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내린 단비로 자고나면 앞산은 푸르게 더 푸르게 진초록으로 싱그로운 여름이 덮혀지고 있다. 아파트 울타리엔 빨간 장미가 그 화려함을 자랑하며 5월을 장식하기 시작한다.
눈부신 싱그러운 아침. 남양주 축령산 가는길은 출근길과 맞물려 서청주 IC를 빠져 나가는데 지체가 되고 있다. 고속도로변엔 온통 우유빛 아카시아꽃과 순박한 찔레꽃이 향기를 더한다. 저 많은 아카시아꽃에 꿀벌이 사라져가고 있다니... 예기치 않는 기상변화로 지구의 모든 사람들은 두려움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회장님께서 교회일로 산행에 나오시지 못하셨다. 늘 함께하던 회원들의 모습도 5월이 되니 바쁜 일정으로 서로 어긋나 몇주씩 만날 수가 없다. 모처럼 경기도 산행으로 도착은 지체되었지만 서리산엔 철쭉꽃이 만개했다는 부회장님 안내에 가슴이 셀레인다. 10시30분. 축령산 자연 휴양림 제1주차장 도착. A팀은 오른쪽으로 축령산(879m) 서리산 4시간30분 산행 B팀은 왼쪽 서리산(832m) 3시간30분산행으로 갈라섰다. 난 C팀도 버거워 엉거주춤 했는데 어느새 B팀에 끼여 산행이 시작되었다.
축령산과 서리산은 서울에서도 가깝고 자연휴양림과 철쭉꽃 산행으로 유명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서리산 산행은 숲속 등산로 초입부터 가파른 오름길로 숨을 헐떡이게 한다. 오름길를 오르면서 쉬고 또 오르면서 가뿐 숨 토해내니 땀은 비오듯 얼굴을 덮는다. 그래도 자연휴양림이라 숲은 적당히 우겨져 뜨거운 햇볕은 피하며 걷는 등산로라 다행이다. 철쭉이 만개했다더니 철쭉은 언제쯤 볼 수 있는거야? 힘이드니 만개한 철쭉만 찾는다. 수고롭게 가져온 회원님들의 상콤한 오이도 나누고 다시 오르는 등산로.. 솔바람이 불어오는 초록의 시원한 그늘을 조금씩 걷다보니 거의 9부 능선에서 갑자기 키큰 연분홍 철쭉꽃이 터널을 이루며 수줍게 모습을 나타내는데 햇살에 비친 철쭉꽃은 깨끗하고 투명한 아름다움이다. 소백산과 정선 두위봉에서 보았던 고운 연분홍 철쭉꽃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온사방에 피여있다. 연분홍 파스텔톤과 조금 진한 철쭉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운치있는 터널을 지나노라니 너무 황홀하다. 오랜 세월속에 굵게 자란 철쭉 나무가지들은 초여름 햇살을 살짝 가려주며 연녹 잎사귀와 머리위로 피워낸 소담한 연분홍 꽃잎들로 여기 저기서 산객들의 꽃멀미에 탄성이 쏟아진다. 그꽃들과 눈마춤을 하면서 천천히 걷는 시간은 이세상 더할나위없이 행복하다. 오늘 이곳을 지나는 복 많은 사람들이 어느곳에서 이같은 아름다움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철쭉동산 표석을 한발 지나니 테크전망대 앞으로 자연산 철쭉나무가 한반도 지형으로 연분홍 철쭉꽃을 요란스럽지 않게 피워내고 있었다.
다시 한발 .. 서리산 정상에 B코스 8명의 인증샷으로 오늘도 함께한 길벗에게 감사를.. 정상을 향하여 땀 흘리며 걷는 산행길은 이세상을 걸어가는 인생길과 같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스쳐가는 바람에 발걸음이 가벼워지듯 그대는 사랑의 바람으로 삶에 땀을 씻어주는 소중한 사람이다. 하루가 다르게 산등성이 골짜기들은 짙은 초록색 크래파스로 그림을 그려놓은 것처럼 깊어져 간다. 연두빛으로 연초록으로 살랑거리는 잎사귀들이 티도없이 꽃처럼 아름답다. 우거진 능선길를 감상하며 적당히 불어오는 산바람에 여유롭게 하산길로 내려선다.
얼마쯤 걷었을까... 마즌편에서 발빠른 A팀 회원들 7명이 반갑게 다가온다. 우리B팀은 A팀들이 지나온 절고개 사거리에서 제1주차장으로 내려가야하고... A팀은 축령산과 서리산을 이어가는 연계산행으로 더 한참을 간다. 대단하신 우리A팀들 화이팅~ 헬기장 사거리에서 내려서는 좁은 하산길은 험했다. 약50여분을 가파르게 조심조심... 무사히 휴양림 임도길로 내려서서 시원한 골짜기 얼음물에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그는데 얼마나 차가운지 단 몇초도 참을 수가 없다. 3시30분 B팀 하산완로. 4시20분 A팀 하산 완료. 시원한 막걸리 한잔은 산행끝에 갈증을 싹 없애주는 최고의 음료인 것을 등산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빨간 장미꽃 5월 ... 오늘도 멋진 산행으로 우린 눈부시게 더 젊어졌다. 점점 더 번창해가는 우리 산악회 아이스크림 공장... 오늘은 남일우회원께서 제공해주셨다
오랫만에 고향에 갔더니 할 일이 많아 두번이나 빠졌네요. 산행일지도 지금에야 읽어봅니다. 박은옥 권사님, 산행일지 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너무나 정겨운 산행일지! 제가 빠진 덕분에 회원님들이 이런 멋진 산행일지를 읽어보는 행운을 가져왔데요. 저혼자 쓰는 것보다 박권사님의 맛갈나는 일지가 어루러져야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자주자구 교대교대로 씁시다.^^
첫댓글 짝짝짝!!!
우리목요천봉의 보배...
은옥 작가님의 글을 읽어가면서 다시금 어제의 산행코스와 연분홍 철쭉들의 속삭임 소리가 아직도귓가를
간지럽히네요~힘든 산행 하시면서도 일일이 기억했다가 글 로 옮겨주시는 은옥 언니께 경의를 표합니다~감사합니다 ~^^
오랫만에 고향에 갔더니 할 일이 많아 두번이나 빠졌네요. 산행일지도 지금에야 읽어봅니다.
박은옥 권사님, 산행일지 쓰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너무나 정겨운 산행일지!
제가 빠진 덕분에 회원님들이 이런 멋진 산행일지를 읽어보는 행운을 가져왔데요.
저혼자 쓰는 것보다 박권사님의 맛갈나는 일지가 어루러져야 더 멋있을 것 같아요.
자주자구 교대교대로 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