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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익현 (goodman131) | 조회 : 9 | 추천 : 0 | 작성일 : 2005/02/18 00:19 | |
초등학교를 빼고 고등학교까지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곳에 있었고 대학교도 공대출신이라 근처에 여자는 가뭄에 콩나듯 했었지요. 첫 직장은 제조업체 쪽이었는데 한 성깔 하는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품질보증 부서로 발령이 나더군요. 규현이 형도 한 성깔하는 남자들만 우글대는 곳으로만 돌아 다녔겠지만..
전산직으로 직종을 바꾸면서 두 번째 직장은 그래도 여자가 좀 있었지요. 2:8 은 된 것 같애요. 세 번째 직장은 지사에 먼저 발령이 나서 나중에 본사로 들어 갔는데 적어도 여자가 반은 되었어요. 지금이 네 번째 직장인데 환경이 완전히 뒤바껴서 50명 정도의 인원인데 남자 넷에 모두 여자들... 그것도 자주 외근 나가는 연세가 좀 있는 두 분을 빼면 회사에 상근하는 사람은 나와 28살된 친구 한 명. 달랑 둘입니다. 며칠 전에 친분이 있는 사람이 연락이 와서 다른 곳에 옮길 생각이 없느냐고 하더군요. 아웃 소싱으로 그 사람을 통해 계약직으로 들어 가는 거고 근무 조건은 지금보다 좀 못하지만 외국계 은행 쪽이어서 경력만 2-3년 쌓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철밥통이 될 수 있는 곳이에요. 한 번 길을 뚫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뚫어 놓으면 계속 그 물에서 놀게 되어 있듯이요. 세 번째 직장이 외국계 기업이었는데 지금 직장도 그런 것처럼... 예전부터 금융계 쪽에서 일을 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온 겁니다. 현재 직장에서 근무한 지 1년 4개월 만에 온 기회죠.
역마살이 있어서인지 첫 직장이 대기업이었는데 다닌지 1년 4개월 만에 때려 치우고 어학 연수 한다고 외국에 일 년 정도 가 있었고 돌아 오기 3달 전에 IMF 터져서 2년간 놀았지요. IMF 터지고 실업자 재취업 교육이 많이 생겨 났는데 그 때 전산 관련 교육도 받고 6개월 정도 단전호흡 수련원에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호흡 공부를 시작했지요. 처음 단전호흡을 접한 건 고등학교 때지만 책을 보고 익혔던 수준이라 주로 좌선보다는 와선 위주의 수련이었는데 좌선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걸 실행에 옮겼다는 것은 그 만한 힘이 갖춰 졌다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조그만 수련원이었는데 선사님이 연세가 예순이 넘으셨는데도 불구하고 기력이 대단하시더군요. 젊었을 적에 운동 좀 하셨고 깍두기 아저씨들 좀 많이 패고 다니셨나 봅니다. 기력이 어느 정도였느냐 하면 좌선 중에 선사님이 가까이 다가 오면 몸에서 방사되는 기력에 의해 아랫 배 밑바닥에서 기운이 위로 떠 오르곤 했지요. 마치 물을 막대기로 휘휘 저으면 밑에 가라 앉아 있는 불순물들이 떠 오르는 것처럼.. 좌선 상태에서 두 손을 합장을 해야지만 선사님의 휘저어 오는 기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겨우 기운을 안정시킬 수 있었지요. 두 손을 합장 하게되면 신체에 한 쪽으로 쏠리기는 기운을 바로 잡아 균형을 이루어 주기 때문이죠. 수련원에 들어 갔을 때에 제 기력이 이미 몇 년 다닌 동기들 보다 결코 뒤 쳐지는 실력이 아니었는데도 그 정도의 영향을 받았지요.
그렇게 3년간 영어 배운 것. 전산 공부한 것, 호흡 수련 배운 걸 밑천 삼아 규현이 형 만나기 전까지 버텨 온 거지요. 첫 번째 직장 1년 4개월 근무 두 번째 직장 8개월 근무 세 번째 직장 부산 지사 6개월 근무, 서울지사 1년 근무, 본사 1년 8개월 네 번째 직장 현재까지 1년 4개월
왜 이렇게 근무 연수와 변화된 주위 환경을 장황하게 적었느냐면 그것이 제 수련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거지요. 기력이 어느 정도 차서 힘이 생길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고 터지려고 하는 그 무렵에 주위 환경이 변화 되어 온 거죠. 제 이력이형이 말한 수행과 인생 두 가지 길이 서로 맞물리면서 흘러 온 것이고 규현이 형도 지금껏 겪어 온 형의 이력을 여기에 쭈욱 적으면 대충 수행에 있어서 변화의 시점이 나오겠죠. 형도 얼마 전에 직장이 바뀌면서 예전보다 많이 안정된 건 사실이니까요.
형이 밑에 말한 것 처럼 지금 또 한 번 저에게 주위 환경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 기회는 그냥 넘기려고 합니다. 얼마 전 꿈에서 본 것이 맞다면 아직은 치고 나가기엔 힘이 조금 부족하기도 하고 더 중요한 건 결혼을 해야 되니까요.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직장 모두 저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자들이 있었어요. 뛰쳐 나오고 싶었을 때 그 상태에서 1년만 더 참아 낼 수 있었다면 아마 지금 쯤 결혼해서 애 아빠가 되었을 겁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 세계를 불가에서는 사바세계라 하는데 사바라는 말이 사밧디에서 온 말로 인내, 인고 라고 하더군요. 인내하는 세계... 잘 참고 인내하는 자가 결국 승리하는 세계라는 뜻이 맞는 거지요.
선지자와 선구자의 차이는 그에 합당하는 힘을 동반하느냐 그렇지 못 하느냐의 차이지요. 인내하는 힘... 밀어 붙이는 힘..
지금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들이 네 번째 직장을 옮기기 전에 겪었던 감각들과 유사한 점이 많아요. 그 싯점에 꽤 괜찮은 여자들이 저한테 호감을 보였는데 밀어 붙이고 인내하는 힘이 부족하다 보니 결국 다 놓치게 되더군요. 작업 기술 특히 알아차림의 기술이 아주 많이 부족해서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변화보다 안정을 취해서 장가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죠.
영상제조산업, 단학원, 시스템업체, 유통, 의류... 다음은 금융업체에서 기 한 번 돌려 보고 싶은데.. 돈 돈 하지만 실제로 자기 전 재산 만원짜리 로라도 바꿔서 함 만져 본 사람이 잘 없지요. 다만 숫자만 줄었다 늘었다 할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