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인효의 열매 석존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영취산(靈鷲山)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설법을 하고 계실 때의 일이다. 어느 산간의 수촌(水村)에 한 사람의 상인이 있었다. 그는 매우 총명하고 자비심이 많았으며 또한 효심이 두터웠다. 그는 부모나 친척들 중에 빈곤으로 고뇌하는 자가 많았으므로 그의 효심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그를 압박해서 단장의 우수를 항상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 구제 방법에 대해서 남몰래 고심에 고심을 하였으나 빈곤한 자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그 철저한 구제는 보통의 방법을 가지고는 도저히 불가능하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생각을 한 것은 큰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채취한다는 것이었다. 이 여의보주만 손에 넣으면 모든 빈곤은 마음먹은 대로 구제 할 수 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 그는 목숨을 걸고 큰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감행했다. 그는 항해의 준비가 완비되어 순풍에 돛을 달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갔다. 그 도중에서 바다에서 귀항 길에 오른 한 사람의 이방인을 만났다. 그 이방인의 배와 자기의 배가 비켜 지나갈 때, 이방인 쪽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걸어왔다. “당신은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저는 여의보주를 채취하러 가는 길입니다.” 그는 다시 여의보주를 필요로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있는 동안에 이방인의 얼굴에는 정말로 가엾은 표정이 나타났다. "그렇습니까? 저도 사실은 몇 년 전부터 고향을 등지고 골짜기를 건너고 산을 넘어 육지로 떠나서 향해를 계속하였습니다. 그 목적은 당신과 똑같이 빈곤을 구제할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발해서 첫 번째의 광야에 나오니 그곳은 끝도 없는 광대한 사막으로 물이나 풀 같은 것은 절대로 없고, 거기다가 코끼리 • 호랑이 • 표범 • 늑대 • 독사 • 사자 같은 맹수가 득시글거려서 여행자를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 그 위난에서 벗어나 다시 앞으로 나가는 동안 해적단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큰 산의 험악한 길을 기어오르고, 큰 강물은 건너고, 또한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리며, 온갖 고난을 겪고, 여러 가지 위해와 공포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겨우 어느 바다에 도달하여 목표로 하는 큰 바다로 배를 출항시켰습니다. 이것으로 목적의 반은 달성했는가 싶었는데 그건 잠깐 동안의 기쁨이고, 대해에도 또 대륙보다 떠한 위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삭풍 • 대어 • 독룡 • 뇌전 • 강로 • 큰비 • 노도 같은 재난이 끝도 없이 연속적으로 항해자를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고난도 목적하는 여의보주만 손에 넣는다면 보상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자신을 독려하면서 여기저기 찾아보았으나, 그것이 또한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으므로 실망, 낙담하는 동안, 그날그날의 음식에도 쪼들려서 할 수 없이 새나 고기를 잡아 자족하는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겨우 목숨만을 살아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상태로 몇 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으나 무엇 하나 선물 같은 선물도 얻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빈곤에 시달리면서도 오늘이나 내일이나 하고 기다림속에 세월을 보내는 고향의 빈곤한 양친이나 친척, 친구들의 기대에 어떠한 낯으로 대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면서 귀향하는 도중에 뜻하지 않게 당신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서 호의적인 충고를 드리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환난과 고난을 겪는다 해도 그것을 결국 극심한 심신의 피로만 가져다줄 뿐, 무엇 한 가지 얻을 수가 없다는 것을 우선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또 이 대해에는 여러 가지 무량한 흑산 • 야차 • 나찰(羅刹)의 종류나 대어, 교룡(蛟龍)등의 위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바닷속에 여의보주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옛날부터 듣고 있으나 실제로 그것을 채취하려고 하는 자가 천만 명에 달할 것이지만, 이것을 실제로 손에 넣은 자는 절대로 없습니다. 우선 당신도 나의 경우와 같이 후회하기 전에 단념하고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하고 염려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방인의 긴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그는 여러 가지 것을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용기가 백배하는 것이었다. 그의 마음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생각으로 해서 격려되고 있었다. 제1은 부모 형제나 친척의 빈곤을 구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대해의 밑바닥에서 여의보주를 채취하는 이외에는 그 방법이 절대로 없다는 것. 제2는 자기의 친척은 그 옛날에는 각자 상당히 부귀해서 자기도 전에 의식이나 그 밖의 다른 원조를 받았던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한 은혜를 베푼 사람들이 지금 빈곤에 시달리고 있어도, 목적을 포기하고 이대로 귀향한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다. 제3은 자기가 집에 있을 당시, 대소의 하인, 하녀들을 혹사해서 여러 가지의 고통을 준 일이 있었다. 그 하인 하녀들도 다만 빈곤 때문에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부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금품을 표시한다는 점에서도 이대로 맨손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는 어떠한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용맹한 결심을 새롭게 하고 갖은 고난과 싸우고 위해를 돌파해서 드디어 여의보주를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 형제를 비롯해서 친척 및 그 밖의 빈곤한 사람들을 철저하게 구제할 수가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육도경 제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