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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에 다녔던 시내버스. 사진 출처: 인터넷 서핑 |
人道(인도)에 내 놓은 국화들이 길손을 반긴다. |
삼선교에서 ‘삼선교’는 찾아 볼 수가 없더라.
지하철 안내도에서 ‘삼선교’를 찾으니 삼선교가 있어야 할 곳에는 ‘한성대입구역’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정작 ‘삼선교’라는 글자는 ‘한성대입구역’에 내린 다음 볼 수 있었다. 역 이름 다음 괄호 속에 (삼선교)라고 쓰인 것을 겨우 찾아내었다. 삼선교역을 나와 길거리의 표지판을 보아도 여기저기에 ‘간송미술관’의 표지판이며, ‘최순우 옛집’의 표지판은 있었지만, ’삼선교‘는커녕 ’삼선‘이라는 글자도 좀체 찾아보기 어려웠다.
’삼선교‘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10시가 되기 전이었다.10시부터 미술 전시장이 열린다하니 마을버스를 타고 갈까도 생각하였지만, 걸어서 10여분 거리이니 오랜만에 여기에 온 김에, 나는 길거리를 구경하며 걸어가기로 하였다.
城北川(성북천) 복개 도로 옆 인도에 누군가 국화꽃 화분을 내 놓아 향기나는 꽃길이 되었다. 노란 국화와 자주빛 국화꽃들이 환한 얼굴로 반가운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지하철 입구 겨우 괄호 속에 쓰여 있는 '삼선교' 글자 |
城北川 (성북천=도성 북쪽을 흐르는 개천의 뜻)의 내력. |
城北川 (성북천) 복개도로 (위쪽이 삼청동 방향) |
‘城北川(성북천)’은 어디에?
40여 년 전 내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흰 泡沫(포말 ,물거품)을 띄며 흘러내리던 성북천은 복개 도로가 되어 흔적조차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느 누가 ‘삼선교는 성북천을 건너는 다리’라고 설명해 주지 않으면, 이 도로 밑으로 개천(성북천)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경복궁 동쪽의 복개 도로 아래로 三淸川이 흐르고 있음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겹쳐지나 갔다.
60-70년대의 모습이 그려진 담벼락 벽화 - 선술집- |
옛 영화 포스트를 그려 놓은 블록 담벼락 |
나의 옛 기억을 확인시켜 주려는 듯이 길 옆 블록 담벼락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누군가는 조악한 그림이라 할른 지 몰라도, 옛 시절의 한 모습을 보여 주려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져 왔다. 조금 더 가다보니 길모퉁이에 이제는 보기 드문 공중 목욕탕이 나타났다. 제대로 된 시간 여행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선동 쪽 언덕 꼭대기엔 수도 펌프(pump)장이 있어 가정집 물이 잘 나오게 수압을 가압 시켜 주었었다. 머리를 돌려 언덕 배기쪽에 있던 친척집이 떠올려 보며 그 시절 시간 여행을 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얼기설기 얽힌 전선줄과 어지럽게 배치된 벽돌집들이 시야에 들어 오자 머릿속에 맴돌던 영상은 사라지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그걸로 끝이었다.
이제는 보기드문 공중 목욕탕 |
아직 골목 안쪽에 한옥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전신줄이 어지러운 언덕 쪽 모습.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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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선교 앞에..나폴레옹제과점은 요오
저도 2년정도 삼선교에서 자취했던 기억이 납니다 삼선시장 근처에서요..그 후로 길건너 성북동에서 자취도 하고 하숙도 조금 했던 기억이 납니다..새삼 그때 기억이 나네요..나폴레옹 제과점도 기억납니다..
꽃봉오리 인 채로 져버린 내친구는 나폴레옹 제과 빵이 아니면 빵으로 처주지 않았었는데... 아릿한 추억...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