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子曰 臧文仲居蔡 山節藻梲 何如其知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장문중이 큰 거북을 보관하는 집을 지을 적에 기둥 윗머리에는 산 모양을 그리고, 대들보의 동자기둥에는 마름 풀 무늬를 그렸으니, 어찌 지혜롭다 하겠는가?”라고 하셨다.
臧文仲, 魯大夫臧孫氏, 名辰. 居, 猶藏也. 蔡, 大龜也. 장문중은 노나라 대부 장손씨고, 이름은 신이다. 居란 숨기는 것이다. 蔡는 큰 거북이다.
魯孝公生僖伯彄 字子臧 辰其曾孫 諡文 노나라 효공이 희백 구를 낳았는데, 자는 자장이었다. 辰은 그의 증손이고, 시호는 文이었다.
古註 蔡國君之守龜 出蔡地 因以爲名 長尺有二寸 옛날 주석에는 蔡가 노나라 임금이 지키는 거북인데, 채나라 땅에서 났으므로 이로 인해 이름으로 삼았으니, 길이는 한 자 2촌이었다고 한다. |
2 | ○ 節, 柱頭斗栱也. 藻, 水草名. 梲, 梁上短柱也. 蓋爲藏龜之室, 而刻山於節, 畫藻於梲也. 當時以文仲爲知, 孔子言其不務民義, 而諂瀆鬼神如此, 安得爲知? 『春秋傳』所謂作虛器, 卽此事也. 節이란 기둥 끝의 두공이다. 藻란 물풀의 이름이다. 梲(절)은 동량 위의 짧은 기둥이다. 대개 거북이를 숨기기 위한 집인데, 節에다 산을 조각하였고, 서까래에 수초를 그린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장문중을 지혜롭다 여겼지만, 공자는 그가 사람의 마땅한 일에 힘쓰지 않고 귀신에게 아첨하기를 이와 같이 하는데, 어찌 지혜로울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춘추전]의 이른바 ‘헛된 기물를 만들었다’라는 말이 바로 이 일이다. 朱子曰 卜筮事聖人固欲人信之 然藏龜須自有合當處 今乃如此 是他心惑於鬼神 一向倒在卜筮上了 安得爲知 古說他僭 若是僭便是不仁了 今只主不知 言大夫不藏龜 禮家乃因立此說 臧文仲在當時人說是非常底人 孔子直見他不是處 便見得聖人微顯闡幽處 주자가 말하길, “卜筮(점)의 일은 성인께서도 본래 사람들이 그것을 믿기를 바라신 것이지만, 거북이를 숨기는 것에는 반드시 저절로 합당한 곳이 있기 마련이다. 지금 도리어 이와 같이 한다면, 이는 그의 마음이 귀신에게 미혹되어서, 줄곧 점치는 일 위에 엎어져 있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니 어찌 지혜로울 수 있겠는가? 옛말에 그가 참월한 것이라 하였는데, 만약 참월한 것이라면, 곧바로 어질지 못한 것이 되고 만다. 지금은 그저 지혜롭지 못한 것에만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대부는 거북이를 숨기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은 禮家들이 마침내 이로 인해 이 학설을 세운 것이다. 장문중은 당시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공자께서는 곧장 그가 옳지 못한 부분을 알아보았으니, 곧바로 성인께서 은미한 것을 드러내고 어두운 곳을 열어 밝혀주신 부분을 알아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南軒張氏曰 所貴乎知者 爲其明見理之是非也 方其時世俗以小慧爲知 故於文仲有惑焉 夫子明之 使人知夫所謂知者 在此而不在彼也 남헌장씨가 말하길, “지혜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것이 이치의 옳고 그름을 밝게 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그 당시의 세속 사람들이 작은 슬기를 지혜로 여겼기 때문에, 장문중에 대하여 미혹된 바가 있었던 것이다. 공자께서는 그것을 밝히셔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른바 저 지혜라고 말하는 것이 여기에 있지 저기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도록 하신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不務民義 本文無此意 然諂瀆鬼神者 必不務民義 務民義者 必不諂瀆鬼神 二者常相關 樊遲問知 子曰務民之義 敬鬼神而遠之 可謂知矣 朱子蓋卽答樊遲問知之意而斷臧文仲歟 신안진씨가 말하길, “사람의 합당한 일에 힘쓰지 않는다는 것은 본문에 이러한 뜻이 없다. 그러나 귀신에게 아첨하고 더럽히는 자는 반드시 사람의 합당한 일에 힘쓰지 않을 것이고, 사람의 합당한 일에 힘쓰는 자라면 반드시 귀신에게 아첨하지 않을 것이니, 이 두 가지는 항상 서로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번지가 지혜에 관하여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의 합당한 일에 힘쓰고, 귀신을 공경하되 멀리하는 것을 지혜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하셨다. 주자는 아마도 지혜에 관한 번지의 질문에 대답한 뜻에 나아가서 장문중을 판단하였을 것이리라!”라고 하였다. |
3 | ○ 張子曰: “山節藻梲爲藏龜之室, 祀爰居之義, 同歸於不知宜矣.” 장자가 말했다. “기둥에 산을 새기고 서까래에 수초를 그려서 거북이를 숨길 집을 짓고, 새 이름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는 지혜롭지 못한 것으로 함께 귀결되어야 마땅하다.”
朱子曰 三不知皆是諂瀆鬼神之事 주자가 말하길, “세 가지 지혜롭지 못한 일은 모두 귀신에게 아첨하고 모독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國語魯語海鳥曰 爰居止於魯東門之外 三日 臧文仲使國人祭之(文仲以爲神 故命人祭之) 국어 노어 해조편에 이르길, 원거가 노나라 도성 동문 밖에 이르렀는데, 3일이 되자, 장문중이 나라 사람들을 시켜서 그것에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장문중은 그것을 신으로 여겼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명하여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던 것이다).
○ 『春秋左氏傳』「文公」2年條曰: “仲尼曰 ‘臧文仲, 其不仁者三, 不知者三. 下展禽, 廢六關, 妾織蒲, 三不仁也; 作虛器, 縱逆祀, 祀爰居, 三不知也.’” 춘추좌씨전 문공 2년조에 이르길, “중니왈, 장문중은 그 어질지 못한 것이 셋이고, 지혜롭지 못한 것이 셋이라고 하였다. 전금(유하혜)을 내리고, 육관을 폐하며, 처로 하여금 부들자리를 짜게 한 것이 어질지 못한 셋이고, 헛된 기물을 만들고, 차례에 맞지 않게 거슬러 제사를 지내며, 원거라는 새에게 제사를 지낸 것이 지혜롭지 못한 셋이다.”라고 하였다. ○ 『春秋左氏傳』「襄公」24年條曰: “穆叔曰 ‘以豹所聞, 此之謂世祿, 非不朽也. 魯有先大夫曰 臧文仲既沒, 其言立, 其是之謂乎. 豹聞之, 大上有立德, 其次有立功, 其次有立言. 雖久不廢, 此之謂不朽.” 춘추좌씨전 양공 24년조에 이르길, “목숙이 말하길, 저 표가 듣기로 이것을 일컬어 世祿이라 하는데, 썩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노나라에 선대부가 있어 말하길, 장문중은 이미 죽었지만 그 말은 서 있으니, 아마도 이것을 말한 것이리라고 하였습니다. 저 표가 듣기로 제일 위에는 덕을 세움이 있고, 그 다음이 공을 세움이 있으며, 그 다음이 말을 세움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비록 오래되어도 폐지하지 않으니, 이를 일컬어 불휴(썩지 않는다)라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 『春秋左氏傳』「僖公」21年條曰: “臧文仲曰: ‘非旱備也. 脩城郭, 貶食省用, 務穡勸分, 此其務也. 巫尪何爲? 天欲殺之, 則如勿生. 若能爲旱, 焚之滋甚.’ 公從之. 是歲也, 饑而不害.” 춘추좌씨전 희공 21년조에 이르길, “장문중이 말했다. ‘가뭄에 대한 대비책이 아닙니다. 성곽을 수리하고, 음식을 줄이고 씀씀이를 줄이며, 추수에 힘쓰고 나누어 먹기를 권하는 것, 이것이 그에 대해 힘써야 할 바입니다. 무당이 무엇을 하겠습니까? 하늘이 그들을 죽이고자 하였다면, 태어나지 말라고 하였을 것입니다. 만약 무당들이 능히 가뭄을 일으킬 수 있다면, 그들을 불태워 죽여서는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이에 공이 그의 말을 따랐다. 이 해에는 굶주렸지만 해를 당하지는 않았다.”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