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안오일출판브로콜리숲 | 2023.2.25.페이지수92 | 사이즈 126*200mm판매가서적 9,000원
책소개
그림은 그야말로 독자의 몫! 그림을 넣지 않음으로써 오롯이 동시에 마음을 모을 수 있게 한 ‘그림 없는 동시집’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좋은 시는 좋은 동시라는 믿음과 좋은 동시는 또한 좋은 시라는 당위. 『뽈깡』에는 삶에서 터득한 지혜로 삶을 관조하는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따스하지만 서늘한 말씀들이 들어있다. 시적 화자가 궁금해하는 질문으로 물음표를 만들어 건네면 그에 응답하는 이야기로 전체 동시가 구성돼 읽는 이로 하여금 오랜만에 오래된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림 없는 동시집을 내는 일로
동시의 자리가 조금 더 넓어지면 좋겠습니다.
어른의 손에서 아이들의 손으로 전해진다면
아이의 가슴에서 어른들의 가슴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바가 없겠습니다.”
-편집자 주
목차
시인의 말
1부. 고추의 시간
장맛
뽈깡
그람 되얐다
숨구멍
짐과 밥
문과 마음
향교리 참빗
단골
갯벌
염전
2부. 김치전의 봄날
마늘밭
대박과 한 삽
그냥 되는 건 없응께
정자와 나무
타작
기린과 할머니
김치전의 봄날
살아난 길
할머니의 먹물
뻘
해녀 할머니
3부. 잡을라믄
잡을라믄
거름꽃
김못난 대나무
멸치
중한 건 쓰임새여
품다
꽃
동그라미
뿌리
신발
밥
사이
4부. 몸꽃
몸꽃
곶감
나무 농사꾼
자라는 힘
초록숨
기적이 만든 기적
담양 죽물시장
빈집
쓰겄다
할머니의 투망
비단고둥
지지 않는 꽃
_시인의 산문
내 유년의 골목길
저자 소개
안오일
시와 동화를 열심히 쓰고 있어요. 건강하고 밝은 이야기, 따뜻하고 힘 있는 이야기를 써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멋진 어린이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은 책으로는 시집 『화려한 반란』, 청소년시집 『그래도 괜찮아』, 『나는 나다』, 동시집 『사랑하니까』, 설화동시집 『꼼짝 마, 소도둑!』이 있고, 동화책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 『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우리들의 오월 뉴스』 『새가 되어 날아간 춘댁이』,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등이 있어요.
출판사 리뷰
시, 청소년시, 동시에서 동화까지 전방위적인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안오일 시인의 그림 없는 동시집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
『뽈깡』의 모든 시편들은 삶에 관한 질문과 응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른이 희박한 시대를 관통하고 있는 우리에게 녹록지 않은 삶을 몸소 겪어낸 어르신들의 따스하지만 서늘한 가르침의 말들이 차분하지만 당차게 들어있다. 그 목소리는 때로는 힘이 있으면서 때로는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조로 듣는 이로 하여금 삶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열어보게 만든다.
그동안 안오일 시인이 발표한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시선 가운데에서도 역사성과 시대성을 간과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그냥 단순한 경험만 들어 있는 게 아니다. 긴 노동의 시간과 삶의 바닥에서 건져 올린 실패와 그 지난함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결코 놓지 않은 질기고 억센 근육이 만져진다. 찬바람에 터지고 갈라져 거칠어진 이 모든 말씀들의 두 손에는 노동이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다. 모든 말들은 몸을 움직여 생산해내는 동안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면서 그 자체로 몸을 갖게 된 말들이다.
여기 등장하는 ‘김못난 할머니’는 이름에서 벌써 삶의 고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평생 자신은 뒤로 하고 살며, 하늘로 돌아갈 때 고생해서 모든 돈을 마을에 모두 주고 홀홀 하늘로 떠났다는 김못난 할머니. 정말 김못난 할머니는 속을 텅텅 비우고 대나무가 돼 서늘한 바람 소리로 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흙 한 톨에도 뽈깡, 물 한 방울에도 뽈깡, 헐헐하면서 말이다.
여기에 더해 『뽈깡』의 끝자락 〈시인의 산문〉에는 안오일 시인 유년의 골목길이 조붓하게 나 있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유년의 그곳. 그렇게 시인은 한 시절을 건너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시인의 말
할머니, 할아버지와
돌돌돌 풀어낸 말들
엮고 엮어
여러 모양의 이야기가 되었어요.
서로를 들여다보는 창이 되었어요.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