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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 제58권
36. 아난칭예품(阿難稱譽品)을 풀이함
【경】 그때 혜명(慧命)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단(檀)바라밀ㆍ시라(尸羅)바라밀ㆍ찬제(羼提)바라밀ㆍ비리야(毘梨耶)바라밀ㆍ선(禪)바라밀과 또한 18불공법을 칭찬하시는지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반야바라밀은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의 어른이요 길잡이니라.
아난아,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더냐?
살바야(薩婆若)에 회향(廻向)하지 않는 보시를 단바라밀이라고 일컬을 수 있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살바야에 회향하지 않는 시라와 찬제와 비리야와 선과 지혜 등이 반야바라밀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알아라. 반야바라밀은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의 어른이요 길잡이이니, 이 때문에 칭찬하는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보시를 살바야 회향하면 단바라밀이 되며 또한 반야바라밀이 되는지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둘이 없는 법[無二法]의 보시로서 살바야에 회향하면 이것을 단바라밀이라 하고,
나지 않고 얻을 수 없음[不生不可得]으로써 살바야에 회향하는 보시를 바로 단바라밀이라 하며,
또한 둘이 없는 법의 지혜로써 살바야에 회향하면 이것을 반야바라밀이라 하고,
나지 않고 얻을 수 없음으로써 살바야에 회향하는 지혜를 바로 반야바라밀이라 하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둘이 아닌 법[不二法]으로써 살바야에 회향하는 보시를 단바라밀이라 하며,
또한 둘이 아닌 법으로써 살바야에 회향하는 지혜를 반야바라밀이라 하는지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물질(色)은 둘이 아닌 법이기 때문이요,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분별[識]도 둘이 아닌 법이기 때문이며,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둘이 아닌 법이기 때문이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물질이 둘이 아닌 법이며,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둘이 아닌 법인지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질은 물질의 모양이 공하나니, 왜냐하면 단바라밀과 물질은 둘이 아니고 구별도 없기 때문이니라.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단바라밀은 둘이 아니고 구별도 없기 때문이니, 다섯 가지 바라밀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단지 반야바라밀을 칭찬할 뿐이니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의 어른이요 길잡이이니라.
아난아, 비유컨대 마치 땅에다 씨를 뿌리면 인(因)과 연(緣)이 화합하게 되어서 나게 되므로 이 모든 종자는 땅에 의지하면서 나게 되듯이,
그와 같으니라. 아난아, 다섯 가지 바라밀은 반야바라밀에 의지하면서 생기게 되고 4념처에서 일체종지까지도 역시 반야바라밀에 의지하면서 생기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아, 반야바라밀은 다섯 가지 바라밀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의 어른이요 길잡이이니라.”
그때에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선남자ㆍ선여인으로서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한 이의 공덕을 말씀하시다가 아직 다하지 못하였나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 곧 3세(世)의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도[無上道]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왜냐하면 살바야를 얻고자 하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는 까닭에 10선도(善道)가 세간에 나타나고,
4선(禪)과 4무량심(無量心)과 4무색정(無色定)과 또한 18불공법이 세간에 나타나며,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는 까닭에 세간에는 곧 찰리(刹利)의 큰 성바지와 바라문(婆羅門)의 큰 성바지와 거사(居士)의 큰 집안에 사천왕천에서 아가니타천까지의 모든 하늘들이 있게 됩니다.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는 까닭에 곧 수다원에서 아라한까지와 벽지불과 보살마하살이 있게 되고,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는 까닭에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나이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 나는 단지 그만큼의 공덕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한량없는 계율[戒衆]을 성취하며 선정[定衆]과 지혜[慧衆]와 해탈[解脫衆]과 해탈지견[解脫知見衆] 등을 성취하기 때문이니라.
다시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이 사람은 부처님과 같은 이라고 알아야 하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모든 성문과 벽지불의 모든 계율과 선정과 지혜와 해탈과 해탈지견 등은 이 선남자ㆍ선여인의 계율과 또한 해탈지견 등에는 미치지 못하나니,
백분 천분 천억만분 또는 산수(算數)와 비유(譬喩)로도 미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성문이나 벽지불의 경지 안에서 마음의 해탈을 얻으면 다시는 대승(大乘)의 법을 구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다시 교시가야,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의 경전을 서사해 지니고는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꽃과 향과 영락과 또한 음악으로 공양하면서 역시 금세와 후세의 공덕을 얻느니라.”
그때에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고 반야바라밀을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음악으로 공양하면 저는 항상 이 사람을 수호하겠습니다.”
【논】 해석한다.
아난은 비록 많이 들은 힘[多聞力]으로 공을 분별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아직 탐욕을 여의지 못한 까닭에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으며,
비록 항상 부처님을 모셨다 하더라도 공에 대한 일을 자주 묻지 않았었다.
지금 부처님께서 반야바라밀을 찬탄하고 또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시게 되자,
이 때문에 아난은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무엇 때문에 그 밖의 바라밀과 모든 법은 찬탄하지 않으면서 유독 반야바라밀만을 찬탄하시나이까?”라고 한다.
【문】 부처님은 처음부터 항상 6바라밀의 이름을 말씀하셨거늘, 이제 아난은 무엇 때문에 칭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답】 비록 이름은 말씀했다 하더라도 칭찬하지는 않으셨으니, 모두가 반야 가운데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러하신 것이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시되, “
모든 유위법(有爲法)중에서는 지혜가 제일이요,
모든 지혜 가운데에서는 저 언덕[彼岸]으로 건너가게 하는 반야바라밀이 제일이니,
비유컨대 마치 길을 갈 적에 비록 여러 동무들이 있다 하더라도 길잡이[導師]가 제일인 것과 같다.”라고 하신다.
반야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모든 착한 법에 저마다 세력이 있다 하더라도 반야바라밀은 능히 지시하고 인도하면서 삼계(三界)를 벗어나고 3승(乘)에 이르게 하나니,
만일 반야바라밀이 없으면 비록 보시 등의 착한 법을 행한다 하더라도 받는 대로 업행(業行)과 과보는 법을 행한다 하더라도 과보는 다함이 있게 된다.
다함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승의 열반조차도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위없는 도이겠는가?
만일 보시 등의 착한 법을 마치 부처님 도의 모양[佛道相]과 같이,
“둘도 아니고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얻지도 못하고 잃지도 않으면서 마침내 공하여 고요하다.”라고 관찰하면,
이것을 살바야에 회향한다 하나니,
이 보시의 복은 세상마다 항상 그 과보를 받으면서 다하지 않고 뒤에는 일체종지를 얻게 된다.
마치 보시에서와 같이 온갖 법도 또한 그와 같은 모양이다.
【문】 부처님은 무엇 때문에 둘이 아닌 인연[不二因緣]을 대답하시지 않고 도리어 둘이 아닌 것으로써 해석하시는가?
【답】 아난은 둘이 아닌 인연을 묻지 않았고 단지
“어떤 법이 둘이 아닌가?”를 물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부처님은
“물질 등의 모든 법은 둘이 아니다.”라고 대답하셨고
그 때문에 반야바라밀은 다섯 가지 일들로 하여금 바라밀이 되게 하며 그 때문에 반야바라밀만을 찬탄하셨다.
부처님은 이 이치를 분명히 알기 쉽게 하시려고 이런 비유를 드셨으니,
“마치 대지(大地)는 만물을 내는 것처럼 반야바라밀도 또한 그와 같다.”
“온갖 착한 법을 능히 지니는 종자”라는 것은,
발심해서부터 반야바라밀을 제외한 그 밖의 온갖 착한 법은 이 인연(因緣)이 화합한 것이로되, 이 부처님 도(道) 가운데에서 일심으로 믿고 참고 정진하면서 쉬지도 않고 그치지도 않으며 받아 통달하면서 무너뜨리지 않으려고 하면 이러한 등등의 법이 있게 된다.
이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이는 바로 더욱 자라게[增長]하는 이이니,
발심을 좇으면서 일으키고 모든 바라밀을 배우면서 한 지위[一地]로부터 한 지위에 이르며 이에 부처님의 지위[佛地]에 이르기까지가 그것이다.
【문】 제석은 무엇 때문에 “부처님은 수행하는 이가 반야를 받아 지니는 공덕을 말씀하시다가 아직 다하지 못하셨다.”라고 말하는가?
【답】 반야바라밀은 한량없고 끝이 없는지라 공덕도 또한 한량없고 끝이 없는데, 해설하다가 아직 다 마치지도 못하고 중간에 외도와 범지와 악마가 왔었기 때문에, 다른 일로 인하여 곁으로 흐른 것이니, 이제 다시 계속하여 듣고 싶어서다.
제석은 복덕의 과보를 깊이 사랑하고 반야의 공덕을 듣기 좋아하여 들으면서도 만족해 할 줄 모르면서 이제 다시 해설을 듣고자 하여 스스로 인연을 말하면서,
“세존이시여, 만일 사람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 삼세(三世)의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도의 공덕과 지혜를 받아들이나이다.
그것은 왜냐하면 반야 가운데에서 마땅히 일체종지를 구해야 하고 일체종지 가운데서 마땅히 반야를 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하나니,
위의 품(品)의 끝에서의 설명과 같다.
수행하는 이가 만일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면서 발심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반야바라밀 등의 모든 공덕을 쌓으면, 이른바 10선도(善道)에서 18불공법까지 세간에 나타나게 되나니,
이 착한 법의 인연 때문에 찰리의 큰 성바지에서 모든 부처님까지 있게 된다.
부처님은 제석천왕에게 말씀하시되,
“이 사람은 비단 위와 같은 공덕을 얻을 뿐만이 아니고 또한 한량없는 계율 등의 공덕도 얻는다.”라고 하신다.
계율[戒衆]이라 함은, 이 보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온갖 중생들에 대하여 반드시 두려움이 없는 보시[無畏施]를 닦는 그것이다.
중생으로서 시방 안에 있는 수효는 한량없고 끝이 없으며,
3세 동안의 수효도 또한 한량없고 끝이 없으며,
6도(道)와 4생(生)의 종류와 각각의 모양도 또한 한량없고 끝이 없는데
이 한량없고 끝이 없는 중생들에 대하여 제일 좋아하는 물건을 베풀어 주나니, 이른바 영혼[壽命]이다.
이 때문에 한량없는 계율의 과보를 얻는다.
이와 같은 불살생(不殺生) 등의 계율은 단지 그 이름만을 말하면 250이며,
비니(毘尼) 중에서 간략하게 설명하면 8만 4천이지만 자세히 설명한다면 한량없고 끝이 없다.
이 계율을 범부의 사람들은 혹 하루 동안 받기도 하고 혹은 한 평생 동안 받기도 하며 혹은 백천만의 세상 동안 받기도 하지만,
보살은 세상마다 온갖 중생들에 대하여 두려움이 없음[無畏]을 베풀면서 또한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들게 하나니,
이것을 한량없는 계율[無量戒衆]이라 한다.
이에 해탈지견들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와 같이 뜻에 따라 분별한다.
이 다섯 가지 공덕[五衆功德]은 2승보다 뛰어나서 헤아릴 수조차 없나니,
만일 사람이 반야바라밀을 베껴 써서 공양하게 되면 금세와 후세에 이런 공덕을 얻는다.
【문】 금세와 후세의 공덕은 깊고 중하지만 써서 지니고 공양하는 것은 경미(輕微)한데 어떻게 두 세상의 공덕을 얻는다는 것인가?
【답】 공양하는 데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다른 이를 본받으며 공양하는 것이요,
둘째는 깊은 마음으로 귀의하면서 공양하는 것이다.
반야의 공덕을 알면서 깊은 마음으로 공양하기 때문에 두 세상의 공덕을 얻게 된다.
이 반야에는 갖가지의 문이 있으면서 들어가나니, 만일 듣고 지니면서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 지혜와 정진하는 문으로 들어가며 베껴 써서 공양하게 되며 믿음과 정진하는 문으로 들어간다.
만일 일심으로 깊이 믿으면 경전에 공양하는 것보다 뛰어나지만 만일 일심으로 하지 않으면 비록 받아 지닌다 하더라도 그보다 못하다.
또한 여의보주(如意寶珠)와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은 무중생의 복덕의 인연 때문에 생기게 된다.
어떤 사람이 여기에 공양하면 그 사람으로 하여금 뜻에 따라 얻게 하거늘, 하물며 위없는 지혜요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며 모든 법의 보배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보배인 반야바라밀이겠는가?
만일 사람이 들은 그대로 일심으로 믿고 받으면서 공양하면 어떻게 두 세상 동안의 공덕을 얻지 못하겠는가?
단지 사람이 일심으로 공양하지 못하고 또한 전생에 지은 중한 죄 때문에 비록 반야에 공양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덕을 얻지 못할 뿐이니, 그것은 반야에는 허물이 없다.
【경】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읽고 외고 해설할 때에는 한량없는 백천의 모든 하늘들이 모두가 와서 법을 듣느니라.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의 법을 해설하면 그 모든 천자들은 그에게 담력(膽力)을 더해 주며,
이 모든 법사(法師)가 만일 피로하여 더 법을 설하려고 하지 않으면 그 하늘들은 그에게 담력을 더욱 더해 주기 때문에 다시 해설하게 되나니,
이 선남자나 선여인은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음악으로 공양하는 까닭에 역시 이렇게 금세의 공덕을 얻게 되는 것이니라.
다시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이 4부(部) 대중 가운데에서 반야바라밀을 설할 때에는,
마음에 겁을 내거나 나약함이 없으며,
또한 어떤 이가 논란(論難)한다 하여도 두려워하는 생각이 없나니,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반야바라밀의 호지(護持)를 받기 때문이니라.
반야바라밀의 가운데에서 모든 법으로써의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이거나, 유루(有漏)와 무루(無漏)거나, 선(善)과 불선(不善)이거나, 유위(有爲)와 무위(無爲)거나, 성문의 법[成文法]과 벽지불의 법[辟支佛法]이거나, 보살의 법과 부처님의 법 등을 또한 분별하면서도,
선남자ㆍ선여인은 내공(內空)에 머무르고 나아가 무법유법공(無法有法空)에 머무르는 까닭에 반야바라밀을 논란할 수 있는 어떤 이도 보지 못하고 또한 논란을 받는 이도 보지 못하며 또한 반야바라밀도 보지 못하느니라.
이와 같이 선남자ㆍ선여인은 반야바라밀의 호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논란하며 파괴할 수 있는 이가 없느니라.
다시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할 때에는 마음이 침몰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떨지도 않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법에서는 침몰하는 이나 두려워하고 떠는 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은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번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면 역시 이러한 금세의 공덕을 얻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며 경전을 서사해 지니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또한 번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면,
이 사람은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고 종친(宗親)과 아는 이들이 생각해 주며,
모든 사문과 바라문의 공경을 받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마하살과 벽지불과 아라한에서 수다원에 이르기까지의 사랑과 공경을 받으며,
모든 세간의 하늘과 악마와 범천과 그리고 아수라 등에게도 모두 사랑과 공경을 받느니라.
이 사람은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단바라밀이 단절(斷絶)하는 때가 없고,
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역시 단절하는 때가 없으며,
내공을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고 무법유법공까지를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느니라.
4념처를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고, 18불공법까지를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으며,
모든 삼매문(三昧門)을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고 모든 다라니문(陀羅尼門)을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으며,
모든 보살의 신통이 끊어지지 않고 중생을 성취시키고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하는 일이 끊어지지 않으며, 일체종지까지를 닦으면서 끊어지지 않느니라.
이 사람은 또한 논란을 하는 이와 헐뜯는 이들에게도 항복을 받느니라.
선남자ㆍ선여인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면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며, 경전을 써서 지니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며 또한 번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면, 역시 이러한 금세와 후세의 공덕을 얻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이 서사해 지닌 경전이 머물러 있는 데는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천의 하늘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이 모두 이곳에 와서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는 예배하고 돌아가느니라.
삼십삼천(三十三天)과 야마천(夜摩天)과 도솔타천(兜率陀天)과 화락천(化樂天)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과 범중천(梵衆天)ㆍ범보천(梵輔天)ㆍ범회천(凡會天) 및 대범천(大梵天)과 광천(光天)ㆍ소광천(少光天)ㆍ무량광천(無量光天)ㆍ변정천(遍淨天)과 무음행천(無陰行天)ㆍ복덕천(福德天) 및 광과천(廣果天)의 모든 하늘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이 모두 이곳에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는 예배하고 돌아가느니라.
정거천(淨居天)의 모든 하늘로서 이른바 무광천(無誑天)과 무열천(無熱天)과 묘견천(妙見天)과 희견천(喜見天)과 색구경천(色究竟天)의 하늘들도 모두 이곳에 와서는,
이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는 예배하고 돌아가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시방의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천에서 광과천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과 정거천, 아울러 그 밖의 모든 하늘들과 용ㆍ귀신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 및 마후라가(摩睺羅伽) 등도 역시 모두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는 예배하고 돌아가느니라.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생각하기를,
‘시방의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천에서 광과천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과 정거천과 아울러 그 밖의 모든 하늘들과 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 및 마후라가 등이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면서 공양하고 예배하였으니, 나는 곧 법보시를 하여 마쳤도다.’라고 하느니라.
교시가야,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천에서 아가니타천까지와 그리고 시방의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에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은 이 선남자ㆍ선여인을호지(護持)하면서 모든 악(惡)이 틈[便]을 얻을 수 없게 하나니,
단지 그가 전생에 지은 죄만은 제하느니라.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역시 이러한 금세의 공덕을 또한 얻는 것이나 이른바 모든 천자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은 모두 이곳에 와서 이른다.
왜냐하면 교시가여, 모든 천자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은 온갖 중생들을 구호하고 온갖 중생들을 버리지 않으며 온갖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라.”
그때에 석제환인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선남자ㆍ선여인은 어떻게 그 모든 사천왕천에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들이 오고, 그리고 시방세계 안에 있는 모든 사천왕천에서 아가니타천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들이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 예배한다고 알아야 하는지요?”
부처님께서 석제화인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크고 청정한 광명을 보게 되면,
반드시 큰 덕을 지닌 하늘들이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 예배한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이 기이하고 묘한 향기를 맡게 되면,
틀림없이 은덕을 지닌 모든 하늘들이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 예배한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의 행이 정결하기 때문에,
모든 하늘들이 그곳에 와서는 반야바라밀을 뵙고서 받고 읽고 외고 해설하며 공양하고 기뻐하면서 예배하는 것이며,
이 안에 있던 작은 귀신들은 즉시 떠나면서 있을 수 없게 되나니, 그 큰 덕을 지닌 모든 하늘들의 위덕 때문이니라.
이 큰 덕을 지닌 모든 하늘들이 오는 까닭에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큰 마음[大心]이 생기게 되나니,
그러므로 반야바라밀이 머물러 있는 곳의 사면에는 모든 부정(不淨)이 있지 않아야 하며, 마땅히 등불을 켜고 향을 사르며, 여러 이름 있는 꽃들을 뿌리고 여러 가지 향을 땅에다 바르며, 많은 일산과 당기ㆍ번기를 세워 갖가지로 장엄하게 꾸며야 하느니라.
다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이 설법을 할 때에는, 끝내 피로함이 없으면서 저절로 몸이 가뿐하고 마음이 즐거워짐을 깨닫게 되며, 법에 따라 쉬면서 눕기도 하고 깨어나 있기도 하며, 안온하면서 모든 악몽이 없게 되느니라.
꿈속에서는 모든 부처님께서 32상(相)과 80수형호(隨形好)를 갖추시고 비구승들에게 공경히 둘러싸여서 그들에게 설법하시는 것을 보게 되고, 모든 부처님의 곁에서 가르침을 듣고 받는데,
이른바 6바라밀과 4념처에서 18불공법까지를 분별하고, 6바라밀과 4념처에서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의 그 뜻을 또한 분별하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또한 보리수(菩提樹)가 장엄하고 아주 묘한 것을 보게 되고,
모든 보살이 보리수에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되며
모든 부처님이 성불하신 뒤에 법륜을 굴리시는 것을 보게 되고,
백천만의 보살이 함께 모여 법을 논의하면서
‘이와 같이 살바야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이 중생을 성취시켜야 한다.
이와 같이 부처님 세계를 청정하게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보게도 되느니라.
또한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고,
또한 그 명호를 들으면서 아무 방향의 아무 세계에 계신 아무 부처님께서 여러 백천만의 성문들에게 공경히 에워싸여서 설법하고 계신 것을 보게도 되느니라.
또한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보게 되고,
또한 헤아릴 수 없는 백천만억의 모든 부처님의 7보탑(寶塔)을 보게 되며,
모든 부처님의 탑에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당기와 일산으로 공경하는 것을 보게도 되느니라.
교시가야,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이와 같은 좋은 꿈을 보면서 누어도 편안하고 깨어 있어도 편안하며 모든 하늘들이 그에게 기력을 더해주므로 스스로 그 몸의 가뿐함을 깨닫게 되면서 음식과 의복과 침구와 탕약에 대하여 크게 탐착하지 않느니라.
이 네 가지의 공양에 대하여 그의 마음이 경미(輕微)하여지는 것은,
마치 비구가 좌선(坐禪)하다가 선정에서 일어나 마음과 선정이 합하여져서 음식에 탐착하지 않고 그 마음이 경미해지는 것과도 같으니라.
왜냐하면 교시가야, 모든 하늘들은 으레 모든 맛의 정(精)으로써 그 기력을 더해주기 때문이며,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건달바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 등도 역시 그의 기력을 더해주기 때문이니라.
이와 같아서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은 이 세상에서 이와 같은 공덕을 얻고자 하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고서 친근하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면서 또한 살바야의 마음을 여의지 않아야 하느니라.
교시가야, 선남자ㆍ선여인은 비록 받아 지니고 또한 바르게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땅히 경전을 서사해 지니고서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꽃과 향과 영락과 또한 번기와 일산으로 공양하여야 하느니라.
교시가야,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듣고서는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며 경전을 서사해 공경하고 공양하며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당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은 공덕이 아주 많아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탕약을 공경하는 것과 모든 부처님과 제자들이 열반하신 뒤에 7보탑을 일으켜 공경하고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면서 꽃과 향과 또한 당기와 일산으로 공양하는 것보다 뛰어나느니라.”
【논】
【문】 천상에는 스스로 반야가 있거늘 무엇 때문에 설법하는 사람에게로 와서 그에게 담력을 더해주는가?
【답】 천상에 비록 반야가 있다 하더라도 모든 하늘들은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서 오는 것이요
하늘들이 오면 악귀(惡鬼)들은 멀리 떠나버리며 법사에게 담력을 더해주어서 그로 하여금 자유자재로 설하게 하고 또한 중생들로 하여금 더욱더 믿고 공경하게 하기 위해서이니, 이 때문에 온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하늘의 감로(甘露)의 맛은 미세하면서도 멀리 퍼져서 몸의 구멍으로 들어와 그 선남자와 4대(大)의 모든 정(精)이 부드러워지고 가뿐해지게 하면서 즐거이 설법을 하게 한다.”라고 한다.
【문】 모두가 반야를 해설하는 이면 다 모든 하늘의 감로의 맛을 얻어서 그로 하여금 자유자재로 해설하게 하는가?
【답】 아니다. 만일 어떤 수행하는 이가 일심으로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 결사(結使)를 꺾어 조복하며 의복이 정결하고 설법하는 처소가 청정하며, 꽃과 향과 번기와 일산으로 장엄하고는 향수를 땅에 뿌려서 모든 부정(不淨)이 없게 되면,
이 때문에 모든 하늘들이 기뻐하게 되며 또한 모든 법을 듣는 이나 설법하는 이도 이익이 있게 된다.
비록 안팎의 경서(經書)를 많이 읽지 않았다 하더라도, 반야바라밀의 이치에 깊이 들었기 때문에 마음으로 겁을 내거나 나약하지 않고 침몰하지도 않으며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는 일정한 법으로써 집착할 수 있거나 논란할 수 있거나 파괴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는 또한 분별하면서 모든 법의 세간과 출세간과 항상 있다는 것[常]과 무상하다는 것과 착한 것과 착하지 않은 것 등을 말하면서 법마다 있지 않음이 없고 모든 법을 갖추었기 때문에 겁내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나니,
만일 한 법만 있다면 모자라는 바가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게 된다.
이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번뇌가 꺾여 얇아지고 모든 복덕이 더욱 늘었으며 몸을 훈수한 까닭에 위덕이 공경할 만하며 몸은 이 공덕이 머무르는 곳이므로 비록 형체는 누추하고 능한 일이 없다 하더라도 오히려 사람들이 애지중지하거늘, 하물며 저절로 단정하게 생기고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는 이이겠는가?
【문】 만일 모든 부처님과 사문과 바라문에게 사랑과 공경을 받는다면 그럴 수 있다 치고 부모가 사랑한다는 것은 어찌 말이 되겠는가?
【답】 사람이 비록 부모의 소생(所生)이라 하더라도 부모의 교훈을 따르지 않으면 사랑을 받지 못한다.
보살은 공경하는 중에서도 갑절 더 뛰어난 이라 도덕이 있는 이를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는 까닭에 사문과 바라문들은 진실로 지성껏 사랑하고 공경한다.
그는 입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고 후세의 공덕을 깊이 사랑하며 금세의 쾌락에 집착하지 않고 아랫사람들을 공대하며 자기 자신을 뽐내지 않는다.
설령 다른 이가 허물이 있는 것을 보았다 하여도 오히려 그 진실을 말하지 않거늘 하물며 남을 헐뜯는 일이겠는가?
반드시 마지못하여 말할 때에도 끝내 다 말하지 않으며,
고단한 이와 빈궁한 이들을 구제하고 사사로이 자기를 따르게 하지 않나니,
이와 같은 일들은 바로 모두가 반야바라밀의 힘이다.
이 사람의 공덕은 멀리 소문 나 있기 때문에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은 모두가 사랑하고 공경하게 되며,
이 반야바라밀을 공경한 까닭에 세상에서마다 항상 6바라밀 등을 얻어서 단절되는 때가 없으며,
이 사람은 복덕과 지혜와 세상의 평판 때문에 설령 논란하는 이나 훼방하는 이가 있다 해도 모두가 다 항복하게 된다.
또한 모든 하늘들은 반야바라밀에 공양하기 위하여 반야가 머물러 있는 데로 오게 된다.
또한 산하(山河)ㆍ수목(樹木)ㆍ토지(土地)ㆍ성곽(城郭)의 온갖 귀신들은 모두 사천왕(四天王)에게 속한 이들이라 사천왕이 오게 되므로 모두가 그를 따라서 함께 오는 것이며,
이 모든 귀신들 가운데에는 반야의 경전을 얻지 못한 이도 있으므로 이 때문에 반야바라밀이 있는 데로 와서 공양하고 독송하고 예배하게 된다.
또한 선남자를 이익되게 하기 위해서요 이것 또한 금세의 공덕으로 모든 선신(善神)들이 오기 때문에,
제석천왕은 육안(肉眼)을 가진 사람들의 의심을 타파해주시기 위하여 묻기를,
“어떻게 큰 덕을 지닌 하늘들이 온 것을 알게 되는지요?”라고 하고,
“그때에는 큰 광명을 보거나 또는 아주 기이한 향기를 맡기도 한다.”라고 대답하신다.
또한 앞에서의 설명과 같아서 머무르는 곳이 청정한 까닭이기도 한다.
【문】 사람의 몸에는 부정(不淨)한 것이 속에 가득 차 있거늘 바깥만이 청정하다 하여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답】 그 머무르는 곳과 의복이 깨끗하게 되면 곧 바깥도 부정이 없는 것이며 바깥에 부정이 없기 때문에 모든 하늘들도 기뻐하는 것이다.
비유컨대 마치 국왕이나 높은 사람이 오는 곳에는 여러 서민(庶民)들이 피해가듯이 여러 큰 덕을 지닌 하늘들이 오면 작은 귀신들은 떠나가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큰 하늘들의 위덕이 중하기 때문에 먼저부터 머무르던 작은 귀신들은 모두 피해간다.
이 모든 큰 하늘들이 와서 가까이하기 때문에 이 사람의 마음은 청정해지고 광대해지나니,
수행하는 이가 만일 큰 덕을 지닌 하늘들이 오게 하려고 하면 마땅히 경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해야 한다.
나쁜 귀신들이 멀리 떠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은 가쁜 해지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모든 나쁜 귀신들을 가까이하면 사람의 몸과 마음이 점점 나쁘게 되기 때문이다.
비유컨대 마치 성낸 사람을 가까이하면 남들에게 성내기를 좋아하게 되고 아름다운 얼굴빛을 가까이하면 사람들에게 좋은 빛깔에 대한 정(淨)이 우러나오게 하는 것과 같다.
이 사람은 안팎으로 나쁜 인연을 멀리 여읜 까닭에 잠을 자도 편안하고 깨어 있어도 편안하면서 모든 나쁜 꿈이 없게 된다.
꿈에서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는 일들은 경에서 말씀한 바와 같다.
【문】 반야바라밀은 부처님의 몸 안에 있으므로 만일 한 부처님께 공양해도 반야바라밀에 공양한 것이거늘 무엇 때문에,
“시방의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 반야바라밀에 공양하는 것보다 못하다.”라고 말씀하시는가?
【답】 공양하는 이의 마음이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사람의 몸매[人相]를 취한다면 사람은 반드시 얻을 수 없는 것이어서 모양을 취하는 까닭에 복전(福田)은 비록 크다 하더라도 공덕이 적지만,
반야바라밀에 공양하는 이는,
들은 바 그대로 반야 가운데에서 사람의 몸매를 취하지도 않고 법의 모양도 취하지도 않으면서 이런 마음으로 공양하기 때문에 그 복덕은 크다.
또한 반야바라밀은 바로 온갖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요 또한 이 모든 부처님의 스승이시다.
모든 부처님은 이 몸의 32상(相)과 80수형호(隨形好)며 한량없는 광명과 신통 변화를 얻게 되시는 것이 모두가 이 반야바라밀의 힘이다.
이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공양하는 것이 뛰어나다.
이런 등의 인연 때문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보다 뛰어나다는 것이지 부처님을 공경하지 않아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