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음악목회" 또는 "음악목사"란 단어가 한국 교회에서 낯설지 않게 사용되고 있고, 차츰 보편화 되어가고 있다. 교회에 따라서는 음악목사를 구하는 교회도 더러 있고, 많은 목사님들 중에는 자신이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서 음악목회를 실현하고 싶어하고, 그것을 이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1981년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한국교회에서 음악목회제도의 실현을 위하여 기회 있을 때 마다 줄곧 이 제도를 주장 해 왔다.
한국 교회음악의 개척자이며, 합창음악의 선구자였고, 한국에서 첫 종교음악과를 연세대학교에 창설하신 우리 교회음악인 모두의 존경하는 스승 박태준 박사는 교회음악가의 이름을 특별히 구별지어 부르려고 하지 않았다. 교회에서 음악을 담당한 사람들을 "성가대원"이라 했고, 그 책임을 맡은 사람을 "성가대 지휘자"라 했다. 그 분이 봉사하던 시대는 음악가가 많지 않았고, 음악을 알기만 하면 교회에서 환영을 받던 때 였다. 그러나 그분은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성가대 지휘자의 역할은 목사의 역할과 꼭 같다"고 가르치셨다. 즉 "지휘자이지만 목회자이다"란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은퇴하기 까지 30여년을 한곳(남대문 교회)에서만 봉사했고, 지휘자이기 보다는 음악목회자로 평생을 보냈다. 현재도 "성가대원" 그리고 "지휘자"란 말은 전국 교회에서 두루 사용되고 있는 말 이다.
박태준 박사의 뒤를 이어 곽상수 교수께서 연세대학교의 종교음악과를 이끌면서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 하였다. 그는 우선 "종교음악과"를 "교회음악과"로 고치고, "지휘자"란 말 대신에 "교회음악 지도자"란 용어를 사용 하였다. 교회음악 지도자란 말은 영어의 music director, 또는 director of music의 한국말 번역인듯 하다. 곽상수 교수는 박태준 박사의 뒤를 이어 한국 합창음악을 더욱 발전 시켰고, 특별히 한국에 오르간 (organ을 "오르간"으로 처음 음역하여 지금도 한국에서는 어디서나 "오르간"으로 표기하는것이 널리 사용되고 있음) 을 소개하고 보급하는데 크게 공헌 하였으며 이 분야를 개척하여 많은 제자를 양성 하였다. 오늘날 한국의 많은 교회에서 오르간을 갖게 된 것은 이분의 공이라고 생각 된다. 곽상수 교수에 의하여 "교회음악 지도자"란 용어가 처음 사용되어 그가 새문안 교회의 찬양대를 맡으면서 자신의 공식 명칭을 "교회음악 지도자"라고 호칭해 주기를 원하여 그렇게 불렀었다. 현재 봉사하는 연세대학 교회에서도 "교회음악 지도자: 곽상수"로 호칭되고 있다.
"교회음악 지도자"란 말은 "지휘자"란 말 보다 월등히 좋은 말임에 틀림 없다. 우선 세속적인 의미에서 종교적 (교회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곽상수 교수의 "교회음악 지도자"란 말의 개념은 교회에서 음악에 관한 한 최고 책임을 지는 사람을 의미한다. "교회음악 지도자"는 성가대 대장이나 또는 담임 목사의 지시를 받지 않고, 그 교회에서 사용되는 모든 음악에 관해서는 "최고 결정권자" 란 의미가 있다. 즉 교회에서 음악목회를 담당하는 최고 책임자란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말 속에는 곽상수 교수가 정의 하는 개념이 다 포함되지 못한 것이 흠이다. 즉 "교회음악 지도자"란 말 속에는 목회자로서의 의미가 희박한것 같고, 전임 (full time)이란 개념이 없는 듯 하다. 지도자라고 하면 시간이 있을 때 도와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대학에서 교회음악과를 두어 4년간 전문교육을 시키면서 졸업후에 파트타임으로만 봉사하라고 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교육 현실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전임직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 된다. 이러한 호칭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두가지 이유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떤 사람은 "독일에서 Kapellmeister라고 하니 우리도 '음악장'이라고 하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교회에서는 교회에서 전도사란 말을 사용하고 있으니 성가대 지휘자를 '성가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휘자, 음악장, 성가사, 또는 교회음악 지도자 등의 말이 있지만 박태준 박사의 "성가대 지휘자," 그리고 곽상수 교수의 "교회음악 지도자"의 개념을 포괄하고, 여기에다 목회적인 개념을 포함하여 음악목회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필자는 찬양대 대원과 지휘자 모두를 포함 해서 총칭 "음악목회자"라고 부른다. 음악목회는 지휘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또 혼자 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목회자"란 말 속에는 지휘를 담당한 사람을 의미함이 보다 강력한 것은 사실이다. 목사가 될 수 있는 신학 과정을 마치고 안수를 받은 사람은 "음악목사"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에서도 침례교회를 비롯하여 모든 복음주의 교회에서 음악목사 (music minister)를 두고 음악목회를 전담케 하여 널리 시행되고 있다.
1988년 부터 한국에는 찬양감독 또는 음악감독제가 생겼다. 이 감독제도에 관해서 일부에서 오해를 하고 있는것 같다. 필자가 충현교회의 음악목회자로 갈때 교회에서는 그 교회내의 7개의 찬양대와 교회내의 모든 음악문제를 책임지도록 하는 찬양 감독으로 임명하였다. 갈보리교회에서는 이와 꼭 같은 일을 최훈차 교수에게 맡기면서 음악감독이라고 부르고 있다. 감독 제도는 하나의 직책명이다. 마치 목사이면서 직책이 감리사이고 감독이듯이, 찬양감독( 또는 음악감독)은 그 교회의 음악을 총괄하는 음악목회의 대표자의 직명이지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구교에는 사제가 있고, 주교가 있고 (신교에서는 주교직을 감독이라 함) 추기경이 있다. 사제도 주교도 추기경도 모두 신부이다. 이처럼 찬양감독과 음악감독도 모두 음악목회자이다. 신부가 아니면서 사제가 될수 없고 주교가 될 수 없듯이, 목회자가 아니면서 찬양감독이나 음악감독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출처 http://www.cyworld.com/remn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