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의교혁(刻意矯革)
굳은 의지로써 고치려고 노력한다는 뜻으로, 공직자는 잘못된 관례는 어려워도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刻 : 새길 각(刂/6)
意 : 뜻 의(心/9)
矯 : 바로잡을 교(矢/12)
革 : 가죽 혁(革/0)
출전 :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육조(律己六條
이 성어는 정약용(丁若鏞)의 목민심서(牧民心書) 율기육조(律己六條) 청심(淸心)편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율기(律己)는 자기 자신을 단속함이고, 청심(淸心)은 깨끗한 마음가짐을 가져라는 말이다.
청렴(淸廉)은 목민관(지방 수령)의 기본 임무이며, 모든 선(善)의 원천이요. 모든 덕(德)의 근본이다. 청결하지 않고는 목민을 할 수 있었던 자는 일찍이 아무도 없었다.
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
청렴이란 천하의 큰 장사와 같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결한 것이니, 사람이 청결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廉者, 天下之大賈也. 故, 大貪必廉, 人之所以不廉者, 其智短也.
그러므로 옛날부터 지혜가 깊은 선비는 청결로써 교훈을 삼고 탐욕으로써 경계를 삼지 않은 자가 없었다.
故, 自古以來, 凡智深之士, 無不以廉爲訓, 以貪爲戒.
목민관이 청결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그를 도둑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나갈 때에 더러운 욕설이 시끄러우니 부끄러운 일이다.
牧之不淸, 民指爲盜, 閭里所過, 醜罵以騰, 亦足羞也.
뇌물을 주고받는 일을 아무도 숨길 수 있겠는가. 한밤중에 한 일이라도 아침이면 드러난다.
貨賂之行, 誰不秘密.
中夜所行, 朝已昌矣.
비록 바치는 물건이 비록 작은 것이라도, 은정(恩情)으로 맺어졌으니, 사사로운 정이 오고간 것이다.
饋遺之物, 雖若微小,
思情旣結, 私已行矣.
청결한 벼슬아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가 거처간 곳의 산림이나 물과 돌도, 모두 그 맑은 빛을 받게 된다.
所貴乎廉吏者, 其所過山林泉石, 悉被淸光.
무릇 물건이 고을에서 나왔다면, 반드시 고을의 폐단이 되는 것이다.
凡珍物産本邑者, 必爲邑弊.
하나라도 가지고 돌아가지 않아야만, 청결한다고 말할 수 있다.
不以一杖歸, 斯可曰廉者也.
무릇 언동이 지나치게 과격(矯激)한 행동이나, 각박한 정사는 인정에 맞지 않는 것이니, 군자가 내몰아야 할 것이지 취할 바가 아니다.
若夫矯激之行, 刻迫之政, 不近人情, 君子所黜, 非所取也.
청렴하나 치밀하지 못하며, 재물을 쓰면서도 실효가 없는 것은, 칭찬할 것이 못된다.
淸而不密, 損而無實, 亦不足稱也.
무릇 민간의 물건을 사들일 때 예전의 전례(官式)가 너무 헐한 것은 마땅히 시가대로 사들어야 한다.
凡買民物, 其官式太輕者, 宜以時直取之.
무릇 그릇된 관례가 내려오는 것은, 굳은 결의로 이를 고치도록 하고, 혹 고치기 어려운 것은 자신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凡謬例之沿襲者, 刻意矯革, 或其難革者, 我則勿犯.
무릇 포목과 비단(布帛)을 사들일 때는 도장이 찍힌 문서(印帖)가 있어야 한다.
凡布帛貿入者, 宜有印帖.
날마다 쓰는 장부는 자세히 볼 것이 아니니, 끝에 서명을 미근적 거리면 안된다.
凡日用之簿, 不宜注目, 署尾如流.
목민관의 생일날, 아전과 군교 등 여러 부서(吏校諸廳)에서, 혹 성찬을 올리더라도 받아서는 안된다.
牧之生朝, 吏校諸廳, 或進殷饌, 不可受也.
희사하는 일이 있더라도 소리 내어 말하지 말며, 생색내지 말며, 남에게 이야기하지도 말고, 전임자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凡有所捨, 毋聲言毋德色, 毋以語人, 毋說前人過失.
청결한 자는 은혜롭게 용서하는 일이 적으니 사람들은 이를 병통으로 여긴다.
廉者寡恩, 人則病之.
모든 책임은 자기에게로 돌리고 남을 책하는 일이 적으면 된다.
躬自厚而薄責於人, 斯可矣.
청탁이 행하여지지 않는다면, 청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干囑不行焉, 可謂廉矣.
청렴한 소리가 사방에 알려져, 아름다운 이름이 날로 빛나면, 또한 인생의 지극한 영광인 것이다.
淸聲四達, 令聞日彰, 亦人世之至榮也.
각의교혁(刻意矯革)
공직자 재산 공개제도는 우리나라의 경우 1993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공직자 윤리법에 근거한다. 이 법은 공직자 재산 공개와 함께 공직자들의 청렴성을 보장하는 두 가지 장치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재산을 등록하는 시기는 최초로 등록 대상 직위에 보직됐을 때이다. 매년 12월31일을 기준으로 변경된 내용을 1월 중에 신고하는데, 이를 두고 해당 공직자에 대해 다양한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상속받은 재산도 없는데 이렇게 재산이 많아? 라는 반응과 참으로 청렴하게 살아왔네. 보기 드문 딸깍발이야! 등 여러 평가들이 줄을 잇는다.
물론 깨끗하게 재산을 모아 알뜰살뜰 살아가는 공직자들이 대다수다. 그런 반면 부정부패에 물든 비리 공무원이 적지 않음도 사실이다.
대학(大學)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국가 공직자는 이(利)로써 이로움을 삼지 않고, 의(義)로써 이로움을 삼는다고 일컫는 것이다(此謂國不以利爲利以義爲利也).”
그렇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공직자는 이익이 아닌 국리민복을 위한 의로움을 좇아야 한다. 재산 형성 과정이 의혹투성이인 탁부(濁富)가 아니라, 누가 보아도 수긍할 만한 청부(淸富)여야 한다.
그런데 납득되지 않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예산 절감이나 세수증대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예산성과금의 98%가 공무원에게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공무원에게 성과금을 지급한 사례를 보면 불법 광고물 단속 등 당연히 해야 할 업무 수행을 성과로 인정한 경우가 많아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자립도 등 재정난을 해소하려면 내부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국민 혈세를 챙겨선 안 되겠다.
잘못된 관례는 굳은 의지로써 고치려 노력하고, 혹 고치기 어려운 게 있으면 나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凡謬例之沿襲者, 刻意矯革, 或其難革者, 我則勿犯). 정다산 선생이 200여년 전 목민심서를 통해 이 땅의 공직자들에게 외친 청렴의 도덕률이다.
각의교혁(刻意矯革)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이 청렴(淸廉)이라고 쉽게 말한다. 주변에 그러한 사람들이, 특히 공직자가 많을 것이라 쉽게 믿는다.
이들 중 하늘과 신과 나와 그대가 안다며 황금을 거절한 양진(楊震)과 뇌물로 가져온 물고기를 매달아놓은 양속(羊續)이 유명하고, 백성의 생활에 피해를 준다며 아욱을 뽑고 베틀을 버리기까지 한 공의휴(公儀休)가 압권이다. 성어가 된 중국의 청렴관리는 이처럼 손에 꼽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선 어떨까? 조선시대에 청백리(淸白吏)는 217명이 배출되었다는데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
청렴이라고 하는 것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이고, 모든 선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원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다산(茶山) 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 중 율기(律己)편 청심(淸心)조의 첫 대목이다.
백성을 다스릴 벼슬아치 목민(牧民)이 지켜야 할 도리와 지방관의 폐해를 들어 깨우치는 내용으로 시대를 넘어 공직자의 필독서로 꼽히기도 하는 책이다.
같은 조의 중간에 굳은 의지(刻意)를 가지고 고쳐 나가라(矯革)는 말은 잘못된 관례라도 공직자는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인용해 보자.
凡謬例之沿襲者, 刻意矯革, 或其難革者, 我則勿犯.
무릇 그릇된 관례가 내려오는 것은, 굳은 의지로 이를 고쳐 나아가되, 간혹 고치기 어려운 것이 있거든, 나 하나만이라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연습(沿襲)은 전례를 답습하거나 이어받는 일이고, 각의(刻意)는 마음을 졸인다는 뜻이지만 굳은 의지로 해석한다. 공무원들이 손쉽게 관행이라며 이어져 온 비리를 벌써부터 근절하라고 가르쳤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국회의원들은 예외조항을 많이 두고, 공무원이 아닌 사립학교 교사와 언론인을 포함해 평등권을 침해하는 등 위헌 요소가 있지만 비리는 굳은 의지로 뿌리 뽑고, 잘못된 관행은 바로 잡아야겠다.
▶️ 刻(새길 각)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亥(해; 분명하게 하다, 각)로 이루어졌다. 칼로 새기다, 표를 하다, 구분짓다의 뜻을 나타낸다. 십오분(十五分)을 일각(一刻)이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刻자는 ‘새기다’나 ‘벗기다’, ‘깎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刻자는 亥(돼지 해)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亥자는 돼지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亥자는 살아있는 돼지가 아닌 가공한 돼지를 그린 것이다. 돼지를 뜻하는 글자로는 豕(돼지 시)자도 있다. 이 두 글자의 갑골문을 보면 豕자는 돼지를 온전히 그렸지만 亥자는 머리와 다리가 잘린 모습이었다. 이렇게 도살한 돼지를 뜻하는 亥자에 刀자가 결합한 刻자는 잡은 돼지를 자른다는 뜻이다. 刻자에 ‘벗기다’나 ‘깎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사실은 돼지를 나눈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刻자는 단순히 무언가를 새기거나 부각한다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刻(각)은 (1)연장으로 나무나 돌 같은 데에 글이나 그림 따위를 새기는 일 (2)조각(彫刻) (3)누각(漏刻) (4)시간(時間) 단위의 하나. 시헌력(時憲曆)에서 하루의 12분의 1인 1시간(지금의 2시간)을 8로 나눈 것의 하나. 곧 15분 동안을 말함 (5)시헌력 이전에는 하루의 1/100이 되는 시간. 곧 14분 24초 동안을 이름 등의 뜻으로 ①새기다 ②벗기다, 깎다 ③깎아내다 ④조각하다 ⑤시일(時日)을 정하다 ⑥다하다, 있는 힘을 다 들이다 ⑦각박(刻薄)하다 ⑧모질다, 몰인정하다 ⑨꾸짖다, 잘못을 지적하여 말하다 ⑩괴롭게 하다, 해치다, 해롭게 하다 ⑪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엄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급하다 ⑫시간(時間) ⑬때, 시각(時刻) ⑭새김, 새겨 놓은 솜씨, 그릇의 각명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새길 간(刊)이 있다. 용례로는 모나고 혹독하고 인정이 박함을 각박(刻薄), 도장을 새김 또는 새겨 만든 도장을 각인(刻印), 조각한 판목으로 인쇄한 책을 각본(刻本), 몹시 애씀이나 대단히 힘들임을 각고(刻苦), 고마움 또는 원한이 마음속 깊이 새겨짐을 각골(刻骨), 날짜를 정함을 각일(刻日), 나무를 오리어 새기거나 깎음을 각목(刻木), 시각이 급한 이때를 각하(刻下), 도자기에 꽃무늬를 새김을 각화(刻花), 글씨나 형상을 나무나 돌 따위에 파는 데 쓰는 칼을 각도(刻刀), 글자를 새김을 각자(刻字), 마음에 깊이 새겨 두는 일을 심각(深刻), 곧 그 시각에를 즉각(卽刻), 어떤 사물을 특징지어 두드러지게 함을 부각(浮刻),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정해진 시각에 늦음을 지각(遲刻), 한 시의 첫째 시각 곧 15분을 일각(一刻), 잠깐 동안이나 눈 깜박할 동안을 경각(頃刻), 그림이나 글씨를 나뭇조각에 새김을 판각(板刻), 고니를 새기려다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는 된다는 각곡유목(刻鵠類鶩),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뼈에까지 사무쳐 잊혀지지 아니한다는 각골난망(刻骨難忘),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각주구검(刻舟求劍), 촛불이 한 치 타는 동안에 시를 지음이라는 각촉위시(刻燭爲詩) 등에 쓰인다.
▶️ 意(뜻 의, 기억할 억)는 ❶회의문자로 音(음; 깊이 품는 일)과 心(심; 심장, 마음, 기분)의 합자(合字)이다. 마음에 생각하는 일은 음성이 되어 밖으로 나타난다는 뜻이다. 나중에 이들 뜻은 憶(억), 臆(억)의 글자가 나타내고 意(의)는 마음, 생각 따위의 뜻에만 쓰게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意자는 ‘뜻’이나 ‘의미’, ‘생각’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意자는 音(소리 음)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音자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소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소리’를 뜻하는 音자에 心자가 결합한 意자는 ‘마음의 소리’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옛사람들은 생각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意자는 그러한 인식이 반영된 글자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라는 의미에서 ‘뜻’이나 ‘의미’, ‘생각’, ‘헤아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意(의, 억)는 선(善)이라는 가치를 바라는 정신 작용(이러한 작용에서 모든 윤리 도덕이 규정되게 된 것임)의 뜻으로 ①뜻, 의미(意味) ②생각 ③사사로운 마음, 사욕(私慾) ④정취(靜趣), 풍정(風情) ⑤대저(大抵: 대체로 보아서), 무릇,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⑥생각컨대 ⑦아아! ⑧의심하다 ⑨헤아리다 ⑩생각하다 그리고 ⓐ기억하다(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뜻 정(情), 뜻 지(志), 뜻 지(旨), 뜻 취(趣)이다. 용례로는 말이나 글이 지니는 뜻과 내용을 의미(意味), 생각이 미치어 대상으로서 알거나 깨닫거나 느끼는 것을 의식(意識), 마음에 생각하는 점을 의견(意見), 어떤 일을 해내거나 이루어 내려고 하는 마음의 상태나 작용을 의지(意志),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을 의도(意圖), 마음 먹은 생각을 의사(意思), 선택한 하나의 목표에 대해 의지가 적극적이나 능동적으로 작용하는 일을 의욕(意欲), 마음 속을 의중(意中), 뜻밖이나 생각 밖을 의외(意外), 바라는 마음을 의망(意望), 마음의 향하는 바를 의향(意向), 득의한 마음을 의기(意氣), 죽은이를 슬퍼하는 마음을 조의(弔意), 서로 뜻이 맞음을 합의(合意),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정신차려 조심함을 주의(注意), 결정한 의지를 결의(決意), 열심히 잘 하려고 단단히 차린 마음을 예의(銳意), 일부러나 억지로 하려는 뜻을 고의(故意), 사임이나 사직할 뜻을 사의(辭意), 마음에 둠이나 잊지 않고 새겨 둠을 유의(留意), 기운을 잃고 풀이 죽음을 의기소침(意氣銷沈), 의기가 드높아 매우 자랑스럽게 행동하는 모양을 의기양양(意氣揚揚), 마음속에 생각하여 정해 놓은 사람을 의중지인(意中之人), 서로의 마음이 맞음을 의기투합(意氣投合), 말이나 글의 뜻이 매우 깊음을 의미심장(意味深長) 등에 쓰인다.
▶️ 矯(바로잡을 교)는 ❶형성문자로 矫(교)는 통자(通字), 矫(교)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화살 시(矢; 화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喬(교; 끼우다)로 이루어졌다. 화살을 끼워서 바로잡는 나무, 전(轉)하여 바로잡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矯자는 '바로잡다'나 '거짓'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矯자는 矢(화살 시)자와 喬(높을 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喬자는 높은 건물 위에 갈고리가 걸려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矯자는 이렇게 갈고리가 걸려있는 모습을 그린 喬자에 矢자를 결합한 것으로 화살의 구부러진 곳을 편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화살은 일회용이 아니므로 회수한 후 재사용 해야 했다. 간혹 회수된 화살의 촉이 구부러진 경우가 있었는데, 矯자는 그것을 '바로 잡는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잘못된 것을 '바로잡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矯(교)는 ①바로잡다 ②굳세다, 씩씩하다 ③억제(抑制)하다 ④속이다 ⑤거스르다, 위배(違背)하다 ⑥칭탁(稱託)하다(사정이 어떠하다고 핑계를 대다) ⑦들다, 쳐들다 ⑧날다 ⑨거짓 ⑩핑계 ⑪다리 ⑫튀겨 나온 화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광(匡), 바로잡을 정(訂)이다. 용례로는 잘못을 바로잡아 인도함을 교도(矯導), 좋지 않은 버릇이나 결점 따위를 바로잡음을 교정(矯正), 속여 꾸밈을 교위(矯僞), 진정한 뜻을 억눌러 나타내지 않는 일을 교정(矯情), 왕명이라고 거짓 꾸며 내리던 가짜 명령을 교지(矯旨), 못된 풍습을 바로잡음을 교속(矯俗), 잘못을 고치고 힘씀을 교려(矯勵), 잘못된 풍습이나 폐단을 바로잡아 구제함을 교구(矯救),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호리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矯亂), 고치어 돌이킴을 교복(矯復), 목을 졸라매어 죽임을 교살(矯殺), 세상의 나쁜 것을 바로잡음을 교세(矯世), 결점을 고침을 교유(矯柔), 나쁜 풍속이나 습관을 바로잡음을 교풍(矯風), 마음이 굳세고 과격함을 교격(矯激), 날래고 사나운 모양을 교교(矯矯), 남을 속이거나 기만함을 교사(矯詐), 거짓으로 겉모양만 꾸밈을 교식(矯飾), 속이어 빼앗음을 교탈(矯奪), 폐단을 바로잡아 고침을 교폐(矯弊), 잘못된 것을 손질해서 바로 고침을 교유(矯揉), 꾸며 대어서 남을 속임을 교무(矯誣), 굽은 것을 바로잡음을 교왕(矯枉), 거짓 꾸며서 방패막이로 내세움을 교탁(矯託), 언행이 색다르고 이상 야릇함을 기교(奇矯), 억제하며 사물을 태연하게 대한다는 말을 교정진물(矯情鎭物),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으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일컫는 말을 교각살우(矯角殺牛), 구부러진 것을 바로 잡으려다가 너무 곧게 한다는 뜻으로 잘못을 바로 잡으려다 지나쳐 오히려 일을 그르침을 일컫는 말을 교왕과직(矯枉過直), 잘못을 바로 고치려다 지나쳐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옴을 의미함 곧 어떤 일이 극과 극인 모양를 일컫는 말을 교왕과정(矯枉過正), 손을 들고 발을 두드리며 춤을 춘다는 말을 교수돈족(矯手頓足) 등에 쓰인다.
▶️ 革(가죽 혁, 중해질 극)은 ❶상형문자로 가죽을 손으로 벗기고 있는 모양으로 改(개)나 更(갱)과 음과 뜻이 모두 관계가 깊어 새롭게 하다, 새로와지다의 뜻으로 쓰여진다. ❷상형문자로 革자는 ‘가죽’이나 ‘펴다’, ‘고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革자는 동물의 가죽을 그린 것으로 금문에서는 총 두 가지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하나는 동물의 가죽을 펼쳐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동물의 가죽을 펼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 두 종류 모두 동물의 가죽을 가공하는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예로부터 동물의 가죽은 옷이나 신발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었다. 그러니 革자는 필요에 맞게 사용하기 위해 가죽을 펴고 무두질을 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革자가 皮(가죽 피)자와 구별이 되는 것은 가공단계의 가죽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펴다’나 ‘고치다’와 같은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革(혁, 극)은 (1)짐승의 가죽을 바라서 만든 타악기(打樂器). 팔음(八音)의 하나임 (2)혁괘(革卦) 등의 뜻으로 ①가죽 ②가죽의 총칭(總稱) ③가죽 장식(粧飾) ④갑옷, 투구(쇠로 만든 모자) ⑤피부(皮膚) ⑥북(팔음의 하나) ⑦괘(卦)의 이름 ⑧날개 ⑨늙다 ⑩(날개를)펴다 ⑪(털을)갈다 ⑫고치다(=改, 更), 그리고 ⓐ중(重)해지다, 위독해지다(危篤)(극) ⓑ엄(嚴)하다(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심(甚)하다(정도가 지나치다)(극) ⓒ지독(至毒)하다(극) ⓓ빠르다(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 고칠 개(改), 바꿀 역(易), 고칠 경(更), 살갗 부(膚), 껍질 각(殼), 갑옷 갑(甲), 가죽 피(皮), 겉 표(表), 변할 변(變)이다. 용례로는 일체의 묵은 제도나 방식을 고쳐서 새롭게 함을 혁신(革新), 낡아서 못 쓰게 된 것을 개혁하여 없앰을 혁파(革罷), 새롭게 뜯어 고침을 혁개(革改), 제도나 법령 따위에서 묵은 것을 고침을 혁고(革故), 겉모양만 고치고 속은 고치지 아니함을 혁면(革面), 마음을 고쳐 바꿈을 혁심(革心),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혁세(革世), 묵은 것을 고치고 새롭게 나아감을 혁진(革進), 직책을 박탈하여 내쫓음을 혁추(革追), 이전의 규정을 고쳐서 책임이나 의무를 다른 데로 옮기어 넘겨 줌을 혁부(革付), 묵은 법의 폐해를 없애 버림을 혁거(革去), 새롭게 고치어 낡은 것을 없애 버림을 혁거(革袪), 가죽으로 만든 띠로 바지 따위가 흘러내리지 않게 허리의 옷 부분에 둘러매는 띠를 혁대(革帶), 가죽으로 된 그 본바탕을 혁질(革質), 가죽으로 예술적인 물품을 만드는 일을 혁공(革工), 가죽으로 지은 신을 혁리(革履), 가죽처럼 빳빳한 모양을 혁상(革狀), 일자리나 직무를 물러나게 함을 혁직(革職), 새롭게 뜯어 고침을 개혁(改革), 급격하게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변혁(變革), 변천되어 온 내력으로 지나온 경과를 연혁(沿革), 잠깐 동안 고침을 잠혁(暫革), 용감하게 고침을 용혁(勇革), 폐지하여 없애 버림을 폐혁(廢革), 오래된 폐단을 갑자기 고치거나 버려서 없앰을 거혁(遽革), 폐단이 되는 일을 모두 새롭게 고침을 돈혁(頓革), 고쳐서 새롭게 좋게 함을 경혁(更革), 금지하여 없애 버림을 금혁(禁革), 면도칼 따위를 가는 데 쓰는 가죽을 연혁(硏革), 병이 위독하게 됨을 병혁(病革), 병세가 매우 위중함을 질극(疾革), 옛 것을 고쳐서 새롭게 하려고 꾀한다는 말을 혁구도신(革舊圖新), 마음을 바르게 고치고 면모를 바꾼다는 말을 혁심개면(革心改面), 말의 가죽으로 자기 시체를 싼다는 뜻으로 옛날에는 전사한 장수의 시체는 말가죽으로 쌌으므로 전쟁에 나가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마혁과시(馬革裹屍), 피를 흘리지 아니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는 혁명을 무혈혁명(無血革命), 성씨를 바꿔 천명을 혁신한다는 역성혁명(易姓革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