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383 술회述懷 38 유회有懷 생각 있어서
개락산화우일년開落山花又一年 피었다 떨어지는 산의 꽃 또 일년 지났는데
고금인사정산연古今人事正潸然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일 생각하면 눈물 난다.
전금삼출원비고展禽三黜元非臯 전금展禽이 세 번 쫓겨난 건 원래 죄가 아니었고
정칙고충기유건正則孤忠豈有愆 정칙正則의 외로운 충성이 어찌 허물 있었으랴?
화복하수점이서禍福何須占以筮 화되고 복되는 것 어찌 시초[草]로써 점칠 건가?
궁통무불관어천窮通無不關於天 궁하고 통하는 것 하늘에 관계되지 않음이 없네.
시행시지비유력時行時止非由力 때에 행하고 때에 그치는 건 힘으로는 안 되는 것
거의오경부곽전去矣吾耕負郭田 돌아가자! 내가 城 밑의 밭이라도 갈리라.
산자락 꽃들이 피고 지면서 또 한 해가 가고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겪는 일은 정말 눈물 난다네.
전금은 세 번이나 쫓겨났지만 죄 때문이 아니었으니
규칙을 바로 지키는 고고한 충성심이 어찌 허물이 되리까.
화와 복을 어떻게 댓가지 하나로 점칠까
막히고 뚫리는 운세는 하늘의 뜻이 관련되지 않을 수 없다네.
가거나 멈춰야할 시간은 사람의 힘만으론 알 수 없으니
돌아가세, 내가 성 밖에 밭 뙤기를 책임지고 갈아 놓을 터이니.
►산연潸然 눈물을 흘림
►전금展禽 유하혜柳下惠.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대부로
성은 전展 이름은 획獲. 자는 금禽•계季.
유하柳下에서 살았으므로 이것이 호가 되었으며
문인들이 혜惠라는 시호를 올렸으므로 유하혜라고 불렀다.
직도直道를 지켜 임금을 섬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춘추시대 大盜•惡人으로 유명한 도척盜跖이 그의 동생.
이에 따라 형제간에 현인과 대악인이 있을 때 이들에 비유하였다.
맹자는 유하혜를 聖人 중의 화和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유하혜위사사柳下惠爲士師 삼출三黜 유하혜는 사사가 되었다가 세 번이나 쫓겨났다.
인왈人曰 사람들이 물었다.
자미가이거호子未可以去乎 "당신은 여기를 떠나버릴 수 없었습니까?"
왈曰 유하혜가 말했다.
직도이사인直道而事人 언왕이불삼출焉往而不三黜
"도를 바르게 하여 남을 섬긴다면 어디에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겠소?
왕도이사인枉道而事人 하필거부모지방何必去父母之邦
도를 굽혀서 남을 섬길 양이면 어찌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소?"
‘사사士師’ 법을 집행하는 관리.
‘직도이사인直道而事人’ 길을 곧게 하여서 남을 섬기다./<論語 微子>편
►정칙正則 굴원屈原의 본명. 올바른 법칙
►愆 허물. 악질惡疾
►‘점 서筮’
중국 고대의 占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시초蓍草 즉 댓가지(竹枝)로 길흉화복을 알아냄
►시행시지時行時止 때를 보아서 행하거나 멈춤.
►유력由力 사람의 힘만으로
●유회有懷/청허당淸虛堂 휴정休靜(1520-1604)
락월오경반落月五更半 지는 달은 새벽 네시 반
명천일침서鳴泉一枕西 울리는 샘물 베개의 서쪽
여하림외조如何林外鳥 어쩌자고 숲을 벗어난 새는
종야진정제終夜盡情啼 밤새도록 애끊는 울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