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맛의 전성시대다. TV 채널을 돌리면 먹방과 함께 맛집 소개 프로그램들이 쏟아진다. 그와 동시에 맛집 검증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웬만한 내공으로는 명함을 내밀기 힘든 게 사실이다. 먹을거리 풍부한 도시로 소문난 부산에도 다수의 방송 출연 경력을 자랑하며 맛의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가게들이 있다. 각자의 비법과 철학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으며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방송에 소개된 부산 맛집들을 만나 보자.
부산명물횟집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나는 부산의 대표 명소 자갈치 시장. 이곳에서도 무려 7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며 자리를 지키는 횟집이 있다. 이 곳은 수요미식회 36회에 회 백반이 소개되기도 했다. 오직 9kg 이상의 광어와 도미만을 사용하는 선도 좋은 숙성회가 이곳의 대표 메뉴. 두툼하게 썰어낸 회 한 접시에 고기 뼈를 푹 고아 만든 개운한 생선 국과 여섯 가지 정갈한 찬이 나오는 회 백반이 유명하다. 직접 담근 진득하고 달콤한 초장이 고소하고 담백한 회의 풍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한 쌈 가득 입안에 넣으면 맛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수요미식회 162회에 돼지국밥과 모듬수육이 소개된 곳이다. 부산에서 돼지국밥 맛집으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두꺼운 고기와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먹음직스럽다. 6시간 동안 푹 고아 낸 국물을 한 입 먹으면 누룽지처럼 구수한 맛이 대단하다. 빨간 양념을 잘 섞은 다음 소면을 말아 먹고 부드럽게 국물이 밴 밥을 차례로 맛본다. 맑고 깔끔한 국물이 부담스럽지 않고 적당히 칼칼한 매운맛이 매력적이다. 속이 꽉 찬 순대와 쫄깃한 항정살 수육 백반도 인기다. 마늘, 매운 고추, 부추, 양파 등 부족한 반찬은 셀프 바를 이용하면 된다.
생방송오늘저녁 651회, 맛있는 녀석들 98회, 찾아라맛있는TV 683회 등 다양한 방송 출연 경력을 자 맛집이다. 1등급 한우사골로 우려낸 육수가 중독성 높은 감칠맛을 선사한다. 1952년에 문을 연 이래 4대째 전통을 잇고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인 밀면을 최초로 만든 곳으로도 유명하다. 주문 즉시 뽑아 만드는 밀면은 고구마 전분 30%에 밀가루 70%를 섞어 쫀득하면서도 부드럽다. 양념이 많이 오르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부담이 없다. 새콤한 무채를 곁들이면 더욱 산뜻하다. 꼬들꼬들한 가오리 횟감을 몇 점 올려주는 매콤 달콤한 비빔도 추천한다. 냉면의 인기도 밀면과 비슷하다고.
부산의 소울푸드인만큼 돼지국밥 맛집도 많다. 백종원의 3대 천왕 10회에 출연한 맛집으로 가게 입구에서부터 팔팔 끓어오르는 진한 국물이 손님들을 유혹한다. 인심 넘치는 이곳은 앞다리살이 넉넉하게 들어간 돼지국밥을 선보이며 밥 반 고기 반의 경지를 보여준다. 같이 나오는 부추를 넣고 새우젓, 소금 등으로 취향 따라 간을 한 뒤 먹으면 된다. 잡내 없이 담백한 국물 덕분에 국밥 초보자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 단돈 오천 원에 쫀득한 찹쌀순대와 잘 삶은 내장을 맛볼 수 있는 맛보기 순대도 식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매일 싱싱하고 질 좋은 재료를 공수해 손님상에 올린다. 이름처럼 다 같이 모여 기분을 내기에 제격이다. 서비스 홍합탕부터 기본 이상의 맛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키조개, 가리비 등 갖은 조개를 층층이 쌓아올린 조개탑이 등장하면 파티가 시작된다. 카레, 치즈, 고추장 등 3가지 스페셜 소스들이 질림 없이 끝까지 맛있게 즐기도록 돕는다. 달큼한 양념들이 고소한 치즈와 만나 쉴틈 없이 먹방을 잇도록 한다. 남은 양념으로 만드는 볶음밥과 시원한 해물라면도 빠트리면 섭섭하다. 2TV생생정보 751회, 맛있는녀석들97회, 식신로드 107회 등에서 이곳을 찾았다.
부산 기장군 대변항은 신선한 멸치 회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이 곳은 생방송 투데이 2319회, 생방송오늘저녁 1037회 등에 소개된 맛집이다. 생소할 수도 있지만 새콤달콤하게 버무려진 갖은 채소와 고소한 멸치가 어우러져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뼈를 잘 발라내 남녀노소 모두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다. 얼큰하고 칼칼한 맛으로 밥도둑이라 불리는 멸치찌개도 핫한 메뉴다. 한번 맛보면 잊지 못하고 단골이 된다. 이곳의 또 다른 별미는 떨어진 입맛을 살리는 곰장어 구이다. 매콤한 양념 옷을 두른 곰장어가 꼬들꼬들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기력을 보충해준다.
갖은 해물과 파를 넣어 한데 부친 동래파전은 예부터 부산 대표 음식으로 손꼽혔다. 특히 이곳은 4대째 내려오는 전통의 동래파전을 맛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의 맛 리스트에 꾸준히 오르고 있다. 조갯살, 홍합, 굴, 새우 등 싱싱한 해산물을 넣고 손질한 파를 올린다. 그 위로 6가지 곡물로 만든 반죽을 뿌려 반죽을 익힌다. 기름기가 비교적 적고 촉촉한 식감이 부드럽다. 시원한 동동주가 절로 생각나는 정겨운 맛이다. 두툼한 크기로 파전 하나를 먹으면 어느덧 배가 불러온다. 맛있는녀석들 50회, 6시내고향 5640회, VJ특공대 671회 등에서 이곳의 맛을 시청자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