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세안·각질 제거…충분한 수분 공급 필수
직장인 김모씨(38·대구시 북구 복현동)는 최근 큰 딸의 유치원을 찾았다가 딸의 친구로부터 ‘뚱보아저씨’라는 말을 들은 뒤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총각시절 나름 멋도 부리며 살았고, 늘 또래보다 젊어보인다고 자신했던 김씨는 아저씨, 그것도 뚱보아저씨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두달 동안 10㎏ 정도를 감량해 결혼 전 몸매로 돌아왔다. 옷도 예전처럼 몸매가 드러나는 것을 다시 샀다. 하지만 피부에
대해 신경써본 적이 없던 김씨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도무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터넷을 검색했지만 누군가가 광고를 하기 위한 글
같아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조심스레 동료들에게 말을 꺼냈다. 그러자 자신을 제외한 또래 직장동료 3명 모두 자신의 피부 상태가 어떤지
알고 있고 한달에 한번 정도는 화장품 매장을 찾아 점검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혹시 나혼자 유난을 떠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는데 요즘 젊게
보이기 위해 옷보다 피부에 신경쓰는 30~40대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 따르면 불경기로 화장품 매출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지만 남성전용 브랜드 ‘랩시리즈’의 지난 7~9월 매출은 작년보다 14.3% 신장했다. 특히 환절기로 접어든 9월부터는
미백, 수분라인의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또 이마트의 남성기초 화장품 매출은 작년보다 두자릿수 이상 줄어들고 있지만 남성전문케어 매장내의
스킨과 로션 매출은 60% 이상 증가했다.
◆가을, 남자가 피부관리를 해야할 때
지난 18일 오전 11시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1층 남성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인‘랩 시리즈(LAB SERIES)’ 매장. 30대 중반인 기자가 직접 피부진단서비스를 받기 위해
스킨케어 전문가인 여아름 그루밍 어드바이저(Grooming Advisor) 앞에 앉았다. 간단한 설문조사와 이동식 신용카드 계산기 모양의
피부분석기를 통해 얼굴의 기름기, 수분, 잔주름 등 피부 상태를 체크해줬다. 그리고 면도습관, 여드름 등까지 파악해 피부 타입을 알려준 뒤 그에
맞은 폼 클렌저, 워터 로션, 에센스, 그리고 애프터셰이브 로션을 권했다.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아 20분 정도, 입문 단계인 기자에게 권한
제품의 가격은 네 가지 제품을 합쳐서 20만원 정도.
그는 “제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피부진단서비스는 누구나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면서 “최근 피부검사를 받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 30~40대 고객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1987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남성 화장품 전문 브랜드인 랩 시리즈의 매출은 해마다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남성 화장품
‘빌리프’ 매장에서는 피부측정진단기를 통해 피부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주고 있다.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피부가 푸석해지기 쉽고,
남자의 경우 매일 아침 면도를 하면서 피부에 쉽게 상처가 생기고 건조해지기 쉬워 어느 때보다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남성 피부는 여성과 그 성질부터가 다르다. 남성은 피지 분비량이 많고 모공이 확장된 경우가 많아 여드름이나 염증 같은 피부 트러블이 자주
일어난다. 또 수분 함량이 여성 피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여성보다 거칠어지기 쉽다.
모공 크고 피지 분비량 많아 수분은
여성의 3분의 1 수준 수분함량 지나치게 부족하면 잔주름·잡티 등 생기기 쉬워
모공 노폐물 피부트러블 원인
세안때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듯 구석구석 씻어야
거기다 흡연, 음주 등도 피부 노화를 재촉하고, 면도는 수염뿐 아니라
피부의 가장 바깥쪽 각질층 일부까지 깎아내 각질 등의 트러블 원인이 된다. 건조한 계절에 피부가 심하게 당겨도 그냥 두는 남성이 많은데 피부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지나치면 잔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피부 관리의 첫번째로 꼼꼼한 세안을 꼽는다. 세안 시 너무
세게 문질러 닦으면 자칫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에서 얼굴 구석구석을 마사지하듯 씻어주는 게 좋다. 면도를 할 때는 마일드한
수용성 클렌저와 자극이 적은 애프터셰이빙 제품을 선택하면 피부에 자극을 줄일 수 있다. 면도가 끝나면 면도날에 자극을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고
피부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
저녁 세안은 청결한 모공 관리를 위해 세안 전 스팀타월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닫힌 모공을 활짝 열어주는 게 좋다. 일주일에 1~2회 정도는 딥 클렌징 제품이나 스크럽제를 사용해 피부에 쌓인 각질과
피지도 제거해 줘야 한다. 장기간 모공에 쌓인 노폐물은 피지분비를 방해해 각종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여드름이 고민이라면 정기적인
각질제거는 필수다. 피부 노폐물을 씻어낸 다음에는 20~25분 정도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마스크팩을 올려두면 피부에 영양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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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백화점 프라자점 1층 남성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인‘랩 시리즈’ 매장을 찾은 고객이 화장품을
사고 있다. 최근 피부에 관심을 가지는 30~40대 남성이 늘어나면서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고 백화점 측은 밝혔다. <대구백화점
제공> |
◆남성 화장품 어떤 게 있나
대구백화점 본점 및 프라자점 화장품매장에는 랩 시리즈 외에도 헤라, 비오템, SK2 등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에서 남성 전용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용 미백 제품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오휘포맨에서는 비타민C의 안정성을
향상시킨 미백성분이 피부를 하얗고 깨끗하게 가꿔주는 ‘안티에이징 세럼(50㎖-6만5천원)’, 헤라옴므에서는 멜라닌 생성방지 및 브라이트닝 효과로
피부를 깨끗하게 가꿔주는 ‘옴므 셀 브라이트닝트리트먼트 플루이드(110㎖, 4만원)’ 등을 선보이고 있다.
‘헤라 옴므’에서는
쿨링과 피부톤 보정, 선케어, 주름 개선, 미백의 다섯 가지 기능이 촉광피부를 연출하는 남성용 멀티 기능 쿠션 비비 ‘옴므 UV 미스트 쿠션’을
판매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피지관리, 보습제품, 여드름피부 전용상품, 탈모방지 상품, 남성의 건강하고 탄력있는 보디를 가꾸기 위한
보디케어까지 남성화장품도 여성 화장품 못지않게 다양하다.
김현미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화장품 파트 담당은 “외모를 가꾸려는 남성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유럽에서는 남성의 절반 이상이 여성만큼 신경써서 피부를 가꾸고 있고, 국내에서도 연령대가 10~20대
중심에서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