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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899호 (13/4/1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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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U자걷기 제 11구간 마지막날 이야기
(파주, 통일 동산 - 피주, 임진각 13km)
글 : 이순애(운영위원,soonae1211@naver.com )
사진 : 이 창 조(홍보위원장.lc191@hanmail.net) 김 민 종(부위원장.mjmjk123@hanmail.net)
오늘은 2013년 4월 6일(토) 마침내 한사모의 꿈을 이루는 마지막 날입니다.
한사모의 대한민국 U자걷기가 최종 목표지점인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도착함으로써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됩니다.
설렘과 기대 한아름을 안고 뜬 눈으로 지샜을 회원들의 얼굴은 밝고 건강하며 비장미까지 겹쳐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기상청은 오늘 날씨를 뚝 떨어진 기온에 비와 강한 바람까지 심하다고 예고하여 겁을 잔뜩 주었지요.
그러나 5년 동안 오로지 오늘을 위하여 모든 수고를 바친 대표님은 오히려 고요하고 의연했습니다. 아침 호텔 뷔페 식사를 마치고 난 후 낮은 목소리로 기도와 열망과 성취의 순간인 오늘, 높으신 분은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전하셨을 뿐입니다.
오늘은 오전에만 파주 평화누리길을 걷습니다. 오후에는 임진강역을 거쳐 자유의 다리에서 만세삼창을 한 후 망배단 도착식 행사와 완주기념 축하 음악회가 열립니다.
모두 그린 베레모를 쓰고 진주홍 점퍼로 일사분란하게 복장을 통일하여 주위의 관심을 끌어내는 효과를 높이기로 했지요.
아침 일찍 서울에서 한상진 고문님과 나병숙, 윤혜선, 방규명, 윤봉수 회원님이 호텔 위즈에 도착하여 합류하였습니다.
다른 날보다 조금 늦은 8시 30분에 호텔을 출발하였습니다. 30분 쯤 지나 내포리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내려 논두렁 밭두렁길로 들어섰습니다.
부슬부슬 가는 비가 내리고 날씨는 희끄무레합니다.
제주와 남해안은 어제밤부터 태풍급 비비람이 심하다는데 한사모를 위해 바람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나 봅니다.
<이 정도쯤이야> 회원들의 표정이 밝고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노랑 하양 보라 분홍빛깔 비옷에 총천연색 우산이 황량한 들판을 수놓습니다.
자유로 방면 뚝방길에 오르니 문산시 아파트가 보입니다. 이중 철조망 둘러친 뚝방 아래 초소가 보이고 군인들이 왔다갔다 합니다. 임월교 근방입니다.
1983년 임진강을 이용하여 임월교로 침투하던 북한 간첩이 사살되었다는 표지판에 분단현실이 실감납니다.
철조망을 따라 지난해 무성하던 개망초며 쑥 잔해가 웃자란 모습으로 헝클어져 있습니다.
요즘 경색되고 있는 남북관계를 보는 것 같아 쓸쓸해집니다.
그러나 그 아래 땅 위에는 새이파리를 매단 풀잎이 옴쑥옴쑥 자라고 있군요. 비켜줄 자리를 찾는 묵은 풀이 <나 여기 있어요 >고사리손 흔드는 새풀잎을 토닥토닥 어루만지듯 이 땅에도 빨리 평화가 오기를 빌어봅니다.
생명은 어떤 곳이든 빈터를 남겨두지 않고 따뜻한 기운을 전하니까 파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겠지요. 어느새 서병진, 고영수 회원이 나타나더니 하동사거리 주유소에서 박남화 회원이 연노랑 비옷을 입고 등장합니다.
아침식사 후 한 장식 나눠받은 완주기념 타월을 제공해 주셨지요.
잠시 아파트단지를 지나면서 본 파주는 분단된 국가의 접경지역 휴전선에 가까워 안보와 군사 도시라는 점을 빼면 일반 위성도시나 다를 게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긴장이 흐르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군사요충지입니다.
요즘 파주시는 공무원들이 잘못한 일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반성백서>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답니다. 잘못을 감추지 않고 거울 삼아 주민에게 다가가려는 낮은 자세가 돋보입니다.
다시 논길 밭길입니다. 마을에서 심심해하던 개들이 일제히 큰소리로 짖어대니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들며 냅다 달려나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형형색깔로 단장하고 지나가는 걸 생전 처음 보고 놀란 가슴을 누를 수가 없나 봅니다.
반구정에 있는 음식점<만해치>에 도착 했을때는 비도 거의 멎었습니다.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기에 간단히 꿩만두를 들었습니다.
오후 두 시쯤 망배단 행사가 끝나면 시루떡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대표님이 U자걷기 동행 취재에 나선 동아일보 주애진 기자를 소개하셨습니다.
토요일이라 쉬는 날인데도 함께 걸으며 밀착취재를 한답니다. 요즘 기자는 실력은 물론 아름다워야 한다고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네요.
영국에서 참가한 정인자 회원을 시작으로 많은 회원들과 인터뷰를 시작하였습니다.
전 한국교원대 총장이신 정완호 회원님은 특별한 주제가 있는 품격 높은 모임, 배려라는 보이지 않는 질서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한사모의 특징을 강조하셨지요. 총장님은 명석함, 뛰어난 강의능력, 각별한 제자사랑으로 교육계 혜성으로 떠오른 명망인사였다지요.
산티아고를 다녀오신 박찬도 고문님, 진풍길 회원님, 이창조 위원장님, 안철주 회원님, 시 백편을 술술 암송하시는 박해평 위영위원님 등등...
주 기자님이 저에게는 걷기의 의미를 물어왔어요.
<걷다보면 얽히고 설킨 문제가 저절로 해결이 돼요. 마주치는 작은 생명을 인정하면서 존재감과 자신감을 갖게 되니 이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임진각역 앞에서 일행을 기다리시는 이강남회원님과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함께 걷기는 힘드셔도 편지를 가장 꼼꼼하게 읽으시고 큰 행사에는 꼭 참석하시는 한사모의 숨은 외교관이십니다.
평화랜드에 도착하여 5분쯤 걸으면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제 임진각 자유의 다리입니다. 빗방울이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권영춘 회원님, 김옥연 회원님, 신애자 회원님이 마지막 대열에 합류하였습니다. 이영균 위원장님의 부인 손지미 여사와 어머님 그리고 딸 사위 외손자까지 온가족 출동입니다.
국내거주 회원 전원뿐 아니라 가족까지 한사모 모임 이래 최대인원이 참석했습니다.
다른 때는 붐볐을 임진각이지만 경색된 남북관계에 비바람까지 음산하니 관광객 대신 기자들이 많은 것 같군요. 북한의 전쟁 준비 태세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자 외신기자들이 서울로 임진각으로 몰려 오며 세계의 관심지역이 되었습니다.
외신기자들이 취재를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한사모 일행을 보고 달려들어 사진을 찍으며 취재경쟁이 뜨겁습니다. 남북 대치와 핵위협으로 분쟁지역이 된 위기 속에서 한사모의 평화정착 걷기의 의미가 더 커지는 이유입니다.
자유의 다리에서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받으며 윤종영 고문님이 완주의 의미를 세 가지로 설명하셨습니다.
첫째, 한사모의 대한민국 U자걷기 대장정이 성공한 것을 축하합니다. 둘째, 한사모의 무궁한 발전과 회원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세째, 지금까지 발자취를 남긴 정동진 정남진 정서진에 이어 정북진인 북한 중랑진에도 한사모의 발자취를 남기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만세, 만세, 만세 삼창>으로 우리의 목표달성을 알렸습니다. 5년 만에 위업을 달성하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확인한 감격이 이어졌습니다.
정형진 고문님이 갈 수 없는 고향을 바라보며 회원들을 얼싸안는 모습이야말로 기적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입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임진각 녹슨 기차옆에서 우리는 북녘 땅을 향해 목청껏 외쳤습니다. 김태종 위원장님의 선창에 맞춰 양 손을 높이 들고 <우리는 걷고 싶다, 북녘 끝까지 > <우리는 사랑한다, 한사모를> 함성은 북쪽으로 길게 길게 퍼져나갔습니다.
이제 망배단입니다. 제단 위에 놓인 시루떡과 북어포 사과와 배에도 빗방울이 맺힙니다. 황금철 위원님이 산신령 지신령 하늘 땅에게 무사히 완주했음을 보고합니다.
윤종영 고문님이 향을 피워올리고 축술을 올리자 모두 일 분간 묵상을 합니다.
이영균 위원장님이 축문을 낭독합니다.
維 歲次 단기 4346年 癸巳年 乙卯月 壬寅日(陰 2月 26日: 陽 4月 6日) 丁未時 (午後 1:30-3:30) 에
한반도를 극진히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산하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한사모의 연인원 520여 명의 할매 할배들은 고성 통일 전망대를 출발하여 5년의 세월을 62박 73일을 걸어 총 3,800리(1,520 킬로미터)를 뚜벅 뚜벅 걷고 또 걸어 드디어 한반도 U자 걷기의 종점인 서부전선 임진각에 도착하였음을 하늘과 땅과 여기 계신 모든 분에게 경건히 보고합니다. 저희들이 무사히 임진각에 골인하기까지 저 높은 하늘에 계신 분과 이 땅의 자연과 역사와 모든 지인과 가족 천, 지, 인의 격려와 지원으로 우리들은 오늘 이 곳에 골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마음껏 소리 내어 울어봅시다. 여러분, 소리 높혀 감격의 말들을 토해 내십시다. 여러분, 더 큰 소리로 축배를 들어 올립시다. 하늘도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할매 할배들은 더 걷고 싶습니다. 저 북녘 땅까지!
오는 세월 속에서도 이 강토에 늘 안녕과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오며 통일의 그날까지 온 국민이 순백한 마음과 인화로 번영의 꽃을 피우기를 바라오며
여기 모인 우리 한사모 회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가정에도 늘 화평과 건강이 함께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글씨가 번져 엉망이 되었어도 가슴에 애끓는 한 때문인지 거침이 없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고 1반에서 12반까지 반별로 막걸리를 부딪치며 축배를 듭니다. 하늘도 울던 눈물을 배시시 닦고 빙그레 웃으며 기뻐하네요. 북한 땅을 밟고 싶다는 새로운 다짐으로 남은 아쉬움을 달랩니다.
오후 2시 30분부터 경기관광공사 2층 세미나실에서 축하음악회 리허설이 열렸습니다.
음악회장으로 오르는 양쪽 계단에는 11구간 걷기 사진이 차례로 걸려있어 새삼 지나간 날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합니다.
준비하시느라 애쓴 김태종 우;원장님 등 실무진들의 수고에 가슴이 시려옵니다.
입구에는 먹음직한 축하 시루떡을 나눠주는 회원들이 분주합니다.
<반주가 너무 높아요> < 음악이 너무 빨라요> <조명이 너무 눈부셔요> 갖가지 주문에 맞춰 웃음꽃 피는 리허설이 재미있네요.
축하 음악회장 뒤에서는 최완자 님(테너 심상국님 부인. 양정옥 회원 외종동생)이 능숙힌 솜씨로 음악회 실황을 비디오로 담고 있었습니다.
최완자 님이 찍어주신 이 동영상이 최승준 음악감독님에 의해서 유튜브에 올려져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영상을 김태종 위원장님이 한사모 카폐에 올렸습니다.
최완자 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예정시간을 조금 앞당긴 오후 3시 10분, 김태종 위원장님 진행으로 식전행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사회자가 11개 구간 전 구간 참가 회원 15명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이흥주, 박찬도, 이창조, 김재관, 정인자 윤종영, 홍종남, 진풍길, 소정자, 함수곤, 박현자, 김태종, 양정옥, 김영신, 윤정자 회원님입니다.
대한민국 U자 걷기 전 구간에 참가해서 줄기차게 걸은 자랑스런 회원들입니다.
바보인지 미련한 건지 그런 말은 이제 없습니다. 대단한 영광이 있을 뿐입니다.
진풍길 회원님은 목발을 짚고 부인 소정자 님과 함께 단상에 올라 목발 참여라는 진기한 기록하나를 갱신하여 큰 박수를 받았답니다.
다음은 U자 걷기의 준비와 실행에 헌신 봉사한 임원님들에 대한 공로상 시상입니다. 이영균, 이창조, 이경환, 김태종, 김영신 임원님 5명입니다.
이 분들이 없었다면 이 긴 여정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겁니다. 대한민국 U자 걷기를 성공 시킨 한사모의 자랑스런 주역 다섯분 입니다. 자기 일보다 더 큰 책임감과 성취욕으로 똘똘 뭉친 모습에 찬사마저 부족할 지경이었지요.
다음은 한국 교육과정평가원 성태제 원장님께 드리는 한사모 지원 특별상입니다.
제주도 걷기에서 그리고 11구간 걷기 때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과일과 간식을 챙겨주신 특별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한사모 전 회원님들의 고마운 마음을 담은 정표입니다.
영국에서 제주도 걷기부터 U자 걷기 11개 구간을 전부 참가하신 정인자 회원님의 특별상 차례가 이어졌지요. 동생이 꽃다발을 건네며 기쁨을 함께 했지요. 상을 든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에 답을 합니다.
<지금까지 열두번 참가하는데 항공료가 얼마나 들었지요? > 대표님의 질문에 정인자 회원님은 웃기만 했고,
어디선가 <이천만원입니다.>라는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김용만 고문님 이었습니다. 아마 김 고문님은 정 회원님의 속 사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이름은 한사모의 든든한 지원팀장 손홍문 님이었습니다.
지난 10구간 걷기에서 비바람 거센 서해안 방파제를 걸을 때 아무 말없이 회원 모두에게 핑크빛 비옷을 입혀준 고마움을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U자 걷기에서 힘들고 번거로운 자잘 구레한 궂은 일들을 뒤에서 도맡아 기민하게 처리해온 숨은 일꾼이었습니다.
시상을 마친후 함수곤 대표님은 간단히 인사말을 했습니다.
"오늘의 영광은 저나 몇 사람이 아닌 한사모의 꿈을 현실로 실현한 우리 회원님 전체의 인간승리이며 5년간에 걸친 끈질긴 노력의 값진 결과입니다."
한사모 전체의 성취와 기쁨과 긍지라는 값진 단어를 일께워 주셨습니다.
이제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 제2회 연주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소곳이 펼치는 축제에 조촐한 잔치입니다.
원래 실외공연을 기획했지만 날씨 때문에 실내로 옮겼는데 훨씬 아늑하고 정겨웠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은 김태종위원장님,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 지도 지휘는 최승준 전 숙명여대 음대학장입니다.
제 1부 합주순서, 오늘의 주인공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입니다. 단원은 흰블라우스에 검은 조끼, 붉은 사선 넥타이에 빨간 베레모가 산뜻합니다.
첫연주는 고향땅입니다.
지휘는 작고 부드럽게 시작하여 춤추듯 가볍다가 힘차게 마무리를 합니다. 오른손을 가로지르며 휙휙 획을 긋는 <금강산>을 지휘하는 모습은 흥겹습니다. <에델바이스>를 연주할 땐, 천장에 빙글빙글 도는 조명이 연두빛에서 파랑으로 노랑빛으로 바뀌며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했지요.
<사랑으로>를 연주할 때는 힘겨워도 사랑도장 하나 찍는 기분으로 음미했지요. 유쾌한 요술방망이를 휘두르는 최승준 지휘자는 생전 늙지 않은 개구쟁이 소년같이 천진합니다. 평생 긴장이라고는 한 적이 없이 오로지 즐기며 사시는 전형입니다.
다음은 모던하모니카 앙상블의 특별출연 순서입니다. 최승준 단장님이 호흡으로 리듬을 맞추는 코드 하모니카 이유지 연주자, 반음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크로메틱 하모니카 이병란 연주자, 붕붕 낮은 소리를 내는 커다란 베이스 하모니카 박효경 연주자를 소개했습니다.
152곡 연주장면이 유튜브에 오려져있는 국내 정상급 악단으로 하모니카가 당당한 클래식 악기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지요.
<푸니쿨리 푸니쿨라>,영화 <빠삐용의 주제음악>, <오, 수재너> 라틴음악인 <사랑의 이야기>와 스위스 민요 <행복한 방랑자>로 끝을 맺습니다.
하모카의 이중성을 확인하셨나요? 빠르고 리드미컬하고 흥겨워 발바닥을 구르며 손벽을 치다가도 갑자기 슬픈 애수에 잠기게 하는 하모니카의 마력에 빠진 시간이었지요.
막간에 김영신, 윤정자 부부 회원님의 꼬마 손자가 <한사모 파이팅> 이란 하트모양 피켓을 들고 객석을 한 바퀴 돕니다. 누구의 기발한 아이디어일까요?
제2부 순서는 색스폰 임병춘 회원님 연주로 막을 엽니다. <꿈에 본 내 고향>과 <모란동백>이 봄날의 여백을 채워줍니다.
남들은 빈 손으로 걸을 떼에도 무거운 기타를 메고 유머와 아름다운 기타솜씨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시더니 색소폰 솜씨까지 일취월장하셨네요.
다음은 바이올린 초청연주 차례, 어린이 김예은양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어라, 이 꼬마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게! > 웃음과 박수가 뒤섞입니다.
할매 할배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1년 6월 전부터 연습을 했답니다. 빨간 넥타이를 맨 김태종 위원장님 아들인 아빠 김시형 명지대 음대 교수가 피아노 반주를 맡았습니다.
<위풍당당 행진곡>은 5년간 지나간 우리의 발걸음을 <사랑의 기쁨>은 작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진행자 할아버지에 부인 양정옥님은 할미꽃 단원으로, 아드님, 손녀까지 온가족이 모두 주인공입니다.
이번에는 피아노 트리오 초청연주 시간입니다. 노인 공경과 청소년 특기교육에 매진하는 풀륫 김종순과 피아노 강유나, 첼로 양아영 연주자입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곡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경쾌한 축배의 노래< Stein Song>에 손뼉치는 객석이 어울어집니다.
이어서 테너 가수 심상국 님의 '그리운 금강산' 이 우리 자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70세에 대학원 성악과에 입학한 71세 가수가 부르는 'O Solo Mio 오 솔레미오' 를 들으면 나이가 들어도 해냈다는 찬사가 절로 나옵니다.
다시 할미꽃 하모니카 앙상블 순서입니다. 남학생은 엷은 하늘색 긴스카프를 맸고 여학생은 분홍이나 연노랑 긴스카프를 매어 훨씬 우아해지셨네요. 빨간 베레모가 그린 베모로 바뀌었네요.
최승준 감독이 양손을 번쩍 들어 둥근 원을 그렸다가 내리자 <로미오와 줄리엣> 연주가 울립니다.
<철새는 날아가고>를 연주 할 땐, 최감독님도 하모니카를 불며 객석을 향해 손짓을 합니다.
윤정아 단원이 탬버린을 탁탁 치고 트라이앵글을 두드리면 쨍그랑 맑고 음색이 높아집니다. 효과음을 살려주는 카바사가 작지만 리듬의 흐름을 살려주네요.
추임새 역할을 하는 세이커 소리에 흥겨운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카프리섬>과 <아리랑>이 끝났습니다.
큰소리로 외치는 앵콜에 연주 150점에 청중150점 합 300점이라고 되받는 최감독님 표정이 해맑습니다.
<아리랑 목동>과 <가슴아프게>를 합께 부르며 황홀극치에 다다릅니다.
마지막 순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함께 부르는 시간입니다. 모두 일어서서 통일이여 오라를 부르는 회원들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다른 회원들은 걷기만으로도 벅차 저녁에는 빨리 잠자리에 들고 싶은데 하모니카 단원들은 씻지도 못하고 밤늦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을 했지요.
<처음엔 그냥 쉬고 싶다가도 연습을 하다보면 피로는 어느새 저만큼 달아나고 채워지는 기쁨에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영리하신 이영례 총무님의 한 말씀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단내가 나도록 연습하셨다는 소정자 단원님의 이야기에 코끝이 찡했어요 오후 5시에 음악회가 끝났습니다.
<5시 30분까지 임직각 2층 식당으로 가세요.> 만찬을 알리는 김태종 위원장님은 결국 <눈물나서 말 안 나옵니다.>라는 말로 아예 말문을 닫고 마시네요.
<이게 행사 주체자와 일반 참가자와의 차이입니다. >
안철주 회원의 지적이 정곡을 찌릅니다.
밖에 나오니 비도 비바람도 점점 거세어졌습니다. <하늘이 많이 참아 주셨지> 그러나 하늘도 더 이상은 감격을 참을 수가 없나 봅니다.
5시 30분 행사완료 기념 만찬에 전회원이 모였습니다. 함 대표님의 <꿈은 이루어졌다> 건배사에 힘이 넘쳐납니다.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을 지낸 한영외고 박경재 교장선생님이 보내신 발렌타인 30년산 한 잔씩을 따르는 대표님 손도 떨리고 있어요.
영국에서 온 정인자회원님의 소감 한마디를 빼놓을 수 없지요. 영국에 있는 버팀기둥인 남편과 아들 토비와 전화로 기쁨을 나누었노라며 회원끼리 겸손과 배려와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거라는 참가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영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으면 꼭 찾아달라는 말도 잊지 않네요. 대만원의 막을 내리기 전 대표님은 특별한 회원 한 분을 소개하십니다.
교육자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지만 한사모에서 가장 헌신적인 이영균 위원장님과 김영신 사무국장님을 한국은행 후배로 두신 금융계의 거목, 좀 거만해 보이고 술도 잘 못하시지만 뛰어난 글 솜씨에 화가로 유명하신 분, 한사모 편지를 가장 꼼꼼하게 읽고 사랑하시는 분,
누구일까요?
진작 알고 있었다고요? 지성인의 표본 이강남회원님입니다.
< 애프터 U, U자걷기를 끝낸 여러분의 얼굴은 기쁨을 주체할 수 없는 표정입니다. 인간의 본성 안에 숨어있는 좋은 점만을 찾아내어 더 선한 사람, 더 맑은 사람,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여러분을 통하여 저 자신도 변하도록 배워야겠습니다.>
접어놓았던 잎을 꺼내 싱싱하게 펼쳐놓으시니 우리의 눈이 번쩍 뜨일 수 밖에요.
이영균 위원장님이 선배님이 이렇게 말씀을 잘 하시는 걸 다시 깨달았다면서 탄복해 할 만 합니다.
<호박같이 둥근 세상 둥글둥굴 삽시다> 위원장님과 회원 모두 <에헤야> 후렴을 반복하여 부르며 가슴 설?던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어때요? 살아있는 대한민국을 살아있는 발걸음으로 밟아보니 국토의 비밀이 풀리셨나요? 사람의 꿈이란 얼마나 위대한가요?
오늘 밤 꿈 속에는 신비한 요정이 나타나 북한땅을 밟는 O자 걷기 새로운 꿈의 축제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겠지요?
누군가 분단시대에 당신은 무얼 했느냐고 묻는다면 평화를 비는 마음으로 내가 사는 대한민국을 한사모와 함께 걷는데 끼었노라 대답할 것입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나를 빼놓지 말고 우리를 기억하기를 비는 마음에 시 한편이 저절로 완성되었어요.
<헌시> 나를 빼놓지 마 /이순애
저 높은 곳에 어쩐담이라는 담 하나가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어쩐지 그 담을 뛰어넘고 싶다는 사람들 91명이 모였습니다.
새로운 걷기세상에서 구원의 열정 가득, 열정, 열정! 한반도 조국 산하를 걷는다는 의미있고 확실한 걸음걸이가 바보들의 무모한 행진이 아니라는 걸 증명해 주었습니다.
등 뒤에서 사라지던 길도 눈 앞으로 달려오는 길도 가슴에 꼭 지닌 채 한걸음에 달려오고 싶던 국토길이었습니다.
참 별난 실벗들이라고요?
여기 조그마한 책 11권, 그 긴 여정을 펼쳐보세요 동해안에서 남해안을 거쳐 서해안 해안길 1,517km 봄 가을 5년, 온국토를 열 한차례 뚜벅뚜벅 걷고 또 걸어 마침내 도착한 임진각에서 페이지를 접어봅니다
먹구름 뚫고나오는 햇살을 보면 삶은 얼마나 멋지던가요? 잎새 사이 꽃들이 손짓하면 언덕은 얼마나 상쾌했나요? 그래도 온종일 부르튼 발길 싸매고 3,800리 문턱 넘는 일 호락호락 만만한 일이라면 이 벅찬 감동 맛볼 수 있었을까요?
젊음이 특권이라면 나이듦은 신이 주신 신권입니다. 머무는 자리에서가 아니라 움직이는 길에서 만난 한사모에게 꿈은 이루고야 말 희망이었습니다. 희망, 희망!
꽃보다 아름다운 진주황 홍시빛깔 옷차림은 홍시가로등 되어 내나라를 환하게 비추었지요
꿈을 이뤄낸 자랑스런 이 자리, 아직도 못 이룬 꿈 하나 남아있어 씨앗을 뿌리고 또 뿌립니다.
<우리는 더 걷고 싶다, 북녘 끝까지>
임진각에서 멈추지 않고 북한 땅 걸어보기
아름다운 구속이야말로 가장 황홀한 약속이기를, 약속, 약속!.
한사모가 가장 잘하는 일은?
포기하지 않고 해(행할 行)보는 일 밝고 따듯한 해(태양)보는 일 해안선 둘레 해(바다 海)보는 일이었습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한사모를 빼놓지 말고 기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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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이순애 운영위원님, 역시 큰 일을 해내셨습니다. 대한민국 U자걷기의 대장정이 이루어지는 날, 2013년 4월 6일, 11구간 여섯째 날, 그 날의 감동과 축하음악회- 제2회 하모니카앙상블 정기연주회-, 만찬 전후의 이야기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 나타내주셨군요. 그리고 <헌시> '나를 빼놓지 마'로 마무리해주심에 감사, 감사와 축하 인사 드립니다. 어리 이창조 드림
한사모의 꿈을 이루는 마지막 후기를 깔끔하게 써주신 이원님께 우선 고마움을 전합니다.
임진각에서 만세 삼창으로"우리는 해냈다를 "외쳐봅니다.
하늘도 감격하여 눈물을 쏟습니다.
완주기념 축하음악회로 회원 모두가 감격과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꿈이 이루워졌다는 "함대표님의 건배사로 U자걷기 완주 11구간을 마칩니다. 감격과 감동의 도가니를 어우러지게 잘 써주신 이위원님께 다시 한 번 더 고마움을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