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심(殘心)
즉 마음의 여유 또는 여력(餘力)이라 할 수도 있다. 협의(狹意)의 의미에서는 적을 공격한 후에 재역습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공격을 하고 남은 마음의 묵은 힘을 한한다.
광의의 의미에서는 협의의 잔심에서 일보 나아가 적을 참하고 일호흡 후 적의 죽음을 확인하는 마음의 여유를 말함인데 공격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을 했으되 남아 있는 힘을 말한다. 그러나 의식적으로 일부러 마음을 남기고 공격을 한다면 완전한 공격이 안 된다. 쉽게 말하자면 컵의 물을 다 부어버리고 잠시후 다시 거꾸로 들면 몇방울 물이 떨어지듯 그런 여력이다. 적의 공격 후에라도 마음을 놓지 말란 뜻이다.
근자 검도계 일각에서 존심[存心]이란 말로 바꾸자는 견해가 나오고 있으나, 잔심과 존심과는 그 의미가 근본적으로 틀리는 듯하다. 잔[殘]은 남은 것이니만큼 양[量]의 다소를 강조하는 의미가 강하고 존[存]은 있고 없음의 상태 표현의 의미가 강한즉, 잔심[殘心]은 여력이요, 또한 힘을 쓰고 남았다는 뜻에서 존심[存心] 보다는 잔심[殘心]이 더 적절한 표현임을 강조하는 바이다.
- 범사 8단 김재일著『검도총서』에서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