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강소 소주 강씨 왕생기
나의 어머니는 여든여덟 살이셨다. 뇌혈전 후유증 때문에 왼쪽 다리에 힘이 없어 여러 차례 길에서 넘어지셨다. 최근 3년 사이에는 상태가 더욱 나빠져, 겨울만 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두 다리를 점점 제대로 들지 못하게 되었다. 또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이 머리까지 제대로 돌지 않아 정신을 잃곤 했는데, 반드시 누워야만 다시 의식을 회복하셨다.
어머니의 상태가 날로 나빠지는 것을 보고, 우리는 자주 곁에 머물면서 지난 일들을 회상하며 어머니께 생각해 보시라고 했다.
“평생 살아오시면서 정말 즐겁고 또 자랑스럽다고 할 만한 일이 몇 가지나 있으셨나요?”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없다.”
우리는 다시 말씀드렸다.
“지금 생활은 안정되어 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되겠어요?”
어머니도 분명히 말씀하셨다.
“언젠가는 그날(죽음)이 오겠지.”
그래서 우리는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정말로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으려면 오직 한마음으로 염불하여, 아미타불의 접인에 의지해 서방극락세계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법장보살의 제18원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드렸다.
그 뒤로 어머니는 매일 『아미타경』을 두 번씩 들으시며, 염불하고 발원문 독송도 하셨다. 또한 임종할 때 고통이 없기를, 그리고 오래 누워 남의 수발을 받지 않게 해 달라고 기원하셨다.
최근 반년 사이에는 어머니 스스로도 남은 날이 많지 않음을 느끼셨는지, 장례 이후의 일들을 조금씩 정리하시고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도 미리 불러 만나 보셨다.
어머니는 자주 나에게 안타까운 듯 말씀하셨다.
“아이고, 내가 꿈속에서 『아미타경』을 외울 때마다 ‘손에 금대를 들고 나를 접인하러 오신다’는 대목만 자꾸 나오네. 중간에 흐트러져서 늘 제대로 못 외우겠어.”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경을 외우고 염불하는 목적은 바로 아미타불께서 ‘손에 금대를 들고 접인해 주시는 것’ 아닙니까? 어머니께서 늘 이렇게 극락에 가고 싶은 마음을 품고 계시니, 부처님께서 반드시 접인하러 오실 겁니다.”
2002년 새해를 사흘 앞두고 한파가 들이닥쳤다. 어머니는 오래 앉아 계시다가 다시 정신을 잃으셨고, 깨어난 지 닷새째 되던 날에는 말을 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의식은 또렷하여 누가 찾아와도 다 알아보셨다. 점차 음식도 물도 드시지 않았고, 체온 또한 발부터 점점 식어 올라와 머리와 얼굴까지 차가워졌다. 심장 부근까지 얼음처럼 차가워졌지만, 오직 정수리만은 약간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 그런 상태가 왕생하실 때까지 사흘 동안 계속되었다.
어머니께서 쓰러지신 뒤부터 우리는 매일 이렇게 여쭈었다.
“어머니, 괴로우세요?”
하지만 어머니는 늘 “괴롭지 않다”는 뜻을 보이셨다.
그 과정 내내 우리는 계속 염불기를 틀어 놓고 어머니 곁에서 조념했다. 또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물로 입술을 적셔 드리기도 했다. (어머니는 입가를 살짝 벌려 우리가 젖은 솜으로 입술을 닦아 드릴 수 있게 하셨다.)
내가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 저희가 곁에 있어요. 함께 염불하면서 다 같이 극락세계로 가는 겁니다.”
어머니께 외롭다는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 드린 것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우리에게 말했다.
“어머님께서 아직 떠나지 못하시는 건 아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한번 짐작해 보시고, 귀에 대고 안심하시라고 말씀드리세요. 아무 걱정 말고 일심으로 부처님의 접인을 기다리시라고요.”
그래서 우리 형제자매들은 차례로 어머니 귀에 대고 말했다.
“어머니, 마음에 걸리시는 일은 저희가 다 잘 처리하겠습니다.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도 굳이 서둘러 돌아오게 하지는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아무 걸림 없이 일심으로 염불만 하세요.”
그러자 불과 30분쯤 지나, 이틀 동안 줄곧 감기지 않던 어머니의 두 눈이 스르르 감겼고 호흡도 점차 미약해졌다.
그 뒤에 나타난 모습은 정말 불가사의하기 그지없었다. 거의 아흔 살이 된 노인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들숨은 없이 날숨만 이어지는 상태였는데도 얼굴에는 놀랍도록 환한 미소가 번졌던 것이다. 그 미소는 너무도 달콤하고 또 너무도 만족스러워 보였다. 한 번 웃고는 잠시 멈추었다가, 또 잠시 뒤 다시 웃곤 했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 25분 동안 여러 차례 환한 웃음을 지으셨다. 마침내 길고도 편안한 마지막 숨을 내쉬며, 어머니는 2002년 1월 12일 새벽 5시, 우리들의 염불 소리 속에서 평온하게 왕생하셨다.
어머니는 꼭 잠든 사람처럼 아주 편안하고 자재한 모습이었으며, 입술은 계속 약간 불그스름하였고, 얼굴빛 또한 살아 있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정오 12시 반쯤 되었을 때, 우리는 문득 어머니 얼굴에 다시 환한 미소가 가득 떠오른 것을 발견했다. 이후 이틀 동안에도 어머니의 안색은 계속 변해 갔다. 그리고 14일 오전 9시 화장할 때까지도 줄곧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계셨는데, 그 안색은 마치 흰 옥처럼 맑고 윤기가 있었으며, 또 연꽃처럼 깨끗하고 순수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러 온 친척들과 친구들은 모두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참으로 인광대사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사람은 평생 얼마든지 꾸밀 수 있어도, 오직 임종만큼은 속일 수 없다. 88년의 길고도 긴 인생 끝에, 어머니는 마침내 웃는 얼굴로 이 괴로움 많은 사바세계를 떠나, 평생 마음속으로 그리워하던 정토로 돌아가셨다. 아미타불의 자비로운 광명이 어머니의 마음을 비추었고, 그 얼굴에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나는 그 미소 속에서 분명 정토의 빛을 보았다.
어머니는 평범한 재가 여성으로,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오셨을 뿐 특별한 수행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서방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염불하셨을 뿐인데도 진실로 아미타불의 구제를 받으셨다. 이는 바로 “그대는 일심정념으로 곧장 오너라. 내가 능히 그대를 지켜주리라!”는 말씀 그대로였다.
어머니의 왕생은 우리 마음속에 있던 “만일 임종 때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모두 없애 주었다. 또한 어머니는 비록 말을 하실 수는 없었지만, 사흘 동안 온몸이 차가워진 가운데 오직 정수리만 약간 따뜻했던 것으로 보아, 아미타불의 원력과 광명이 중생을 섭취불사하여 중생의 업력이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다.
세상 사람 가운데 누가 우리 어머니처럼 웃으며 인생과 작별할 수 있겠는가?
(소주 강건(康建) 기록, 2002년 1월 30일)
생각건대:
덧없는 인생의 모든 일도 끝내 모두 공으로 돌아가고
금대에 올라가는 일만 늘 꿈속에 맴돌았네.
참과 거짓, 옳고 그름도 한 번 웃으며 모두 떠나보내니
가장 아름다운 것은 석양 속에 피어난 연꽃이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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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임종만큼은 속일 수 없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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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향전칭(一向專稱)일향전념(一向專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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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念佛真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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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바라는 왕생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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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아흔 살이 된 노인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들숨은 없이 날숨만 이어지는 상태였는데도 얼굴에는 놀랍도록 환한 미소가 번졌던 것이다. 그 미소는 너무도 달콤하고 또 너무도 만족스러워 보였다. 한 번 웃고는 잠시 멈추었다가, 또 잠시 뒤 다시 웃곤 했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 25분 동안 여러 차례 환한 웃음을 지으셨다. 마침내 길고도 편안한 마지막 숨을 내쉬며, 어머니는 2002년 1월 12일 새벽 5시, 우리들의 염불 소리 속에서 평온하게 왕생하셨다
온몸은 차가워졌으나 정수리만 따뜻했던 점, 말은 못했지만 의식이 분명했던 점,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던 점, 마지막 25분 동안 반복해서 환하게 웃었던 점, 사후에도 얼굴빛이 맑고 미소가 지속되었던 점 등은 동아시아 불교권의 왕생기록에서 자주 언급되는 대표적인 왕생상(往生相)입니다.
그래서 기록자가:
“나는 그 미소 속에서 분명 정토의 빛을 보았다.”
라고 한 것입니다.
정토종적으로 매우 중요한 부분은 가족들의 조념과 안심(安心)입니다.
“마음에 걸리시는 일은 저희가 다 잘 처리하겠습니다.”
라는 부분도 앞으로 임종을 지키며 참고해야 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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