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젊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최경주(40)와 양용은(38)으로 대표되던 한국 남자골프는 노승렬(19·타이틀리스트·노승렬)과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 등 '젊은 피'의 가세로 성공적인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의 신예 선수들은 아시안투어와 유럽투어에서 연마한 실력을 뽐내며 마스터스와 US오픈 등 세계 최고 대회로 통하는 굵직굵직한 대회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16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제92회 PGA챔피언십에서도 한국의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10대 소년' 노승렬은 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 공동 28위에 올라 한국인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해 양용은이 '황제' 타이거우즈(미국)를 누르고 아시아 최초 PGA투어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이라 할 수 있다.
해외 언론 역시 한국의 영건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회 중계를 맡았던 케이블 채널 TNT는 물론 AFP 등 해외 언론들은 노승렬에 대해 "최경주, 양용은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노승렬이 이번 대회에서 두 선수를 능가하는 활약을 펼쳐보였다"고 전했다. 노승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또 한번의 기회까지 얻었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던 노승렬은 19일부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세지필드CC에서 열리는 윈덤 챔피언십에 초청을 받아 다시한번 PGA투어 정상 도전에 나선다.
김경태 역시 해외무대에서 주목받는 한국의 영건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07년 KPGA투어에서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김경태는 그 동안 일본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며 국제 무대 경험을 쌓았고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 연이어 출전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경태는 지난 7월 디오픈에서 공동 48위에 오른데 이어 PGA챔피언십에서도 1오버파 289타를 기록, 공동 48위를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챔피언 최경주, 아시아 최초 PGA투어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 그 동안 우리에게는 최경주와 양용은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필드를 주름잡는 '슈퍼 코리안'은 두 선수만의 타이틀이 아니다. 실력과 지략을 겸비한 '젊은 피'가 선배들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한국골프는 이제 차세대 스타 선수들의 등장으로 다시한번 힘찬 비상을 기대하고 있다.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