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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섬 으로 원문보기 글쓴이: 섬으로
2012년 8월 11일 토요일 아침
슬로시티 청산도와 그 인근의 소모도, 모황도, 외룡도, 여서도를 돌아보는 2박 3일 일정으로
완도로 길을 나섰다. 서울을 출발한지 6시간만에 완도의 상징 주도(천연기념물 제28호)가
보이는 완도 제1항에 도착하여 점심식사와 휴식을 취하고
우리의 첫 여행지 소모도를 가기 위해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이하 완도항)로 이동한다.
완도항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하는 여서도행 섬사랑 7호
섬사랑 7호는 완도항->소모도->대모도->장도->청산도->여서도를 하루 1회 운항하는
낙도 보조선이였다. 낙도 보조선이란 일반 여객선이 수익이 낮아 운항을 하지 않는 도서지역
주민들의 해상교통 수단을 확보해 주기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하여 운항하는 선박을 말한다.
섬사랑 7호는 이 곳 섬사람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며,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다.
우리의 부풀어 오른 기대와 함께 섬사랑 7호는 남쪽을 향해 바닷길을 가른다.
올해 12월 개봉하는 김윤석, 오연수 주연의 영화 '남쪽으로 튀어' 촬영팀과 함께 승선하였다.
대모도와 여서도에서 촬영중인 이 영화로 우리는 여서도 민박집을 얻지 못하고 부랴부랴
'한국의 섬' 저자 이섬 작가님을 통해 여서도 교회를 숙소로 얻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영화 스탭들은 영화 촬영에 쓰일 경찰차에 여러 장치를 하고 있었다.
선상 가장 높은 곳에 누군가 담배를 피고 있어 보았더니 영화배우 김윤석이...
완도항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아 우리의 첫 여행지 소모도가 눈에 들어온다.
완도에서 남쪽으로 6마일 거리에 있는 작은섬. 섬이 작아 작은섬, 옛부터 띠가 많아 띠섬
또는 소모도로 불리웠다. 행정구역상 해방전에는 소모도리, 해방후에는 모북리가 되었다.
완도항을 출발한지 30여분만에 소모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우리는 노를 저어 고기잡이를 나가는 목선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50~60년대에나 볼 수 있는 신기하고 귀한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소모도는 보통 해안에 마을이 자리잡고 있는 섬들과는 다르게 섬 중턱에 마을이 위치해 있었다.
백사장이 없고 조금만 바다로 나가면 수심이 깊어 지는 이 곳에 해일과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에 마을을 자리잡은 선조들의 지혜가 돋보였다.
방파제에서 마을로 올라가는 길 초입에 리프트가 있었다. 사람은 타지 못하고 물건만 올릴 수 있는
리프트다. 울릉도, 여수 광도에도 비슷한 장치가 있지만 또다른 운반장치로 완도에서는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다. 섬에 들어가면 갈 수록 신기함이 가득한 섬이였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마을속으로 들어가면... 예전에 사용하던 우물이며...
강풍을 견뎌내기 위해 쌓아올린 돌담과 넝쿨에 쌓인 마을은 개발의 흔적은 전혀 없고 60~70년대
시골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여느 민속촌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숲풀사이로 들어선 집들의 모습은 향수를 불러일으키에 충분한 정감어린 풍경이였다.
마을에 유일한 숙박시설인 마을회관에 짐을 풀어놓고 본격적인 소모도 탐방에 나섰다.
소모도 등대에 올라서니 멀리 완도, 신지도가 보이고 뒷편으로 대모도 사이에 바위섬이 보인다.
낚시가 취미인 분들은 저녁 횟감 준비를 위해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이장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고... 나머지 분들은 선착장 근처의 몽돌해수욕장으로 길을 나섰다.
석양을 보기 위해 소모도 서쪽지역에 도착하자 멀리 좌측부터 소안도(뒷편 보길도)
노화도, 횡간도, 동화도, 백일도, 흑일도와 희미하게 해남 땅끝마을까지 보인다.
해가 저물어가자 선착장으로 속속들이 배가 들어오고...
우리가 준비해온 지팡이, 주방용품, 비누샴푸세트, 수건, 할머니들이 좋아하시는 사탕까지
마을 이장님과 부녀회장님께 전달하는 행사를 갖었다. 작은 것이지만 이 곳 소모도 주민들과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 오지섬 여행에서 얻는 경험을 바탕으로 십시일반 찬조한 물품들이다.
우리가 낮에 잡은 자연산 회를 뜨고
완도산 전복으로 술한잔씩 하며 소모도의 밤을 깊어갔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사선을 빌려 모황도라는 섬을 돌아 보기로 했다.
완도 본섬에서 동남쪽으로 12km 해상에 바로 건너편 명사십리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신지도에 딸린
섬이다. 봄이면 먼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의 기암괴석 사이에 핀 배추꽃이 노란솜털같다고하여
뱃사람들은 모황도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다른 이야기로는 이 섬에 보리가 누렇게 익었을 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모황도라고 불렸다는 설도 전한다. 모황도는 1914년 행정구역 신지도 월양리(가인리)에
소속되었다가 몇 차례 소속이 바뀌었던 섬이다. 1995년까지만 해도 4가구 12명의 주민이 살다가 잠시
무인도가 되었던 섬이다. 현재는 SBS 인기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3차례 연속 우승한 뒤 완도지역에서는 유명인사가 된 기흠이네 1가족 3명이 살고 있는 섬이다.
기흠이 아버지 조양배씨는 본래 신지도 사람으로 부산에서 23년간 타향살이를 하다가 풍진세상을
떠돌다 결국 고향 앞바다 모황도에 터를 잡게 된다. 기흠이 어머니의 암투병 요양을 위해 이 섬을
선택한 것 같다. 늦둥이 아들 기흠이는 엄마가 왜 오른쪽 가슴이 없는지를 한동안 몰랐다고 한다.
엄마가 암투병 중이라는 것을 알고 부터는 엄마의 병이 꼭 나을 거라고 믿고 바다를 바라보며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고 한다. 기흠이가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낚시꾼들이 이 섬에 남겨놓고 간 테이프를 들으면서 부터다.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친구없는 이섬에 유일한 벗이 되었다. 뒷산 염소와 사슴을 찾아다니거나 달래와 쑥을 캐며
트로트를 흥얼거리는게 놀이고 공부였던 것이다.
이런 사연을 알고 몇해전 모황도에 다녀오신 회원님께 기흠이 아버지 연락처를 알아내어 찾아 뵙겠다고
미리 양해를 얻어 놓았다. 기흠이 아버지 어머니 발사이즈도 알아서 작업할때 쓸 안전화도 준비하고
기흠이 어머니 화장품과 기흠이 학용품까지 준비를 했다. 방송당시 초등학생이였던 기흠이는 중학생이
되어 있었고 여름방학을 맞아 부모님이 계신 모황도에 머물고 있었다.
선착장에서 바라 본 모황도 전경
모황도 뒷편 풍경
원숭이, 말, 용머리 모양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바위
예전 여러 가구가 살았던 흔적들...
방으로 들어가보자 여러 연예인들과 찍었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어젯밤 모항도를 찾은 손님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어 피곤하고 목소리까지 쉬어있는
상태임에도 멀리서 찾아준 우리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 센스까지 보여주는 조기흠군
떠나는 우리를 보며 아쉬운 손짓을 하는 기흠이네 가족
소모도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돌아본 외룡도
외룡도는 보령 불모도, 고흥 옥태도와 함께 국내 몇 안되는 무인도 펜션을 운영하는 곳이다.
외룡도와 내룡도 사이를 빠져나와...
소모도 입도전 어제 등대에서 보았던 바위섬을 배를 타고 돌아본다.
소모도 몽돌해수욕장
후박나무 터널이 매우 인상적인 소모도 마을 입구
소모도(모북리) 이장님
정겨운 돌담길
소모도 마을을 수호하는 '사장께'라고 불리는 150년된 팽나무
마을 끝자락에 위치한 모북초등학교
모북초등학교는 1966년 설립되어 소모도 아이들의 요람이 되었지만 다른 농촌, 도서지역과 마찬가지로
현재는 폐교 상태였다. 그러나 조그만 섬마을에 고위공무원, 박사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자긍심은 정말
대단했다. 그도 그럴것이 완도 땅끝 조그만 섬마을 출신이 뭍으로 나와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실력 밖에
없다고 한다. 앞으로 인근 청산도와 더불어 '행복충전소'라는 휴양형 관광지, 입시철이면 전국에서
소원성취(공무원, 박사를 많이 배출한 섬)를 빌러 오는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매년 5월이면 전국의 향우민들이 이곳에 모여 마을잔치(http://cafe.daum.net/lshisland/jBRI/17)를
벌이는데... 그 열의가 대단하다고 한다. 전국에 이런 곳도 드물 것이다.
모북초등학교 방향에서 바라 본 소모도
모북초등학교 입구에 위치한 제법 큰 규모의 우물
소모도를 떠나기 위해 돌아나가는 길
다음 여행지 여서도를 가기 위해 선착장으로 나왔다.
어제 승선했던 섬사랑 7호를 타고 다음 여행지 여서도로 길을 나섰다.
소모도를 빠져나와 도착한 곳은 대모도 서리마을
다시 대모도를 반바퀴 돌아 나타난 대모도 동리마을
청산도 앞에 위치한 장도
청산도 도청항에 잠시 들렸다가
완도 최남단 섬 여서도로 뱃머리를 돌린다.
청산도를 떠난지 1시간여 만에
한국의 이스터섬으로 불리는 여서도에 도착했다.
완도와 제주의 중간쯤에 위치한 여서도는 완도에서 약 40km, 청산도에서는 약 25㎞ 떨어져 있는
섬으로 일제강점기에는 태랑도(太郞島)라 불리웠으나, 1945년 이후 '천혜의 아름다운 섬'이란 뜻에서
여서도라 개칭하였다고 한다. 1690년대에 진주강씨(晋州姜氏)가 처음으로 거주하기 시작했다.
섬의 중앙에 352m의 여호산이 있고 급경사를 이루며 해안까지 뻗어 있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산지를
이룬다. 암석해안이 대부분으로 곳곳에 높은 해식애가 발달해 있어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룬다.
섬 북쪽에 만이 형성되어 있고 마을 또한 선착장이 있는 북쪽 만 안에 분포하고 있었다.
완도에서 쾌속선으로 50분 남짓이면 족할 거리를 세시간에 걸쳐 가야한다. 여서도는 완도군의 200여
섬들 가운데서도 낙도다. 육지의 오지처럼 바다의 낙도를 가리는 지표는 거리가 아니라 접근성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섬을 찾은 이유는 이 섬의 돌집들, 높이 5m가 넘는 돌담들 때문이였다.
이섬은 돌과 바람의 나라다. 마치 사라진 잉카나 이스터섬의 유적처럼 경이롭다.
칠레 이스터섬의 거석문명은 붕괴했지만 여서도의 돌문명은 현존하고 있었다.
돌들이 우리를 이섬으로 이끌었다. 이 섬에서 돌들은 섬의 수호신인 동시에 살아있는 역사박물관이다.
섬 전부를 천연기념물이나 문화재로로 지정해 국가차원의 보호관리를 받아야 마땅한 곳이였다.
그 동안 이런 섬의 모습이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강제윤 시인의 글 인용)
섬사랑 7호는 내일 아침 7시에 이 섬을 떠나기 때문에 우리가 여서도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저녁
시간때 뿐이였다. 숙소로 얻는 여서도교회(앞에서 말했듯 영화 '남쪽으로 튀어' 촬영때문에 민박집에
방이 없어 부득이 교회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에 짐을 풀자마자 산행길에 나섰다. 여호산 정상까지
산행을 하고 싶었으나 주어진 시간이 없는 관계로 무인등대에 올라 여서도의 석양을 보기로 했다.
마을을 지날때 마다 철옹성 같이 쌓아 올린 돌담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인등대를 오르면서 바라 본 돌담들에 둘러 쌓인 마을은 미치 거대한 성곽도시같이 보였다.
이 작은 섬에 어찌 이토록 큰 요새가 필요했던 것일까? 흩어져 있는 돌들을 불러 모은 것은 누구일까?
바람의 침략에 섬은 늘 불안한 것이 였을까? 섬에서 해적보다 무서운 것이 바람이였던 것 같다.
무인등대를 향해 조금씩 올라가자 여서도 선착장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등산로 주변에는 이 섬에 유명한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숲을 이루며 무성했다.
여서도 북서쪽에 산 정상에 위치한 무인등대
무인등대에서 바라본 선착장과 마을 풍경
무인등대 인근 산정상에서 여서도의 석양을 보며 추억을 만들어 본다.
2012년 마지막 늦더위에 일부는 교회에서 일부는 방파제에서 텐트를 치고 밤을 지세웠다.
2012년 8월 13일 월요일 아침
아침 7시 배가 떠나기전에 어제 돌아보지 못하 여서도 마을을 돌아보기 위해 산책길에 나섰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 촬영을 위한 만들어 놓은 가짜 슈퍼에 진짜 슈퍼인줄 알고 많이들 속았다.
돌담으로 쌓여진 마을 구석구석이 자연박물관 같다.
여서도 마을 꼭대기에 위치한 청산초등학교 여서분교장
1968년 학생수가 180여명까지 되었으나 2011년 3월 폐교 되었다.
영화 촬영을 위해 학교 문패도 바꾸어 놓고 운동장에는 촬영소품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학교 교정을 나와 여서도를 떠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면서 찍은 풍경들
우리와 함께 어제 여서도에 정박중이였던 섬사랑 7호가 여서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 여호산까지 등반했으면 좋았을 곳인데...
배시간 때문에 너무나 짧은 시간을 쪼개어 여서도를 보고 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여행객들의 편의를 위해 제주도 가는 쾌속선이 잠시 경유해서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언제나 다시 올 수 있을까? 눈 앞에서 여서도는 점점 멀어져만 간다.
섬사랑 7호는 우리의 마지막 여행지 청산도로 향한다.
청산도 도청항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하고 미리 예약한 청산도 투어버스를 타고 청산도 여행을 했다.
시간이 많으면 슬로시티 청산도를 2박 3일이든 3박 4일이든 느릿느릿 도보로 다녀보겠지만
짧은 시간에 청산도를 돌아보기에는 청산도 투어버스 만큼 금전적, 시간적으로 경제적인 것이
없는 것 같다. 더불어 투어버스에 문화관광해설사가 함께 탑승하여 움직이면서 청산도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청산도를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청산도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우리는 도연스님이라는 여스님께서 너무나 자세한 설명을 해주셔서 많은 것을 알고 온 것 같다.
투어버스가 처음 찾은 곳은 당리에 있는 영화 '서편제' 촬영지
두번째 찾아간 곳은 청산도에서 전망이 으뜸인 범바위
범바위는 옛날 이곳에 살던 호랑이가 범바위를 향해 울자 울음소리가 메아리로 되돌아 오는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자신보다 더 큰 호랑이가 범바위에 있구나 하고 이 바위를 떠났다고 하여
범바위로 불리워졌다고 합니다.
범바위를 나오면서 차창밖으로 보인 다랭이논
동촌리 돌담길을 걸어 본다.
청산도에서 유명한 구들장논
세계농업유산 등록 추진중이라고 한다.
2시간 30여분 투어버스를 타고 청산도를 돌아보고 청산도를 떠나기 위해 도청항에 왔다.
시간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많은 아쉬움을 남는다. 다음에 또 오라는 것인가?
청산도에서 완도항으로 나가는 직항 카페리호
이 배들은 청산농협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청산농협의 가장 큰 수입원이다.
청산도 및 소모도, 여서도 배시간 및 예약은 청산농협(http://www.cheongsannh.com) 교통안내 참조
도청항 앞 청산도 표석
청산도를 떠나 우리가 출발했던 완도항으로 회귀
완도에서 제주도를 오가는 쾌속선 블루나래호
우리의 출발지 완도항에 도착
여서도, 청산도는 시간이 부족하여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섬은 처음부터 그 모든것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 아쉬움을 남긴채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완도 소모도-모황도-외룡도-여서도-청산도 2박 3일 여행을 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