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여년 전 북한산 향로봉을 오르다 약 10미터 정도 암릉에서 미끄러져 떨어진 적이 있다. 미끄러져 떨어질 때 흔히 말하는 과거 추억이 형상화 되어 필름처럼 넘어가는 경험을 했다. 다행히 턱에 걸려 더 구르지는 않았지만 나는 약 3초 정도 기절한 느낌이었다. 턱이 없었다면 살았을지, 죽었을지 알지 못한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장 차이다. 아침에 잘 다녀오겠다고 나간 애가 갑자기 다쳐 사경을 헤매고 마침내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린다면 그 고통을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사랑했던 사람과 이혼을 하고 가족이 해체 된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세상을 살아가먼서 경험해보지 않아도 되는 문제가 발생 했을 때, 나는 그 문제를 해결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더글라스 케네디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렇지만 어린시절 부모와의 불편한 관계, 이혼, 아들의 자폐증, 책을 써내야 하는 부담감 등을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한편으론 그 부담감에 우울증에 빠져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산다는것은 쉽지가 않다. 어려서 부터 힘들게 살아오고,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상의할 사람없이 나 혼자 살아왔기에 편안한 인생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냥 살아왔다. 그리고 또 그냥 살아갈 뿐이다. 이 책의 작가는 절망감에 빠졌을 때 스스로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고 한다."굳어지지 말것, 무릎을 굽히고 균형을 잡을것,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려고 애써 볼 것"
인생에 답은 없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비록 그 마지막이 정해진 한가지 뿐이라도 그저 나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