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주몽의 잘못된 역사에 관하여...
드라마 주몽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방송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상고사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바르지 않은 역사정보를 접하면서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꼈으리라 봅니다.
상고사책을 저술한 저 역시 통탄함을 느꼈고,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자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
1. 단군조선의 국가체제
한인이 다스렸던 고한국과 한웅이 다스렸던 배달국에 이어 단군왕검이 세운 조선은 3개의 한(삼한)으로 구성된 일종의 연방제 국가입니다. 그래서 건국 당시의 나라명은 조선(쥬신)이지만, 실제로는 삼한으로 더 많이 불렀습니다. (대한민국->한국, 미합중국->미국...)
중앙정부라 할 수 있는 진한과 웅녀계인 마한, 과거 배달국의 神市계열인 번한은 진한에 머물고 있는 단군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지방정부라 할 수 있습니다. 각 한의 계통은 기원전12세기에 등장한 22세 단군 색불루에 의해 바뀌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땅위에 펼쳐진 하늘(반디미디어)’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단군 3한 5가 64족 1伯 2師 6事로 이루어진 조선은 단군을 중심으로 하는 정교일치(政敎一致) 사회로 敎는 종교가 아닌 가르침을 의미합니다. 즉 단군은 가르침을 펴는 스승이자 지도자(아파치)였으며, 천제를 주관하였습니다. 혹 제주祭主의 역할을 종교행위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집안이나 마을에서 차례나 洞祭를 주관하는 사람을 성직자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게 됩니다.
2. 단군조선의 폐관
1단군3한으로 구성된 단군조선은 국내외적인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하여 더 이상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지탱하기가 어려워지자, 단기2098년(기원전238년)에 47세 고열가단군께서 스스로 물러나시어 입산하였습니다. 이후 6년간 5가들에 의해 공화정으로 버텨오다 해모수의 등장으로 단군조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3. 북부여를 세운 해모수 - 단기2104년(기원전232년)
2000년간 함께 공전과 자전을 해왔던 단군조선에서 단군의 존재가 없어지게 되면 큰 혼란이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종실宗室이었던 해모수는 번한의 한이었던 기비의 도움으로 옥쇄를 빼돌려 정권을 잡았습니다. 단군조선은 북부여에 의해 흡수 통합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단군조선을 이은 적통임을 내세워 스스로 단군이라 하였습니다.
해모수는 나름대로 선정을 행했는데, 오늘날 석탄일로 알려진 4월8일은 해모수가 웅심산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날이기도 합니다.
배반의 시대에 힘의 논리가 지배하면서 힘 있는 무리들이 세운 나라들의 흥망성쇠가 200여년간 이어졌고(열국시대), 고구려를 선두로 백제, 신라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4. 주몽의 계보
해모수의 둘째아들인 고리왕 고진의 손자가 옥저의 제후였던 불리지라 불렸던 고모수입니다. 고모수는 하백의 딸 유화를 임신시켰고(단기2257년, 기원전79년), 고모수로부터 버림받은 유화를 보살핀 사람은 가섭원부여의 지도자였던 해부루입니다. 단기2258년(기원전78년) 5월5일에 주몽이 태어났고, 단기2259년(기원전77년)에 해부루는 아기인 금와를 입양하였습니다. 단기2277년(기원전59년)에 주몽은 테러의 위협을 느끼고 가섭원부여를 탈출하였고, 단기2299년(기원전37년)에 고구려를 건국하였습니다.
5. 드라마 배경설정의 오류
해모수와 금와는 동시대 사람이 아닙니다. 150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해모수와 고모수를 혼동했기 때문입니다.
단군조선은 한나라에 의해 멸망한 나라가 아닙니다.
우후죽순으로 나라가 생겼던 열국시대에 일어났던 작은 전투를 대규모 전쟁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당시에 우리민족 안에서는 흩어짐과 모여짐이 있었지만, 대외적으로는 언제나 하나의 조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단군조선에 속해 있던 각 부족들은 건국초기부터 외교적으로 어느 정도의 독립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으로 보면 일종의 대리점(?)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경악할 만한 설정인 한나라의 철기군에게 무너진 조선의 청동기!!!
단군조선은 당시 최고의 기마종족이었던 우리 민족이 누렸던, 청동문명의 번성기 때에 세워진 나라였고 철기문화의 등장은 사회의 변화를 수반하여 결국 단군조선을 문 닫게 만든 원인이 되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사회문화적인 영향일 뿐이고 철제 무기가 취약해서 나라가 멸망했다는 것은 타당성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한무제와 싸웠던 나라는 위만조선으로 위만조선은 단군조선인이 아닌, 떠돌이 도적떼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책을 참고하십시오.)
사회과학적인 관점에서 ‘국가의 발전’을 보면 국가가 먼저 세워지고 산업이 발전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먼저 개발이 되고 그 영향으로 사회변화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으로 국가도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바뀐 국가는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그 산업을 더욱 장려하게 됩니다.
세계사를 돌아보면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철기의 등장은 의식의 변화를 가져왔고 결국 단군조선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린 결과가 되었습니다. 한인으로부터 단군까지 나라를 세우고 문명을 발전시킨 배경이 “복본”에 있기에, 그 복본을 이루기 위한 실천 이념으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제시했다는 사실만이라도 안다면 고열가 단군이 왜 나라의 문을 닫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하여 만들었다는 드라마 주몽이 잘못된 사관으로 인하여 우리 스스로가 저지르는 또 다른 역사왜곡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좋은 정보는 함께 나눌 때, 그 가치가 더욱 커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