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마도 70년대에 [제코 정밀]인지 [제코 전자]인지 하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당시 시계제조업계에서는 손목시계는 오리엔트가 TOP이었고,탁상시계나 벽시계에는 이렇다할 상표가 없었던 때였습니다. [세이코]나 [프론티어]가 그나마 괜찮은 상표로 통하던 시절었는데 [세이코]는 '성공'이라는 한자 단어를 일본식 발음으로 읽고 한글로 나타낸 것인데 상품의 영문 표기는 [SEIKO]이며 등록상표입니다. 그리고 프론티어 역시 한글을 상표로 표기한 것이 아니고 영어니까 영어 그대로 나타내었습니다.
이 둘을 가만히 지금와서 살펴보면 [프론티어]는 영어니까 일본어보다는 한국인에게 잘 외워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개척자'. 또는 '개척자 정신'을 의미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에서 개척을 못한 것으로 보이고(그당시 소비자 군에 속하던 사람들이 영어보다는 일본어에 익숙해져 있었던 점도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세이코]는 지금 세대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나 짐작합니다. 그것은 [세이코]라는 회사가 초창기 시계제조업에서 성황을 이룰 때 이미 다른 분야 즉 전자업계를 구축하고 한때 전자계산기를 위시하여 각종 고급 및 중급 전자제품을 아시아 지역 뿐 아니라 유럽에 까지도 전파하는 위력을 보였습니다.
지적소유권 기본 4권리라 하면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 넷을 말하는데(그외에 최근 BM특허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만) 언뜻 일반인의 생각으로 보아 유명상표가 되려면 "각국에서 듣기 쉽고 읽기 쉽고 외우기 쉬운데다가 상품의 성격에 걸맞는 상표가 좋은 상표이다"라는 기본을 갖춰야 하지 않을까 하겠지만 예외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코카콜라는 병모양 즉 [의장]으로 한판 승부를 낸 것이고 '코카'라는 말을 따로 알아들을 수 있겠어요? '나이키'도 마찬가지이고...
테마가 좀 빗나간 것 같습니다마는 위에 말하고자 하는 [제코]로 돌아가서...
[제코]라 하면 저한테는 [제코 음차 시계]가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인가 하면 '소리가 나지 않는 시계'로 특허를 받은 회사가 있었는데 왜 그랬는가 하니 당시 벽시계나 탁상시계는 밤에 아주 시끄러웠습니다.
오죽하면 어린이들 학교 노래 가운데는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 똑딱...밤에도...쉬지않고 가지요'=> 요즘도 탁상시계 신경 좀 쓰이죠?
바로 그러한 소리가 나지 않게 미끄러지면서 작동하는 '무브먼트'를 가지고 특허등록을 했던 회사의 명칭과 상표명이 [제코]였습니다.
그래서, 뭔가 특허와 인연이 있는 ID라는걸 느낀다는 한마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