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8
24곡 총 연주시간: 1:11:24
1. Gute Nacht: 0:00; 2. Die Wetterfanne: 5:22; 3. Gefrorene Tränen: 7:05; 4. Erstarrung: 9:39; 5. Der Lindenbaum: 12:33; 6. Wasserflut: 17:07; 7. Auf dem Flusse: 21:24; 8. Rückblick: 25:05; 9. Irrlicht: 27:36; 10. Rast: 30:10; 11. Frühlingstraum: 33:10; 12. Einsamkeit: 37:05; 13. Die Post: 39:49; 14. Der greise Kopf: 42:05; 15. Die Krähe: 45:00; 16. Letzte Hoffnung: 47:05; 17. Im Dorfe: 49:27; 18. Der stürmische Morgen: 52:40; 19. Täuschung: 53:33; 20. Der Wegweiser: 55:08; 21. Das Wirtshaus: 59:15; 22. Mut: 1:03:50; 23. Die Nebensonnen: 1:05:18; 24. Der Leiermann: 1:07:57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독일 가곡(Lied)을 노래하는 성악도들에게 교과서로 통할 만큼 해석의 규범을 제시한 바리톤이며, 특히 슈베르트 가곡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불멸의 목소리로 남은 예술가다. 다른 가수와 절대로 혼동할 수 없는 독특한 그의 음색도 장점이지만,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새기며 정성을 다하는 그의 완벽한 발음은 흔히 '음악적이지 못한 언어'로 불리는 독일어의 숨은 아름다움을 최대한 드러내준다.
베토벤, 슈만, 브람스, 말러, 볼프 등의 가곡에 있어서도 신중하고 정교한 해석으로 곡의 정서를 탁월하게 전달했다. 외르크 데무스, 알프레드 브렌델, 다니엘 바렌보임,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 등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이 앞다투어 그의 가곡 반주를 맡을 정도였지만 역시 최고의 파트너는 전문반주자 제랄드 무어였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그러나 '독일 가곡 최고의 해석자'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엔리코 카루소, 마리아 칼라스, 플라시도 도밍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20세기를 빛낸 최고의 성악가'로 꼽히지는 못했을 것이다. 40여 년간 7종의 음반을 낸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Die Winterreise)]나 베토벤의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An die ferne Geliebte)] 등 그를 대표하는 작품들 외에도 피셔 디스카우는 무수한 오페라의 바리톤 주인공으로 명연들을 남겼다.
1948년, 오페라 가수로서의 첫 데뷔 배역이었던 베르디 [돈 카를로]의 포자 후작(로드리고)으로 출발한 그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의 알마비바 백작, [돈 조반니]의 타이틀 롤, [마술피리]의 파파게노 역, 베르디의 [팔스타프] 타이틀 롤 같은 가볍고 즐거운 배역부터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의 한스 작스 역, [탄호이저]의 기사 볼프람 역, 베르디의 [리골레토]와 [맥베스] 타이틀 롤, 푸치니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역 같은 중량감 있는 배역, 그리고 현대 오페라인 부조니의 [파우스트 박사]나 라이만의 [리어 왕], 힌데미트의 [카르디야크] 타이틀 롤에 이르기까지 오페라에서 중요한 바리톤 배역은 거의 모두 섭렵했다.
뿐만 아니라 칸타타, 오라토리오, 미사곡 등의 교회음악 분야에서도 바리톤 솔리스트로서 일일이 다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음반을 남겨,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최다 음반을 녹음한 대표 성악가가 되었다.
1 ![]() | 2 ![]() |
1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와 피아니스트 제랄드 무어 2 베르디 [팔스타프]의 타이틀 롤을 맡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1966년 |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
피셔 디스카우는 1925년 5월 28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교장, 어머니 역시 교사였고, 세 아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릴 때는 알버트 디트리히 피셔로 불렸다. 피셔 집안은 교사, 의사, 건축가, 성직자를 여럿 배출한 전형적인 '전문직 중산층'에 속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어머니 집안은 '폰 디스카우'라는 귀족가문이었고, 아버지는 1934년 집안 성(姓)인 피셔에 자신의 어머니쪽 성 '디스카우'를 줄표로 덧붙였다.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피셔 디스카우의 친할머니쪽 조상이었던 이 폰 디스카우의 의뢰로 1742년 [농부 칸타타]를 작곡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잘했던 피셔 디스카우는 16세가 된 1941년부터 리트와 오라토리오 분야에서 유명했던 게오르크 발터에게 제대로 성악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2년 후인 1943년 2차 대전에 징집된 그는 1945년에 연합군 포로가 되어 이탈리아에서 2년간 수용소 생활을 했고, 전쟁 중에 병약했던 형이 나치의 수용시설에서 굶어죽는 등 집안이 몰락하는 불행을 겪었다.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1947년부터 피셔 디스카우는 다시 베를린에서 헤르만 바이센본에게 성악을 배웠다. 전쟁 통에 제대로 음악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도 그는 그 해에 이미 브람스 [레퀴엠] 솔리스트 대타로 나서 리허설 없는 완벽한 가창으로 주목을 받았다. 곧 라이프치히에서 첫 리트 독창회를 열 수 있었고, 베를린 '티타니아 팔라스트'에서 콘서트를 가져 대단한 성공을 기록했다. 20대의 이 젊은 바리톤은 패전으로 빈곤과 절망, 무력감에 시달리던 독일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다.
동서로 분단된 베를린의 서쪽 '베를린 시립오페라'와 주역가수로 전속계약을 맺은 그는 [돈 카를로]의 포자 후작으로 데뷔했고, 그때부터 독일 오페라 무대가 그에게 활짝 열렸다. 이 시립오페라는 1961년에 베를린 도이체 오퍼(Deutsche Oper Belin)로 이름을 바꿔 오늘날까지 독일을 대표하는 오페라극장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피셔 디스카우는 오페라 무대에서 은퇴한 1978년까지 30년간 이 무대에서 노래했다.
1956년에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Ansbach에서 열리는 바흐 음악 축제(Ansbach Bach Week)에 참가하여 팬들에게 사인하고 있는 피셔 디스카우
1949년, 스물넷의 피셔 디스카우는 첼리스트 이름가르트 포펜과 결혼한다. 그리고 아들 셋이 태어난다. 첫째 마티아스는 무대디자이너, 둘째 마틴은 지휘자, 셋째 마누엘은 첼리스트가 되었다. 아들들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인형극장, 아버지와 처음으로 피아노 앞에 함께 앉았을 때 등을 선명하고 행복하게 기억한다. 그러나 이들의 어머니 포펜은 셋째를 난산 끝에 얻고 세상을 떠난다. 2차 대전 이후 또 한번의 타격이었다. 첫 번째 아내와 함께 했던 15년간 피셔 디스카우는 리트 가수로 또 오페라 가수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피셔 디스카우는 바르토크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Bluebeard's Castle)] 타이틀 롤을 불렀고 음반으로 남겼다. 마치 이 오페라의 주인공 '푸른 수염'처럼 그 역시 네 번 결혼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라면 아무리 뛰어난 예술가라 해도 네 번 결혼한 사람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피셔 디스카우의 이력에서는 이 결혼들이 그리 주목을 받지 않는다.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예술가이면서도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품의 인물이었기 때문일까? 알마비바 백작이나 돈 조반니 같은 모차르트 주역 바리톤을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타고난 바람둥이처럼 보이지만 그건 탁월한 연기력 덕분일 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대단한 명성을 누리던 중에 아내를 잃은 그는 1965년부터 67년까지 인기 여배우 루트 로이베리크와 두 번째 결혼생활을 했고, 크리스티나 푸겔 슐레와 68년부터 75년까지 세 번째 결혼을 유지한 뒤 1977년에 헝가리 계 루마니아 소프라노 율리아 바라디(1941~ )와 결혼해 여생을 함께 했다. 경쾌하고 선명한 음색과 남다른 연기력을 지닌 바라디는 모차르트, 치마로사 오페라의 주역 등으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오페라극장에서 활약했고, 치마로사 [비밀결혼]의 큰 딸 엘리세타 역, 라이만의 [리어 왕]에서 리어의 딸 코딜리어 역을 맡아 피셔 디스카우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1 ![]() | 2 ![]() |
1 1968년 10월 9일 크리스티나 푸겔 슐레와 결혼하는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2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와 네 번째 부인인 소프라노 율리아 바라디(Julia Varady) |
무엇이 그를 불멸의 존재, 음악사를 대표하는 성악가로 만들었을까? 평론가 옌스 말테 피셔는 그의 '한결같은 수준'을 이유로 꼽았다. 유명한 성악가라 해도 어떤 무대에서는 탁월한 기량을 보이지만 다른 무대에서는 야유를 받는 경우도 있고, 이 배역으로는 뛰어나도 다른 배역은 기대에 못 미치기도 한다. 하지만 피셔 디스카우는 모든 배역, 모든 무대에서 한결같은 안정감과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었다. 타고난 재능으로 이미 20대에 명성을 얻었지만, 새로운 작품을 연구하고 연습하는 일에 잠시도 게으름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였다. 전 세계를 빛의 속도로 돌아다니며 충분한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요즘 인기 성악가들을 그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작품을 대하는 그의 진지하고 학구적인 태도는 '성악가가 절대로 작곡가를 앞질러가서는 안 된다'라는 그의 주장에도 반영되어 있다. "우리(성악가)는 주인의 포도밭에서 일하는 일꾼입니다. 그 이상은 아니죠." 물론 성악가가 오늘날 슈베르트나 말러의 가곡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으로 노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피셔 디스카우는 악보에 보이는 작곡가의 연주 지시에만 맹목적으로 충실했던 연주자는 아니었다. 그는 작곡가가 진정으로 전달하려고 했던 감정과 의미를 깨닫게 될 때까지 작곡가와 작품을 탐구했고, 무대 위에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공들여 그 결과를 펼쳐 보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훌륭한 리트 해석자들이 존재했지만, 피셔 디스카우를 통해 비로소 독일 가곡은 오페라 분야와 거의 비중이 같은 성악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1964년 잘츠부르크에서 미국가수 그레이스 범브리(Grace Bumbry)와 베르디 [맥베스] 작품 공연
그가 시대를 뛰어넘어 감상자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의 자연스러움일 것이라고 평론가들은 입을 모은다. 리트 무대 위의 그는 결코 요란한 제스처나 변화무쌍한 표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가 노래하는 슈베르트의 '마왕'은 전율을 느낄 만큼 드라마틱하다. 희극 오페라 무대 위의 그는 말할 수 없이 유머러스하지만, 그의 표정이나 동작에는 어떤 과장도 없다.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음색과 톤으로 순간마다 적절한 감정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관객이 저도 모르게 웃게 되는 것이다.
피셔 디스카우는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아리베르트 라이만 뿐만 아니라 벤저민 브리튼, 한스 베르너 헨체, 고트프리트 폰 아이넴, 비톨트 루토스와브스키 등 다양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 초연에 나서서 참여했기 때문이다. 1993년에 68세로 은퇴선언을 한 뒤 젊은 성악가들을 가르치며 지휘자, 저술가, 화가로 활동한 피셔 디스카우는 2012년 5월 18일, 87회 생일을 열흘 남긴 채 자택에서 자다가 조용히 영면했다. 곁을 지킨 아내 바라디는 '그가 편안히 세상을 떠났다'고 세상에 전했다.
추천음반
1. [겨울나그네(Die Winterreise)], 피아노: 제랄드 무어, 1971
2. [말러 가곡(Mahler: Lieder)]: 연가곡 [방랑하는 젊은이의 노래], [죽은 아이들을 위한 노래] 수록,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연주, 1955
3.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Schubert: Schwanengesang)], 피아노: 제랄드 무어, 1969
4.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알마비바 백작 역), 칼 뵘 지휘, 베를린 도이체 오퍼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 1968
5. [비밀결혼(Il matrimonio segreto)](제로니모 역), 다니엘 바렌보임 지휘, 잉글리쉬 체임버 오케스트라, 1977
[네이버 지식백과]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Dietrich Fischer-Dieskau] - 슈베르트 가곡 하면 떠오르는 세기의 바리톤 가수 (성악가 열전)
슈베르트 가곡집 - 겨울나그네 (연가곡: 24곡)
Winterreise Op. 89 (작곡년도: 1827년) |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성악곡)와 마찬가지로 뮐러의 원시에 작곡한 것으로,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성악곡)보다 4년 후에 완성되었다. 이 해에 뮐러는 33세로 요절하고, 슈베르트(오스트리아)도 또 이듬해에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원시는 24곡으로 이루어졌으며, 슈베르트(오스트리아)는 1곡도 생략하지 않고 작곡했으나 순서는 다소 바뀌었다.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성악곡)와 같은 명료한 줄거리의 전개는 없고, 실연해서 방랑하는 젊은이의 심경을 노래해 나간 것이며, 그런 만큼 상징적 · 심리적인 요소가 많고 극적인 표현도 각별히 깊은 맛을 보여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몹시 음울하여 두 청년 예술가의 잇단 죽음을 예감시키는 것이 있다.
제1곡 「잘 자세요 Gute Nacht」
d단조 2/4박자. 5월에는 꽃이 피고, 처녀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모친은 결혼 얘기를 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낯선 사람으로서 방랑의 여행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 개마저 짖어댄다. 연인이여, 그대의 집 문에 ‘잘 자세요’라고 써 놓고 가자. 그대가 나를 생각해 주도록.
4절의 유절 가곡인데 처음 2절은 단조로 부르고, 제3 · 4절이 됨에 따라 차츰 변화하여 제4절에서는 장조로 바뀌어 실의 속에서도 밝은 용기가 솟아 남을 느끼게 하고 있다.
a단조 6/8박자. “연인집의 깃발은 가엾은 나를 비웃는 것처럼 바람에 나부낀다. 그것을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 집에서 진실한 애인을 구하려 하지는 않았을 텐데”.
통작 가곡으로 변화가 많은 선율과 창법으로 짧은 곡이면서도 심리적인 동요를 능란하게 묘사한다.
f단조 2/2박자. ‘모르는 사이에 언 눈물이 볼에 흘러 내리고 있다. 뜨거운 내 가슴에서 솟아난 눈물임에도 그대는 차가운 얼음으로 변해 버린다. 눈물이여, 그대는 그토록 미적지근한가’.
통절 가곡의 슬픈 선율의 노래이며, 간소한 피아노가 더욱 효과를 살리고 있다.
c단조 4/4박자. 연인과 함께 팔장을 끼고 걸었던 초록빛 들판. 지금은 완전히 눈에 덮여 있어 추억의 자취조차 없다. 그녀의 모습도 죽은 것 같은 내 마음 속에서 차갑게 얼어 버렸다.
통절 가곡으로 단조로운 선율이 애처롭고, 세잇단음을 계속 연주하는 피아노는 아름답게 방황한다.
E장조 3/4박자. 샘가의 보리수. 이전에 나는 그 줄기에 사랑의 말을 여러 개나 새겼다. 오늘 밤도 또 그 옆을 방황하자 나뭇가지는 술렁거리며 ‘벗이여, 이곳에 그대의 휴식이 있다’고 말을 걸어 온다. 차가운 바람이 세게 불어 모자를 날려 버렸다. 그러나 나는 돌아다보지 않고 나아간다. 그리고 나뭇가지는 아직도 나에게 말을 한다. ‘이곳에 휴식이 있다’고.
4절의 유절 가곡으로 곡집 중 가장 유명한 민요풍의 것이며, 제2절에서 한때 단조로 바뀌고, 제3절 뒤에는 폭풍 부분을 두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피아노는 나뭇잎의 술렁거림을 나타낸 묘사적인 기법으로 작곡되었다.
e단조 3/4박자. “넘치는 눈물은 계속 눈 위에 떨어지고, 나의 불타는 듯한 슬픔은 눈에 빨려 들어간다. 얼마 후 봄이 오면 눈도 얼음도 녹아 시냇물이 되어 내 눈물을 거리까지 실어 가리라. 만약 내 눈물이 뜨겁게 타오른다면 거기는 그녀의 집이다”.
2절의 유절 가곡. 비통한 가락의 명작. 단순한 반주가 전체의 기분을 긴장시켜 효과적이다.
e단조 3/4박자. 즐겁게 흐르던 시냇물이 지금은 얼음의 딱딱한 옷을 입고 차갑게 누워 있다. 그러나 얼음 밑에는 그것을 깨뜨리려 하는 빠른 흐름이 넘치고 있지 않은가. 마치 내 마음 그 자체를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g단조 3/4박자. "나는 지금 거리를 빠져나가려 한다. 거리의 모습도 언젠가 나를 맞이해 주었던 날과는 전혀 다른다. 그 때는 그녀의 두 눈도 빛나고 있었지만, 이미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린 일. 그렇지만 다시 한번 그녀의 집 앞에서 멈춰 서 있을 수 있다면···."
세도막 형식으로 애가 타듯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곡. 중간부는 옛날을 회상하여 상냥하다.
b단조 3/8박자. “깊은 골짜기 저편에서 도깨비 불이 나를 부르고 있다. 기쁨도 슬픔도, 모든 것은 도깨비 불의 소행. 그러나 상관하지 말고 나아가자. 길은 결국 어딘가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통절 가곡의 짧고 대담한 곡으로 꾸불꾸불한 선율과 커다란 비약이 인상적이다.
d단조 2/4박자. 지금 몹시 지친 나는 겨우 숯 굽는 오두막에서 휴식의 장소를 찾아냈다. 그러나 내 몸은 쉬지 않고 싸움을 계속해온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타오르는 것처럼 쑤시고 있다.
2절의 유절 가곡으로 선율은 담담하게 나아가고, 피아노는 곡선을 그리며 이것을 다룬다.
A장조-a단조 6/8박자. “5월의 초록빛 들판을 꿈에 보았다. 그러나 눈을 뜨고 보면 차갑고 어두운 현실. 달콤한 사랑의 꿈을 꾸었다. 눈을 뜨면 나는 혼자 뿐. 그러나 아직도 가슴은 울렁거리고 있다. 언제 봄은 오는가. 언제 연인을 이 팔로 안을 수 있겠는가.”
2절의 유절 가곡으로 가볍게 튀는 전주에 이끌리는 전반은 오래간만에 밝음을 띠지만, 꿈이 깨진 후반은 또다시 어둡게 가라앉아 간다.
b단조-d단조 3/8박자. “혼자 쓸쓸하게 무거운 다리를 질질 끌면서 거리를 간다. 바람은 부드럽고 거리의 표정도 밝다. 그럴수록 나는 비참한 것이다.”
통절 가곡으로 담담하게 진행되는 전반, 극적으로 긴장하는 후반, 전체적으로 이상할이만큼의 어두움이 감돈다.
E플랫장조 6/8박자. “연인이 있는 거리에서 우편 마차의 나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을 들으면 내 가슴은 왜 이렇게 울렁거리는 것일까. 편지가 올 리도 없는데···.”
2절의 유절 가곡. 전반은 무의식의 기대에 밝게 튀지만, 후반은 절망적으로 어둡게 가라앉는다.
c단조 3/4박자. 머리에 하얗게 내린 서리가 녹으면 또 검은 머리카락이 나타난다. 그것을 보면 자기의 젊음이 무서워진다. 관 속에 들어갈 때까지는 아직도 멀다. 그 때까지 이 길고 고달픈 여행이 계속되는 것이다.
통절 가곡으로 울적하게 진행하는 선율,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어두움이 전곡을 지배한다.
c단조 2/4박자. “거리를 나온 날부터 한 마리의 까마귀가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따라왔다. 까마귀여, 그대는 왜 떠나려 하지 않는가. 무덤까지 따라와 주겠다는 것인가.”
통절 가곡으로 간결한 형식에 긴박한 절실감을 띤 아름다운 노래로서 명작이다.
E플랫장조 3/4박자. “나무들의 잎은 물들고 있다. 그 한 잎에 나는 내 운명을 걸었다. 그러나 그 잎도 바람에 날려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나는 몸을 내던지고 울었다.” 통절 가곡으로 극적인 고조를 보여 주는 가락의 강한 노래로서 피아노는 낙엽을 묘사하여 날카롭다.
D장조 12/8박자. 밤을 지키는 개가 짖는다. 모두들 깊이 잠들어 꿈을 꾸고 있다. 그러나 나의 꿈은 이미 끝나고 말았다. 개여, 짖어라. 그리하여 나를 쉬지 않게 해다오.
통절 가곡으로 「까마귀」와 함께 적막한 명작으로 개가 멀리서 짖는 것을 연상케 하는 반주가 절묘하다.
d단조 4/4박자. 폭풍이 부는 아침, 그것은 내가 마음에 그리고 있었던 아침이다. 내 마음의 하늘도 겨울 하늘과 마찬가지로 거칠고 차갑다.
통절 가곡으로 힘차고 간결한 곡으로 시원스런 아름다움이 거기에 감돈다.
A장조 6/8박자. 나그네를 흘리는 허깨비. 그것을 알면서도 나는 허깨비를 쫓아다니고 있다. 이 비참한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은 단지 허깨비뿐이다.
통절 가곡으로 「도깨비 불」과 비슷한 자조적인 내용으로 간단한 선율이 이상스레 효과적이다.
F장조 4/4박자. 이정표는 거리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나는 거리에 가지는 않고, 돌아온 사람이 없는 길을 계속해서 가리라. 휴식을 구하면서도 쉬지 않고서···.
2절의 유절 가곡으로 슈베르트(오스트리아)의 가곡 중 손꼽는 명작의 하나로 담담하게 흐르는 곡은 한없는 맛을 띠고 있다.
F장조 4/4박자. 나는 묘지에 당도했다. 여기서 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의 방도 만원이라고 한다. 무정한 여인숙이여, 그러면 충실한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자.
통절 가곡으로 종교적인 평안함을 띤 조용한 선율로서 반주 화음의 깊은 울림이 효과적이다. 이것도 「이정표」에 못지 않는 명작이다.
a단조 4/4박자. 눈을 털어내고, 밝고 즐겁게 노래하자. 바람과도 폭풍과도 맞서서 유쾌하게 살아가자. 이 세상에 신이 없다면 나 자신이 신이 되어 볼까.
통절 가곡으로 젊은이에게 남겨진 마지막 용기를 쥐어짜는 듯한 간결하고 힘찬 노래이다.
A장조 3/4박자. 나는 하늘에서 3개의 태양을 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태양이 아니다. 이미, 친한 2개의 태양은 가라앉고 말았다. 제3의 태양이여, 그대도 가라앉거라. 어둠이야말로 나에게는 기분 좋은 것이다.
통절 가곡으로 단순한 곡이지만, 정신의 한계 상태를 생각케 한다. 이상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a단조 3/4박자. 변두리에서 있는 거리의 늙은 악사. 그는 얼음 위를 맨발로 비틀거리면서 필사적으로 손풍금을 돌리고 있다. 접시 속은 언제나 비어 있고, 개만이 짖으며 덤벼든다. 그러나 노인은 이미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단지 무심하게 오르간을 돌린다. “노인이여, 나도 그대와 함께 가리라. 내 노래에 맞추이 오르간을 들려다오”.
통절 가곡으로 나그네 길의 끝에서 만난 거리의 늙은 악사의 쓸쓸한 모습을 단조롭게 그린이 끝곡도 널리 애창되는 명작으로 피아노가 연주하는 허디 거디(손으로 돌리는 오르간)의 속절없이 슬픈 음이 절망감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곡집 「겨울나그네」 (최신명곡해설 & 클래식명곡해설 - 작품편, 2012. 5. 31., 삼호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