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중.박.(문화.미술관.작품소개)
#.영천 은해사 괘불
🎁2020년 괘불전꽃비 내리다 - 영천 은해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은 2006년부터 부처님 오신날을 기념하여 사찰 소장괘불을 특별 공개하는 전시를 개최해 왔습니다. 올해로 열다섯 번째를맞이하는 괘불전에는 바다처럼 겹겹이 펼쳐진 은빛 안개로 아름다운사찰, 영천 은해사銀海寺에 소장된 괘불을 소개합니다.봄기운이 감돌던 1750년 4월 어느날, 팔공산 동쪽 기슭에 자리한 은해사에 높이 11미터의 괘불이 완성되었습니다. 야외로 괘불을 이운하는의식이 시작되고, 대화면이 펼쳐지는 순간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대중들은 화사한 꽃비 속에 강림한 부처와 마주했습니다. 한눈에 담기 어려운거대한 화면에는 부처를 공양하려는 듯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과 연꽃이 흩날리고, 그 중심에는 만개한 연꽃을 밟고 홀로 선 부처가 은해사중정中庭을 가득 채웠습니다.보물 제1270호 <영천 은해사 괘불>이 완성된 날부터 270년이 지난2020년 4월, 괘불에 담긴 이야기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펼쳐집니다.당시 사람들의 마음이 되어 괘불 속 부처를 들여다보고 주변에 아름답게흩날리는 꽃비도 감상해 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거는 불화, 괘불
괘불은 야외에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큰 법회나 의식을 한 때 걸어두는 대형 불화이다. 작게는 높이가 4~5미터 정도이고, 큰 괘불은 〈은해사 괘불)처럼 10미터를 넘기도 한다.
사찰 마당에 걸리면 아무리 사람이 많이 몰려 있다 해도 꽤불에 그려진 부처의 모습을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괘불이 언제 최초로 조성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조선 후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나고 전쟁과 기근으로 죽은 영혼들을 달래는 천도의식이 활발하게 개최되면서 본격적으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한을 품고죽은 영혼들이 재난을 가져와서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생각했다. 이런 영혼들을 달래고 위로하여 극락에 태어날 수 있도록 빌어주는 것이 진도의 식의 목적이었다.
영천 은해사, 보물 제1270호
아홉 개의 비단을 이어 붙여 만든 화폭 중앙에 온화한 표정의 부처가 자리하였다. 부처 좌우와발아래에는 활짝 핀 꽃과 꽃봉오리가 차례로 붉은색을 뽐내고, 머리 위를 장식한 보개寶蓋 주변에는 새들이 자유로이 날아다닌다. 화면 바깥에 배치된 81개의 붉은 원에는 고대 인도의 문자인범자梵字와 진언眞言이 적혀 있다. 화면 하단의 기록을 통해 1750년 보총普總과 처일處- 이 조성했음을알 수 있다.<은해사 괘불>과 같은 자세를 취한 독존의 부처는 영축산靈山에서 가르침을 전한 석가모니불로여겨진다. 그러나 화면을 가득 채운 꽃과 여섯 마리의 새는 아미타불의 극락정토極樂淨土를연상시킨다. 괘불의 꽃은 석가모니불의 가르침을 찬탄하며 뿌려진 청정한 공양처럼 보이기도하고, 아미타불의 극락 하늘에서 내린다는 꽃비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변을 에워싼 꽃은 홀로 서있는 부처를 더 새롭게 바라 보도록 만드는 듯하다.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 조선 1750년, 비단에 색, 161.5×308cm, 보물 제1857호
염불은 극래왕생의 지름길
즐거움만 가득하고 바라는 모든 것이 갖춰진 아이타불의 극락정토에 이르는 지름길은 바로 아미타불의 이름을 한 마음으로 외우는 염불이다. 괘불과 같은 해 조성된 이 불화에는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극락의 모습과 염불수행을 통해 극락으로 인도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화면 오른편에는 용어리 모양의 배( 반야용선) 에 탄 염불인과 이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아미타불의 무리가 있다.
용선이 헤쳐나가는 파도의 끝 , 흰 구름 너머에는 경전에 묘사된 극락의 모습이 실감나게 펼쳐져 있다.
여래의 연화좌, 보배로 장엄한 나무와 이층 누각, 하늘을 날아다니는 극락조와 악기는 극락의 찬란한 전경을 잘 보여준다.
용선 너머에는 진실한 수행의 공덕으로 정토에 태어나는 상품상생자를 위한 가마와 이를 모시는 주악천인이 보인다.
하단 연못에는 업에 따라 아홉 등급으로 나뉘어서 태어나는 왕생자와 염불인이 있고, 아미타불
삼존은 손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내뿜으며 염불인을 맞이하고 있다.
팔공산 일대에서 공유되었던 염불신앙과 아이타불의 극락을 총망라하여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은해사 <괘불>과 같은 해 조성된 보물 제1857호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念佛往生捷徑圖〉도 8월 23일까지 함께 선보인다.
오랜세월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이 그토록 다시 태어나길 바랐던 청정한그곳, 괴로움 없이 즐거움만 가득하고 바라는 모든 것이 갖춰진 아미타불의 극락정토에 이르는 가장 쉽고 빠른 지름길은 무엇일까?
아미타불을 지극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그 이름을 흐트러짐 없이 외우는 염불念佛이다.
이 불화에는 아미타불을 생각하며 그 이름을 부르는 것[염불念佛]이 극락에 태어나는 [왕생往生] 가장 빠른 방법[첩경捷徑]이라는내용이 담겨 있다.
〈은해사 염불왕생첩경도〉에는 찬란한 극락의 정원과 극락의 연못에서태어나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게 될 염불수행자, 이들을 인도하고 만나는 불보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화면 오른편에는 용머리 모양의 배에 탄 염불수행자와 이들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아미타불의 무리가 있다. 용선이 헤쳐나가는 파도 너머로는 부처의 연화좌, 보배로 장엄한나무와 누각, 하늘을 날아다니는 극락조와 악기, 온갖 악기를 연주하며가마를 모시는 천인 등 극락의 전경이 펼쳐져 있다. 극락은 아미타불이 다스리는 청정한 땅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찬란함을 품고 있는 땅이다. 아미타불의 극락을 설명한 아미타경阿彌陀經』, 『무량수경無量壽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 따르면 극락에는 일곱 보배로 이루어진 연못이 있고,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공덕수로 충만하다.일곱 보배로 된 나무 위로는 진기하고 미묘한 보배 그물이 덮여 있으며 가벼운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랑이면 아름다운 법음法音이 울려 퍼진다. 극락의 궁전과 누각 역시 일곱 보배로 장식되어 있으며, 자연이연주되는 만 가지의 기악 소리와 온갖 기묘한 여러 색의 새들이 내는아름답고 온화한 소리로 가득하다. 공덕을 갖춘 자들은 각자의 업에따라 아홉 등급으로 나뉘어 극락의 연꽃에서 다시 태어난다. 은해사에서 찾아온 성보문화재를 보며 팔공산 일대에서 공유되었던 염불 신앙과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총망라해 만나볼 수 있다.
1.홀로 강림한 부처
2.연꽃 줄기 혹은 복숭아 줄기를 물고 날아다니는 새
3.산화하는 꽃과 정토 바닥에서 피어나는 꽃
4.신비로운 주문, 범자와 진언
5.조성 연도와 화승이 적혀 있는 화기書記
2020.5.17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사진: 밴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