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활어센터가 있는 어시장과 맞붙은 삼천포항 | | ⓒ2005 장영철 | | '삼천포'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지난 95년 사천군과 통합해 사천시로 지명을 바꾸었지만 항구가 있는 삼천포는 그대로 불린다.
요즘 삼천포가 외지인들로 부쩍 붐비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씀씀이가 줄었다지만, 싱싱한 활어가 뛰는 어시장에는 그나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2001년 말 개통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덕분에, 서울 경기지역의 관광객들이 쉽게 남해바다를 접할 수 있다는 접근의 용이점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 | ▲ 활어센터앞에서는 관광객과 주인들의 흥정이 오간다. | | ⓒ2005 장영철 | | 회를 썰어 파는 회센터, 아침부터 분주
새해 첫 날, 삼천포 항과 맞붙은 어시장에는 삼천포-창선대교 일출을 보러 온 관광객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제법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일찌감치 문을 열고 손님맞이를 마친 활어센터들은 주인들이 나와서 관광객들을 붙잡는다.
 |  | | ▲ 살아 꿈틀거리는 해삼과 개불 | | ⓒ2005 장영철 | "돔, 광어, 농어 전부 다 있어예, 싸게 드릴게 보고 가이소. 요 앞 식당에서 드시면 됩니더."
바닷물이 철철 넘치는 물통 안에는 살아 있는 횟감용 생선들이 이리저리 부딪치며 헤엄친다. 겨울철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감성돔과 광어라고 이곳 주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그뿐만 아니다. 우럭, 줄돔, 참돔, 농어 등 10여 가지 생선과 해삼, 멍게, 개불, 등 해산물이 즐비하게 늘어 서 있다.
횟값, 내륙지방과 두 배 이상 차이나
이곳에서의 가격은 물고기의 종류에 따라 1Kg에 얼마씩 정해진다. 비싸봐야 광어나 감성돔이 Kg에 2만 원선. 거의가 그 이하다.
 |  | | ▲ 회썰기를 하는 활어센터 주인 | | ⓒ2005 장영철 | 이처럼 값이 싼 이유는 양식산인 탓도 있고, 자연산은 그 가격이 두 배를 훌쩍 뛰어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양이나 맛에서는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이곳 회센터 주인들은 말한다.
"대전에서 일출 보러 왔다"는 40대 후반의 한 아주머니가 "20만 원어치를 달라"고 하자, 주인은 각종 물고기를 대형 소쿠리에 한 가득 담아냈다. 이 아주머니는 "15명이 같이 왔는데 이만한 식구들이 내륙지방에서 회를 먹으려면 가격을 2배 이상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승합차 왕복 기름 값과 고속도로 통행료는 건지지 않았겠느냐"며 웃었다.
값 싼 활어센터, '경기 침체 덕본다?'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 삼천포 횟집들 벌이가 쏠쏠했다고 해요. 그러나 지금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횟집들이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나마 직접 회를 떠서 파는 활어센터 정도만이 그 경기를 이어가는 듯합니다."
남해에서 횟집을 하다가 올 봄에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ㅂ아무개씨(52)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 | ▲ 썰어 낸 회는 반대편 식당에서 맛볼수 있다 | | ⓒ2005 장영철 | | 삼천포에서 만나는 횟감은 모두가 싱싱하지만, 활어센터가 가격이 싸다보니 밀집한 어시장으로 사람들이 몰린다는 말이다. 그만큼 서민들이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 활어센터도 늘어나는 관광객들에 비해 매출이 늘지 않아 걱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2~3년 전 100여 개를 밑돌던 활어센터가 지금은 두 배 이상 늘었기 때문.
"그나마 경기침체로 알뜰해진 서민 덕에 힘겹게 불경기를 이겨내고 있다"고 ㅂ씨는 이곳의 사정을 설명했다.
2005년 새해가 밝았다. 여전히 불투명한 경제가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남해바다에서는 불경기를 이겨내려는 어민들의 힘겨운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 | ▲ 삼천포-창선대교 아래의 원시어업법, 죽방렴 | | ⓒ2005 장영철 | |
 | | ▲ 삼천포-창선대교에서 본 2005년 일출 | | ⓒ2005 장영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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