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북부 바스크 자치주 해안도시 빌바오는 원래 문화도시가 아니었다. 오히려 오랜 세월동안 공업도시로 우충충한 냄새를 풍기는 도시로 세계인들에게 인식되어온 도시였다. 그리고 1980년대 급격한 도시 쇠퇴기를 맞는다. 이런 도시에 풍요로운 문화의 바람을 몰고온 것은 1997년 3월 세계 최고 현대미술관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을 유치하고부터이다.
바스크 자치주의를 외치는 바스크 주정부는 1990년대 초 쇠퇴해가는 빌바오를 되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슷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스페인 동부의 까탈루냐 지방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예정지로 선정되며 선수를 치고 나고자 이에 비장의 카드를 뽑아든 것이 바로 빌바오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자는 것이었고, 주정부는 이 미술관 건립에 1억불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으며 현재 그러한 투자는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이 생겨나고 빌바오는 스페인을 여행하는 여행객, 미술학도들에게 문화, 미술의 아이콘적 도시로 변신하는데 대성공함으로써 <스페인의 미술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시가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네르비온 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은 미국 건축가 게리(Frank O. Gehry)가 맡았는데 혁신적인 외관 디자인을 창출해냈는데 사람들은 이를 메탈 플라워(Metal Flower)라 부르며 외관만으로도 환호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인지 이 미술관은 소장품보다도 미술관 그 자체가 구경거리다.
미술관 전체의 외벽은 물고기 비늘 모양의 0.5mm 두께의 티타늄판 수만개로 제작되어 있는데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고 한다. 전체 4층의 미술관은 각 층마다 8개에서 10개 정도의 대형 전시장이 있다.
미술관은 내부는 지나간 50년간의 귀중한 근, 현대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처음엔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의 전시물들이 대부분을 이루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기획전 등이 열리며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만의 색깔을 더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