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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양산 백학장원 원문보기 글쓴이: hwd
청국장의 神祕
이한창
하라 도시오 공저
-우리의 전통식품 청국장
콩은 뇌를 건강하게 하는 건뇌식품이라고 불려지기도 합니다. 오늘날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로는 콩에 들어있는 레시틴이라는 물질은 인지질의 일종인데 이것이 체내에 들어가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원료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이 멍해지는 치매증 환자의 뇌 속에는 이 아세틸콜린의 양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콩을 먹으면 레시틴의 작용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집중력과 두뇌회전이 향상되어 젊음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콩은 두뇌에 활력을 불어넣어 두뇌신경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감각이 예민해져 일도 잘 되고 사회적으로 성공의 길로 이끄는 데도 큰 구실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일본에는 아마낫또, 이또비끼낫또, 시오까라낫또의 세 가지 낫또류가 있습니다. 아마낫또는 콩을 설탕과 함께 조린 것으로서 이것은 순수한 과자라고 볼 수 있고 이또비끼낫또와 시오까라낫또는 콩을 발효시킨 발효제품이라는 공통점은 있습니다만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이 전자는 청국장균(일본에서는 낫또균이라고도 함)이라는 세균이며 후자는 누룩곰팡이라고 하는 곰팡이류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청국장에 해당되는 것은 이또비끼낫또입니다.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어디에서 생겼을까요? 1884년 독일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렸는데 일본에서는 콩과 한천을 출품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콩이 크게 평판을 받아서 프랑스에서는 진주와 같은 콩이라 했고 독일에서는 밭의 고기라 했답니다. 무엇이든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습성이 있는 독일 사람들이 콩을 분석해 본 결과 그 성분이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버금간다는 것을 알고 밭의 고기라 한 것이죠.
그래서 독일에서는 당장 콩을 심었는데 싹이 나고 꽃도 잘 피었지만 웬일인지 알이 여물지 않아서 깜짝 놀랐던 것입니다.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 보니 독일에서 자란 콩의 뿌리에는 혹이 생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혹을 만들어주는 것은 근류균의 조화인 것을 알게 되었고 독일땅에서는 근류군이 없기 때문에 콩이 여물지 않은 사실을 확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식물이라는 것은 땅에서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가는데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야 되는 콩은 그 외에도 많은 질소가 필요하고 또 그것은 땅에서 흡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공기중의 질소도 이용해야 됩니다. 그래서 콩은 근류균이라는 세균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됩니다. 즉 이 균을 뿌리의 세포내에 살게 하여 이 균이 공기 중의 무기질소를 유기질소로 전환시켜주면 콩식물은 그 덕택으로 단백질을 만들어서 콩이 잘 여물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 균을 배양, 살포해서 근류균이 없었던 땅에도 콩농사를 짓는 기술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콩은 식용하는 부분이 콩의 자엽이고 배유는 없으며 자엽 속에 영양분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청국장은 콩만을 이용한 발효식품입니다. 원재료인 콩과 제품인 청국장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당질이나 칼슘, 인 따위는 원료에 비해서 낮지만 비타민 B1, B2의 함량은 월등히 증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칼슘, 인이 콩보다 적은 까닭은 원료의 침수 증자과정에서 다소 빠져 나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료 중에 있는 비타민 B1은 수용성인데다 열에 약하므로 처리과정에서 많이 손실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발효과정에서 50% 정도나 증가했고 비타민 B2는 콩에서보다 거의 3배 증가했습니다. 즉 발효 중에 균에 의해서 생선된 것으로 볼 수 있지요. 또한 콩에는 전혀 없었던 비타민 B12도 발효 중에 새로 생겼습니다. 콩의 아미노산을 보면 리진, 트립토판, 발린, 류신, 이소류신, 페닐알라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거의 모두 들어 있고 일반적으로 식물단백 속에 부족하기 쉬운 리진, 아르기닌 등의 함량이 콩이나 청국장에는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 조미료의 주성분인 글루탐산의 함량이 콩단백 속에는 20%나 들어 있기 때문에 콩이나 청국장의 감칠 맛을 나타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콩 단백질은 대부분이 물에 녹습니다. 두부를 만드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시겠지요. 그런데 청국장 제조 중에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의 손실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콩을 삶으면 종피는 부드럽게 되고 단백질은 서로의 결합력이 약해져서 조직이 물러지고 그 위에 청국장균의 작용으로 더욱 변화를 합니다. 증숙에 의해서 콩단백질은 변성을 받아서 불용성 질소로 변하는 양이 많아 집니다. 그런데 이것이 또 청국장으로 되면 그 60% 가량이 수용성으로 변하고 극히 소화흡수율이 높은 저분자 펩티드나 아미노산으로 변하게 됩니다. 즉 콩보다도 훨씬 높은 영양가를 지닌 식품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청국장은 위장내에서 소화되기 이전에 이미 청국장균에 의해서 소화가 되어 있는 상태이며 이와 같이 소화율이 좋은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콜레스테롤을 씻어내서 혈관의 노화를 막아주는 리놀산 등의 불포화지방산이나 레시틴 등이 다량으로 들어있고 또 항산화작용이 있는 비타민 E나 사포닌도 있어서 이것들이 불포화지방산의 산화하기 쉬운 약점을 도와주는 든든한 원군의 구실도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청국장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끈적끈적한 진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진은 무슨 성분으로 되어 있을까요? 알고 보니 이 진은 글루탐산이 한 줄로 약 5,000개가 연결된 폴리펩티드와 과당으로 구성된 프락탄이라는 물질이 혼합된 것이었습니다. 이들 양자의 혼합비율은 일정하지 않고 청국장의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폴리펩티드의 함량이 60~80%까지 증가하므로 상대적으로 프락탄의 함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글루탐산은 감칠맛을 내주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서 다시마나 오징어를 씹으면 좋은 맛을 느끼는 것은 바로 이 글루탐산 때문입니다.
콩이나 밀가루 속에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으로서 글루탐산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엌에서 사용되는 화학조미료도 글루탐산이 주성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당은 글자 그대로 과실의 단맛성분 중에 있고 꿀의 독특한 단맛은 주로 과당의 맛입니다. 그런데 청국장 속에 있는 과당은 프락탄이라는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지는 못합니다.
청국장을 만들 때 볏짚을 이용했습니다. 즉 삶은콩을 시루에 담고 볏짚을 구겨서 군데군데에 꽂고 따뜻하게 보온해서 띄웁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조사해 보면 볏짚에 청국장을 발효시켜주는 균이 묻어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삶은콩과 볏짚, 이들은 청국장의 소재로서 아주 중요한 것들입니다. 띄우는 방법도 한국에서는 따뜻한 온돌이 있기 때문에 아랫목에 이불로 씌워 놓습니다만 온돌이 없는 일본에서는 증두를 짚으로 쌓아서 퇴비 속에 파묻는 방법, 더운 물통에 왕겨 속에 함께 파묻는 방법 등으로 보온을 해서 띄웠습니다.
볏짚에 묻어있는 청국장균은 전문적으로는 고초균이라 합니다. 이 균은 볏짚이 살아있을 때 볏짚에서 함께 살다가 볏짚이 마른 후에는 포자를 형성해서 휴면 상태로 붙어있게 됩니다.
볏짚에는 청국장균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있을텐데 왜 청국장 속에는 청국장 균만이 있을까요. 이런 상태를 전문적으로 균총이라 하고 영어로는 Micro flora라고 합니다. 증두에 볏짚이 닿으면 거기에 휴면상태로 묻어있던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들이 치영한 생존경쟁을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승리한 것이 청국장균이며 그렇게 될 때 좋은 청국장이 되는 것입니다만 만일 청국장균이 생존경쟁에서 패배하게 되면 청국장 발효는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죠.
고초균은 열에 대단히 강합니다. 보통의 균은 50~60도C 에서 거의 죽게 되지만 고초균은 잘 견디어 냅니다. 고초균의 포자는 120도C에서도 쉽게 죽지 않습니다. 따라서 발효열로 고열이 되면 다른 균, 즉 청국장 만들기에서 해로운 균은 전부 죽게 되지만 고초균은 끄덕없이 계속해서 청국장을 발효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볏짚에 붙어있는 균, 이런 것을 야생균이라 합니다. 옛날에는 이런 것을 이용해서 청국장을 만들었습니다만 이럴 경우 혹시는 청국장균이 생존경쟁에 패배해서 청국장 발효가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게 되고 또 모든 볏짚에 우수한 청국장균만 있으란 법도 없고 해서 그때그때 청국장의 질에도 차이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런 현상을 어려운 말로는 ‘재현성이 없다’라고 합니다.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만들어서 똑같은 제품이 되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가 마찬가지입니다.
청국장균은 온도가 10도C만 되면 활동할 수 있고 가장 알맞은 온도는 45도C 정도이지만 65도C에서도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자를 형성하면 120도C까지도 견딜 수 있습니다. 술을 만들어주는 효모나 김치를 익혀주는 젖산균이 20~30도C에서 활동하고 65도C가 되면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것에 비하면 청국장균은 상당히 고온성이라는 것을 알수 있겠지요.
청국장을 오래두면 그 표면에 0.5~1mm의 하얀 반점이 많이 생깁니다. 이것은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과 인, 마그네슘, 암모니아 따위의 무기염의 결정인 스트라바이트가 생긴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부패가 아니며 아무런 독성도 없고 맛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며 영양학적으로도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다만 보기에 좋지 않고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하락할 따름입니다.
한국인은 청국장을 먹는 방법을 말하자면 누구나 ‘찌개’라고 대답합니다. 사실 우리는 찌개형식으로 해서 밥의 부식으로 먹는 방법 외에는 청국장 식용법은 없다시피 합니다. 일본에서는 극히 일부가 찌개로 해서 밥의 부식으로 먹을 뿐 대부분은 날로 먹게 됩니다. 이 경우도 밥의 부식으로 먹을 수도 있고 출출할 때 군음식으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부식으로서의 식용법의 한 예를 들면 더운밥에 낫또를 30g정도 넣고 달걀과 비벼서 먹습니다. 군음식의 경우는 겨자나 간장을 쳐서 버무려 그대로 먹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한국사람은 지겹게 느끼는 분도 있습니다만 청국자의 효과를 100% 살릴려면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강조해두고 싶습니다.
<가정에서 청국장 만들기>
청국장을 만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만 그것은 첫째 잡균 오염을 막아야 된다는 철저한 주의사항입니다. 특히 파아지가 덤비게 되면 청국장 만들기가 실패로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사용하는 용기나 기구는 모두 끓는 물에 10분 이상 담가서 열탕소독을 해주십시오.
1)가능하면 소립종(중간 정도의 콩)의 콩을 준비합시다. 대립종인 경우 박콩은 제품의 맛이 소립종보다 못합니다. 콩이 물에 불으면 부피나 무게가 약 2배가 되므로 사용하는 용기의 크기를 감안해서 양을 알맞게 준비합니다.
2)콩을 잘 씻고 3배의 물에 넣습니다. 담그는 시간은 15~18시간 정도면 되는데 정확하게 시간을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대략으로는 저녁을 먹고 담갔으면 다음날 오전 중에 꺼내면 됩니다.
3)이번에는 콩을 익히는 순서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물에 넣고 삶는 방법과 시루에 넣고 찌는 방법입니다. 어느 쪽이나 다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만 영양가의 손실이라는 관점에서는 찌는 편이 더 유리하겠지요. 어느 쪽이든지 처리시간은 김이 오른 후 불을 약하게 해서 3시간 이상 지속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작업은 대단히 불편하기 때문에 압력밥솥이 있으면 대단히 편리합니다. 압력밥솥의 내부에 시루밑창을 놓고 바닥에는 2cm 정도로 물을 붓고 시루밑창위에 원료콩을 올려놓습니다. 그 후 뚜껑을 닫고 불을 켭니다. 김이 오르면 김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불을 약하게 해서 약 20분 지속한 후 불을 끄고 압력이 다 내려가기를 기다렸다가 뚜껑을 엽니다. 콩이 익는 동안에 종균을 준비합니다. 어머니들처럼 볏짚을 쓰면 좀 불결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좀 발전된 방법을 쓰기로 합니다.
기존의 청국장을 구해다가 종균으로 사용합니다. 우선 열탕 소독된 컵에 끓인 물(80도C)을 넣고 여기에 소독된 젓가락으로 청국장 소량(0.5g 정도)을 넣고 잘 저어 줍니다. 이때 청국장균은 이 정도의 열에서는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만 다른 잡균들은 다 죽게 되니 깨끗한 청국장 종균이 준비된 셈입니다.
4)드디어 균 접종의 순서입니다. 이때 만일 잡균이나 파아지가 오염되면 실패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손을 깨끗하게 씻는데 가능하면 알코올 소독을 하면 더욱 좋겠지요. 발효용기로 쓰일 그릇이나 종균을 섞어줄 숟가락도 미리 철저히 열탕소독을 해둡니다.
콩이 아직 뜨거울 때 종균액 소량(원료콩 500g에 종균액 한 숟갈 정도)을 골고루 뿌리고 숟가락으로 잘 섞어 줍니다.
5)이번에는 발효과정입니다. 가장 중요한 과정이지요. 원료콩은 용기의 턱을 넘지 않게 담습니다. 원료콩의 표면에는 랩필름을 씌웁니다. 그리고 이쑤시개로 5cm 정도의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줍니다. 청국장균도 사람처럼 산소호흡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40도C로 18시간 정도 지속시키면 됩니다. 그런데 사실 가정에서는 이 과정이 가장 어렵지요. 옛날처럼 따뜻한 아랫목이 있으면 거기에 놓고 이불을 씌워주면 되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집 방에 아랫목이라는 것이 따로 없으니 전기담요 같은 것으로 잘 싸두면 되겠지요.
온도란 잘 맞으면 하룻밤으로 발효시간은 충분합니다만 그렇지 못하면 이틀 밤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여하튼 진이 나는 상태와 냄새를 살펴서 발효의 종결점을 결정합니다. 너무 발효가 지나치면 향취면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강해지므로 요즘 아이들은 이런 것을 대단히 싫어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온도를 정확히 맞출 수 있는 청국장 발효기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이용할 경우에는 전기를 꽂고 아무데나 놔두어도 발효가 잘 되기 때문에 대단히 편리합니다.
6)이번에는 가공하는 순서가 되겠습니다. 일본의 낫또는 발효 후 냉장고에서 후숙이 끝나면 바로 식용할 수가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서 소금을 넣고 마쇄해서 단지에 보관했다가 조금씩 덜어서 사용하는 것이 청국장의 식용습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소금의 첨가량은 7% 정도로 하면 되고 절구에 넣고 찧으면 되겠습니다만 미끄러워서 잘 찧어지지 않는 점이 힘든 일이 되겠습니다. 요즈음은 이런 곳에도 쓰일 수 있는 간단한 가정용 민치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완성된 제품은 냉장고에서 한 달 정도는 보존이 가능하므로 조금씩 덜어서 사용하십시오. 그리고 장기간 보존하고자 하시면 냉동고에 넣고 얼리면 되겠습니다만 나중에 조금씩 덜어서 사용하고자 할 때는 단단해서 대단히 불편합니다. 따라서 소량(일회 사용 분량 정도)씩을 비닐봉지에 싸서 얼려두면 한 개씩 꺼내서 사용하기가 대단히 편리합니다.
<한국 각 지방의 청국장 만들기>
1)콩은 보통 메주콩 삶을 때처럼 삶아서 60도C 정도로 냉각하고 나무상자나 소쿠리에 담고 볏짚을 덮고 따뜻한 곳에 두어 45도C로 유지시키면 2~3일 후에 점질이 생긴다
2)잘 뜬 콩을 식기 전에 소금, 마늘, 고춧가루, 파를 넣고 찧어서 단지에 꼭꼭 눌러 담는다.
청국장은 집집마다 맛의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볏짚의 균의 좋고 나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지방에 제법)
시루에 베보자기를 깔고 짚을 편 다음 푹 삶은 콩을 쏟아 김이 통하는 보를 덮은 채 3일 쯤 띄운다. 시루에 담을 때는 가운데를 비우도록 담아야 썩지 않고 잘 뜬다. 다 떴으면 그대로 찧어 소금 간을 한다
(경상도 지방의 제법)
해안지방에서는 별로 만들지 않으며, 상주지역에서 많이 만든다. 일명 담뿍장이라고도 한다. 콩을 삶아 더운 곳에서 띄우고 소금과 마늘을 넣고 찧는다.
(전라도 지방의 제법)
익산지방에서는 콩을 삶아 실이 나게 띄워 소금, 고춧가루, 마늘을 함께 섞어 절구에 찧어두고 되직하게 찌개처럼 지져 먹는다.
남원지방에서는 콩을 삶아 3일간 띄워 마늘, 고추, 소금을 넣고 절구에 찧는다. 장 지지는 법은 뜨물에 청국장을 풀고 고기, 두부, 무를 넣고 묽지 않게 한다.
부산지방은 동지 전에 햇콩을 띄워서 먹는다
(충청도 지방의 제법)
겨울철 콩을 삶아서 대바구니에 담아 덮어 3~4일간 더운 곳에서 띄워 절구에 찧고 소금 간을맞추어 삭힌 다음에 된장찌개처럼 끓인다. 오래두고 먹는 것이 아니고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맛이 있게 먹을 수 있다.
청국장은 한국이나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 일대에서 많은 사례를 볼 수 있고 심지어는 아프리카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청국장, 일본의 낫또, 네팔의 키네마, 인도네시아의 템페(이것은 청국장류가 아님) 등 무염발효대두는 동아시아 조엽수림 문화권 고유의 식문화이며 그 중심은 중국의 운남 근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청국장을 권하는 이유
콩은 그 자체도 좋은 식품이지만 이것을 청국장균으로 띄우면 청국장균의 작용으로 새로운 약효가 더해지는 것입니다. 즉 콩 자체의 영양에 청국장균의 생산물과 균 자체의 생균효과 등이 상승적으로 효용을 발휘해서 세계적으로도 그 종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좋은 식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비타민제나 감기약이 귀했던 옛날에는 약용으로도 쓰였습니다.
청국장의 조상이라고 볼 수 있는 豉(시)에 대해서도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식욕을 증진시키고 각기병을 치료해준다 하였으며 고려 때의 본초학에는 안질을 치료할 수 있다했습니다. 일본 식물화가본초에는 기생충을 제거하고 건위, 중풍, 담, 복통에 좋고 술을 깨는 데도 효과가 있다했습니다.
청국장에는 청국장균이 생성해 놓은 여러 가지 활성효소가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들이 이것들의 효과를 최대한도로 노리고자 한다면 청국장을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청국장에 열을 가하게 되면 이들 효소의 대부분이 파괴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청국장 식용방법을 보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찌개형태로 먹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고 날로 먹는 경우란 전혀 없다시피 합니다만 일본에서는 반대로 대부분이 날로 먹고 있으며 극히 소량이 국(낫또지루)으로 해서 식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청국장을 날로 드시기를 적극 권유하고 싶습니다.
즉 살아있는 각종 효소와 청국장균이 우리의 몸에 들어가면 소화활동을 활발하게 돕고 청국장이 지니는 섬유와 더불어 우리의 뱃속을 깨끗하게 청소해 줍니다.
또 살아있는 청국장균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1g의 청국장 속에는 무려 10억 이상의 균이 있습니다. 그러나 유산균 음료 1g 중에는 100만개의 균이 있을 따름입니다. 식품 중에서 이렇게 많은 생균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리 세계가 넓다한들 청국장 밖에는 없다 해도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위장 내에는 젖산균과 같은 좋은 균과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나쁜 균이 혼재해서 살고 있습니다. 만일 나쁜 균들이 득세를 하면 변비가 생긴다던지 또는 심한 병도 생기게 되지요. 여기에 청국장균이 들어가면 장내의 젖산균의 작용을 도와 여러 가지 이로운 물질을 생성하게 하여 위장내의 유용 미생물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설사나 장염 등을 예방하며 변비도 막아줍니다. 이렇게 해서 한마디로 정장작용을 해주게 됩니다.
청국장균의 증식력을 보면 25분마다 배로 늘어납니다. 즉 분열증식법이라 하여 하나가 25분 후에는 두 개가 되고 또 25분 후에는 4개가 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계산하면 12시간 후에는 약 2,000만개가 되고 24시간 후에는 240조 개로 늘어납니다. 실로 엄청난 증식속도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증식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소가 없이는 될 수 없는 일이며 그 영양소가 바로 콩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청국장균은 콩에 있는 단백질이나 지방질 그리고 당질 등의 영양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소화기관에서처럼 여러 가지 소화효소를 충분히 배출하여 콩의 성분 속으로 침투시켜서 단백질이나 기타 성분을 분해해야만 됩니다. 그리고 청국장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이유의 또 한 가지는 콩에는 그만한 충분한 영양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청국장 속에 있는 주요 효소들을 보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는 프로테아제, 녹말 등을 분해해서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아밀라제, 지방질을 글리세린과 지방산으로 분해해주는 리파제, 섬유질을 당질로 해주는 셀룰라제, 그 외에도 유레아제, 파옥시다제, 카탈라제, 펙티나제 등이 있습니다.
싱싱한 청국장을 그대로 드시면 소화효소제와 영양소가 동시에 섭취되어 아이들에게는 성장을 돕게 되고 노화나 성인병을 예방하고 중년 남성에게는 스테미너를 증진시키고 피부를 윤택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청국장균은 대장균이나 젖산균처럼 장내의 상생균은 아닙니다. 청국장 섭취 후 대략 1주일 정도가 지나면 변에서 청국장균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청국장균의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청국장을 수시로 먹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청국장에는 리진이나 아르기닌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서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리울 정도로 양질의 단백질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포화지방질도 많고 특히 인지질에 속하는 레시틴은 몸 속의 불필요한 지방질을 분해해서 배설해주는 작용이 있습니다. 배에 지방이 많이 끼면 배가 나오는 상태가 되며 이는 건강에 적신호라고 합니다. 이때 레시틴은 배의 지방분을 빼주고 몸이 날씬하게 균형이 잡혀시게 해줍니다.
여성들 중에는 여드름이나 죽은깨, 거친 피부 등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아고 근본적인 대처가 있어야만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창자내에 있는 독소를 말끔히 제거하기만 하면 값비싼 화장품은 필요없게 됩니다.
창자내에는 여러 가지 균이 상생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어떤 부패균은 변비, 숙변, 흑변 등을 일으켜서 체내에 머물러 있게 하고 그 균은 이것을 먹고 살면서 독소를 만들고 이 독소는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서 위와 같이 피부에 고민스러운 상태를 야기합니다. 그뿐만 아니죠. 모르는 사이에 건강에 악영향을 많이 미치게 됩니다.
청국장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그와 같은 독이 생긴 경우에는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레시틴은 독소를 콩팥에 보내서 소변으로 배설시키거나 간으로 보내서 본해하게 합니다. 또 청국장이 가지는 식이섬유와 협력해서 숙변이나 흑변을 몸밖으로 배설시킵니다.
육식을 주로 하는 서양인은 젊은 사람도 얼굴에 주름이 많습니다. 채식을 주로 하는 동양인에 비해서 피부가 쉽게 늙기 때문입니다. 동양인은 식생활 습관상 식품을 통해 레시틴을 많이 먹고 있는 것입니다. 레시틴은 기름에도 섞이고 물에도 섞입니다. 이것을 전문적으로 말하면 친유성과 친수성의 상반된 두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름과 물은 서로 섞이지 않습니다만 레시틴이 존재하면 섞이게 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특히 노인의 경우에는 체내의 수분이 50%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수분과 지방분을 함께 붙들어 주는 작용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이럴수록 청국장으로 레시틴을 공급해서 수분과 지방분의 균형을 도모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청국장에 많이 있는 불포화지방산인 리놀산은 몸에 필요 이상으로 있는 지방질을 녹여내는 작용을 하므로 비만도가 높은 분이나 몸의 내부로부터 젊어지고 싶은 분은 꼭 청국장을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청국장에는 인삼에도 들어있는 사포닌류와 각종 미네랄, 비타민 E(토코페롤), 비타민 B군 등도 많이 들어있으므로 이만하면 청국장은 과연 먹는 화장품이라고 단정해도 될 것입니다. 또 피부명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뱃 속에는 어떤 연구를 통해 보면 가짓수로는 100여 종류가 되고 개수로는 100조개쯤 된다고 합니다.
이들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해서 두 부류로 나누면 유용균과 유해균으로 나눌 수 있는데 만일 유해균이 득세를 하게 되면 당장 우리의 건강에 이상이 오게 됩니다.
유용균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비피더스균입니다. 이 균은 처음에 모유를 먹는 어린이의 변에서 발견되어 모유영양아의 뱃 속에만 있는 것으로 믿어 왔으나 최근에는 이들이 성인이나 동물의 뱃 속에도 있다는 것이 알려졌습니다.
비피더스균은 올리고당이나 식물섬유를 즐겨 이용하면서 그 세력을 확장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식물섬유는 몸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믿어 왔습니다만 최근에는 대장암이나 심근색증이나 뇌경색증을 예방하고 혈액중의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동맥경화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제는 식이섬유라고 부르고 있고 이것을 주성분으로 한 음료류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청국장 속에는 비피더스균이 즐겨 찾는 올리고당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청국장의 원료인 콩에는 4.5%의 식이섬유가 있고 청국장 발효 중에 올리고당도 많이 생성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와같이 청국장을 먹으면 그 속에 있는 식이섬유나 올리고당이 비피더스균을 잘 살게 해서 이로 인해 장내세균 무리들의 균형이 잘 잡히게 되고 따라서 연제까지도 젊음을 잃지 않는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청국장은 건강의 파수꾼인 셈입니다.
고혈압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혈압만 높은 경우를 ‘본태성 고혈압’이라 하고 심장이나 신장 또는 뇌 등 몸의 어딘가에 병이 있어서 그 때문에 나타난 고혈압, 즉 2차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증후성 고혈압’이 있습니다.
증후성 고혈압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만 원인이 되는 병의 치료를 하므로써 나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본태성의 경우는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하고 고혈압 환자의 90%가 본태성에 속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본태성 고혈압은 30대 후반~40대 초반에 일어나고 처음에는 천천히 진행되면서 신장, 심장, 뇌, 안저 등의 혈관에 서서히 변화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자각증세가 없지만 세월이 경과됨에 따라 동맥의 근육이나 내막이 점점 두꺼워지고 혈관 내부에 끈적거리는 물질들이 엉겨 붙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동맥경화증의 상태라고 할 수 있고 혈전도 생기기 쉽게 됩니다. 만일 혈전이 심장의 입구에 있는 관상동맥을 막아서 혈액의 흐름에 지장을 주게 되면 심장의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이 결핍되어 협심증이 됩니다. 즉 생성된 혈전 때문에 혈액이 심근세포까지 흐르지 못하게 되면 허혈이라고 해서 혈액부족상태가 되어 심근세포가 죽게 됩니다. 이것이 ‘심근경색’이란 병인 것입니다.
또 뇌동맥에서 이렇게 되면 ‘뇌졸증’이 됩니다. 이와 같이 고혈압은 순환계 질환의 진행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고혈압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그 예방에 주의를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청국장이 고혈압에 대해서 억제효과가 있을 것이란 것은 동물실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고혈압의 방지에는 갖 만든 청국장보다는 조금 묵은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주로 그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청국장의 ‘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몸에서 혈압을 조절하는 계통으로서 ‘안지오텐신’이라는 계가 있는데 혈압이 올라가는 이유는 안지오텐신 변환 효소라는 물질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물질의 작용을 막아주면 혈압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그러한 약물이 혈압강하제로서 의학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제는 청국장입니다. 청국장에는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강력한 프로테아제라는 효소가 있는데 이것이 콩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기는 어떤 물질이 안지오텐신 변화 효소의 작용을 강력하게 저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렇게 해서 쥐에게 청국장을 먹였을 때 혈압이 내려가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최근에 소금의 과잉섭취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어 좋지 않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청국장을 즐겨 드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청국장은 몸 속에 여분으로 있는 나트륨을 체외로 배설하는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나트륨은 소금 중에 있는 성분인데 혈액에 너무 많이 들어 있으면 수분을 혈관내로 흡수해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트륨 즉 소금의 과잉섭취는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청국장은 몸 속의 나트륨의 양을 조절해 줍니다. 콩이나 청국장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이 여분의 수분이나 나트륨을 체외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고 따라서 혈압을 정상화해주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