과 합침 이정표 마흘리고개5.4km 팔봉산5.9km 종남산0.23km-11:10 종남산663.5ㅡ11:20 주능선과 합침-11:30종남산 전망봉575m 헬기장-12:00 점심 후 출발-12:15 임도 이정표-13:25 유등산329m 좌로 꺾임-13:30 송전탑-13:50 두 번째 송전탑-14:00 팔봉산(필봉산)391.
4m-14:25 서바이벌 게임장-14:40 서발이벌 게임장 아랫마을-14:45 25번 국도 굴다리-14:48 도로삼거리 평촌고개 감과수원 들어감-15:10 감과수언 고개 왼편 산길-15:15 도로 마산고개-15:40 푸른물통-15:50 배죽고개-16:20 214봉-16:50 붕어등278.8m 삼각점 일양314 1988년 복구-17:00 222봉-17:10 처녀묘봉 팔각정-17:35 외산다리
산행 이모 저모
비슬지맥 종주를 매듭짓는 날이다. 날씨는 상쾌할 정도로 맑다. 엊그제 내린 비가 산천을 씻어 윤기 자르르한 산기슭에 햇볕이 은빛 반짝임으로 내려앉는다. 지난번 8구간에서 ‘죽을 쓴’우리들이 마지막 구간을 마음에 들게 잘 할 수 있을까. 오늘은 밀양시 서쪽에 긴 마루금을 만들며 북에서 남으로 달리다 낙동강으로 빠져드는 종남산 산줄기를 걷는다. 낮은 산도 산인데다 역시 종주길이라 오늘 역시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아무쪼록 정해진 코스따라 잘 걷기를 맘속으로 빈다.
배산임해가 아닌 배산임강(背山臨江) 즉 낙동강 뒤편 그렇게 높지 않은 산줄기. 제일 높은 곳이 종남산으로 600m급이지만 주로 300-200m의 산을 오르내린다. 도시를 들러싼 야산이라고나 할까. 오늘은 밀양시와 밀양들판을 하루 종일 관찰하는 등산이다. 다시 한 번 오늘 등산이 제시간에 제 코스를 따라 잘 끝나기를 빌어본다.
밀양시 부북면과 무안면 경계인 마흘(馬屹)리 고개는 까만 아스팔트 도로가 꿈틀거리는 뱀처럼 산등성이를 넘어간다. 마흘리를 한자로 풀이하면 말 모양으로 치솟은 산이라는 뜻인데 이 고개에서는 그 산을 찾을 수 없다. 말머리 같은 산이 고개 아래 마흘리동네에서는 보인다면 남쪽에 솟은 우령산(596m)과 522봉을 일 수 있다.
마흘리 고개에서 종남산 이정표가 있는 임도를 오른다. 10년 전 이 고개에서 종남산-덕대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그땐 나무를 마구 베어놓아 길을 덮어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생생하다. 세월이 약인가. 그 때 베어놓은 나무들은 많이 썩었고 산길을 덮었던 나무는 다 치웠는지 길이 아주 뚜렷하다.
우령산(596m)은 검은 표석이 외롭게 서있는 것 외엔 그저 보통 산이다. 하지만 이 산에서 비슬지맥과 522봉-482봉이 잇는 또다른 산줄기가 합쳐진다.
합쳐진 산줄기는 방동고개를 지나 종남산을 치닫는다. 왼편은 무안면 마흘리, 초동면 봉황리 일대, 오른편은 부북면 전사포 후사포리다. 강 건너 밀양시 일대가 간간히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산의 아름다움을 무색하게 한다.
방동고개는 밀양시 부북면과 초동면을 잇는 소문난 산길 이었으나 우리나라 모든 고개의 운명처럼 이미 이 고개의 생명도 끝이 났다.
샘과 등산로를 알려주는 안내판을 지나자마자 나무가 없어지고 억새와 싸리를 헤치고 오른다. 곧 사방이 확 트이는 산줄기다. 종남산과 헬기장이 있는 575봉을 잇는 산줄기.
오른편이 종남산이다. 종남산(663,5m 終南山)에는 봉화대가 거의 완벽하고 멋있게 복원 돼 있다. 또 이산의 전망은 얼마나 빼어났던지 거룩할 정도다.
밀양시를 싸안고 둥글게 도는 밀양강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남권 신공항 후보지를 둘러싸고 가덕도 신공항과 대립각을 벌인 밀양 공항 후보지 였던 낙동강과 밀양강이 빚은 ‘밀양 들판’이 환하게 드러난다. 더구나 비닐하우스로 뒤덮은 밀양 들판은 햇볕이 쏟아져 부서지는 찬란하고 드넓은 은색바다다.
강, 산, 들판, 마을과 도시가 구김살 없이 있는 그대로 아주 자세하게 한 눈에 들어오는 산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밀양강과 낙동강이 몸을 섞는 오우진나루의 숨결도 들리는 듯 하다.
남쪽의 끝산이라는 종남산에서 서남쪽으론 덕대산(621.8m) 산줄기와 과 동남쪽으론 비슬지맥이 갈라진다. 밀양에서 볼 때 낙동강을 앞두고 가장 남쪽에 있는 높은 산이라고 해서 종남산이라 이름 붙인 것 같다.
헬기장이 있는 575봉은 종남산을 바라보는 전망대. 여기서 비슬지맥은 오른편 능선이다. 391.4m인 팔봉산까진 200-300m봉우리를 10개이상 오르내리는 짙은 솔숲길. 산줄기가 번번하고 앞이 확 트이는 곳엔 묘가 자리잡았고 이젠 산길 흔적이 거의 지워진 이연고개 평리고개 등을 지난다. 산이 얕다 보니까 좌우 바로 아래가 동네라 개짓는 소리가 요란하기도. 하지만 낮은 산이라도 산은 산이라 오른내림에 적잖은 힘이 들었다.
팔봉산을 뒤로하고 얼마 걷지 않아 25번국도, 일반도로, 마을, 공장지대, 과수원이 보이기 시작하는 226봉에서는 꼭 주의해야 한다. 이 봉우리에서 오른편 길로 내려가야 바른 종주길. 길은 뚜렷하다. 비슬지맥이 왼편에 마루금을 긋고 있는데도 길이 오른편으로 굽어져 의심이 깊어지는데 산아래편이 가까워지면서 왼편으로 왼편으로 향한다.
원래 종주길은 226봉에서 맞은편이고 여시태고개로 가야한다. 하지만 25번국도가 확포장 되면서 이 고개가 잘려나가 절벽이 됐다. 설사 내려갔다고 해도 25번 국도를 건널수 없다.
하산 길은 여러 가지 시설과 임도가 있는 고개에 닿는다. ‘서발이벌 경기장’이란 큰 안내판이 있다. 이곳에서 맞은 편 낮은 산등성이로 난 길을 가면 동네에 닿는다. 또 왼편 임도로 내려가 서바이벌 관련 시설과 사무실이 있는 곳을 지나 마을로 내려서기도 한다.
마을 앞 도로를 내려오면 공장지대와 이어진다. 문을 닫아 낡은 건물도 눈에 띈다. 곧 왼편으로 굴다리가 보이는 넓은 도로에 닿는다. 도로 옆에 해림이라는 회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굴다리 위가 25번 국도이고 여시태고개를 넘어 밀양으로 간다. 굴다리 밑을 통과하는 도로가 비슬지맥종주길. 곧 도로 삼거리인데 이곳이 평촌고개다. 삼거리에서 도로 건너편은 감나무 과수원이고 철문이 있다. 이 철문이 비슬지맥 종주길.
철문이 잠겨 있지만 문 옆으로 틈이 있다. 감나무 과수원 안에서는 농로를 걷는데 가능한 한 과수원과 산이 경계를 이룬 왼편으로 올라야 한다. 이 경계를 따라가면 155봉에 이른다. 준회 팻말이 걸렸다. 이봉우리에서는 반드시 오른편으로 꺾어 내려가야 한다. 이 길 역시 과수원과 숲의 경계이지만 넓은 농로길이다.
곧 잘룩이고 과수원은 오른편이다. 왼편 산길에는 리본도 달렸다. 종주길이다. 억새밭 기슭과 언덕 같은 산을 넘고 공동묘지를 지나자 도로다. 마산고개다.
건너편 과수원 위쪽에 보이는 파란 물통이 비슬지맥 길이다. 과수원과 숲 경계를 오르면 파란 물통에 이르고 146봉이다. 공동묘지를 거쳐 내려가자 도로다.
도로 아래쪽은 매화나무가 숲을 이뤘고 절정을 이룬 봄맞이 매화꽃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꽃 도로’를 올라가자 준희선생 배죽고개 안내판이 달렸다. ‘탑프루트 복순 농원’ 간판이 있는 곳에서 농로를 오르다 다시 오른편 숲과 과수원 경계로 들어선다. 철망이 쳐진 낮은 봉우리를 거쳐 내려서자 다시 고개. 녹슨 간판이 있다.
왼편 감나무 과수원은 농로가 고개에서 부채살처럼 퍼졌는데 너무나 평화스럽다. 고개에서 이 농로 중 가장 위쪽을 걷는다. 농로를 걸어오르는 기분 또한 대단히 멋지다.
농로에서 오른편 숲 경계로 올라 다시 오른편으로 꺾으면 214봉이다. 이제부터 과수원과 헤어지고 산길이 이어진다. 평촌고개에서 여기까지 ‘알바’하기 알맞은 산길, 도로, 고개, 과수원이 너무 많다.
지맥 종주길이 아니고 감나무 과수원을 둘러보는 산길 같다.224봉-208봉(인산)-277.6봉(붕어등)-226봉-221봉(처녀묘등)까지 마치 동산 같은 봉우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낮은 산도 산이라 오르내림, 길, 솔숲거기다 묘지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붕어등에는 삼각점이, 처녀묘등에는 팔각정이 있다. 누군가가 처녀묘등을 처사묘등으로 고쳐 놓았다. 처녀묘등에서 바라보는 상남면과 하남읍 드넓은 들판은 온통 비닐하우스가 덮었고 그 위로 낮을 마감하는 햇볕이 붉게 물들어 마치 바다위로 아침 햇살이 어린 것 같다.
처녀묘등에서는 오른편 길을 따라 걷고 갈림길에서는 능선이나 오른편 길을 따라야 한다. 이 길은 외산마을 아래편 외산다리에 닿는다. 오후5시35분이다. 꼭 9시간을 걸었다. 어둡기 전까지 낙동강가에 있는 오신마을 상남제방까지 갈 수 있지만 여기서 비슬지맥 종주를 마감한다.
하지만 그냥 돌아설 수 없어 삼남제방 입구까지 관광버스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이미 먼저 온 동료들이 쫑파티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 선두는 외산다리까지 7시간15분을 걸어 오후3시50분에 도착했다. 모처럼 선두와 후미가 한자리에 앉았다.
저녁 햇살을 머금고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건너편은 김해시 생림면 마사리. 밀양강과 낙동강이 몸을 섞는 오우진나루 앞에는 삼량진읍과 마사리를 잇는 낙동인도교 낙동철교가 걸렸다. 강 안팎으로 드넓은 평야가 황혼녘 황금햇살을 질펀하게 덮어쓰고 하루의 낮을 마감하려한다. 우리들의 신나는 쫑파티가 쏟아내는 웃음과 이야기와 즐거움이 온통 이 드넓은 들판을 흔들어 낙동강 물도, 들판을 뒤덮은 비닐하우스도 출렁댄다. 아주 잘 삶은 돼지고기 수육을 상치와 김치에다 싸서 한입 가득 넣고 씹어보는 맛. 7시간이상 걸어 갈증이는 입속으로 소맥한잔을 털어넣고 수육과 함께 먹는 그 맛.
비슬지맥 9구간을 끝냈다는 만족과 안도가 시원섭섭하게 스며들고 금방 마신 소맥이 온몸을 알알하게 한다.
쫑파티를 마감하며 다시 한 번 건배를 한다. 우리는 비슬지맥종주를 끝내고 팔공지맥으로 간다. “우린 팔공지맥으로 간다” 기분좋게 마음을 활짝 열고 힘찬 외침으로 우정을 엮는다. 낙동강이여 밀양강이여. 종남산이여 비슬산이여. 황혼에 젖은 하늘과 산천, 강과 들판과 마을이 너무 너무 소중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