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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어제 일찍 잠에 들어서인지, 아니면 긴장해서인지 새벽 3시에 눈이 떠졌다.
휴대폰을 이용하여 날씨 및 바다기상 상황을 점검해 본다.
오늘 금요일에 비 예보가 되어 있다.
창밖을 내어다 보니 아직 비는 오지 않는 것 같다.
다시 잠이 든다.
갑자기 요트 갑판에서 발자국 소리가 난다.
반사적으로 일어나 선창을 통하여 밖을 관찰한다.
윌슨님이 새벽같이 일어나서 갑판에 나와 있다.
시간을 보니 새벽 4시다.
창가에 빗방울이 가늘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다시 기상상황을 확인한다. 오늘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고 한다.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다.
일행 중 한분이 9일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한다.
8일 하루 정도의 회복 시간을 주기 위해서는 토요일 서울에 도착을 해야 한다.
안되면 늦어도 일요일 점심까지는 서울에 도착하는 일정을 만들어야 한다.
금요일과 토요일 바다 상황을 면밀하게 챙겨야 한다.
기상청 자료와 윈드파인더, 윈디, 일본 바다예보, 미국파도예보등을 참고하여 고민을 하다 다시 잠이 들었다.
갑자기 요트가 요동을 친다.
사동항에 정박해 있던 썬플라워호가 육지로 떠나면서 일으키는 물보라가 요트를 흔들어 놓았다.
조금 후에는 울릉도 일주 유람선이 요트 뒤에서 다시 물보라를 일으킨다.
그 바람에 모두 잠에서 깨어나 버렸다.
아침 8시 제이가 아침을 준비한다.
미호와 메리가 제이를 도와 아침을 준비한다.
미호가 가져온 사각 순살햄을 두툼하게 썰어서 윌슨이 맛있게 구웠다.
아침으로는 부대찌개가 준비되었다.
여기에 소불고기와 캔 참치도 넣어서 열량을 더욱 높였다.
햇반을 데우는 데에는 발전기를 가동하여 전기를 사용하였다. 발전기가 있으니 편리한 점이 많다.
반찬은 준원이 할머님이 챙겨주신 덕분에 풍성하다.
반찬의 종류가 너무 많다, 다들 집에서 먹는 것 보다 여행하면서 먹는 반찬이 더 많다고 한마디씩 했다.
다행이 식사를 하는 도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도자 우측에 보조 날개를 달았다.
이제 우측에서 오는 바람과 비가 들이치는 것을 조금 막아줄 것이다.
그리고 선수의 삼색등을 점검해 보았다.
나사를 풀어내고 전구를 꺼내는데 잘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시간이 흘러서 꽉 끼어 있는 것 같다.
한참을 실갱이 한 끝에 전구를 분리해 내었다.
전구도 차량에서 사용하는 싸이즈와는 다른 싸이즈다.
요트에 비치되어 있는 비상용 전구로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구를 테스터로 확인해보니 정상이다. 그러면 다른 곳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삼색등을 점검한다.
삼색등으로 전기가 공급하는 라인을 점검하다보니 전선이 한 가닥 단락 되어 있다.
어제 항해를 하고 올 때 거친 파도에 선이 하나 끊어진 것이다.
수리할 방도를 고민해 보았지만 현장에서는 수리할 방법이 없다.
나중에 육지로 돌아와서 방법을 찾기로 하고 다시 조립만 해 두었다.
다음으로 칵핏에 설치한 마린 무전기에 GPS신호를 넣어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선내에 설치된 무전기에서 GPS신호 라인을 분리하고 다시 선을 연결하여 칵핏으로 연결하면 된다.
이 라인은 저번에 작업을 해 두었기에 양쪽 단자 작업을 하고 연결만 해주면 되는 작업이다.
작업을 마치고 전원을 넣으니 새로 설치한 무전기에서도 GPS신호를 받아서 요트의 위치가 표시가 된다.
이제 요트를 조종하면서 요트의 위치 좌표도 쉽게 확인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내가 작업을 하는 동안에 다른 분들은 설거지도 하고 주변 정리도 하고 나들이 준비를 한다.
오늘은 비도 내리고 해서 저동항으로 나가서 목욕탕도 들리고 점심식사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돌아올 예정이다.
다행이 버스를 타러 나가는 동안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서 보니 바로 버스가 올 시간이다.
버스는 약 5분 정도 늦게 도착을 했다.
그런데 어제보다도 버스가 더 만원이다.
우리일행 6명이 들어갈 틈도 없어 보인다.
버스기사님이 마이크로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 달라고 부탁을 하고서야 우리는 차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우리의 자리는 앞문 입구 쪽에 서서 있었다.
기사님이 이런 날은 저 멀리 천부에서부터 한 시간 가량을 서서 오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약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달려서 저동항에 도착을 했다.
저동항을 둘러보고 촛대바위를 지나 저동항 방파제 길을 걸었다.
저동항은 어항으로 울릉도에서 가장 큰 항구다.
나중에 사동항이 개발이 완료되고 나면 사동항이 가장 큰 항구로 변할 것이다.
다음에는 저동항으로 요트가 들어와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저동항은 정박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저동항으로 들어와서 정박을 하려면 딩기가 필요할 것 같다.
항내에 적당한 곳에 앵커링을 하고, 육지에는 딩기로 상륙을 해야 할 것 같다.
방파제 바다쪽에는 괭이 갈매기들이 단체로 쉬고 있다.
테트라포트 위에서 머리를 날개 사이에 감추고 잠을 자는 갈매기부터 서로 자리다툼을 하는 갈매기들이 하얗게 자리를 잡고 있다.
방파제를 둘러보고 해안 산책길로 접어든다.
울릉도는 화산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여러 화산 지형들이 있다.
각 지형마다 자세한 설명이 있어 화산섬인 울릉도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준원이는 특이한 화산 지형에 관심이 많다,
각 형태마다 써 있는 설명을 꼼꼼하게 챙겨 읽으며 지식의 창고에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간다.
이 길은 저동에서 도동항까지 연결이 되어 있는데 중간에서 낙석으로 인하여 다리가 끊어져 있어 소라계단(나선형의 계산) 부근까지만 갈수가 있다.
중간에 아치형의 다리에서는 아래로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어 아찔한 기분 마져 드는 곳이다.
저동항 주변을 둘러보고 컨디션 회복도 할 겸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하여 목욕탕으로 향한다.
울릉도는 섬이지만 풍부한 수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울릉도는 발전도 수력발전을 하며 그 전기로 울릉도 전체가 사용을 한다고 한다.
물도 화산 용천수라서 수질도 좋은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찾은 목욕탕은 저동목욕탕이다.
1인 6000원이다.
입구에서 사람 숫자대로 수건을 준다.
여자는 1층, 남자는 2층이다.
1시간 정도 씻고 나오기로 하고 각자 탕으로 들어갔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묵었던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기분도 상쾌하다.
점심을 먹으러 이동을 한다.
저번에 한번 들렸던 명가식당으로 간다.
이곳에서 따개비밥(1.5만원)과 홍합밥(1.5만원)으로 점심을 해결 한다.
홍합밥과 따개비밥을 시키면 오징어 내장탕을 써비스로 한 그릇식 주신다.
울릉도에 왔으니 호박 막걸리(5천원)도 한잔씩 기울인다.
명가식당에는 식객의 저자인 허영만 화백이 다녀갔다고 싸인도 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간단한 회의를 진행 했다.
어제 회의한 대로 토요일 점심에 출발하여 일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일정과 금요일 밤 9시에 출발하여 토요일 오후에 도착하는 일정이 있는데 현재 날씨 상태로 보아, 일기예보에 오늘 내리는 비가 내일 새벽 3시정도까지 비 예보로 되어 있는데 오후 울릉도 날씨를 보니 더 이상 비가 내릴 것 같지 않다.
그리고 토요일 부터는 바람도 잦아들어서 항해시간이 더 길어 질수도 있으니 오늘 조금 서둘러 출발하는 것이 어떨지 상의를 하였다.
월요일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어 조금 서둘러 출항하기로 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
그런데 버스시간이 4시 10분 정도에 있다.
잠시 시간이 30분 정도 생겨 저동항 내로 들어가 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아지, 학꽁치, 돌돔등을 잡고 있다.
버스 시간이 되었는데도 버스가 오지를 않는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비가 다시 내린다.
우리가 울릉도를 떠나는 것이 아쉬워 가지 말라고 말리는 것인지, 우리 마음대로 비안 안온다고 빨리 출항하지고 방정을 떨어 다시 비가 내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4시 20분경이 다 되어서야 버스가 도착을 했다.
버스 기사에게 사동항까지 가는지 물어보니 간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도동항으로 이동을 한다.
버스가 도동항에 도착을 하니 다른 버스로 갈아 타라고 한다.
그 버스가 바로 출발하는 버스라고 한다.
그러면서 환승비로 1000원씩을 더 내라고 한다.
제이가 불필요한 버스비가 더 들었다고 투덜댄다.
오후 5시가 안되어 사동항에 도착을 했다.
다행이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아 서둘러 출발 준비를 한다.
여객선 터미널에 들여 양치도 하고 화장실도 이용한다.
제이와 요트로 돌아오는 길에 울릉도 일주 유람선이 요트 뒤로 정박을 시도한다.
유람선이 만드는 물결파가 우리요트를 뒤 흔들어 놓는다.
다시 요트에 상처를 줄까 싶어서 서둘러 요트에 올라 펜더를 이용하여 어선과 부딪치지 않도록 한다.
그런데 선수에 묶어 놓았던 계류줄이 보이지 않는다.
잘못하면 요트가 돌아서 크게 파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얼른 다른 계류줄을 이용하여 요트 선수를 고정 하였다.
요트가 안정되고 난후 확인해보니 계류줄이 터져있다.
(계류줄이 터져있다는 이야기는 요트고정용 로프에 너무 많은 힘이 가해져서 줄이 버티지 못하고 끊어진 것을 이야기 한다)
늦게 발견 하였다면 정말 큰 사고가 일어날 번한 상황 이였다.
다음부터는 계류줄을 더 보강을 해야 겠다.
사동항 해경출장소에 출항 신고를 하니 소장님이 나오셔서 출항하는 것을 지켜보신다.
우리 요트 씨엘제이호는 5시 30분 사동항을 빠져나와 강원도 양양군 수산항으로 출발을 한다.
사동항 항내는 잔잔하였는데 항 밖으로 나오니 1미터가 넘는 파도가 바로 우리를 덮쳐온다.
항내를 빠져나와 정상 항로를 잡기까지는 옆바람에 옆 파도다.
요트가 파도에 쉬지 않고 꿀렁 거린다.
항에서 빠져 나온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울릉도 해군에서 무전기로 좌표를 부르며 어떤 배를 호출하고 있다.
좌표상으로는 우리요트와는 조금 차이가 있어 수신만 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3번 정도 반복하여 호출 하는 것을 보고 혹시 몰라 응답을 하였다.
해군 레이더상에 나타난 우리 요트를 부르고 있는 것이 맞았다.
씨엘제이호의 위치를 수정해주고 승선원 및 목적지등을 통보하였다.
오전에 작업을 해 두었기에 쉽게 응대를 할 수가 있었다.
아마 무전기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GPS를 연결하지 않아 응대를 하지 않았다면 경비함정이 출동하여 우리를 확인해야 했을 것이다.
요즘 남북간의 긴장 상황이 국방을 책임지는 군인들에게는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것 같다.
출항 후 2시간 정도 만에 침로 295도 정상 항로를 잡았다.
바람과 파도는 뒤에서 다가오고 있다.
메인 세일을 펴서 바람을 받으니 요트는 평속 6노트로 평온한 항해를 한다.
뒷 바람 이라서 추위도 느끼지 못하니 준원이는 선미갑판에 자리를 잡고 누워 항해를 즐긴다.
모두 오랜만에 평온한 항해를 즐기며 양양 수산항으로 향한다.
저녁 7시가 넘어 준원이가 배가 고프다고 한다.
준원이와 윌슨, 미호가 컵라면과 햇반으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한다.
저녁 8시 정도에 내가 먼저 휴식을 취하기 위하여 선실로 내려갔다.
요트는 제이와 윌슨이 교대로 운행을 한다.
내가 잠든 사이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을 했다고 한다.
비는 세차게 내려서 갑판에 있던 사람들 모두 비를 맞고 말았다.
뒷 바람이 불었으니 칵핏 전면에 설치한 도자로 비를 막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비가 내리고 바람에 강해지니 파도도 높아지고 다들 힘들었다고 한다.
또 울릉도 해군에서 어떤 어선을 애타게 부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어선에서 응답이 없으니 우리요트를 호출 하여 그 어선이 보이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저녁 10시가 넘어서는 우리 요트위치에서 서쪽으로 어선이 보이는지 선명이 무엇인지 선박의 색상이 무엇인지 등을 확인해 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제이가 보니 잘 보이지 않지만 어선에서 두명 정도가 열심이 조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여서 그렇게 통보를 해 주었다고 한다.
밤 11시경 내가 다시 칵핏으로 나왔다.
제이와 준원이, 미호가 선실로 들어갔다.
나와 윌슨, 메리가 항해를 이어간다.
바람과 파도의 방향이 바뀌어 바람은 진행방향 우측 10도 정도에서 불어온다.
파도도 같은 방향에서 밀려온다.
다시 앞바람에 앞 파도 어려운 항해가 시작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하여 짚세일도 폈다.
짚세일을 2/3정도만 펴서 시야도 확보하고 요트의 속도도 올린다.
메리가 스키퍼 자리에 앉고 윌슨이 메인세일의 트림을 조정하며 항해를 한다.
하늘에는 둥근 달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저녁 간식으로 빵과 초코릿과 두유를 마시며 항해를 이어간다.
밤 12시 정도에 윌슨이 선실로 들어간다.
첫댓글 저는 미호님 가져오신 처음보는 (햇반위에 놓인)순살햄 정말 맛났어요 또 주세요 할뻔 했어요
ㅋㅋ 제가 담에 기회되면 또 가져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