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嫡 | 後 | 嗣 | 續 |
만 적 | 뒤 후 | 이을 사 | 이을 속 |
祭 | 祀 | 蒸 | 嘗 |
제사 제 | 제사 사 | 찔 증 | 맛볼 상 |
맏아들이 대를 이어 제사를 모시는데, 제사에는 증과 상이 있다.
[풀 이]
본처 소생 중에서 맏아들이 대를 이어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고 사당을 돌봐야 한다. 그런데 제사에는 증과 상이 있으니, 증은 겨울 제사를 말함이며, 상은 가을 제사를 이르는 것이다.
양녕 대군의 손자
조선시대 천하의 풍류객으로 유명했던 양녕 대군은 세종대왕의 형으로서 세종대왕에게 왕위를 양보한 것으로도 유명한 태종의 맏아들입니다.
그는 살아생전에 왕위를 아우에게 양보해 주고 생애를 불우하게 보냈습니다. 더구나 그의 손자인 이지광에 이르러서는 조석도 제대로 끓여 먹지 못하는 형편에 빠져 있었습니다.
양녕 대군의 손자인 이지광은 그런 가난 속에서도 양녕 대군의 사당을 지키며 그 앞에 오막살이를 짓고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이지광의 오막살이에 늙은 스님 한 분이 동냥을 하러 왔습니다. 그러나 이지광에게는 스님을 대접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그의 집에서는 죽을 끓이던 참이었으므로,
"스님, 이거 손님 대접이 변변치 않지만 이 죽이나마 같이 드십시다."
하고 청하였습니다.
그 스님도 역시 덕이 높은 사람이어서 이런 대우가 어느 부잣집의 잘 차려진 밥상보다도 반가와 그 죽대접을 기꺼이 받았습니다.
죽 한 그릇을 맛있게 먹고 난 스님은 이지광에게 말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었으니, 당신의 운수나 보아드리고 가겠습니다. 당신은 복이 많이 찾아올 상인데 저 사당 앞의 나무에 가려서 복이 찾아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당장 저 사당 앞의 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시오.”
그렇게 말한 스님은 정중하게 합장을 한 다음 떠나갔습니다.
스님이 돌아간 다음 이지광은 스님의 말대로 사당 앞의 큰 나무들을 베어 버렸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왕릉에 성묘 차 그 근처를 지나가던 영조가 양녕 대군의 사당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 사당이 쓰러져 가는데 누구의 사당이더냐?"
영조가 수행한 신하를 돌아보며 물었습니다.
"양녕 대군의 사당인 줄 아옵니다."
큰 나무들이 베어지자 사당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보였던 것입니다.
"그 자손을 만나 볼 수 있겠느냐?"
"예, 금방 불러 오겠습니다."
이지광은 뜻밖에도 왕 앞에 불려가게 되었습니다.
양녕 대군의 친손자가 형편없이 초라한 것을 보자 영조는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 생계는 어떻게 꾸려가고 있소 ?“
"선비가 책이나 읽을 뿐이지 다른 할 일이 있겠사옵니까?"
조선시대의 선비는 농사도 장사도 못하고 오직 글공부만 했습니다.
그래서 벼슬을 하지 못하면 사는 형편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녕 대군께서 만일 왕위를 사양하시지 않았더라면 그대와 나의 처지가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 그처럼 생활이 곤궁하다니 내 보기에 참으로 민망하구료.
이지광을 이렇게 위로하고 궁으로 돌아온 영조는 곧 양녕 대군의 사당을 수리하도록 호조에 명령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지광에게는 아산 현감의 원자리 벼슬을 시켜 주었습니다.
출처 : 이야기 천자문(김성원 감수, 김문권 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