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시부터 제 9시까지 계속된 어두움이 가실 즈음인 그 시간에 예수님은 큰 소리를 질러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외치셨다고 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나님은 그의 아들을 버리신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고통을 당하시는 그의 아들을 버리신 것인가? 그것은 십자가 위에 달리신 그 아들을 아들로 보신 것이 아니라 죄인으로 보셨기 때문이다. 예수는 죄인으로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진노를 받으신 것이다. 이로써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와 함께 심판을 받은 것이다.
하나님이 이처럼 그의 아들까지라도 버리실 수 있었던 것은 회개하여 돌아오는 자들에게 대한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아무에게나 사랑을 베풀지 않으신다. 오직 회개하여 예수님과 함께 죽는 자에게만 사랑을 베푸신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여전히 유대인들은 예수를 선지자 중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시간은 제 삼 시였다. 이 시간은 오늘날 시간으로 오전 9시를 가리킨다. 그리고 세 시간이 지난 후인 제 육 시(12시를 가리킴)에 이 세상에 어두움이 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어두움은 세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제 9시에 걷히게 되었고(3시경) 그 때 주님이 운명하셨다.
이 어두움은 하나님의 진노를 가리킨다. 하나님은 그 아들을 향하여 무섭게 진노하셨다. 이 하나님의 진노는 곧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의 심판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골고다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겨냥하여 죄인들에 대한 진노의 심판을 퍼부으셨다. 그는 지금 하나님의 아들로서가 아니라 온 죄인의 죄를 대신 젊어진 온 인류의 죄의 대표자로서 이 진노를 당하고 계셨다. 하나님은 이 같은 진노의 심판을 그 아들에게 부으심으로 죄인들을 구원하시는 일을 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회개하여,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는 자를 구원해 주신다.
예수님의 운명하심과 함께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겨진 일은 참으로 놀라운 사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성소 휘장이 찢겨진 일은 이제는 구약적인 희생 제물은 필요 없으시다는 하나님의 선언이시다. 예수님이 죽으신 직후 일어난 사건은 성소 휘장이 찢어진 일만이 아니다. 마태복음 27장 45-54절에서는 땅이 진동하여 바위가 터지는 지진이 있었고 무덤들이 열려 자던 성도들의 몸이 많이 일어나는 일도 생겼다. 무덤이 열려 자던 성도들의 몸이 많이 일어난 사건은 놀라운 일이다. 예수님이 부활의 첫 열매이시며 그 다음에 부활하는 자로는 물과 성령으로 하늘로 부터 태어나는 자를 말한다. 바로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서 연합된 자가 예수와 함께 부활한 자가 된다.
가슴을 치며 돌아간 무리들이 있었다. 어두움이 세 시간 동안 깔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가슴을 두드리며 돌아갔다. 어둠이 세상에 깔린 일은 때가 한 낮이었다. 이 어둠은 골고다 언덕뿐 아니라 모든 언덕과 계곡에까지 덮였다. 온 세상이 어두움으로 캄캄해진 것이다. 주님을 조롱하던 무리들의 입이 닫혀졌다. 제비를 뽑던 로마 군병들의 손이 내려졌다. 머리를 흔들며 주님을 모욕하던 무리들도 어리벙벙했다. 그들은 이 돌연한 사태에 공포심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돌이켜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나중에 백부장과 그의 부하들인 로마군병들도 철수했다. 백부장은 그 된 모든 일을 친히 보고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기를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고 고백하면서 끝까지 지키고 있다가 부하들과 함께 골고다에서 철수했다.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와 다른 여자들이 끝까지 주님의 무덤 앞에 있었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주님의 시체는 십자가에 달린 채로 골고다 언덕 위에 서 계시는 것이다. 이 시체를 그대로 두고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님이 죽으신 후에 그의 무덤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났다. 요셉이란 사람이 등장하여 주님의 시체를 장사지내는 모습이 나오는가 하면,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의 무리들이 빌라도를 찾아가 예수의 무덤을 지키는 일의 허락을 받아 무덤을 막은 돌에 인봉하고 파수꾼으로 무덤을 굳게 지키게 하는 모습이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함께, 반드시 생각되는 인물로 아리마대 부자 요셉이란 사람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예수의 제자라고 했다. 그는 공회원이라고 했다. 공회원이란 이스라엘의 최고 재판 기관이요 종교적 의결 기관인 산혜드린공회의 의원을 말한다. 예수님은 이곳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후 빌라도의 재판석에 서셨다. 이 기관은 이스라엘의 가장 존귀한 사람들, 대제사장, 서기관들, 백성의 장로들이 모여 유대인들의 당면한 중대사들을 처리하는 곳이기에 그 회원들이야말로 이스라엘의 존귀한 자란 존칭을 받을만 했다.
그는 예수를 죽이려는 그들의 결의에 가담하지 아니한 사람이라고 했다(눅23:50-51). 예수를 잡아 공회에서 예수님을 재판할 때 그들은 관례에 의하여 다수결로 결정했다. 그런데 그들은 결코 만장일치의 결의를 이룰 수가 없었다. 이 요셉이란 사람은 분명히 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마 10:32-33).
요셉은 마가복음 15장 43절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요셉은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했다(눅23:50). 바리새인들이나 공회원들은 시기가 가득한 자들이었고, 외식하는 자들이었으며, 거짓 증거에 능숙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예수님을 재판할 때 찾은 것은 거짓 증인들이었으며, 잡다한 거짓 증거로 예수님을 정죄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요셉이란 사람은 선하고 의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선하고 의로운 열매를 맺는 생활을 하고 있는 공회원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결코 그들 무리들과 함께 예수를 죽이는 일에 가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요셉이 빌라도를 찾아가 예수의 시체를 달라고 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관원들에게 잡힐 두려움으로 지금 어디 숨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요셉이 겹도 없이 빌라도를 찾아가 예수의 시체를 당당히 요구한 일은 그의 결사적인 각오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베드로는 주를 위해 죽겠다고 다짐하고 맹세했지만 그에게 위험이 왔을 때 모른다고 세 번이나 부인했다. 그러나 요셉은 평소에는 제자로 자신을 나타내지 아니했지만 예수님의 시체를 장사지내는 가장 어려울 때 어느 누구하나 손을 쓰는 사람이 없는 그 위기에 그가 흔연히 나타나 그의 담대함을 보여준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고, 그 시체가 무덤 속으로 들어간 것이며, 그 증인들은 군인들과 요셉과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요세의 어머니는 알패오의 부인으로 그 이름이 마리아였다. 알패오가 난 아들중에 작은 야고보(열 두 제자중 하나)와 요세가 있었다. 예수의 형제로 일컫는 자, 야고보(열 두 제자의 일원이 아니다)와 요셉 등 네 명이 있었는데 그 어머니의 이름도 마리아이고 요셉의 부인이다. 마리아 이름은 같지만 다른 인물이다. 열 두 제자중에 세배대의 아들인 요한의 형인 큰 야고보와 알패오의 아들 작은 야고보가 있다. 큰 야고보가 열 두 제자중에 최초의 순교자다. 야고보가 세 명인데 알패오의 아들(작은 야고보)가 있고, 세베대의 아들(큰 야고보: 요한의 형)가 있고, 요셉의 아들 야고보가 있었는데, 요셉의 아들 야고보는 예수의 제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