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2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당시 대주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원전 1기 줄이기 정책의 일환으로 ‘에너지 절약과 생산 실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 협약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소속 성당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에너지 사용량 5~10% 절약 목표를 설정하여 절약운동을 추진하고, LED 사용, 에너지 이용효율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 확대를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현재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 환경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로 지속 가능한 생활문화를 만들어가며 서울시와 서울대교구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모범 사례가 되는 본당이 있다. 바로 우면동성당이다. | | | ▲ (왼쪽부터) 우면동성당과 사제관, 사무실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사진 제공 / 맹주형) |
우면동성당의 태양광 설비와 수냉식 에어컨 서울대교구 우면동성당(주임 백광진 신부)은 지난 2013년 에너지관리공단의 ‘태양광 설비 건물지원사업’에 따라 총 6천만 원의 사업비(40% 정부 보조금 28,560,000원, 60% 우면동성당 자부담 31,440,000원)를 들여 성당 건물 세 곳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였다. 성당 사무실, 사제관 지붕, 성당 지붕, 총 세 곳에 총 20㎾ 지붕 부착 형식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였다. 태양광 설비 전에 한전과 사용량을 검토한 후 20㎾급 시설용량을 책정하였다. 태양광 설비 소요 면적은 약 220㎡(약 66평)이고, 성당 구조를 고려해 경사각 조정으로 태양광 발전량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설비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6월 10일 태양광 설비 가동이 시작되었고, 그동안 성당과 사제관, 사무실동 에너지 사용을 검토한 결과 2012년 같은 기간 7~12월 대비 약 11%의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2012년 7~12월 6,939,450W, 2013년 같은 기간 6,192,230W). 우면동성당의 경우 11월 이후에는 계절 여건상 일조량이 줄어 발전량이 줄어드는 추세이고, 전기 발전량이 남게 되면 한전으로 역산되는 방식이다. | | | ▲ 우면동성당 태양광 설비 주요 기자재 구성 |
우면동성당의 냉방은 지하수를 이용해 성당 내 냉방장치를 가동한다. 2013년 5월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여름부터 성당 내 냉방에 지하수를 이용한 수냉식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 우면동성당의 경우 성당 내 수냉식 에어컨을 설치한 이후, 기존 전기 에어컨에 비해 약 10분의 1 수준의 전기만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매우 덥고 습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냉식 에어컨을 성당에 설치해 지하수를 이용한 양질의 냉방 효과가 얻을 수 있었다. 다만 수냉식 에어컨의 경우 소음이 전기 에어컨에 비해 큰 것이 단점이다. 우면동성당과 같이 15∼17℃의 지하수를 이용하여 냉방을 실시하면 약 70% 냉방 전력을 줄이고, 절감효과는 월간 99,200원, 연간 297,600원, 전국에서 약 30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우면동성당 주임 백광진 신부 인터뷰 - 우면동성당에 태양광 설비는 어떻게 추진했는지? | | | ▲ 백광진 신부 |
백광진 신부 : 매년 한 번씩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태양광 설비 건물지원사업을 공모한다. 개인이나 성당에서 직접 공모할 수도 있지만 설비업체에 의뢰하면 제일 빠르다. 강남열설비, 에스에너지, LS 전산 같은 업체들이 있다. 이 업체들은 설비할 수 있는 1년치 설비량이 정해져 있다. 건물 지원 사업비의 경우 과거에는 정부 보조금이 70%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40% 수준이고 앞으로 30%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설비 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태양광 모듈 자체를 사서 직접 설치할 수도 있다. 현재 태양광 모듈 가격도 많이 내려갔다. 내가 목3동성당에서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때만 해도 개인이나 법인이 발전사업을 할 수 없었다. 한전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05년부터 서울시는 개인이나 법인 모두 용량에 상관없이 신청만 하면 주택 태양광 설비 설치와 이를 이용한 발전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서울시 녹색 에너지과 담당). 서울대교구의 경우 대안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조력(潮力)이나 풍력(風力)의 경우는 어렵고 태양광이 주가 되어야 한다. - 지하수를 이용한 수냉식 에어컨을 설치할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친환경적인 냉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3년 동안 찾아다녔다. 그러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가면 에어컨이 있는데 그게 수냉식 에어컨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많이들 쓴다. 휴게소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수냉식 에어컨은 주로 자동차 공장이나 비닐하우스, 지하 주차장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우리 성당은 지난해 5월 수냉식 에어컨 냉방 공사를 시작했다. 작년에 매우 덥고 습했는데 냉방의 질(質)이 매우 좋다. 신자들도 좋아한다. 트인 공간에서 냉방이 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높다. 지하수를 펌프로 올리는데 지하수는 친환경적인 냉매다. 다만 소음이 발생한다. 다른 본당에서 설비할 때는 밖에다가 수냉식 에어컨 기계를 설치하고 송풍구를 성당 안으로 집어넣어 강제로 바람을 보내면 훨씬 소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하수가 없는 성당은 물탱크를 이용해서 수냉식 에어컨을 사용할 수도 있다. - 태양광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있다면? 태양광 모듈을 지붕에 설치하고 모듈에 물을 계속 흘려주면 좋다. 효율도 높아진다. 지하수를 탱크에 받아 그 물을 모듈에 계속 흘려주면 된다. 왜냐하면 태양광 모듈의 경우 한 여름에는 표면 온도가 120도까지 올라간다. 이 뜨거운 열 때문에 가끔 태양광 발전기가 오작동한다. 물론 설비업체에서 사후 관리를 해준다. 다만 10년 동안 설비를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 조건이 있다. 내가 목3동성당에 있을 때 설치한 태양광 시설도 8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태양광 발전의 경우 지붕에 설치된 모듈의 각도가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각도는 30~35도 정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15~25도 사이가 적당하다. 사람들은 흔히 태양광 발전을 하면 계속 전기가 생산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정도 하루 평균 4시간 정도이고, 1년 평균 3.5시간 정도로 보아야 한다. 낮 시간 내내 12시간씩 발전할 수 없다. 태양광 발전은 하루 4시간 1일 80㎾ 정도를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기존 전기 사용료보다 대략 10~20%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10년 정도 운영하면 설비와 관련된 자부담금과 이자 모두를 회수할 수 있다. - 우면동성당 내 다른 친환경에너지 관련 노력은? 이미 지난 2009년부터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다 했다. 사실 LED 발광 다이오드 자체의 수명은 거의 무한대다.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컨버터 수명이 5년이다. 목3동성당도 8년째 LED 조명을 쓰고 있다. 사무장 말이 그동안 사다리 타고 성당 꼭대기에 올라가 전등을 교체한 적이 한 번도 없단다. 에너지 효율이 그만큼 높은 거다. - 교구에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성당마다 이런 친환경에너지와 건축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서울대교구 사목위원 연수 때 친환경에너지를 강조해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사목위원들과 본당신부들이 본당 내 친환경에너지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제일 좋은 것은 사제관에 3㎾ 태양광 모듈을 하나씩 설치하는 거다. 그러면 사제관에서 돌아가는 전기 제일 많이 쓰는 냉장고 한 개는 커버할 수 있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태양광 설비를 갖추면 전기에너지를 10%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성당에서 신자들이 욕심껏 전기 다 쓰면서 절약할 수 없다. 무엇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 욕심을 가지고 어떻게 절약할 수 있는가. 욕심을 버리고 태양광 설비나 수냉식 에어컨을 설치하면 시원하고 전기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설치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신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친환경에너지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그래서 본당에서 가장 중요하고 첫 번째로 해야 하는 일이 바로 ‘교육’이다. 각 본당에 있는 환경 관련 분과원들에게 친환경에너지에 대해 비중 있게 가르쳐야 한다(우면동성당은 환경분과가 있다). 왜 이런 친환경에너지 실천을 본당에서 하는지 확실히 알게 해야 한다. |
지난해 여름 우면동성당에서는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푸르름을 여는 잔치(환경잔치)’가 열렸다. 잔칫날 아침 성당 앞마당에는 자전거 발전기가 설치되었다. 그날 백광진 신부는 하루 종일 자전거 발전기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본 수녀와 아이들, 본당 회장, 신자들도 함께 자전거 발전기를 돌려 팥빙수를 만들어 먹었다. 도심 속 자연에 아름답게 자리 잡은 성당 풍경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 | | ▲ 지난 여름 우면동성당에서 열린 ‘푸르름을 여는 잔치(환경잔치)’에 참여한 신자들이 자전거 발전기를 돌리고 있다. (사진 제공 / 맹주형) |
맹주형 (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교육기획실장, 주교회의 환경소위원회 위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
첫댓글 우리 성당도 한번 생각 해보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