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도교수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방송 인터뷰 하나 해보라고요.
SBS 8시 뉴스 기자에게서 질문이 들어왔는데
조선 시대에도 건선을 앓았던 환자가 있는지 물어본다는 군요.
마침 제 박사 논문 주제가 <한국 한의서에 수록된 피부과 치료법 연구>였으니
제가 이런 인터뷰에 응하기에 적임이라고 판단하셨나 봅니다.
얼마 전 국군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게 전부인데
난생 처음으로 공중파 TV에 출연하게 된 것이죠.
그것도 8시 뉴스이면 간판 프로인데요.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사실 좀 긴장이 되었습니다.
곧 기자와 통화를 했고 어떤 것을 물어보고자 하는지 질문도 미리 받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승정원일기 사이트에서 열심히 건선에 대해서 찾아보았습니다.
마침 기자가 딱 원하는 기록이 있더군요!!
대망의 인터뷰 날짜가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공중파 출연! TV에 제 얼굴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제 인생에 처음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실은 무척 떨렸습니다.
제가 좀 촌스러운 사람이라서요. ㅎㅎㅎ
대략 30분 정도 시간이 걸렸던 것 같네요.
기자는 미리 물어보겠다고 했던 질문도 던졌지만, 갑자기 막 돌발 질문들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방송이 잘 나왔습니다.
울 아들놈은 방송을 보더니 "엄마! 근데 인터뷰 하면서 왜 웃어?" 이러네요.
방송을 보니 제가 말하는 끝에 웃긴 웃었네요. 왜 웃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뉴스가 나간 직후 친척 오빠에게서 연락이 왔네요.
무심코 TV를 보고 있었는데 제가 나와서 깜짝 놀랬다고요. ㅎㅎ
환자분들이 방송을 봤다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몇달이 지난 후에도 그때 원장님을 뉴스에서 봤다는 얘기를 환자분들에게서 계속해서 들었습니다.
메인 뉴스라서 시청률이 꽤나 되니 방송을 보신 분들이 꽤 계셨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음 날에는 DAUM 메인 화면에 이 뉴스 내용이 뜨기까지 했었습니다.
건선이라는 제목을 보고 기사를 클릭했는데 제가 나와서 놀랬다고 하신 분도 계셨고요. ㅎㅎ
당시 방송 기사의 링크를 걸어 봅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others/newsview?newsid=20121202214206363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5&aid=0000240409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1513358&plink=OLDURL
조선시대 승정원일기에도 건선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기록돼 있습니다.
[(승정원 일기 中) 신이 오랜 지병인 풍선(건선)이 심해져서 피부가 가렵고 아파서 침상에서 구르는 지경이라….]
[(승정원 일기 中) 모친이 선창(건선)으로 침과 약을 써도 잘 낫지 않아 모친을 돌볼 수 있게 신의 관직을 거둬 주옵소서.]
[방성혜/한의학 박사 : 긁어도 가려움이 그치질 않는다. 거의 폐인이 될 지경이다. 건선으로 고통을 오랫동안 받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상 제 인생 처음으로 공중파에 제 얼굴이 나간 사건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