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김지윤
굴러가는 바퀴 위에 앉아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날아가는 새들은
평화로웠고
힘없이 툭 떨어져 굴러가는
낙엽은 외로웠다
잔잔한 한강
높다란 파란 하늘 위
희미한 초승달
자전거 탄 풍경은
빠르게 지나가는 인생처럼
옷가지를 파고 들어 춥다
가끔은 자전거에서 내려와
낙엽따라 천천히 걷자
따뜻하게 흘러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 지난 월요일 가족들과 한강공원으로 놀러가서 저와 동생, 부모님이 짝을 이루어 2인용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쭉 돌아보았습니다. 가을이 되어 떨어진 낙엽들, 잔잔한 한강, 높은 63빌딩, 높은 하늘, 그 위에 떠있는 연. 날씨가 추웠지만 주변 풍경들을 보면서 바람을 맞으며 쌩쌩 달리니 속이 뻥 뚤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추워서 콧물이나고 손이 꽁꽁 얼었는데도 처음으로 가족과 탄 자전거가 그저 즐겁고 재미있어서,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 위에서는 춥기도 추웠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막상 자전거에서 내리니 세상이 정지된 기분이었습니다. 자전거 타느라 잡지 못한 엄마손도 잡을 수 있었고 가족들과 다 함께 걸으며 보는 한강의 풍경은 자전거 위에서 보다 더 따뜻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바쁘게 달려가는 세상살이 속에 가끔은 자전거에서 내려 핸들이 아닌 가족들의 손도 잡아보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며 걸어보면 자전거 위에서 보다 더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다 타고 나서 파빌리온뷔페에서 맛있는 요리도 많이 먹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첫댓글 김지윤. 훌륭하다. 시가 자전거에서 내려와 지윤이의 마음 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간 것 같다. 시를 읽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지윤이, 자전거에서 내린 지윤이가 바라보는 세상이 어떠한지 잔잔하게 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행복한 가족이 보였다. 앞으로도 시 쓰는 것을 취미삼아 늘 써보렴. 갈고 닦아서 시인으로 등단도 하고. 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