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연재하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에 우리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매달 첫 주에 했던 신학 강의 중에서 평신도 교의학(평신도 조직신학) 부분입니다.
평신도 신학: 서론 - I. 종교
조직신학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월 27일 자료 참조) 신학을 네 분야로 나눌 때의 조직신학과 그 조직신학 안의 조직신학입니다. 오늘부터 연재할 조직신학은 조직신학 안의 조직신학입니다.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은 성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들인 하나님과 인간, 그리스도, 구원, 교회, 종말 등을 선정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교리를 형성하고 변호하고 주장하는 신학의 한 분야입니다. 조직신학을 교의학(敎義學: Doctrine)이라고도 말합니다.
1. 종교의 본질 - 종교란 무엇인가?
교의학 서론에서는 가장 먼저 ‘종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합니다.
종교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한 마디로 ‘종교란 이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종교의 사전적 의미는 “초월적인 신(절대자)을 믿고 숭배하여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정신문화의 총체적인 체계”입니다. 사실 이것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종교의 본질인데, 기독교의 본질 역시 이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루이스 벌코프가 말한 종교의 기독교적 정의를 봅니다.
“종교는 인간과 神(God, 하나님) 사이에 맺어진 진실하고 생명 있는 의식적 관계를 가리키는 것이며, 그것은 神(God, 하나님)이 스스로 인간에게 계시하심으로 결정된 계약이다. 또 그 표시는 예배와 교제와 봉사로 된다. 그 요건은 神(God, 하나님)의 존재와 神(God, 하나님)이 자기를 인간에게 계시하심과 또 인간이 그 계시를 받아 실행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절대자인 神(하나님)과 인간이 존재하는데, 그 인간과 神(하나님)의 관계가 종교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神(God)은 누구인가?
세상 사람들은 수많은 神(god)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많은 神(god)이 진정한 신들일 수 있는가? 신의 조건은 무엇인가?
옹기가 저를 만든 옹기장이는 어떤 자격을 가져야 하는가를 정한다면 난센스입니다. 옹기장이가 어떠한 사람이든 옹기장이가 진짜인지 아닌지, 그의 실력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옹기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같은 논리로 인간이 자기를 창조한 神(하나님)의 조건을 말한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자신이 신이라고 말하거나, 인간이 신으로 받드는 것들이 하도 많으니까 인간은 그중에서 진정한 신을 가려낼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한 신이라면 적어도 두 가지의 조건은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신은 누가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해야 합니다.
둘째, 신은 우주와 인간을 창조해야 합니다.
신이 되는 첫 번째 조건은, 神이 모든 만물 위에서 모든 만물을 운영하려면 누구의 피조물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해야 합니다. 자신이 자신의 창조주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만약에 神이 누군가의 피조물로서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라면 신은 자신을 만든 그 존재 아래에 들어가 그의 뜻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자신이 절대로 절대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모세가 하나님의 이름을 묻자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또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같이 이르기를 스스로 있는 자가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라”고 대답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처럼 하나님은 스스로 있는 자입니다. 누가 만든 존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상에서 신이라고 불리는 모든 존재 중에서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누가 만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유일한 신입니다. 영어 성경은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말을 “I am who(that) I am.”으로 번역했습니다.
어쨌든, 神(God)이 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피조물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의 두 번째 조건은 신은 우주와 함께 모든 영적 세계를 창조해야 합니다. 그래야 온 우주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그것을 자기 뜻대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 여호와 하나님은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만드신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피조물이 창조주를 경배하고 순종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종교를 말하는 것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총신대 신학대학원장을 지내신 서철원 교수의 <신학 서설>이라든가 60여 명의 저자가 쓴 글을 모아놓은 <한 권으로 배우는 신학교>라는 책에는 종교에 관한 부분이 없습니다.
신은 인생이 아니기 때문에 세상밖에 존재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물론 세상 밖에 계십니다. 우리는 그곳을 하늘이라고 말하지만, 영어로는 하나님이 계신 하늘을 sky가 아니라 heaven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소련에서 ‘유리 가가린’이라는 첫 우주인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돌고 돌아와서 “하늘에 올라가도 하나님은 안 보이더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sky와 heaven을 구별하지 못해서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은 sky가 아니라 heaven이고, heaven은 영적 상태이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그 우주인은 몰랐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세상 밖의 다른 차원의 세계에 계십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3차원의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에 계신다는 말입니다. 그 세계를 시간이 적용되는 4차원까지 뛰어넘는 영적인 차원이라고 말하며 5차원의 세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우리가 물리적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곳 – 눈에 보이는 세상 밖의 세계에 존재하십니다. 기독교인은 세상 밖에 계신 하나님을 먼저 찾아가거나 하나님이 되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물질의 세계가 아닌 영적 세계에 계시면서 우주를 주관하시고 우리가 하나님을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를 부르십니다. 물론 그다음에는 우리가 기도나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을 찾아갑니다. 이렇게 본다면 기독교는 절대자 즉 하나님이 세상밖에 계시지만 섭리와 은총을 통해서 세상 안에서 인간을 간섭하시는 종교라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일반적인 종교는 자기들의 신을 섬기거나 착한 일을 해서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종교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하나님이 인간을 찾아와서 인간의 삶을 간섭하고, 인간이 장차(죽음 후에) 살아야 할 곳을 제시하며 그곳으로 인도할 때, 인간은 그 신을 믿으며 그 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