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싸리뿟타의 경
[Sariputtasutta] (*1)
1. [싸리뿟타]
“도솔천에서 무리의 지도자로 오신 스승,
그와 같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저는 일찍이 본 일도 없고 누구에게서 들은 일도 없습니다.
2. 눈을 갖춘 님께서는 신과 더불어 세상 사람들이 보는 것처럼,
모든 암흑을 벗겨버리고 홀로 기쁨을 성취(*2)하셨습니다.
3. 집착 없이, 거짓 없이, 무리의 지도자로 오신 깨달은 님께
묶여있는 많은 자들을 위하여(*3) 질문을 가지고 이곳에 왔습니다.
4. 수행승은 싫어하여 떠나서(*4)
나무 아래, 혹은 묘지나 산골짜기의 동굴 속에
아무도 없는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5. 높고 낮은 침대가 있지만, 얼마나 그곳에는 두려운 일이 벌어집니까?
수행자가 고요한 곳에서 기거한다면, 두려워 할 수가 있겠습니까?
6. 아무도 가보지 않는 곳으로 가는(*5) 수행승이
외딴 곳에 기거하면서 이겨내야 하는
얼마나 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습니까?
7. 스스로 정진하는 수행승에게
그의 언어행태는 어떠해야 하고,
세상에서 그의 행동 범주는 어떠해야 하고,
그의 계행이나 맹세는 어떠해야 하는 것입니까?
8. 마음을 통일 시키고, 현명하고, 새김을 확립한 그 님은
어떤 공부를 해야 자기에게
묻은 때를 마치 대장장이가 은의 때를 벗기듯,
씻어버리는 것입니까?
9. [세존]
“싸리뿟타여, 싫어하여 떠남을 닦는 자에게,
깨달음을 구하여 외딴 곳에 기거하는 자에게,
다름 아닌 안락한 경지를
내가 아는 대로 가르침에 따라 그대에게 설명하리라.
10. 슬기로운 수행승은 새김을 확립하고,
한계를 알아 유행하며(*6),
다섯 가지 위험한 것들
즉, 공격하는 곤충, 기어가는 뱀, 약탈하는 사람들과
야생의 동물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11. 다른 종교의 가르침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그들에게 두려워할만한 것이 있을지라도,
착하고 건전한 것을 추구하여,
다른 두려움들도 이겨내야 한다.
12. 질병을 만나고 굶주림에 처하더라도 참아내고,
추위와 무더위도 참아내야 하리라.
여러 가지로 집 없이 그러한 것들을 만나더라도
정진하며 굳세게 노력해야 한다.
13. 도둑질을 하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말고,
식물이나 동물이나 모든 생물에게 자애를 베풀어야 하리라.
마음의 혼란을 알아차린다면,
그것이 곧 악마의 동반자라 생각하여, 그것을 제거해야 한다.
14. 분노와 교만에 지배되지 말아야 하고,
그것들의 뿌리를 뽑아버리고, 자신을 확립하여야 한다.
또한 사랑스런 것이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나
참으로 모두 극복해서 이겨내야 한다.
15. 지혜를 앞세우고 착함을 기뻐하며 위험을 제거하고,
외딴 곳에 거처하더라도 불만을 참고,
네 가지 비탄의 현상을 견디어 내어야 한다.
16. ‘나는 무엇을 먹을까?’
‘나는 어디서 먹을까?’
‘나는 참으로 잠을 못 잤다.’
‘오늘 나는 어디서 잘 것인가?’
집 없이 유행하는 학인은
이러한 비탄을 야기하는 걱정을 제거하여야 한다.
17. 세상에서 만족을 위해, 분량을 알아,
적당한 때 음식과 옷을 얻고,
그것들 가운데 몸을 수호하고,
마을에서 조심해 거닐고,
괴롭더라도 거친 말로 대꾸해서는 안 된다.
18. 눈을 아래로 뜨고(*7) 기웃거리지 않으며,
선정에 들어 확연히 깨어있어야 하고,
삼매에 들어 평정을 닦아
사념의 경향과(*8) 악행을 끊어버려야 한다.
19. 새김을 확립한 자는 충고를 들었다면 기뻐하고,
청정한 삶을 사는 동료들에게 마음의 황무지를 버려야 하리라.
때에 맞는 착하고 건전한 말을 하고,
사람들이 뒷공론하듯(*9) 사유해서는 안 된다.
20. 또한 세상에는 다섯 가지 티끌(*10)이 있으니,
새김을 확립하고 그것을 제어할 것을 배우고,
형상, 소리, 또한 냄새, 맛, 감촉에 대한 탐욕을 이겨내야 한다.
21. 수행승은 새김을 확립하고 마음을 잘 해탈시켜,
이런 것들에 대한 욕심을 제거하고, 적당한 때에 올바로 가르침을 바르게 살피고,
마음을 통일하여 암흑을 제거해야 하리라.”
[이와 같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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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해(*1) 이것에 해당하는 한역경전은 의족경의 연화색비구니경이다.
이 경은 다른 이름으로 ‘장로의 질문에 대한 경’이란 이름을 갖고 있다.
그 장로는 싸리뿟타의 속명인 우빠띳싸를 말한다.
아쇼카 왕도 캘컷타 바이라뜨 비문에서 이 경에 ‘우빠띳싸의 질문’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 경은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천상세계의 신들에게 간담바 나무 밑에서
한쌍의 신통력을 행사하여 아비달마를 설하고 지상에 내려올 때의 사건과 관련된 것이다.
천상세계에 있을 때 싸리뿟타는 30요자나 떨어진 쌍깟싸나가라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도솔천을 떠나 지상으로 내려 올 때에 아누룻다 장로가 먼저 지상에 알렸다.
쌍깟싸나가라 지방에 내려오셨을 때 수많은 신들과 사람들이 부처님을 장엄하게 환영했다.
이때에 부처님은 ‘선정을 추구하는 현명한 자는 욕망을 벗어나는 적정을 즐긴다.’라는 요지의 설법을
그곳에 모인 자들에게 한다.
그런데 수많은 환영인파 가운데 존자 싸리뿟타가 가장 먼저 인사를 해서
세존께서는 그것을 가상히 여겨
‘이 군중 가운데 목갈라나는 신통 제일이고, 아누룻다는 천안 제일이고, 뿐나는 설법 제일인데,
싸리뿟타에 대해서는 이 대중이 특정한 성품으로 제일인 것을 모른다.
싸리뿟타가 지혜 제일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알리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로는 세존께서 질문한 범부에 대한 질문, 학인에 대한 질문,
무학[阿羅漢]에 대한 질문을 모두 대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가 지혜 제일임을 알았다.
세존께서는 싸리뿟타가 지금만이 아니라 전생에도 지혜 제일이었다고 말씀했다.
천 명이상의 선인들이 초목의 뿌리나 과일을 먹으면서 산록에서 살았는데,
그들의 스승이 질병이 들었다.
최연장자가 약을 구하러 간 사이에 스승이 죽을 것 같아
제자들은 선정에 관하여 묻자 ‘아무 것도 없다’라고
아무것도 없는 경지[無所有處定]에 관하여 말했다.
제자들은 그가 선정을 성취하지 못했다고 받아들였다.
약을 구한 최연장자가 돌아왔을 때에 스승은 이미 죽었다.
그는 스승이 ‘아무 것도 없는 경지에 대해 말했으므로 존경해야 한다’고 말하고는
‘천 명이상이 모여도 지혜가 없으면 백년을 울어야 한다.
누가 설해도 그 의미를 모른다면 한 사람이라도 지혜 있는 자가 낫다’라고 노래했다.
세존께서는 이 전생담을 이야기 할 때
존자 싸리뿟타는 자신과 함께 사는 오백명의 수행승들을 위해
잠자리와 깔개, 행동규범과 맹세 등에 관하여 세존께 여쭈었다.
이렇게 해서 이 경이 시작한다.
주해(*2) 욕망에서 벗어나는 '출리의 즐거움을 성취한 것'을 말한다.
주해(*3) ‘제자들이 스승에게 묶인 것’의 뜻이다.
주해(*4) '태어남, 늙음, 질병을 싫어하여 떠나서’라는 뜻이다.
주해(*5) ‘불사의 경지로 가는 자에게’라고 읽고 있다.
주해(*6) 네 가지의 한계가 있다.
1) 계율에 대한 수호의 한계,
2) 감관에 대한 수호의 한계,
3) 식사의 알맞은 분량에 대한 수호의 한계,
4) 깨어서 실천하는 것에 대한 수호의 한계.
주해(*7) 땅위의 생물을 죽이지 않도록 땅위를 살피며 걸으라는 것이다.
주해(*8) ‘감각적 쾌락의 욕망에 대한 생각 등의 사념과,
감각적 쾌락의 지각 등에서 오는 사념과, 그 사념의 경향’을 말한다.
주해(*9) ‘사람들이 비난하는 이야기를 하듯’이라는 뜻이다.
주해(*10) 감각적 쾌락의 대상인 형상, 소리, 또한 냄새, 맛, 감촉을 말한다.
- 싸리뿟타의 경이 끝났다. -
쿳다까니까야 (小部阿含) 숫타니파타 456쪽 - 462쪽.
전재성 역주. 한국 빠알리 성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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