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해마 신경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유전자 구조체(벡터)**를 제작하고, 그 보호과정을 규명하였다고 한다. 향후 노인성 치매 예방과 치료를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해마 신경세포) 기억 관련 중추인 해마조직에 있는 신경세포.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해마신경세포의 손상이 뚜렷하게 나타남
** 유전자 구조체(vector) : 하나의 생물에서 다른 생물에 특정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해 유전자를 운반할 수 있는 자율적 증식능력을 지닌 DNA 분자. 한 번 투여로 장시간 지속적으로 표적 단백질 생성을 유도할 수 있음
경북대 김상룡 교수와 경희대 진병관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신진연구자 지원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및 응용미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이자 Nature의 자매지인 Molecular Therapy 온라인판(1월 13일자)에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In vivo AAV1 transduction with hRheb(S16H) protects hippocampal neurons by BDNF production
고령화에 따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와 파킨슨병 환자가 급속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는 신경퇴화라는 노인성 뇌질환의 공통적인 병리현상의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신경퇴화를 저지하거나 퇴화로 소실된 뇌기능 회복은 어렵고, 다만 증상완화를 위한 치료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경 독성물질로부터 해마 신경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유전자 구조체는 노인성 뇌질환 관련 신경퇴화 저지를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조체에는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단백질(mTORC1)의 활성을 유도하는 단백질(Rheb(S16H)*)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어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 Rheb(Ras homolog enriched in brain) : 신경세포의 분화, 성장 및 생존에 중요한 단백질. 16번 아미노산 세린 대신 히스티딘을 발현시키는 유전자 구조체[Rheb(S16H)]를 제작하여 사용
실제 신경독성 물질에 노출된 쥐에 유전자 구조체를 주입한 결과, 해마신경세포의 사멸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치매 관련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 수 있어 후속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룡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노인성 뇌질환과 연관될 수 있는 성체신경세포의 활성과 보호를 위해 어떤 타깃을 고려해야 될 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알츠하이머병 등을 포함하는 노인성 뇌질환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 규명 및 실질적인 치료제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증상완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노인성 뇌질환에 대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기능회복을 만들어 주는 치료제 연구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데, 새로운 노인성 뇌질환 치료법의 한 가지로 유전자 치료법이 현재 크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다수의 생명과학 분야 선진국들은 뇌질환 치료와 관련된 유전자 치료 연구에 그 역량을 점차 확대하고 있으나, 국내에서의 노인성 뇌질환 관련 유전자 치료연구는 많이 미흡한 상태이다.
최근 성체 신경세포에 다양한 신경영양인자 발현 유도를 통한 신경세포 보호 및 기능회복 관련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으나, 이와 관련된 신경세포 내 핵심 신호기전 물질인 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mTORC1)을 직접 활성화시키는 연구는 본 연구팀에서 선도적으로 수행을 하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 성체 신경세포에 mTORC1의 활성을 강하게 유도할 수 있는 유전자 구조물 [Adeno-associated virus-Ras homolog enriched in brain (S16H), AAV-Rheb(S16H)]을 제작하여 파킨슨병에 대한 유효한 유전자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결과들을 다수 발표하였는데(2011, Ann Neurol; 2012, Mol Ther; 2014 Mol Neurobiol), 위 유전자 구조물은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도 충분히 그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기대하였다.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가장 대표적인 노인성 뇌질환인 치매에 대한 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해마 부위에서 신경독성 물질로 작동될 수 있는 트롬빈(Thrombin)에 대한 AAV-Rheb(S16H)의 신경세포 보호 및 그 기전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내용 먼저 정상 쥐의 해마신경세포에 AAV-Rheb(S16H)를 도입하여 신경세포에 대한 영양인자 유도현상(신경세포 크기 증가 및 신경영양인자 발현 증가)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해마신경세포의 성장 및 생존에 필수적인 영양인자인 Brain-derivecd neurotrophic factor(BDNF)의 증가가 실제 신경세포 내에서 유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그림 1 참조), 기억과 관련된 중요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양이 크게 증가된다는 것을 확인 하였다.
신경세포 크기 변화에 의한 해마구조의 변화는 간질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러한 역효과 유도 유무의 검증을 위해 간질 유도 물질인 카인산(Kainic acid)을 처리한 실험군 쥐들과의 행동분석 비교 실험과 해마조직의 장기강화작용(Long-Term Potentiation, LTP)을 측정하였다. 다행히 AAV-Rheb(S16H)을 처리해도 대조군들과 비교 시 비정상적인 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번 연구의 1차 목표인 해마신경세포 보호에 대한 효과 검증을 시행하였다.
신경세포 보호에 대한 효과 검증을 위해 AAV-Rheb(S16H)이 선 처리된 해마조직에 해마신경세포에 대해 독성 물질로 작동될 수 있는 트롬빈 (Thrombin)을 처리한 후 그 효과를 관찰하였다. 해마신경세포에서 Rheb(S16H)의 발현은 명확한 신경세포 보호 효과를 보여주었는데, 특히 Rheb(S16H)이 유도한 BDNF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그림 2-3 참조).
3. 기대효과
본 연구는 해마신경세포 보호와 관련하여 Rheb(S16H)을 발현시킬 수 있는 유전자 구조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그 연구결과들은 유전자 치료제 관련 주요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Therapy(2015)를 통해 보고되었다. 성체 신경세포의 생존 및 기능 유지와 관련하여 핵심 타깃을 제시하는 연구결과로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노인성 뇌질환 치료제 발굴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노인성 치매 관련 유전자 치료제로서 그 가능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손상된 해마조직에서의 Rheb(S16H) 발현 유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규명하는 후속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러한 연구결과는 증상완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노인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성체 신경세포의 생존 및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된 mTORC1 활성 유전자 치료제를 해마신경세포에 도입하여 해마신경세포 보호효과를 관찰하였다. 노인성 치매 관련 신규 유전자 치료제 등을 위한 중요한 핵심기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디에 쓸 수 있나
노인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향후 인체 역효과(Side effects) 검증이 완료된다면 실제 치료제로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손상된 뇌조직에서의 역할이 규명되어야 하고 인체 유해성 검증도 필요하다. 충분한 연구비 지원으로 지속적 연구가 가능하다면 실질적 실용화 기간을 당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실제 치매가 유도된 동물모델에서 효과검증이 필요하다. 이후 다양한 포유류를 이용한 역효과 유무검증 연구도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노인성 뇌질환 환자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경우 전체 신경시스템이 소실된 것은 아니나 정상적인 행동을 나타낼 수 있는 역치값을 벗어났기에 발생한다. 그러므로 남아있는 손상된 신경세포의 활성을 재유도할 수 있다면 다시 그 역치값 정도는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데, 유전자 치료제가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2006년부터 노인성 뇌질환 치료와 관련된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논문 reviewer 한명이 이번 결과 이후 수행되어야 할 내용들을 계속 요구해서 최종 출판승인을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후 연구를 꼭 해보겠다고 여러 번 설득을 해서 이번 논문이 마무리 될 수 있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노인성 뇌질환 연구를 하다보니 실제 환자들 이야기도 종종 듣게 된다. 최종 내가 어떤 과학자로 남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환자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저도 아직은 신진연구자라 조언을 하기는 어렵지만, 많이 힘들더라도 멀리 보고 소신껏 한걸음 나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림 1. 쥐의 해마신경세포에서 Rheb(S16H) 도입에 의한 BDNF 증가 (위) 정상 쥐의 해마신경세포(NeuN 항체로 조직 염색된 부위)에서 BDNF(신경영양인자) 발현 정도에 비해 (아래) Rheb(S16H)가 도입된 신경세포에서 더 많은 BDNF를 발현하고 있다. 이것은 해마신경세포에서 Rheb(S16H)의 발현이 신경영양인자 생산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그림의 오른쪽 아래 부분은 흰색 사각형 부위를 확대한 그림이다.
그림 2. 해마신경세포에 대한 Rheb(S16H)의 보호효과 (왼쪽) 신경독성 물질로 작동될 수 있는 트롬빈(Thrombin)을 해마조직에 주입하면 뚜렷한 신경세포사멸이 관찰되지만 (가운데) Rheb(S16H)을 발현시킨 조건에서는 신경세포 사멸이 현저하게 감소됨을 볼 수 있다. (오른쪽) 트롬빈이 유도한 신경세포 사멸에 대한 Rheb(S16H)의 보호효과는 BDNF 제어 항체를 투여하면 상쇄됨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Rheb(S16H)이 유도한 BDNF가 신경세포 보호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말한다.
그림 3. Rheb(S16H)에 의한 해마신경세포 보호효과 기전 모식도 Rheb(S16H)는 TSC(tuberous sclerosis complex)라는 단백질에 저항성을 가지는 구조적 활성 단백질이다. 성체 해마신경세포에서 Rheb(S16H)의 발현을 유도하면 mTORC1/BDNF를 활성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신경세포 보호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Rheb(S16H)에 의해 만들어진 BDNF는 mTORC1의 활성에도 다시 관여하여 강력한 영양인자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추가 예비결과에서 확인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