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용기를 일으키는 방법 국민을 설득하는 방법 국민을 안심시키는 방법 전사자와 투항자의 비율 포로 행동 수칙 등 이다
일본은 우선 전쟁을 정당화시키는 논리가 미국과 전혀 다르다
미국은 일본이나 독일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전쟁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일본은 무질서한 다른 나라들을 제대로 된 상하관계에 놓기 위하여 전쟁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전쟁을 하면서 몇가지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첫째, '일본의 정신력은 미국의 물질주의를 이긴다'는 선전이다
'...적의 숫자는 우리의 훈련으로 맞서고 그들의 강철은 우리의 육탄으로 막는다...' 선전 책자에 자주 나오는 문장이다
민간인도 마찬가지다 24시간 공장에서 녹초가 되더라도 육체가 고통스러울수록 강인한 정신을 가지면 지친 육체를 일으킨다 즉 녹초가 될수록 좋은 훈련이라고 한다 차가운 방공호에서 추위에 떨고 있을 때 체조를 시킨다 체력을 소비할수록 체력이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수면시간이나 식사 난방 등을 고려하는 미국인들하고 전혀 다르다 일본은 이런 미국인을 물질적이라고 오히려 비난한다
정신력은 죽음도 초월한다고 선전한다 선전 방송중에 이런 사례도 있었다 공중전을 끝내고 기지에 돌아온 한 전투기 조종사는 부하 조종사들이 마저 착륙하는 걸 확인한 후 대장에게 가서 귀환 보고를 한다 그리고 쓰러진다 급히 의무대로 옮기니 그는 이미 오래전에 죽은 몸이라고 한다 투철한 책임감과 정신력이 죽음을 이겨내어 기적을 일으킨거다 미국인들은 황당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인들은 사실로 받아들인다
일본인들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생각으로 미국과 전쟁한다 대규모로 공격해오는 미군을 보고 이미 알고있었고 계획에 다 포함되어 있던 거라고 한다 수동적으로 공격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을 계획 안으로 끌어 들인거라고 선전한다
둘째, '세계의 눈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니 우리는 일본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고 한다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할 때도 의연하게 행동해라 그렇지 않으면 미국이 우리의 모습을 찍어 웃음거리로 만든다 죽음 앞에서 당당하게 행동하라고 선전한다
셋째, 덴노(てんのう 천왕)에 대한 태도이다
전쟁 전에는 존재감이 없었기 때문에 천왕에 대한 충성심도 없다라는 의견도 있으나 일본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인은 일본 군대를 모욕하는 건 별로 신경쓰지 않으나 천왕을 모욕하는 경우 크게 화를 낸다고 한다
'천왕은 평화주의자다' '군부에게 속았다' '천왕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려야 한다' '천왕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다' '군인들이 학대 받는 걸 천왕은 모르고 계신다' ... 등등 일본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독일인들은 전쟁은 히틀러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천왕과 군국주의를 별도로 생각한다 전쟁의 책임은 천왕이 아니고 내각과 군지휘부가 져야 한다 천왕은 비판을 초월하는 존재이다 천왕 없는 일본은 없다 일본군 포로들은 천왕을 비난하지 않고 비난을 유도하는 질문도 거부한다
군지휘관들은 천왕숭배를 전투력에 이용하였다 '천왕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려야 한다' '이 술은 천왕님의 하사품이다' '천왕을 위하여 만세삼창을 하라' '천왕의 성서러운 말씀을 크게 외워라' ...
천왕의 말씀은 양날의 칼이다 천왕의 명령이라면 죽창 하나 들고 돌격할 것이고 그만두라고 하면 즉시 싸움을 멈출 것이다 가장 잔인한 만주군도 그럴 것이다 천왕에 대한 무조건 충성은 무능한 정부관리나 비겁한 군지휘관들에게 쏟는 일본인들의 비난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넷째, 병력소모에 대한 태도
미국은 손상된 군함 두척을 구조하여 무사히 기지까지 끌고 온 매케인 제독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이를 본 일본은 전투에 이긴 것이 아니라 파괴된 배를 구조했다고 훈장을 주는 엉터리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라고 보도한다
일본인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시에도 환자를 간호하고 동정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고 무척 생소하게 생각한다 미국은 궁지에 몰린 사람을 구조하는 것이 당연한 반면 일본은 그런 행동을 거부한다 미군 전투기에 탑재되어 있는 구명도구도 비겁하다고 멸시한다
일본군은 약품이나 의료시설도 부족하지만 애초부터 부상병이나 환자는 전투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상병을 후송하는 구조대나 야전병원은 거의 없다 이동해야할 경우 부상병을 사살하거나 자살하도록 한다
일본군 포로수용소에서 3년간 억류 당했던 한 미군 병사의 증언에 따르면 ' 우리는 같은 포로인 미군 군의관에게 간호를 받을 수 있었으나 일본군은 병사를 위한 군의관이 아예 없었다 일본 군의관은 1년에 한두번 볼 정도였다'
일본군의 병력을 가장 극단적으로 소모한 것은 무항복주의이다 서양군대는 최선을 다한 후 중과부적이다 판단되면 항복한다 항복해도 여전히 명예로운 군인이고 거기에 맞게 행동한다 본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연락하고 소식을 들은 이웃들도 같이 기뻐해준다
그러나 일본군은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만이 명예라고 생각한다 절망적 상황이 되면 최후의 수류탄으로 자살하거나 맨몸으로 적진에 뛰어든다 기절하거나 부상을 당하여 자살하지 못하거나 포로로 잡히면 명예를 잃었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죽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미군에게 포로로 잡히면 고문 당하고 총살 당한다고 선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북부 미얀마 전투에서 일본군은 전사자 120 : 포로 1명 비율이었다 서양군대는 30-40% 정도 전사하면 항복하기 때문에 전사자 1 : 포로 2 정도이다
일본군은 미군포로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명예를 잃은 군인이라 생각한다 자기의 생존 소식을 본국에 알리려고 하거나 웃거나 하면 치욕을 입은 자가 그것도 깨닫지 못하고 웃는다고 불같이 화를 내며 심지어 폭행을 한다 미군 포로가 음식물을 훔치거나 규칙에 벗어나는 행동을 해도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일본군 보초 모르게 하거나 남들 보는데서 공공연히 하지만 않으면 괜찮다 보초에게 들키거나 말대꾸하면 보초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군인이 마지막 순간에 미군에게 뛰어들어 같이 죽으려 하는 것은 전쟁에서 공로를 세우지 않고 그냥 죽는 것은 수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 전쟁 끝난 후 항복하지 않고 29년 동안 혼자 필리핀 밀림 속에서 숨어지내다 잡힌 일본군 병사)
가장 놀라운 차이점은 포로로 잡힌 이후의 행동이다 일본 군인은 포로로 잡히면 죽여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한다 그러나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 갑자기 미군에게 협조한다 그것도 적극적으로~ 일본군의 위치나 탄약고가 있는 곳을 알려주고 미군 선전물을 일본어로 작성해주거나 심지어 폭격기에 같이 탑승해서 목표지점을 가르쳐준다 전혀 다른 행동이고 그것도 매우 충실하게 한다 물론 마지막까지 완강하게 거부하는 병사도 일부 있다
처음에는 미군들도 놀라고 의심하였다 그러나 곧 일본군 포로들의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걸 알게 된다 일본인은 어느 한 방향에 모든 걸 걸다가 그것이 실패하면 즉시 다른 방향으로 가고 또 그렇게 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