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7.황당한 병원 이야기
한국에서 올 때부터 목이 쉬어서 말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냥 낫겠거니 여겼던 게 착오인 것 같다.
3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점점 더 심해져서 완전히 목소리가 긁히는 소리가 나고 말을 하기조차 힘들어졌다.
할 수 없이 병원을 가기로 하고 근처의 제일 큰 따가이따이메디칼센터를 찾았다.
아침 8시 반에 병원에 들렀는데 후론트에서 내증세를 간단히 듣더니 오후 1시에 오라고 한다. ENT전공의가 오후에 진료가 있다는 것이다.
이곳의 병원은 의사가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병원에서 진료를 하다가 스케쥴에 따라 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의사가 병원을 순회 진료를 하는 격이다.
1시에 오면 의사를 만날 수 있느냐고 하니까 그것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스케쥴에는 JUROLY RAPACON의사가 오후1시부터 5시까지로 되어 있는데 그가 오는지 안 오는지는 순전히 그의 의사에 달렸다고 한다. 그에게서 온다는 연락이 와야 확실한데 아직은 그런 연락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나는 설명하는 그녀에게 이 병원은 환자를 위해서 있는 게 아니라 의사를 위해서 있느냐고 뭃었다. 그녀는 무심한 얼굴로 모른다고 답한다.
어쨌든 나는 오후 1시에 오겠다고 약속하고 집으로 왔다.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1시에 병원에 도착했다. 다행히 의사는 온다고 연락이 왔단다. 그러나 1시가 아니고 2시에 온다는 것이다. 그래도 뭐 한 시간쯤이야 기다릴 용의가 있다.
그런데 2시가 되어도 그는 오지 않았다. 내가 또 물어보니 지금 오고 있는 중이란다. 길이 막히나보다 생각하며 꾸준히 기다렸다. 3시가 넘었다. 조금씩 분노하며 또 물어보았다. He is on the way란다.
내 머리 꼭대기까지 분노로 차오를 때쯤 정확히 3시 45분에 의사가 나타났다. 그래도 반갑다. 진료를 받았다.
있는 실력을 다 발휘해 증세를 설명했다. 그는 내 혀를 잡고 목구멍을 들여다보며 "이~" 라고 시켰다. 그게 진료의 전부였다.
약처방을 받아가지고 카운터로 왔더니 맙소사! 진료비가 2500페소(우리돈 약 7만5천원)란다. 대부분의 환자는 최고라야 400에서 500페소를 낸다. 그것도 너무 비싸서 모두들 고개를 내젓는다.
게다가 약값이 또 24000페소다. 약값이야 약구에서 사니 어쩔 수 없다지만 진료비 청구는 너무나 웃기는 사례다. 내가 만난 필리핀 사람 모두 그 이야기에 놀라는 표정이다. 그게 사실이야고 눈이 둥그레진다.
사실 나는 의사와 면담할 때에게 2주 후에 다시 올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라졌다. 다시는 그런 도둑놈에게 안 갈 거다. 2500페소를 내면서 나는 직원에게 중얼거렸다. 그는 나를 3시간씩이나 기다리게 했다. 의사가 환자를 무시할 권리는 없다. 그리고 이제 나는 다시는 이 병원에 안 올거라고.
분노로 가득차서 약을 다 먹었지만 2주가 지나도록 차도가 없다. 결국 한국에 치료차 나가봐야 할 것 같다.
다시는 안 갈 것 같은 병원을 어제 또 갔다. 우리 집에 딸의 가족이 다니러 왔는데 네살배기 외손자가 갑자기 열이 나고 두드러기가 나니 어쩔 수 없이 또 병원을 찾았다. 이번엔 아픈 아이를 데리고 다행히 한 시간 만 기다렸다. 한 시간씩이나 기다린 걸 다행이라고 하니 정말 한심하고 황당한 노릇이다. 어쨌든 아이는 소아과 의사를 만났고 약을 먹고 나았다.
도대체 이곳에서는 아프지 말아야 한다. 의사를 기다리다가 병이 더 생기니 말이다.
첫댓글 한국에서도 나는 의사를
절대적 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프지 말아야지......................
거…고약한 돌팔리 의사를 맞나꾸먼여…
평생에 좋은 학교선생님, 의사, 변호사, 목사/신부님을
맞나는 것은 아주 복된 일이구요 …
더욱더 좋은 나라, 좋은 대통령 만나는 것도 큰 복이구먼유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더라도
김일성이나 그 아들 손자 맞난 인민들의
비참 함은 말로 표현 할수 없구먼여 ….
모택동,스탈린,히틀러 ….맞나서 ……국민들이 죽은 것을 생각하면
끔찍 하지라 ….
의사들 자손들중에….
해외여행도 안다니는 주제입니다만
별별나라가 다 있나봅니다
이민생활이 넉넉한건 아닌가봐유!
이교장,
거 사는데는 거기가 다 거기유._……
서울이고 제주도 울능도 청주시…다 거기가 거기인것 처럼
외국 객지도 말과 풍속이 좀 다를 뿐이지 ….
사는 건 다 같아요.
넉넉히 산다는게 그 기준을 어데다 두느냐에 달려 있고
먹고 마시는데도 그 차이가 하도 많아서 ….
…..
한국도 이제 더 이상 밥 굶는 사란들이 거의 없고 …
이제 정신적 풍요로움이 중요시되는 세월 같습니다.
@천만이 43 마음 가짐 단단히 갖고 내고향 청주에서 그냥 살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