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리로 오시게
박문재
가슴에 응어리진 일 있거든
미사리 지나 양수리로 오시게
청정한 공기
확 트인 한강변
소박한 인심이 반기는 고장
신양수리대교를 찾으시게
연꽃들 지천 이루는 용늪을 지나
정겨운 물오리떼 사랑놀이에 여념이 없는
아침 안개 자욱한 한폭의 대형 수묵화
이따금 삼등열차가 지나는 무심한 마을
양수리로 오시게
그까짓 사는 일 한점 이슬 명예나 지위 다 버리고
그냥 맨 몸으로 오시게
돛단배 물 위에 떠서 넌지시 하늘을 누르고
산 그림자 마실 나온 다 저녁답 지나
은구슬 보오얗게 사운거리는 감미로운 밥이 오면
강 저편 불빛들 일렬종대로 서서
지나는 나그네 불러 모으는 꿈과 서정의 마을
마흔해 떠돌이 생활
이제사 제집 찾은 철없는 탕아같이
남한강과 북한강이 뜨겁게 속살 섞는 두물머리로
갖은 오염과 배신의 거리를 지나
가슴 넉넉히 적셔 줄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처용의 마을
이제는
양수리로 아주 오시게
약력
전남 해남 출생<1941-> 아호 죽현竹峴 중앙대 예술대학 문예창작과졸업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 졸업 전 중등학교 교사 역임 전남일보<현 광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함<1963> 현대문학에 시 안개,하회탈 등이 추천되어 등단함<1980> 한국문인협회 양평문인협회 카도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강남골시낭송회회장,강남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시집 겨울나무의 육성<1982>,모란장날<1989> 양수리로 오시게<2002. 등 다수
고산문학상<1993>,서울문예대상<2000>,영랑문학상<2002>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