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달산댐 건설추진과 관련, 현재 팔각산 옥계 청정계곡에 댐이 건설되면 영덕군 달산면민은 팔자를 고치게 될 것처럼 온갖 유언비어와 감언이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수백년 조상대대로 가문을 일구며 온갖 풍상을 이기고 마을을 지켜온 토종선비 정신들이 어느 날 들이닥친 외부보상투기세력의 동등한 권리주장, 이간질 홍보권력에 힘겹게 맞서고 있다. 달산댐 건설을 저지하려는 이들의 의지는 가히 필사적이다.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댐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물이 많은 나라에서 댐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만큼 인위적인 저수지나 댐이 많은 곳도 아마 없을 것이다.
특히 달산댐을 건설하려고 하는 경북 북부지역엔 댐이 많다. 영주·안동·임하·영천·보현산댐은 물론, 영양·달산댐까지 좁은 지역에 무려 7곳이나 막았거나 추진 중에 있다. 그런데 이들 댐의 평소 저수율은 30~40%에 불과하며, 태풍이나 장마가 휘몰아쳐도 70%를 넘기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저수되지 않은 나머지 60%는 부풀려진 설계가 아닌가. 수천억원의 국민세금이 예산낭비로 탕진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사막의 나라 리비아는 파이프로 대수로 공사를 벌여 필요한 곳에 물을 공급했다. 또 중동의 석유, 시베리아의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공급하는 자원국들은 모두가 파이프를 통해 자원을 활용,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보나 안동·임하댐같은 대형댐의 물을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일정사업규모 이상만 되면 수자원공사가 사업발주 주체가 되겠다는 욕심의 논리가 국책사업으로 포장되고 있는 셈이다.
가짜 서명부로 청소년학생들을 속여 찬성서명을 받는 등 달산댐 수몰예정지에는 현재 보상을 노린 과수심기, 건축붐이 일고 있다. 댐이 건설되고 나면 물이 말라있을 곳에 홍수 방지제방공사(150억원), 저수지 이중투자공사(300억원)가 완공단계에 있고, 농어촌공사의 복지회관 신축, 담장공사(52억), 상수도인입공사(110억)가 한창 진행중이다. 실거주 인구 1천명도 되지 않는 달산면을 두고 쓸데없이 경쟁적으로 국력을 탕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 부채가 천문학적인 현실에서 그 원인분석 견학지로 추천할만하다. 영덕군은 전국에서 땅값이 제일 많이 올랐다며 지자체의 업적인양 외쳐대고 있다. 그것이 투기꾼 탓인지 귀향·귀농희망자들의 부담이 될지는 안중에 없는 듯하다.
영덕군민은 물론 달산면민은 달산댐 건설이 진정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애국적 사업이라면 포항에 물을 공급하는 것 또한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달산사람들은 비록 소득이 낮아 세금으로 나라를 돕지는 못하지만, 하늘에서 베푼대로 인정스럽게 농사를 지으며 전국에서 초등학교 분교 하나 없는 유일한 면소재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은 우리 시대에 없어질 시한부 나라가 아니며, 백만년 미래의 후손들이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살아가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자연을 보전대상이 아닌 개발대상으로 파괴논리를 만드는 이 시대의 투기권력자들에겐 임기가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금수강산을 지키고 보전해야 하는 우리들의 책임과 의무에는 임기가 없다는 중요한 사실도 함께 배워나가는 중이다.
신기락 <영덕 달산댐 출향민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