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방서후 기자]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ACE)은 소위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른 정부 재정 지원 사업과는 달리 ‘잘 가르치자’는 교육의 근본 취지를 추구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0년 출범 이후 교육부가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이래 사업 참여 대학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맞춰나가려는 모양새다.
27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10회 ACE포럼'의 본격적인 일정에 앞서 ACE협의회 소속 대학 총장들은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의 발표로 ACE사업의 성과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상훈 교수는 ACE사업 도입 배경이 대학이 제시한 교육목표와 인재상에 부합하는 질 높은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탁월한 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은 비참여 대학과 비교해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보다 많이 제공하게 돼 있고, 학생 차원에서도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준비 정도와 핵심 역량의 함양 정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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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10차 ACE포럼'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회원 대학 총장들이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의 발표를 듣고 있다. |
배상훈 교수는 “ACE참여 대학의 학생들이 비참여 대학 학생들에 비해 학습량과 고차원 학습 경험, 능동적인 학습 태도, 교수와 학생간 상호작용, 대학의 학업 지원 정도, 대학 소속감 및 자부심 등의 요소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는 ACE참여 대학이 정부의 다른 재정지원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배 교수는 “ACE선정 대학 중 90% 이상이 대학 특성화(CK), 60% 이상은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에 선정됐다”며 “국가 수준에서 학부 교육의 질과 성과가 전반적으로 향상되는 추세에서 ACE 대학의 학부 교육 경쟁력은 특히 높아졌지만, 비참여 대학 역시 이를 추격하고 있는 만큼 대학 특성에 맞는 교육 선도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교수의 헌신과 정부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구조를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도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ACE사업의 당위성이 강조됐다. 서거석 전북대 전 총장은 개회식에서 ‘위기의 대학, 길을 묻다’ 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가 필연적인 상황에서 대학 현실에 맞는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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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거석 전북대 전 총장이 제10회 ACE포럼에서 대학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서 전 총장은 “2023년 고졸자가 모두 대학에 진학한다고 가정할 때 입학 정원 2000명 규모의 대학 80개교가 문을 닫아야 하고, 대학 진학률 70%를 적용하면 140개교가 문을 닫아야 한다는 통계가 나온다”며 “각 대학들은 주위 여건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안일과 현실안주에 취해있지 않았는지 진정성 있게 되돌아봐야 한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반성하고, 대학의 내실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현 위기를 극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각종 비리 의혹으로 위기에 빠졌던 전북대의 총장을 맡았을 때 이를 극복했던 경험을 예로 들며 특히 위기에 빠진 지방대학의 가능성을 독려했다.
서 전총장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국립대 최초로 4학기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학생들을 외국에 보내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토록 했다. 뿐만 아니라 평생지도교수제도 라는 학생 진로지도 시스템을 도입해 학생들과 교수가 평소에도 자유롭게 소통하고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개혁을 위해 선진대학을 벤치마킹해 전북대 실정에 맞게 고쳐 적용했고, 선진대학을 능가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교수는 물론이고 직원, 학생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정기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등 다각적인 소통을 추구했다”며 “그 결과 전국적으로 존재감이 전혀 없던 전북대가 불과 6~7년 만에 국내외 각종 대학평가에서 10위권으로 진입했고, 국립대 중 최초로 8년 연속 ACE사업에 선정됐다. 그러니 모두 용기를 가지고 함께 힘써달라”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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