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82) 이냐시오의 회심이 현대인에게 주는 교훈 / 미론 페레이라 신부
본질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 그의 경험 담긴 ‘영신수련’에 많은 이들이 성소 발견하고 시대의 징표 식별 방법 배워
지난 5월 20일, 전 세계 예수회원들은 창립자 로욜라의 이냐시오의 인생과 세계 역사를 바꾼 500년 된 사건을 기념했다. 회심은 한 개인이 자신의 사고뿐만 아니라 가치관을 바꿀 때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대개 누군가 점진적으로 과거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사고와 행동을 수용할 때 생긴다. 하지만 회심은 때때로 갑작스러우며 결정적이고 충격적일 수도 있다. 타르수스에서 다마스쿠스로 가던 바오로와 산 다미아노의 무너진 성당에 있던 프란치스코 베르나도네, 전쟁에서 다리를 다쳐 절망에 빠졌던 로욜라의 이냐시오와 같이 말이다.이냐시오의 회심은 16세기 유럽이 겪고 있던 사회·종교적 격변에 비하면 작은 사건이었다. 1521년 유럽은 두 사건으로 뒤흔들렸다. 하나는 오스만제국의 슐레이만이 전쟁을 일으켜 남부와 중부 유럽을 차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우구스티노회 수사 마르틴 루터가 일으킨 격변이었다. 당시 레오 10세 교황은 그를 이단자로 파문했고 카를 5세 황제는 그를 추방했다.하지만 로욜라의 이냐시오에게 닥친 변화는 슐레이만과 마르틴 루터가 일으킨 격변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 스스로 하느님의 계획을 찾았던 이냐시오의 경험은 그의 노트인 ‘영신수련’으로 구체화 됐다. 그는 영신수련을 통해 많은 이들이 성소를 발견하게 도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훈련으로 변모했다. 이들 중 몇몇은 예수회원이나 CLC(Christian Life Communities) 회원이 됐다. 이들이 겪었던 충격은 저평가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냐시오와 그의 동료들이 한 일은 당대 사람들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회심하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냐시오 회심의 본질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다. 그렇다. 봉사에 그 열쇠가 있다. 맨 처음 이냐시오와 그의 동료는 성지에 가서 순례자들에게 봉사했다. 하지만 성령께서는 이냐시오를 다른 길로 인도했다. 그는 로마로 돌아와 동료들과 함께 교황에게 봉사했다. 개신교도들은 교황의 권위에 도전했지만, 이냐시오와 예수회원들은 교황에게 충성하고 순종해 귀감이 됐다.라이네스와 살메론, 카니시우스, 벨라르미네, 파베르를 비롯한 초기 예수회원들은 설교와 저서를 통해 가톨릭 신자들의 마음과 영혼을 변모시켰다. 이렇게 신자들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두 가지 도구는 바로 영신수련과 예수회 학교였다.시간이 지나며 예수회원들은 사목 활동 안에서 시대의 징표를 식별해 내는 방법을 배웠다.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며 이들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목 활동을 수행해 왔다. 지난 수세기 동안 예수회는 가톨릭 신자들이 예수 성심에 헌신하도록 이끌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로 예수회는 신앙과 정의를 위한 사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생겨나 빠르게 전 세계 가톨릭교회로 확산된 정의평화 활동은 거의 모든 사회에 만연한 불의와 박탈감을 살아있는 신앙 경험과 조화시키고 있다.예를 들면 남아시아에서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걷기’ 위해 A.T. 토마스 신부와 매튜 마남파람빌 신부, 톰 가프니 신부, 허먼 라스차에르트 신부가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목숨을 잃었다. 올해 84살인 스탠 스와미 신부는 평생 부족민들을 돕다가 지금은 감옥에 갇혔다. 이냐시오의 회심은 우리의 삶과 우리 자신의 변모를 위한 본보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현 예수회 총장 아르투로 소사 신부는 최근 예수회 전체가 4가지 ‘보편적이며 사도적인 선택’을 하도록 요청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적 도전이다. 나머지 세 방향성은 젊은이와 함께하기, 쫓겨난 이들과 함께 걷기, 영신수련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보여주기이다.만일 누군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비판적이라면, 코로나19가 보여주는 재난은 우리가 자원을 낭비하는 삶에서 벗어나 회심해야 한다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냐시오는 전투에서 다리를 다치며 명예와 부에 대한 헛된 망상으로부터 벗어나 그를 위한 하느님의 계획을 다르게 이해했다. 코로나19 말고 더 큰 무엇인가가 우리의 삶의 방법을 바꾸게 할 것인가? 우리의 회심과 사회의 변모는 여기에 달려 있다.
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예수회 사제로서 평생을 기자 양성 등 언론활동에 힘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