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냥 (1984)
감독: 배창호
원작,각본: 최인호
배우: 안성기, 이미숙, 김수철, 이대근.
영화 평:
최인호의 인기소설을 배창호 감독이 1980년대풍으로 연출해 당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특히 안성기의 대범한 거지 연기(김밥 한줄을 통째로 입안에 밀어넣는 것 등)가 극중 감초 역할을 제대로 해내 연기파 임을 또 입증한 셈.
음악을 맡은 가수 김수철은 이 영화에서 과감히 병태역(주연)으로 발탁됐다. 키가 작고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를 제작진이 발탁해 과연 원작의 역할을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제작중에 그런 걱정은 불식됐다고. 개봉 후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최인호의 원작소설을 배창호 감독이 꾸준히 연출해 고래사냥2, 안녕하세요,하나님 등이 80년대 당시 필름으로 알려졌다.
케이블TV에서 새벽시간에, 정말 오랜만에 이 작품을 접하게 됐다. 1980년대 당시의 향수를 느낄만한 영상과 소품 그리고 의상 등이 추억을 새롭게 했다. 지금보면 좀 어색하고 상투적인 설정이 드러나기도 한다.
필자는 80년대 명절 당시 지방 도시를 들렸을 때의 생각이 아른거렸다. 친척들이 모이면 고래사냥 속의 그런 지방 동네의 분위기였다.
극중 이미숙이 윤락가에 팔려온 벙어리 춘자역을 맡아 김수철과 호흡을 맞춘다. 이미숙 같은 여배우의 정말 새파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값어치다.
당시의 용팔이 캐릭터 이대근은 여기서 악역(윤락가 업주)을 맡았는데 마지막에 춘자를 놔주는 표정연기와 대사에서 아무리 건달이라도 뭔가 따스함이 남아있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안성기는 고래사냥 속의 실제 상징이다. 거지 왕초역을 맡아 구수하고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력으로 정말 잘 살렸다. 이 영화 속에서 고래는 전혀 안나오지만 사실 고래사냥하면 안성기를 떠올릴 수 밖에 없는 추억으로 남게 했다.
그리고 영화의 수준에 비해 안성기는 분에 넘치는 연기를 해냈다. 대범하게 먹는 장면이나 해안에 도착해 알몸으로 누비는 장면 등... '아무나 영화배우 할 수 있는게 아니구나' 라는 말이 나올 정도 였다고. 특히 속편에서 생닭살을 입에 통채로 집어넣는 장면이 공개되자 이 말이 또 나왔다.
순수하면서도 풋풋한 연기로 영상을 수놓은 이들 3인방의 로드 무비는 '실제로 고래를 사냥하는 포경선 영화일까?'라는 추측과 기대를 져버린 이들에게 대리 만족을 주었다고나 할까. 마지막 병태의 대사처럼. "내가 찾고자 하는 고래는 바로 마음 속에 있었어요..."

첫댓글 안 성기씨가 생고기를 먹던 모습보고 기겁을 했었는데 요샌 세상에 이런일이에 자주 등장하니까 나도 한번 먹어볼까하는
터무니 없는 호기심도 생기더군요...사춘기때 봐서 더 기억에 남는 영화입니다~
이 때 안성기 날렸죠?
김수철의 어벙한 연기와 이미숙씨의 청초했던 모습이 생각나네요...좋은 평글 보고 갑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고래사냥 (바보들의 행진 OST)도 좋았다는...
니베룽겐님 새해에 새로워진 카페에서 보니 새롭네요. 모모님은 어디에?
한참의 세월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보고싶은 영화지요
흔치 않은 명작입니다~ 고래사냥은 노래도 좋죠 ^^
이미숙, 김수철 최고였죠..
포스터 이쁘네요
이 영화보고 생고기 한번 먹어본 기억이...우엑 ㅠ
저도 이런 풋풋한 시절이 있기나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어릴때 봤는데, 생닭을 먹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보는군요
안성기님 연기 천재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