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special 요리 전문가의 지방색 담은 세찬상
새해를 맞아 가장 먼저 차려내는 떡국은 지역마다 다른 자연 환경과 전통에 따라 맛도 다르다. 맛도 모양도 서로 다른 각 지방의 떡국과 명절이면 늘 상에 오르는 대표 음식까지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은 요리 연구가들이 만든 새해 상차림을 소개한다.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의 서울·경기식 상차림
“설날을 맞이하기 위해 그 옛날 안주인들은 섣달 마지막 한 주를 매우 분주하게 지냈습니다. 설빔, 세찬상 준비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정월 내내 먹을 가래떡을 만들어 알맞게 굳혔다가 썰어 물에 담가두는 것이랍니다. 움에 묻어둔 무와 배추를 꺼내 나박김치를 심심하게 담가 익히고 떡국 상에 올릴 장김치도 담았죠. 궁중요리 전승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저희 세 자매는 어렸을 때부터 이런 설 준비에 익숙했지요. 더구나 궁중음식은 특별한 정성과 솜씨가 필요한 음식이 많아 음식 한 가지를 준비하는 데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답니다. 서울·경기식 세찬상에는 떡국을 비롯해 만둣국, 절편, 전, 편육, 누름적, 떡찜, 육회, 수정과, 장김치 등을 올렸어요. 간단한 떡국상이나 만둣국에는 배추김치와 전, 편육으로 상을 차리고 수정과나 식혜 한 그릇을 나중에 올리죠. 술을 낼 때는 술안주가 될 수 있도록 전, 누름적, 찜, 잡채, 편육, 육회 중 서너 가지를 올립니다. 갈비찜 대신 구이를 만들기도 했는데 쇠갈비로 찜을 만들어 이를 다시 구워낸 음식으로 찜의 부드러움과 구이의 특유한 맛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조리법이지요. 떡국은 국물이 맛있어야 하는데 소의 사골이나 양지머리, 사태 등을 오래 고아서 미리 만들어둡니다. 육수는 양지머리나 사골로 냈는데 사골 육수는 뼈를 오랫동안 여러 차례 고아서 미리 준비해둡니다. 국물을 내는 데 사용했던 양지머리는 건져서 얇게 썰거나 가늘게 뜯어서 양념해 얹으면 되지요.”
- 1 편육과일겨자채 2 갈비찜구이 3 떡국
갈비찜구이
쇠갈비 1㎏, 무 200g, 당근 100g, 표고버섯 3개, 달걀 1개, 대추· 밤 5알씩, 은행 10알, 물 5컵
양념장 간장·배즙 4큰술씩, 설탕·다진 파 2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1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쇠갈비는 5㎝로 토막 내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건져서 끓는 물 5컵을 넣고 30분간 삶아낸다. 갈비에 붙은 힘줄이나 기름 덩어리를 떼어내고 2㎝ 간격으로 칼집을 넣고 육수의 기름을 걷는다.
2 배는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아서 넣고 분량의 재료를 섞어 찜 양념장을 만든다.
3 냄비에 삶은 갈비만 건져 담고 찜 양념장
분량을 넣고 버무린 뒤 ①의 육수를 2컵 정도 넣고 중불에서 서서히 끓인다.
4 무와 당근은 사방 3㎝ 크기로 썰어 모서리를 다듬고 끓는 물에 삶아내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서 기둥을 뗀다. 대추는 돌려깎기로 씨를 빼고, 밤은 속껍질까지 벗긴다.
5 ③의 갈비가 무르게 삶아지면 무, 당근, 표고버섯, 밤, 대추를 넣고 남은 양념장과 육수를 넣어 약한 불에서 뭉근히 끓인다.
6 국물이 잦아들고 갈비가 무르게 익었으면 꺼내 석쇠에 은박지를 깔고 갈비를 얹어 남겨둔 양념장을 바르면서 굽는다.
7 달걀은 소금을 약간 넣어 황백지단을 부친 뒤 마른모꼴로 썬다. 은행은 기름을 약간 두른 팬에 볶아 껍질을 벗긴다. 갈비와 채소에 맛이 고르게 배면 찜기에 담고 은행과 달걀지단을 얹는다.
떡국
썬 가래떡 1㎏, 양지머리 400g, 우둔살 100g, 대파 1대, 달걀 1개, 석이버섯 3장, 국간장 적당량, 실고추·식용유 약간, 물 20컵
쇠고기 양념 간장 2작은술, 설탕·다진 파·참기름·깨소금 1작은술씩, 다진 마늘 작은술, 후룻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양지머리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분량의 물을 붓고 장국을 끓인다. 떡은 어슷하게 썰어 냉수에 씻어둔다.
2 우둔살은 도톰하게 썰어 잔칼질을 한 후 0.5×0.7×4㎝로 썰어 쇠고기 양념을 하고, 대파는 고기와 같은 크기로 썰어 각각 꼬치에 꿰어 식용유를 살짝 두른 프라이팬에 지져둔다.
3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를 분리해 지단을 부쳐서 가늘게 채 썬다, 실고추는 짧게 끊고, 석이버섯은 뜨거운 물에 불린 후 돌돌 말아 채 썬다.
4 ①의 장국은 국간장을 넣어 색을 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떡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5 떡이 부드러워지면 그릇에 담고 위에 산적, 지단, 실고추, 석이버섯 채를 올린다.
편육과일겨자채
아롱사태 1㎏, 대파 대, 통마늘 통, 통후추 20알, 사과·단감·오이 개씩, 배 개, 대추 3알, 밤 2알, 석이버섯 2장, 콩나물 100g, 당근 10g, 생강 1톨, 간장, 잣 1큰술, 청장·설탕 약간씩
겨자장 불린 겨자 2큰술, 설탕 1큰술, 소금 작은술, 간장 약간
만드는 법
1 사태는 핏물을 뺀 다음, 물과 대파, 통마늘, 통후추를 넣고 속까지 무르도록 삶는다. 사태가 거의 익었을 때 간장(청장)으로 간을 해서 고기에 간이 배도록 한 후 건진다. 한 김 나가면 랩으로 싸서 차게 식혀두었다가 단단해지면 얇게 썬다.
2 사과와 배는 껍질을 벗기고 가늘게 채 썰어 설탕을 약간 뿌린다. 단감(또는 곶감)은 껍질을 벗겨 가늘게 채 썬다.
3 대추는 씨를 발라 채 썰고, 밤도 껍질을 벗겨 채 썰고, 석이버섯은 뜨거운 물에 불려 가늘게 채 썬다.
4 콩나물은 머리와 꼬리를 떼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삶아 건져 물기를 뺀다. 당근은 가늘게 채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5 오이는 4㎝ 길이로 토막 내고 돌려 깎이하여 채 썬 뒤 소금에 살짝 절여 꼭 짜고, 생강은 가늘게 채 썰어 찬물에 헹군다.
6 준비한 재료들과 편육 썬 것을 차게 둔다. 불린 겨자에 양념을 넣어 장을 만든다. 차게 두었던 재료에 소금을 조금 뿌려 밑간을 하여 겨자장으로 버무린다. 접시에 얇게 썬
편육과 어우러지게 담는다
“경상도는 해산물의 본고장답게 해산물을 이용한 떡국을 차려냅니다. 부산이 고향인 저희 집에는 싱싱하고 질 좋은 국물용 멸치가 늘 준비돼 있었고, 그것을 활용해 굴굴이나 조개, 미역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어 떡국을 끓이는데 이러한 재료들의 국물의 맛을 한결 깊게 만들어주죠. 또한 해산물로 우려낸 육수는 시원한 맛이 일품이에요. 떡국을 끓였답니다. 멸치와 다시마를 함께 넣어 육수로 끓이는데, 그러면 멸치의 비린 맛은 사라지고 깔끔하고 정갈한 떡국이 완성됐지요. 고명으로는 달걀 황백지단과 실고추만 올려 깔끔하게 마무리했고요.
떡국을 많이 끓일 때는 타이밍이 중요해요. 국숫집에서 국수를 미리 삶아놓고 국물에 흔들어 면을 뜨겁게 하는 것처럼 끓는 육수에 떡을 넣고 5분 정도 끓인 뒤 건져놓고, 먹기 직전에 한소끔 끓여 내면 떡이 불지 않고 쫄깃하거든요. 떡은 오랜 시간 불리면 쫄깃한 맛이 없어지므로 30분에서 1시간 정도만 불리는 것이 좋아요. 저의 경우 떡국과 함께 곁들여 먹을 멸치장을 만드는데요, 떡국 육수를 낼 때 사용한 멸치를 가늘게 다져 냄비에 반 컵 정도 넣고 다진 풋고추와 멸치 육수 반 컵을 넣고 졸이다 소금 1큰술을 넣어 만들어요. 이 멸치장은 떡국에 곁들여 먹으면 칼칼한 감칠맛을 더해줍니다.
저희 집에서는 잡채, 전, 갈비찜과 같이 어느 지방에서나 설날 상차림에 올리는 음식 이외에도 콩잎김치와 마늘장아찌 간장으로 간을 한 김무침과 전복조림을 함께 냈어요.
담백하고 깔끔한 떡국에 곁들이면 좋은 반찬들이죠. 여기에 봄동을 김치 양념으로 버무려 곁들이면 사계절 음식을 한 상에 담는 셈이지요.”
- 1 멸치육수 떡국 2 마늘간장 김무침 3 마늘간장 전복조림 4 콩잎김치
멸치육수 떡국
썬 가래떡 6컵, 달걀 2개, 김 2장, 국간장 2큰술, 소금 적당량
육수 다시 멸치 20마리, 다시마 2장, 물 16컵
만드는 법
1 냄비에 멸치, 다시마, 물을 붓고 약한 불에서 20분간 끓이다 다시마를 빼고 육수가 팔팔 끓으면 멸치를 건져낸다.
2 가늘게 썬 황백 지단과 살짝 구워 부순 김을 고명으로 준비한다.
3 ①의 육수에 불린 가래떡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하여 끓인다.
4 그릇에 떡을 먼저 담고 국물을 부은 다음 고명을 올린다.
마늘간장 김무침
파래김 10장, 마늘 간장 1컵, 채 썬 마늘장아찌 4쪽, 통깨·참기름 약간씩
만드는 법
1 볼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김을 넣고 마늘간장을 조금씩 부어가며 적신다.
2 김이 고르게 적셔졌으면 마늘장아찌, 통깨, 참기름을 넣어 무쳐 낸다.
마늘간장 전복조림
전복 6개, 마늘 간장 10큰술, 꿀 2큰술
만드는 법
1 내장을 제거하고 불순물을 제거한 전복은 겉면에 잔 칼집을 낸 뒤 뜨거운 물에 데친다.
2 냄비에 마늘 간장과 꿀, 데친 전복을 넣고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간이 배도록 조린다.
콩잎김치
콩잎 200장 양념장 고춧가루 3컵, 액젓 1컵, 다진 마늘·찹쌀풀 1컵씩, 양파즙·배즙·무즙 컵씩, 다진 생강 2큰술
만드는 법
1 콩잎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어 한 장씩 깨끗하게 씻는다.
2 볼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콩잎에 양념을 켜켜이 바르고 보름 정도 상온에서 익힌 다음 먹는다
“설날은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깨끗한 흰 떡국을 끓여 먹었다고 해요. 또 이날 먹는 떡국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에서 첨세병(添歲餠)이라고 하고요. 떡국은 지방에 따라 끓이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 북쪽 지방에서는 만두를 넣어 함께 끓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은 다진 쇠고기를 볶아서 얹기도 하고, 온면처럼 오색의 채 썬 고명을 얹거나 작은 고기산적을 지져서 얹기도 하고, 달걀을 줄알 치는 대신 지단을 부쳐서 넣기도 합니다.
서해가 인접해 있는 충청남도에서 자란 탓에 저희 집은 어린 시절부터 굴이나 매생이 같은 해산물을 이용해 떡국을 끓였어요. 굴떡국은 멸치, 새우, 다시마 등을 우려낸 육수를 이용하면 한결 담백하죠. 굴떡국의 고명으로는 김을 구워 잘라 올리는 것이 좋아요. 구운 김은 굴의 비릿한 맛을 상쇄해주고 구수한 맛을 더해주거든요. 굴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요. 특히 타우린 함량이 높아서 동맥경화나 심근경색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요. 손님치레 하느라 술을 많이 드시는 어르신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떡국은 없겠죠.
잡채는 만들어두면 양이 푸짐해서 명절 때면 꼭 만드는 음식이죠. 잡채에 오이를 채 썰어 넣으면 향긋한 풍미를 더해 더욱 맛있답니다. 이 밖에도 설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류를 만드는데 김치적은 배추김치와 쇠고기, 도라지 향이 어우러진 별미예요.”
- 1 굴떡국 2 김치적 3 잡채
굴떡국
썬 가래떡 600g, 굴 200g, 달걀 1개, 대파 대, 국간장·다진 마늘 1큰술씩, 김가루·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육수 멸치 컵, 다시마 1쪽, 물 8컵
양념장 간장 1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깨소금 2작은술씩, 참기름 1작은술
만드는 법
1 굴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은 다음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가래떡은 0.3㎝ 두께로 어슷썰기 하여 물에 불린 후 물기를 뺀다.
2 멸치는 내장을 제거하고 다시마는 찬물에 씻어 냄비에 넣고 분량의 찬물을 부어 끓으면 다시마를 건지고 손질한 멸치를 넣어 10분 정도 끓으면 멸치를 건져 육수를 만든다.
3 냄비에 ②의 육수를 넣고 끓여 흰떡을 넣고 끓어오르면 굴, 마늘, 국간장, 후춧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4 떡이 떠오르고 부드럽게 익으면 달걀을 풀어서 둘러 넣고 바로 불을 끈다.
5 그릇에 떡국을 담고 김을 얹어 양념장을 곁들인다.
김치적
배추김치 200g, 쇠고기·통도라지 100g씩, 마른 표고버섯 3개, 달걀 2개, 밀가루 컵, 참기름·소금 적당량씩
쇠고기 양념 간장 1 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큰술, 설탕·깨소금·참기름 2작은술씩, 후춧가루
초장 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참기름·설탕 약간씩
만드는 법
1 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줄기만 길이 7㎝, 폭 1.5㎝로 길게 썰어 참기름을 약간 넣어 무친다.
2 쇠고기는 0.7㎝ 두께로 적을 하기에 적당하도록 김치와 폭은 같되 길이는 약간 길게 썰어 잔 칼질을 한다.
3 마른 표고버섯은 불려 1㎝ 폭으로 썰어 고기양념을 조금 넣어 양념한다. 통도라지는 삶아서 길이로 반 갈라 김치와 같은 크기로 썰어 참기름과 소금을 약간 넣어 무친다.
4 길이 8㎝ 크기의 대꼬치에 김치, 쇠고기, 표고버섯, 도라지 등을 번갈아 꿰어 밀가루를 묻힌 후 달걀물을 묻혀 기름에 지진다.
5 중·약불에서 속이 익도록 뭉근히 지지고 상에 낼 때는 대꼬치를 빼고 길이로 2~3등분해 접시에 담고 분량의 재료를 섞은 초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잡채
오이·달걀 1개씩, 당근 개, 표고버섯 5장, 목이버섯 3장, 쇠고기·당면 100g씩, 양파 50g, 도라지 30g, 참기름 1작은술,
당면 양념 간장 큰술, 설탕·참기름 1작은술씩
고기 양념 간장 1큰술, 설탕 큰술, 다진 파 2작은술, 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깨소금 작은술
만드는 법
1 오이는 6㎝ 길이로 토막낸 다음 돌려 깎아 두께 0.3㎝로 채 썬다.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 후 식용유에 살짝 볶는다.
2 양파는 채 썰고, 도라지는 소금에 주물러 깨끗이 씻어 쓴맛을 뺀 후 가늘게 찢어 소금으로 간을 해 식용유를 넣고 볶는다. 당근은 오이와 같은 길이로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짜고 식용유에 볶는다.
3 쇠고기는 결 방향으로 가늘게 채 썰어 고기 양념으로 양념해서 볶는다.
4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은 물에 불려 깨끗이 손질한다. 표고버섯은 채 썰어 소금을 넣고 식용유에 살짝 볶는다. 목이버섯은 손으로 찢어 소금을 넣어 볶는다.
5 달걀은 황백으로 지단을 부쳐 5㎝
길이로 채 썬다.
6 당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구어 건져서 물기를 빼고 팬에 당면과 양념을 넣어 볶는다.
①, ②, ③, ④를 한데 넣고 고루 버무린 다음 그릇에 담아 지단 채를 올린다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끓여 먹지만 강원도에서는 만두와 떡을 함께 넣어 만두떡국을 먹는답니다. 떡국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먹는 음식이라면 만둣국은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로 1년 내내 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하면서 먹는 음식이죠. 어린 시절부터 만두떡국을 먹다 보니 떡만 넣어 끓인 떡국을 먹으면 왠지 허전해요. 만두떡국의 만두는 고기보다 김장 김치를 더 많이 다져 넣어 매콤하고 개운하지요. 여기에 직접 만든 손두부를 넣으면 더욱 담백하고 깊은 만두 맛을 즐길 수 있어요. 강원도는 산간 지역이라 콩의 생산량이 많아 집에서 손두부를 많이 해 먹거든요. 이렇게 만든 두부는 동그랑땡을 만들 때 으깨어 넣기도 하고 차례 상에 올리기도 한답니다. 만두 육수는 강원도에서도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데, 덕장이 많은 영동 지역에서는 황태를 이용해 국물을 만들었고, 영서 지역에서는 사골이나 쇠고기로 국물을 낸답니다. 떡과 만두를 한꺼번에 끓이면 만두가 터질 수 있으므로 만두를 살짝 쪄낸 다음 육수에 넣어 떡과 같이 끓이는 것이 좋아요. 강원도의 대표 음식으로 막국수를 꼽는 이유는 질 좋은 메밀이 많이 생산되는 지역 특성 때문이죠. 설날에도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빠지지 않는데 대표 메뉴가 메밀총떡이랍니다. 얇게 메밀 전병을 부쳐 그 위에 양념한 김치와 돼지고기를 올려 말아서 먹기 좋게 썰어놓아요. 이 밖에도 황태에 매콤한 고추장 양념을 발라 기름에 구운 황태전과 돼지고기로 만든 찜은 명절이면 꼭 만드는 음식이에요.”
- 1 만두떡국 2 돼지갈비찜 3 메밀총떡 4 황태구이
만두떡국
썬 가래떡 300g, 김치 400g, 두부·불린 당면 200g씩, 돼지고기 300g, 달걀 1개, 김가루 약간
육수 황태포 1마리, 무 100g, 양파 개, 대파 1대, 국간장·소금 적당량씩, 물 2ℓ
만두피 밀가루 4컵, 식용유 1큰술, 소금 큰술, 물 1컵 만두소 양념 다진 파 3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들기름·깨소금 1큰술씩,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과 육수 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20분 정도 끓인 다음 건더기는 건지고 체에 밭쳐 낸 국물을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한다.
2 밀가루에 분량의 식용유와 소금을 넣고 치대가며 반죽해 비닐봉지에 담아 30분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적당량을 뜯어 밀대로 밀어 지름 8㎝ 크기의 만두피를 만든다.
3 김치는 다져 물기를 짜고, 돼지고기는 가늘게 다진다. 두부는 체에 내려 물기를 제거하고, 불린 당면은 끓는 물에 데쳐 송송 썬다.
4 ③에 분량의 소 양념을 넣고 고루 치댄다. ②의 만두피에 소를 1큰술 정도 넣고 오므려 중간 부분만 주름을 잡는다.
5 달걀은 황백으로 지단을 부친 후 식혀 마름모꼴로 썬다.
6 냄비에 ①의 육수를 넣고 끓으면 만두를 넣어 한소끔 끓인 다음 떡을 넣어 끓인다.
7 그릇에 만두떡국을 담고 황백 지단과 김가루를 올려 낸다.
돼지갈비찜
돼지갈비 1.8㎏, 표고버섯 5개, 감자 2개, 당근 개
양념장 육수 3컵, 양파즙 컵, 간장 10큰술, 다진 파 6큰술, 설탕·참기름 4큰술씩, 청주·다진 마늘 3큰술씩, 깨소금 1큰술, 후춧가루 작은술
만드는 법
1 돼지갈비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다음 기름기를 제거하고 잔 칼집을 넣는다.
2 표고버섯은 불려 2등분한다. 감자와 당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모서리를 제거한 후 찬물에 담가둔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서 갈비에 넣고 버무려 잰다.
4 냄비에 양념된 갈비를 넣고 센 불에서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춰 20분 정도 끓인 다음 감자와 당근, 표고버섯을 넣고 약불에서 20분 정도 끓인다.
메밀총떡
돼지고기 200g, 배추김치 포기, 메밀가루 2컵, 참기름 큰술, 소금 1작은술, 물 3컵, 식용유 적당량
돼지고기 양념 간장·다진 파 2큰술씩, 다진 마늘·청주·참기름·설탕 1큰술씩,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메밀가루는 소금과 물을 넣고 반죽한다.
2 김치는 송송 썰어 물기를 제거하고 참기름, 다진 마늘을 넣고 섞어 달군 팬에 살짝 볶는다.
3 돼지고기는 가늘게 채 썰어 분량의 양념장을 넣어 섞은 다음 달군 팬에 볶는다.
4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른 뒤 ①의 메밀 반죽을 한 국자씩 떠서 얇게 전병을 부친다.
5 ④의 메밀 전병 위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길이로 길게 놓고 4㎝ 정도 두께로 돌돌 말아
한 입 크기로 썬다.
황태구이
황태포(북어포) 2마리, 쌀뜨물 적당량
기름장 참기름 1큰술, 간장·설탕 1작은술씩
양념장 고추장 4큰술, 물엿 2큰술, 다진 파·다진 마늘·맛술·매실청·물 1큰술씩, 깨소금·참기름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 북어는 쌀뜨물에 20분 정도 불린뒤 잔 칼집을 넣고 기름장을 발라 10분 정도 잰다.
2 밑간한 북어를 프라이팬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닭장이란 닭을 간장에 졸여 만든 것으로 예부터 전라도에서는 닭장을 만들어두었다가 설날 손님이 오면 닭장에 가래떡만 넣고 떡국을 대접했지요. 옛날에는 쇠고기나 꿩고기 육수로 끓였지만 가난한 서민들은 닭을 넣고 끓여 먹었죠. 살이 실하게 오른 토종닭으로 끓이면 육수가 진하고 고기가 쫄깃해서 맛도 훨씬 좋아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닭장떡국은 지금도 여전히 설 별미로 끓여 먹는답니다. 육수를 낼 때 대파를 넣으면 닭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주고 기호에 따라 고명으로 김가루를 올려 먹지요.
육수 만들기가 번거롭다면 물에 닭장만 넣어 끓여도 되고요. 전라도는 바다가 가까워서 닭장떡국 외에도 굴과 쇠고기를 함께 넣어 떡국을 끓여 먹기도 해요. 떡국의 지방색은 전통의 영향도 있지만 그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특산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전라도는 해산물이 풍부해서 설날에도 해산물 음식이 빠지지 않죠. 고기와 채소를 넣은 꼬치 대신 낙지와 고추를 번갈아 꿰어 매콤한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운 낙지산적을 만들어 먹어요. 칼칼하고 씹는 맛이 좋아서 어른들 술안주로도 인기가 많은 메뉴였답니다. 설에는 매생이와 굴이 제철이라 매생이와 굴을 함께 넣어 전을 만들기도 했어요. 이 밖에도 설날에는 데친 꼬막이나 가늘고 긴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돌돌 말아 양념을 발라가며 구운 낙지호롱, 쑥떡에 조청을 곁들여 먹어요.”
- 1 낙지산적 2 매생이굴전 3 닭장떡국
낙지산적
낙지 2마리, 꽈리고추 15개, 소금 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꼬치 5개
양념장 고추장 3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물엿·고운 고춧가루·설탕 1큰술씩, 간장 큰술, 청주·참기름 1작은술씩, 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낙지는 다리만 잘라 씻어 살짝 데치고 찬물에 헹군 다음 6~7㎝로 자른다. 꽈리고추는 꼭지를 다듬어 씻은 다음 소금 작은술 정도 뿌려둔다.
2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든다. 꼬치에 낙지와 꽈리고추를 번갈아 꿴 뒤 양념장을 바른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궈지면 낙지산적을 올려 앞뒤로 양념장을 발라가며 타지 않게 굽는다.
매생이굴전
매생이 100g, 생굴 50g, 홍고추 개, 밀가루 4큰술, 소금 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 매생이는 소금을 넣고 주물러 씻어 체에 밭쳐 물기를 약간 제거한다.
2 굴은 찬 소금물에 씻어 건져놓고 홍고추는 가늘게 채 썬다.
3 볼에 매생이, 굴, 밀가루, 소금을 넣고 섞은 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궈지면 한 숟가락씩 떠서 놓고 홍고추를 올려 노릇하게 지진다.
닭장떡국
닭 1㎏, 썬 가래떡 300g, 달걀 1개, 대파 대, 국간장 4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후춧가루 작은술, 물 1컵
닭육수 닭 마리, 대파 1대, 물 7컵
만드는 법
1 냄비에 육수 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20분 정도 끓인 다음, 체에 걸러 건더기와 육수를 분리한다.
2 닭은 기름기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낸 다음 국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후춧가루를 넣고 고루 버무려 30분 정도 잰다.
3 ②에 물 1컵을 붓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간 불에서 20분 정도 끓인다.
4 ①의 육수에 ③의 조린 닭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떡국 떡을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 후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넣고 후춧가루를 약간 넣는다.
5 달걀은 황백으로 부쳐 4㎝ 길이로 채 썰어 얹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